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잊지 못할 첫 경험
“코오….”
안 취했다고, 더 마실 수 있다고 하던 사람은 어디 간 건지 침대로 올라가지도 못한 채 널브러졌다.
그 꼴을 가만히 지켜보던 서주환은 이내 한숨을 푹 내쉬고는 어질러진 방을 정리했다. 술과 안주를 한쪽으로 치운 후 그는 마지막으로 정소라를 침대 위로 치우기 위해 번쩍 들어 올렸다.
“윽. 조금 무겁네.”
상태창으로 확인 한 정소라의 몸무게는 54kg정도. 165cm인 키를 생각하면 굉장히 관리를 잘 한 몸이다. 한 마디로 들어갈 곳 들어가고 나올 곳 나온 나이스 바디란 소리. 하지만 그건 그거고, 무거운 건 무거운 거였다.
“읏차.”
서주환은 그녀를 침대 위에 살포시 내려두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덮치고 싶었지만, 어디 하고 싶다고 다 하면 그게 사람이겠는가.
“…담배나 피고 오자.”
그는 심란한 마음을 다스릴 겸 바람이나 쐬기로 했다. 모텔 밖으로 나와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불을 붙였다. 그리고 퀘스트 창을 불러냈다.
『본 병장은 중대장에게 욕정했다!』
▶ 정소라 대위는 군인임에도 보기 드문 미인입니다. 더불어 뛰어난 능력과 카리스마로 1대대 남성들의 선망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녀의 차갑고 도도한 행실 때문에 언감생심 다가가지도 못하고 상상의 나래만 펼칠 뿐입니다.
그러나, 사용자는 다른 이들과는 다릅니다. 당신에겐 꿈을 이루어줄 욕망 시스템이 있습니다. 욕망 시스템의 힘을 적극 이용해 정소라와 합일하십시오.
▶ 달성 조건: 정소라와 섹스.
▶ 보상: 10,000LP
“아무리 생각해도 난이도가 너무 높아.”
비단 정소라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에겐 여자를 꼬셔서 섹스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무척 어렵게 느껴졌다. 모태솔로로32년을 살아왔는데 몸에서 좋은 냄새 나는 스킬과 묘한 행운 좀 얻었다고 섹스가 맘대로 되겠는가.
서주환은 고개를 저으며 담뱃재를 털어냈다. 어차피 필수로 완료해야 하는 퀘스트도 아니다. 사실 퀘스트보다는 정소라와 친해졌다는 사실 자체에 의의가 있는 게 아닐까? 생전 처음으로 예쁜 누나와 친해졌으니 이미 장족의 발전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방으로 돌아온 서주환은, 헉! 하고 숨을 들이켰다. 그의 시선은 침대에 누워있는 정소라에게 향해 있었다.
잠결에 뒤척인 건지 정소라는 이불을 바닥에 내팽개친 채였다. 덕분에 자연스레 몸이 드러났는데, 문제는 옷이 심하게 흐트러졌다는 사실이었다.
블라우스 단추는 세 개 정도가 풀려서 브래지어와 가슴골이 보였고, H치마는 위로 말려 올라가서 튼실한 허벅지가 훤히 드러났다. 얼핏 치마 사이로 보이는 하얀 팬티는 시선을 강제로 집중시켰다.
서주환은 무의식중에 정소라의 곁으로 접근했다. 가까이서 보니 살결이 더욱 탄력적으로 보였다. 햇빛에 살짝 그을렸지만 거칠다기보다는 건강해 보이는 피부. 가는 목선을 따라 시선을 내리니 봉긋 솟아오른 가슴. 잘은 몰라도 이 정도면 최소 C컵 이상이 아닐까. 말려 올라간 블라우스 사이로는 필시 찹쌀떡처럼 부드러울 게 분명한 맨살이 보인다.
그는 저도 모르게 손을 그녀의 배로 가져갔다.
“…으음.”
“헙.”
정소라가 잠꼬대를 하는 듯 몸을 뒤척였다. 그에 서주환은 헛숨을 들이키며 정신을 차렸다. 그제야 자신이 뭘 하고 있었는지 깨달은 그가 헛웃음을 흘린다.
‘친해진 데 의의? 장족의 발전?’
지랄하네, 병신. 그저 용기가 없었을 뿐인 놈이 혼자 이 정도면 잘했다면서 자위를 하고 자빠졌다. 32년간 솔로에 고자로 살아와서 오히려 더 성욕에 굶주린 놈이 자신 아니던가. 앞서 했던 생각은, 단지 섹스를 할 줄 몰라 자위한 것에 불과했다.
그렇게 스스로의 한심함에 자조하는데, 손에서 언젠가 느껴본 서늘한 감촉이 느껴졌다. 정소라가 손을 잡은 것이다.
“…누나? 깼어?”
