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화 〉운동 초보자?
서주환은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낯설면서도 익숙한 옛집이 그를 반겼다. 그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컴퓨터를 켰다.
“컴퓨터가 꽤 오래됐네.”
부팅을 시작했더니 우우웅~ 하고 요란한 소리가 난다. 부모님이 분식점을 차리기 전에 샀으니 적어도 5년 이상 된 구형이었다.
“민병규가 자랑했던 게 분명 이때쯤이었지?”
민병규는 오늘같이 휴가 나온 동기로 그는 자칭 주식의 대가였다.
“주식의 대가는 무슨.”
말이 주식이지 민병규가 하는 건 도박에 가까웠다. 주식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요. 정보를 조사하는 것도 아니다. 하다못해 재무표나 기업정보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도 없다. 그저 어디서 몇 가지 주워들은 소문만 믿고 돈을 꼬라박는데, 그게 도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민병규는 가끔 주식으로 돈을 벌면 친분 있는 병사들에게 먹을 걸 사주면서 제 자랑을 늘어놨다. 반대로 크게 망할 때면 온종일 표정이 썩어 있었는데,자기 기분에 따른 성격의 갭이 너무 커서 아주 폐급 취급을 받는 병사였다.
병장이 된 지금까지도 민병구의 자랑질은 여전했다. 특히 이맘때쯤 새로 투자한 종목이 대박을 쳐서 콧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었다. 대박을 친 종목은 일반적인 주식이 아니라 가상화폐였는데, 바로 비트코인이라는 것이었다.
“어디보자. 떡상했었던 코인이….”
서주환은 사이트를 한참 기웃거리며 한 가지 코인을 찾았다.
“아, 이거네. 구름달.”
찾던 코인을 발견했다.
<구름달: (전일대비 -60%)>
“미친… 이게 말이 되나?”
전일대비 마이너스 60퍼센트라니. 일반적인 주식 보다 변동이 빠르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직접 수치를 보니 황당함이 몰려왔다. 탭을 바꿔서 일별 등락을 보니까 거의 일주일 째 엄청난 기세로 하락 중이었다.
“후우. 지금 들어가자.”
서주환의 시드머니는 2,000만 원. 입대 전 글을 쓰며 모은 돈과 군적금을 깨서 끌어모은 돈이었다.
그는 벌렁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우선 1,000만 원 상당의 코인을 매수했다. 나머지는 나중에 혹시 더 떨어지면 그때 매수할 생각이다. 구름달 코인은 지금 끝도 없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지만, 그의 기억상 이때쯤 하한가를 마무리한 후 천장을 뚫어버릴 듯한 기세로 반등했던 코인이었다.
“어우. 다른 사람들은 이걸 어떻게 하는 거야?”
반등할 거라는 미래를알고 있음에도 혹시 잃으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그런데 아무런 정보도 없이 거액을 투자하는 사람들은 뭐 하는 사람들인가 싶었다.
“민병규 그 녀석은 이때 완전히 꼴았다고 했었지?”
본래 구름달 코인은 민병규가 투자했었던 코인이다. 하지만 그는 혹한기 훈련 간 코인 사이트에 접속하지 못 했고, 휴가를 나와서 그 동안 떨어진 코인을 본 후 엄청난 손해를 입은 채 되팔았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끝없이 반등한 걸 보고는 땅을 치며 후회했다나?
뭐 어쨌든, 그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
휴가 삼일 째.
“시간 엄청 빠르네.”
부대 안에 있을 때와는 체감 속도가 전혀 다르다. 역시 군 시계는 바깥보다 느리게 가는 게 확실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토록 차이가 클 수는 없다. 괜히 군대를 정신과 시간의 방이라고 하는 게 아니었다.
“떡상은 잘 하고 있으려나?”
서주환은 이틀 전에 남은 1,000만 원을 재차 투자한 후 코인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아니, 사이트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회피했다. 정해진 대로 미래가 흘러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딱 한 번 사이트에 접속한 적이 있는데, 우연히 커뮤니티에 들어갔다가 미쳐가는 사람들의 게시글을 봤기 때문이었다.
[게시글]
<전일대비 -80% 장난햐냐?>
▶ 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 뭐 이런 ㅈ같은 경우가 있냐.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상승이었는데 이게 뭐냐고. 내 천만 원 내놔 시발.
