소설리스트

〈 51화 〉그래서 무슨 컵이야? (51/501)



〈 51화 〉그래서 무슨 컵이야?

T-HOTEL.

말이 좋아 호텔이지 사실 홍대 근처에 있는 호텔이라고 해봐야 일반 모텔보다 시설이 조금 좋은 정도다.

방으로 들어 온 서주환은 굳어 있는 민가희의 등을 툭 건드렸다.

“흐엑?!”

어깨를 들썩이며 이상한 비명은 토한다.
덕분에 이쪽이 더 깜짝 놀랐다.

서주환은 그녀를 보다가 푸학 웃어버리고 말았다.
이런 반응은 또 처음이라 신선했다.

그는 민가희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야, 안 잡아먹… 아니, 어쨌든 너무 긴장하지 마.”
“…방금 잡아먹는다고 말하려 했죠?”
“가희 먼저 씻을래?”
“말 돌렸어!”

하여간 선택적 눈치가  까다롭다.
그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짐짓 어깨를 으쓱이며 외투를 한쪽에 벗어두었다.

“나 먼저 씻을까?”
“…넹. 저는 명상  하고 있을게요.”
“명상?”
“심신의 안정을 찾을 필요가 있어요….”

그리 말하며 침대 위에 다소곳한 자세로 앉더니 눈을 감는다. 그리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를 반복한다.

‘설마 진짜 명상하는 건가…?’

서주환은 더 이상 그녀를 이해하는 걸 포기했다.
신경 쓰면 지는 거다.
그녀에 대한 이해는 노래방에서의 위로로 충분하고도 넘쳤다.

그는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샤워실 안으로 들어갔다.

쏴아아-

적당한 온도의 미지근한 물이 몸을 때린다.
여러 가지로 피곤한 하루였는데 그게 좀 씻겨나가는 느낌이었다.

“에휴. 오늘은 편한 마음으로 왔는데.”

클럽에서 헌팅 한 여자와 하룻밤 뜨겁게 불태운다. 그게 목적이었건만 예상치 못한 감정소모가 심한 하루였다.

어느 남자가 당일 클럽에서 만난 여자를 위로하고 소리  울라며 달래줄까.

과거의 자신이 겹쳐 보이지 않았다면 서주환도 그렇게 오버하지는 않았을 터였다.

“어으~ 시원하다~.”

피곤해서 그런지 스스로 듣기에도 아저씨 같은 소리가 나온다.

이제는 자애로운 가슴에 지친 심신을 위로 받을 때였다.

*

민가희는 명상을 통해  진정된 듯하더니 수건  장만 걸치고 나온 그를 보고 다시 당황했다.

“저, 저도 씻고 올게요!”

이내 도망치듯 샤워실 안으로 들어가는 민가희.

서주환은 씻고 있는 그녀를 기다리며 휴대폰을 확인했다.
읽지 않은 까톡이 몇 개 있었다.
우선은 아까 헤어졌던 이정훈의 메시지다.

[이정훈]
- 어떻게 됐냐. 가희는 좀 괜찮아?
- 가희랑 얘기 좀 잘 해봐. 슬기가 많이 미안해하더라.
아,  슬기랑 사귀기로 했다. 나중에 다시 만나서 밥 한 번 먹자ㅋㅋㅋㅋ

“으잉?”

전혀 예상 못한 내용에 놀란 소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아니, 뭔, 오늘 처음 본 사람이랑 벌써?”

윤슬기가 이정훈에게 관심이 있는 건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 이정훈 쪽에서 받아들일 줄은 전혀 몰랐다.

그냥 원나잇이나 하고 어떻게든 대처하겠지 싶었는데.

까톡을 보아하니 이미 거사까지 다 치르고사귀기로  듯했다.

그는 적당히 답장하고 다른 까톡을 확인했다.

“아, 입학식.”

또 다른 까톡은 대안대학교 단톡방이었는데, 2학년 과대인 백정기가 입학식에 모두 빠짐없이 참석하라며 보낸 메시지였다.

서주환은 잠시 고민하다가 결정을 내렸다.