“으음….”
또 잠꼬대인 듯 손을 꼼지락거리며 미간을 찌푸린다.
서주환은 안도하는 한편 어쩐지 아쉬운 마음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
‘진짜 자는 걸까?’
그리 생각하니 어쩐지 자는 모습이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흐트러진 차림새에 비해 단정한 머리카락이라던가, 아직도 손을 잡고 있는 점이 그렇게 느껴진다. 어찌 보면 일부러 유혹하고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서주환은 어쩐지 알 수 없는 확신을 갖고 정소라의 상태창을 불러냈다.
성별: 여성
나이: 27
키: 165cm
몸무게: 54kg
호감도: B+
현재 성욕: A
페티시: Fat Admirer(下), ???(中)
‘역시!’
호감도와 성욕이 또 올라가 있었다. 추측에 힘이 실린다. 그때 맞잡은 정소라의 손이 꼼지락 거리면서 손바닥을 긁었다. 그 작은 움직임이 추측을 확신으로 바꿨다.
서주환은 침을 꿀꺽 삼키고 정소라의 손을 살며시 떼어냈다. 이렇게까지 판이 깔렸는데 또 변명하며 뒤로 빼면 진짜병신이 되는 거다. 스스로 남자라고 칭할 자격도 없었다.
‘뭐부터해야 하지?’
그런 생각도 잠시 이내 고개를 젓는다. 알게 뭐냐. 이런데 정해진 순서가 있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그는 일단 가슴으로 손을 가져갔다. 차마 처음부터 움켜쥐지는 못 하고 소심하게 손가락으로 찔러보았다.
몰캉.
‘…말랑거려.’
남자 몸에서는 나올 수 없는 감촉이었다. 여성의 가슴은 이토록 부드러운 것이구나. 동시에 탄력적이기도 하다. 손가락을 떼니까 꾹 눌렸던 가슴이 제 모양을 찾았다. 서주환은 홀린 듯이 손을 뻗어 가슴을 잡았다.
물컹.
블라우스 위에서 만진 것임에도 손을 사로잡는 감촉이다. 그는 손을 조물조물 움직여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해도 정소라는 일어나지 않았다.
서주환은 조금 더 용기를 내서 블라우스의 단추를 모두 풀었다. 가운데 리본이 달린 하얀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그는 맨가슴을 보기 위해 브래지어마저도 풀어내려 했다.
“윽. 이거 왜 이렇게 안 풀려?”
좁은 틈 사이로 손을 넣어풀어내려 하니 쉽게 되지 않는다. 그게 답답했던 걸까. 아니면 우연의 일치일까.
“음….”
정소라가 옆으로 돌아누우며 등을 보였다. 손쉽게 후크가 풀리고 맨 가슴이 드러났다. 서주환은 눈을 크게 뜨고 가슴을 감상하다가 과감하게 손을 뻗었다. 우연의 일치는 개뿔. 정소라는 진즉부터 깨어 있었다. 어쩌면, 애초에 잠들었던 것부터가 계획적인 걸 수도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서주환은 흥분했고, 조금 더 대담해졌다. 어쩌면 피가 빨리 돌아서 잠시 가라앉았던술기운이 올라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머리가 핑핑 돌았다.
서주환은 아예 침대 위로 올라가서 정소라의 가슴과 배를 동시에 만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했음에도 잔다는 건 말이 안 되었다. 그는 정소라의 귓가에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소라 누나, 깨어 있지?”
“…….”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대신 눈꼬리가 파르르 떨리는 게 보였다. 흥분한 듯 얕은 숨소리도 들렸다. 가슴을 둥글게 돌리고 꼭지를 살살 문지르자 숨소리에 점점 열기가 배어 나왔다.
“아…!”
이윽고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서주환은 멈추지 않고 애무를 이어갔다. 조금 전이라면 놀라서 잠시 멈췄을 테지만 지금은 그녀가 깨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핥짝.
“하아.”
유두를 혀로 핥으니까 다시금 신음이 나왔다. 기분 좋은 것일까. 이래서 선행학습이 중요하다. 그가 비록 모태솔로에 고자였지만 기본적인 애무지식은 상당했다. 전생에 야설 쓰면서 자료를 많이 찾아본 덕이었다.
그는 한 손으로는 가슴을 둥글게 돌리면서 혀로는 꼭지를 핥아주고 남은 왼손을 슬금슬금 밑으로 내렸다. 군살 없이 쫙 빠진 허리께를 지나서 치마 안으로 손을 쑥 집어넣었다. 중심부에 손을 가져가니 촉촉한 감촉이 느껴졌다.
‘젖어있다?’
본격적으로 애무한 건 불과 5분도 정도였음에도 팬티 위로 물이 살짝배어 나와 있었다.
물이 많은 여자 정소라.