└ 징징대지 마라. 짜증나니까. 난 삼천 꼴았다.
└ 작성자: ㅗ
└ 난 사천 꼴았으니까 다 닥쳐 c8
└ 사천이면 양호하네.
└ 님은 얼마나 꼴았는데?
└ 구천.
└ ㅁㅊ 구천 꼴았는데 커뮤 하고 있을 정신 있음?
└ 구천 원 새끼야 ㅋㅋㅋㅋ
└ 씨발로마.
<모니터 부셨다 - 첨부>
▶ 손에 파편 꽂혀서 피 질질 싸는데 빡쳐서 그런지 아프지가 않다.
└ㅎㄷㄷ 넘모 무서운 것.
└ ㅗㅜㅑ 질질 싼대.
└ ㅗㅜㅑ 이지랄. 미친새끼 ㅋㅋㅋㅋㅋ
└ 이 와중에 인증하고 있네 ㅋㅋㅋㅋㅋㅋ
<밥상 엎었다 - 첨부>
▶ 대출 받은 거 다 꼬라박았는데 현타 ㅈㄴ와서 라면이나 끓였다. 그런데 한 젓가락 드니까 갑자기 개빡치더라. 그대로 상 뒤집었다.
└ 음머어어어. 흑우 왔... 이미 뒤졌구나?
└ ㅋㅋㅋㅋㅋㅋ빨리 주워 담아라. 그게 네 마지막 밥일 수도 있다.
└ 새끼 파 송송 썰어 넣은 거 봐라. 라면 ㅈㄴ맛있게 끓여놨넼ㅋㅋㅋㅋ
└ 한입만.
└ 한입충쉨ㅋㅋㅋㅋ
└ 혹시 로리떼에 꼬라박았냐?
└ 작성자: ㅇㅇ. 이름이 꼴려서 떡상할 줄 알았는데 썅.
└ 븅쉰. 이래서 페도는 안 된다.
코인 커뮤니티에는 일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그들은 적게는 몇 백만 원에서 크게는 억대의 돈을 잃었으면서도 웃으며 게시글을 쓰고 떠들었다. 몇몇 게시글에는 진짜로 자살하면 어쩌나 싶은 사람도 보였다. 계속 들여다보다가는 그 자신도 이상해질 것 같아서 이후로는 사이트 자체에 접속을 하지 않았다. 보고 있자니 쓸데없이 유쾌해서 무섭기까지 했다.
“운동이나 가자.”
서주환은 운동복을 챙겨서 집을 나섰다. 집에서 10분 거리에 엊그제 등록한 헬스장이 있었다.
헬스장의 이름은 리본 피트니스(Reborn Fitness).
리본 피트니스는 신체단련을 통해 '다시 태어나다' 라는 뜻이다.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바로 등록했다. 회귀 후 인생을 다시 사는 그에게 딱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솔직히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지만.’
서주환은 괜히 헛기침을 하며 헬스장 안으로 들어섰다.
“후웁. 후웁!”
“캬아. 역시 운동 후 마시는 프로틴이 최고지.”
“야, 그만 쉬고 움직여라. 근손실 온다.”
평일 낮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헬스장 안에는 꽤 많은 사람이 있었다. 특히 프리 웨이트 존에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울끈불끈한 근육을 뽐내는 형님들이 한가득이다. 헬스장 안의 열기가 후끈후끈했다.
“역시 여기로 등록하길 잘했어.”
사람이 상당히 있었음에도 운동 할 공간에 여유가 있었다. 그만큼 헬스장이 크고 운동 기구가 다양했다. 자고로 운동은 빈틈없이 해야 제 맛이다. 자리가 없어서 중간에 쉬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그것만큼 불편한 게 없었다.
삑.
서주환은 회원카드를 찍고 탈의실로 들어가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밖에 나와서 어떤 운동을 할까 둘러보는데, 한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특유의 보조개가 드러나는 웃음을 지어보이며 다가왔다.
“회원님, 빨리 오셨네요?”
“아, 임수희 트레이너 님. 안녕하세요.”
“어머, 제 이름을 기억하시네요?”
“하하. 제가 사람 이름을 빨리 외웁니다.”
임수희는이름을 못 외울 수가 없는 비주얼이다. 비율 좋게 쭉쭉 뻗은 다리와 탱탱한 골반, 그리고 C컵으로 추정되는 가슴까지. 운동으로 다져진 몸에서 나오는 육감적인 매력이 대단했다.