“안 가야겠다.”

단순히 귀찮아서가 아니라 그에겐 입학식을 피해야할 이유가 있었다.

회귀 그는 지금과 달리 입학식에 참석했었는데, 그가 학번이 높은 복학생이라는 걸 아는 조교에 의해  자리에서 임시 과대가 되어버렸다.

물론 MT 이후 다시 과대를 뽑는 시간이 있었지만, 당연히 과대 같은 귀찮은 걸 나서서 하려는 사람은 없었다. 자연스럽게 그는 임시 과대에서 정식 과대가 되었다.

이후 소심한 성격과 트라우마에 의한 위축된 상태로 과대직을 수행.

일은 일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먹으며 개고생을 한 기억이 아직까지 선명했다.

“과대는 사양이다.”

이번 생의 대학은 취업을 위함이 아니라 가벼운 마음으로 놀러가는 곳이었다.

한 학기 등록금 320을 바쳐서 친구를 만들고 즐거운 캠퍼스 라이프를 보낸다!

근래에 코인으로 번 돈과 미래의 주식 정보를 알고 있어서 할 수 있는 돈지랄이었다.

‘정산 들어오면 부모님한테 효도 좀 해야지.’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었다고 말하면 걱정할 게 뻔하다. 그 때문에 아직 투룸으로 이사 온 것도 숨기고 있었다.

조만간 『빙의사부는 무림공적』의 정산금이 들어오면 그때 선물을 드릴 생각이었다.

역시 낭낭하게 찍혀 있는 현금이 최고의 선물이겠지.

그렇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색함이 가득 배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저 나왔는데요….”
“아, 언제 나왔… 이야아.”

서주환은 목소리가  곳을 돌아보고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흘렸다.

샤워를 하고 나온 민가희는 타월  장만 걸치고 있었는데, 터질  풍만한 가슴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머리가세 개네.’

솔직히 조금 과장 섞인 생각이었지만 그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감이었다.

미처 타월로 다 가리지 못한 윗가슴과 그 사이의 골짜기가 그야말로 절경이었으니, 그의 시선이  박혀떨어지지 않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뭐든 적당히라는 게 있는 법.

그가 헤벌레 입을 벌리고 가슴만 쳐다보고 있으니 민가희가 볼멘소리를 냈다.

“오빠아. 그만 좀 봐요오.”
“어, 아, 미안.”
“진짜 남자들은 왜 이런  좋아하나 몰라요. 무겁기만 한데.”

정말 그렇게 생각해서 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녀도 은근히자신의 가슴에 자부심이 있는지 아까부터 은근슬젖 강조해오지 않았던가.

물론 서주환은 따지기보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해주었다.

“무거워 보이긴 한다. 무슨 컵이야?”
“오빠아!”
“아니, 진짜 궁금해서 그래.”

이건 정말이지 남자인 이상 궁금할 수밖에 없는 사항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상들과 비교해 보려 해도 워낙 독보적인 크기니까 가늠이 안 되었다.

서주환은 그녀의 팔을 잡고 침대로 끌어당겼다.

“꺅!”
“으차.”

중심을 잃은 민가희가 서주환의 무릎 위로 주저앉으며 자연스레 품으로 폭 안긴다. 그 와중 타월이 벗겨지며 맨 몸이 드러났다.

민가희가 당황하며 손으로 가슴과 음부를 가리고 소리쳤다.

“오, 오빠! 나 수건, 수건!”
“괜찮아. 나도 수건 벗을게.”
“그게 아니라! 힉! 엉덩이에 뭐가 닿는데요!?”
“괜찮아. 위험한 거 아니야.”
“위험해! 위험하다고요!”

우뚝 일어난 소중이가 민가희의 둔부에 밀착했다.

서주환은 버둥대는 그녀의 귀에다 속삭였다.

“움직이면 더 위험할 걸? 갑자기 들어갈지도 모른다?”
“히익!”

비명 같은 신음과 함께 민가희의 움직임이 멎었다.

그 모습에 서주환은 큭큭 억눌린 웃음을 흘렸다. 수건에 감싸인 자지가 발버둥  친다고 갑자기 삽입이 될 리가 없었다.