물은 예로부터 생명의 근원이다. 즉, 물이 많은 정소라는 생명력 넘치는 여자다. 따라서 정소라의 물을 받아먹으면 장수를 할 수 있다. 이곳에 생명수가 있었다.
서주환은 주물럭거리던 가슴을 놓았다. 젖꼭지를 핥던 혀도 움직임을 멈추었다. 어설픈 탐험을 하던 왼손도 회수했다. 그리고 정소라의 다리 밑으로 내려갔다.
이미 몸을만지는 데 거침이 없었다. H치마를 완전히 위로 올리고 얼굴을 들이밀기 쉽도록 정소라의 다리를 벌렸다.
그런데 이게 웬걸?
스타킹이라는 장벽이 앞을 가로막았다. 아, 저 너머에 있는 생명수를마셔야 하건만! 이미 그의 갈증은 한계치였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스타킹을 찢었다.
투툭. 찌이이익.
그리고 보이는 2차 장벽. 중심부가 말갛게 물든 팬티가 있었다. 그는 팬티 또한 옆으로 젖혀버렸다.그러자 드디어 생명수가 담긴 옹달샘이 드러났다.
옹달샘은 숙련된 정원사가 가꾼 듯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예쁘다.”
저도 모르게 그런 말이 나왔다. 동시에 정소라의 몸이 움찔 떨렸다. 시선을 내려보니 부끄러운 듯 오므린 발가락이 보였다. 그는 어쩐지 장난기가 일어서 말했다.
“누나. 이거 나랑 할 생각으로 정리한 거야?”
대답 다신 또 다시 흠칫 하고 몸이 떨려왔다. 어쩐지 대답을 들은 기분이다. 진실은 다를지도 모르지만 서주환은 그냥 그리 생각하기로 했다. 그 편이더 기분이 좋았으니까.
핥짝.
서주환은 둔덕을 혀로 조심스럽게 핥았다. 자고로 방문을 할 때는 기별을 주는 것이 예의 아니겠는가. 그는 음부 둔덕을 혀로 훑음으로써 샘물을 마셔도 될는지 노크했다.
그러나 반응이 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초인종을 누르는 수밖에. 혀로 클리토리스를 톡톡 눌렀다.
“흣!”
마셔도 된다는 허락이 떨어졌다. 그는 혀를 길게 빼내어 옹달샘 안으로 집어넣었다.
츄릅.
“하아!”
생명수는 과연 감미로웠다. 조금 싸게 표현하자면 단짠단짠한 맛이 났다. 그 때문일까. 아무리 물을 먹어도 갈증이 씻기지 않았다.
츄르릅. 쩝쩝. 쪼릅.
“학. 아앙.”
꽈아악.
“읍!?”
갑작스레 정소라의 다리가 확 오므려졌다. 그에 따라 옹달샘의 문이 좁아졌다. 아직 갈증이 가시지 않았건만. 하지만 점점 더 얼굴을 압박해오는 허벅지 때문에 그는 눈물을 머금고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서주환은 다리 사이에서 얼굴을 빼내어 위를 보았다. 취기가 아니라 흥분으로 붉어진 정소라의 얼굴이 보였다. 눈을 뜬 그녀가 말했다.
“이제 넣어줘.”
그 한 마디에 새삼 깨달았다. 샘물이니 뭐니 하며 마시던 게 입으로 마시는 게 아니었구나!
서주환은 알았노라 고개를 끄덕인 후 상의와 하의를 순식간에 벗어던졌다. 정소라도 빠르게 옷을 탈의했다. 그녀 또한군인. 과연 빠른 속도였다. 이내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간 정소라가 침대에 누웠다.
서주환은 그녀의 위로 올라가서 한껏 흥분해서 딱딱해진 물건을 동굴 입구에 맞추었다. 그가 비록 아다였지만 조금 전에 탐험을 하지 않았던가. 단번에 위치를 찾아냈다. 그리고 거침없이 전진했다.
쑤욱!
“하아…!”
“허억!”
두 사람의 흥분어린 숨결이 교차했다.
서주환은 귀두부터 기둥뿌리 까지 감싸는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 좋은 걸 해보지도 못하고 고자가 되어 죽었었다니. 하마터면 죽어서도 억울할 뻔했다.
그렇게 첫 삽입의 여운에 빠져있을 때였다.
띠링!
[튜토리얼 퀘스트를완수하였습니다.]
[추가 달성 보상으로 1,000LP가 지급됩니다.]
[ 『직속 상관을 범해라』퀘스트를 완수하였습니다.]
[보상으로 10,000LP가 지급됩니다.]
[업적, 『상사를 따먹었다』를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러스트 시스템이 1Lv로 상승…]
[상태창이…]
[상점창이…]
시스템이 전에 없이 요동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