서주환은 그녀의 옆에 떠오른 상태창을 확인했다.
<임수희>
성별: 여성
나이: 30살
키: 164cm
몸무게: 51kg
호감도: D+
현재 성욕: C
페티시: Musclephilia(中), Sthenolagnia(中)
보유 재능: 춤(D/A), 직감(B/A), 교육(B/B+), 경영(B/B+),
시스템이 완전 활성화 되면서 가벼운 신체접촉만으로도 상태창 확인이 가능해졌다. 추가로 상대방이 보유한 상위 세 가지 재능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동일한 등급의상위 재능이 여럿 있을 경우 네 개 이상도 보였다.
‘머슬필리아에 스테놀라그니아… 엄청난 근육 페티시네.’
머슬필리아는 질 좋은 근육을 선호하는 페티시고, 스테놀라그니아는 근육을 자랑하거나, 그런 근육을 봤을 때 흥분을 느끼는 증세다. 두페티시는 비슷하면서도 달랐지만, 결국 중요한 건 임수희가 근육을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사람을 눈앞에 두고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그에게 임수희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회원님, 무슨 일 있으세요?”
“네, 네? 아뇨.”
“갑자기 멍하니 계셔서 어디 아프신 줄 알았어요.”
“괜찮습니다. 건강해지려고 다니는 건데 아프면 안 되죠.”
“호호. 맞는 말이네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네?”
갑작스러운 호의에 서주환은 어리둥절했다. 근육을 좋아한다는 사람이 왜 비만인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걸까? 서주환은 곧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자신의 생각이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음. 제가 이 헬스장 사장인 건 알고 계세요?”
“아, 사장님이셨어요? 워낙 젊어 보이셔서 그냥 트레이너님인 줄 알았는데.”
“호호. 고마워요. 어쨌든 제가 회원 유치 차원에서 서비스로 신규 회원님들에게 잠깐씩 지도해드리고 있거든요? 원래는 등록하자마자 해드렸어야 했는데 당 시에 일이 많아서 이제야 말씀드리네요.”
“아, 그거라면 다른 트레이너님이 조금 지도해주셨습니다. 기구 사용하는 법이라던가, 어떤 방향으로 운동해야 되는지 같은 거요.”
“그건 잠깐 언질만 준 거고, 제가 한 시간 정도 직접 봐드릴게요. 피티 무료체험 서비스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서주환은 의아함에 눈을 끔뻑거렸다. 이상하게도 그녀의 말투에서 묘한 집착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자신의 착각이겠거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잘 생각하셨어요.”
안 그래도 『헬창의 축복』이 적용되는 기간 동안 피티를 받아볼까 고민하던 중이었다.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무료체험을 시켜준다니 혹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후 임수희와의 운동이 시작됐다.
‘엇. 가슴 닿는다.’
운동 보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체 접촉이 일어나기 마련. 서주환은 그 접촉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정소라 덕분에 동정 딱지를 뗐다지만, 그에게 여자는 아직도 낯선 생물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곧 뇌리에서 깨끗이 사라졌다. 임수희의 지도가 서글서글한 인상과 달리 무척 엄격했기 때문이었다. 서주환의 입에서 곡소리가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끄어억. 수, 수희 쌤. 너무 힘들…”
“아뇨. 아직 더 할 수 있어요. 안 죽어요.”
“부상이라도 당하면…”
“걱정 마세요. 이 정도로 안 다쳐요. 그리고 저 생체 1급은 물론 재활 자격증이랑 각종 대회 수상경력도 있답니다. 저를 전적으로 믿으세요.”
재활을 언급하는 이유는 뭘까. 다치면 재활훈련을 도와주기라도 하겠다는 걸까? 서주환은 숨이 꼴딱꼴딱 넘어갈 것 같은 기분으로 딱 한계 직전까지 그녀의 지도를 따라갔다.
임수희의 지도는 1시간이 한참 넘어서야 끝났다. 전신이 골고루 조져진 서주환은 바닥에 시체처럼 뻗었다.
그렇게 3일의 시간이 지나갔다.
임수희는 처음에 서비스라며 1시간만 지도해주겠다더니, 3일 연속으로 그에게 무료 피티를 권유했다. 이유는 누가 봐도 억지로 갖다 붙인 것이었다. 덕분에 서주환은 오늘도 바닥에 뻗어있는 중이었다.