그리고 민가희는 현재 막 샤워를 하고 나와 뽀송뽀송한 상태다. 자지가 수건 밖으로 나와 있다고 해도 음부가 젖어야들어가지, 지금은 억지로 넣으려고 해도 힘들 터였다.

서주환은 굳어 있는 민가희의 머리를쓰다듬었다.

“얌전히 있어. 착하지.”
“…제가 댕댕인  알아요?”
“갑자기 까칠해진 거 보면 고양이 같기도 하고?”
“씨이.”

취급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된소리를 내며 그의 허벅지를 찰싹찰싹 내리친다. 사차원 끼가 있지만 여태 순한 맛이었던 그녀도 부끄러움을 느끼니 폭력적으로 변했다.

그러면서도 움직이지말라는 말은 또 잘 들어서 여전히 무릎 위에 있다는  우습다.

서주화는 무릎에 앉은 그녀를  뒤에서부터 안으며 풍만한 가슴에 손을 올렸다.

움찔.

직접 피부가 맞닿자 긴장한 듯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큭큭. 벌써 그러면 어떡해?”
“흥. 오빠야말로 벌써 그렇게 세우면 어떡해요? 엉덩이 엄청 찌르고 있거든요?”
“이건 자연 현상이라 어쩔 수 없어. 싫으면 옷 입고 나왔어야지.”
“…난 오빠가 좋아할 줄 알았죠.”
“엄청 좋아하고 있는 중인데?”
“그래서 곤란하다고요….”

결국 반쯤은 본인이 의도했던 상황이라는 건데, 막상 일이 벌어지니 부끄럽다는뜻이다.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이제부터 더 부끄러운 일만 남았는데.

서주환은그녀의 말에 답하지 않고 활짝 펼친 손으로 가슴을 쥐어보았다. 손 틈새로 살이 삐져나오며 가슴이 이지러졌다.

“으응….”
“와아. 나 손 되게 큰 편인데도   쥐어지네.”
“그, 그냥 말하지 말고 만져요.”
“왜?”
“부끄러우니까….”
“그러라고 하는 말인데?”
“…몰랐는데 오빠 성격 되게  좋네요.”

볼멘소리에도 서주환은 부정하지 않고 낄낄대며 웃었다.

자신의 성격이 별로 안 좋은 거야 이미 최미화 때 깨닫지 않았던가. 당시에는 그 자신도 스스로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싶었지만, 지금은 그간 억눌려 있던 성격이 나오는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중이었다.

생각해 보면, 철이 들기 전 어린 시절의 그는 골목대장 짓을 하며 온갖 사고를 치고 돌아다니는 말썽쟁이였다.
그러니 오히려 이쪽의 짓궂은 면이 본 성격이라고 봐야겠지.
소심하고 남의 눈치 보는 성격은 후천적으로 생긴 거고.

서주환은 문득문득 튀어나오는 본래 자신의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누군가는 성격이 나쁘다고 하겠지만, 자신감 없이 남의 눈치나 살피는 소심한 성격보다야 백배는 나았다.

그는  손 가득 들어온 가슴을 조물거리며 갖고 놀았다.

“찰흙 주무르는 것 같아서 재밌네.”
“수술 안 했거든요!”

갑자기 급발진을 하는 민가희다.
혹시 수술해서 제 풀에 찔린 건가? 언제 수술한 가슴을 만져봤어야 알지. 느낌상으로는 자연산이랑 다를 방 없는 것 같은데.

서주환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답했다.

“…누가 뭐래? 그냥 재미있다고.”

민가희는 묻지도 않은 변명을 한 게 부끄러웠는지 얼굴을 붉혔다. 그렇게 4차원 기질을 내비치더니 호텔 안에 들어온 이후로는 부끄럼쟁이 소녀가 따로 없었다.

그녀가 목덜미까지 빨개져서는 말했다.

“차, 찰흙이라고 하니까 그랬죠. 그런데 저 진짜 수술 안 했어요. 이것 때문에 초등학생 때부터 얼마나 힘들었는데요.”
“어? 초등학생 때부터 이 크기였어?”
“아, 아뇨. 그건 아닌데… 그때도 다른 애들보다 크긴 했어요. 중학교 끝날 때쯤 다 자랐던 것 같은데….”
“남자 애들이 엄청 봤겠다.”
“오빠만큼은 아니었을 걸요.”
“하하….”

서주환은 뜨끔한 마음에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클럽에서까지만 해도 시선처리를 했었는데, 술이 들어간 이후에는 너무 노골적으로 바라  모양이었다.

그는 화제를 돌렸다.

“그래서 무슨 컵이야?”
“…그게 그렇게 궁금해요?”
“당연하지. 얼른 말해줘.”
“F컵이에요.”
“허. 이 가슴이 말로만 듣던 F컵이구나.”

최소 D 이상이라고는 생각했는데 설마 F컵일 줄이야. 히토미나 야동에서만 보던 사이즈였다.

주물주물.

서주환은 벌써 몇 분이 지나도록 가슴만 주물렀다. 성난 소중이가 고개를 끄떡거리고 있었지만 도무지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찰떡같은 감촉이 중독적이었다.

반면 민가희는 가슴을 계속해서 주물러도 부끄러워하는  말고는 별 반응이 없었다. 여태 신음 소리 하나 나오지 않았다.

‘가슴 큰 여자들은 감각이 둔하다는 말을 봤던  같기도.’

그리고 오히려 작은 여자들이 더 가슴을 예민하게 느낀다고 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민가희의 가슴을 떡 주무르듯 하고 있으니 문득 손가락에 걸리는 게 있었다.

“흣. 오, 오빠 거기는 좀.”

가슴 중앙쯤에서 걸린  꼭지였다. 그러고 보니 그렇게 만져댔는데 이제야 걸린 게 좀 이상하다. 갑자기 솟아난 느낌이랄까.

서주환은 생각나는 게 있었다.

“아. 가희 너 함몰이었구나.”
“이, 이상해요?”
“아니, 그건 아니고. 신기해서.”

함몰 유두 또한 처음이었다.
등 뒤에서 안고 있던 탓에 여태 몰랐었다.

서주환은 양손 검지로 튀어나온 콩알을 지그시 누르며 둥글게 돌렸다. 손가락 끝에서 느껴지는 감촉 상 이제껏 만져봤던 유두 중 제일 컸다.

‘가슴 크기에 비하면 적당한 건가?’

가슴이 워낙 크니 유두가 좀 커도 비율상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유두를 빙글빙글돌리고 있자니 민가희가 어깨를 움찔움찔 떨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반응이었다. 참고 있지만 숨소리가 조금 빨라진 것 같았다.

“으응. 오, 오빠 거기 말고 다른 데….”
“여기?”

그리 말하며 집게 손가락으로 유두를 살짝 꼬집듯 잡아봤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햐윽!”
“여기구나?”
“아, 아니 다른  만져달라니…까요오!”
“에이. 여긴 거 같은데?”
“햑. 흐응… 응….”

역시 유두가 정답인 듯 신음 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부끄러워서가 아닌 느껴서 나오는 소리가 분명했다.

‘아, 이거 재밌네.’

반응 하나하나가 처음이라는 게 티가 나서 괴롭히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왔다.

‘괜찮겠지?’

처녀라는 건 진즉에 눈치 채고 있었다. 그럼에도 최미화 때와 달리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그간 깔아온 밑밥 때문이었다.

지금은 연애할 생각이 없다던가.
이후 지금은  섹스 할 기분이 드느냐고 물었던 것.

간접적으로나마 사귀지 않을 건데 괜찮겠냐고 의사를 물어본 것이었다. 그리고 민가희는 호텔 안으로 따라 들어왔다.

뒷일 걱정 없이 안심하고 잡아먹어도 괜찮다는 뜻이었다.

“가희야, 고개 이쪽으로 돌려봐.”
“으응?”
“입 벌려.”
“네… 으읍?”

한 손으로는 여전히 거대한 가슴을 주무르며,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고개를 돌리고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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