반면 임수희는 혼란스러운표정으로 바닥에 뻗은 서주환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말도 안 되는 근육이야. 못 따라올 것 같으면서 다 따라오네. 자극점도 제대로 느끼는 것 같고.’
초보자는 운동을 알려줘도 어설프게 자세를 따라할 뿐, 근육의 움직임까지 신경 쓰지는 못한다. 애초에 근육 발달이 덜 되어 있기 때문에 세밀한 움직임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데, 서주환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몸을 만져보았을 때는 분명 초보자가 맞는데, 자극점을 잡는 건 어지간한 숙련자보다도 정확했다. 그리고 가르쳐주는 운동 마다 흡수하는 속도가 말도 안 되게 빨랐다. 마치 원래 알던 운동을 다시 익히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 중에서도 제일 말이 안 되는 건 근육 회복 속도야.’
근육 성장의 원리는 기본적으로 ‘손상’과 ‘회복’의 반복이다. 각종 운동을 통해 해당 부위의 근육에 데미지를 주고, 이때 상처 입고 찢어진 근육이 회복하면서 조금 더 단단해지고 커지게 된다. 그리고 이 회복 과정을 고려하여 운동인들은 분할이라는 개념을 만들었고, 온몸의 근육을 좀 더 체계적으로 단련했다.
한데 서주환은 이 과정이 비정상적으로 빨랐다. 3일에 걸쳐 가슴, 어깨, 삼두, 등, 이두, 허벅지, 종아리 등 온몸의 모든 근육을 조져놨는데 다음날이면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아무리 서로 부위가 다른 근육이라지만 참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이 정도면 무분할로 온몸에 데미지를 주어도 다음날이면 멀쩡하게 나올 것 같았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시스템의 축복 덕분이었지만, 당연하게도 임수희로서는 알 수 없는 노릇. 그녀는 오해는 점점 커져만 갔다.
'역시 내 눈이 맞았어.'
당장은운동과 담 쌓은 지방 덩어리 몸이었지만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다면 금방 몸이 커질 게 분명했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그에게 접근한 이유도 사전에 이를 어느 정도 눈치 챘기 때문이었다. 임수희는 내심 확신했다. 이 남자는 타고난 헬스인이었다.
서주환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 진한 열기가 깃들었다.
“회원, 아니. 주환 씨.”
“네?”
“피티, 제대로 받아보지 않으실래요? 싸게 해줄게요.”
*
서주환은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발걸음을 옮겼다.
‘얼떨결에 피티를 30회나 등록 해버렸네.’
물론 등록한 걸 후회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30퍼센트나 할인을 받아 회당 5만 원에 등록할 수 있었으니 무척 이득이었다. 심지어 피티 선생은 임수희 그녀가 직접 해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헬스계 여성 트레이너 중에는 예쁜 얼굴과 몸매만 믿고서 제대로 된 지식도 없이 가르치는 사람이 꽤 있다. 하지만 임수희는 다르다. 그녀는 각종 대회에서 수상했음은 물론 다양한 회원들을 상대로 성공적인 피티를 해본 경험이 있는 전문가였다.
무엇보다 임수희의 지도가 뛰어나다는 건 지난 3일간 온몸으로 충분히 체험했다.
“루시, 인바디 좀 부탁해.”
[예. 스캔하겠습니다. 현재 주인님의 몸상태는 키173.2cm, 체중 79.8kg, 체지방 25.3%, 골격근량 34.8kg입니다.]
만족스러운 결과다. 아직 갈 길이 멀었지만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효율이 나오고 있었으니 생각보다 목표에 빨리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대로 계속 간다면 머지않아 몸짱이란 게 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집에 도착한 서주환은 바로 컴퓨터를 부팅시켰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드러눕고 싶었지만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으쌰. 오늘도 어디 써볼까. 루시, 오늘은 집중의 축복을 써볼게. 3시간으로 부탁해.”
[알겠습니다, 주인님.]
루시의 응답과 함께 예의 띠링! 하는 기계음이 들려왔다.
[1,800LP를 사용합니다.]
[집중의 축복(3시간)이 적용됩니다.]
동시에 시야가 좁아지며 모니터가 확대된다. 그리고 느슨하게 풀어졌던 정신이 고조되며, 머리가 팽팽 돌아가기 시작했다.
글을 쓸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