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4화 〉 길드를 만들다(2)
* * *
도착 한 곳은 강화 유리 벽이 설치된 층이었다.
천장이 굉장히 높고 층 전체가 하나의 시설을 위해 존재했다.
안내원이 힘겨워하며 내 앞을 안내했다.
그녀의 스타킹은 이미 축축이 젖어서 본연의 위생적인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였다.
“이곳은 모의 전투력 측정실입니다. A랭크까지 측정할 수 있어요.”
“S랭크는 측정할 수 없나요?”
“가능하기야 하죠. 상대가 있다면, S랭크 급을 증명할 상대를 구하기 쉬운가요? C랭크까지는 로봇 더미로, B랭크는 협회에서 대기하고 있는 인원이 해줄 거예요. A랭크는 미리 예약을 해야겠지만….”
웅성웅성.
이미 실내는 헌터들로 가득 찼다.
그중 반은 몸에서 매화향이 나고 있었다.
“성훈 씨는 바로 찾을 수 있을 거 같네요. 일단, 우리가 엘리베이터에 있는 동안 올라간 서류가 전부 처리가 됐어요. 이렇게 부지런한 사람들이 아닌데, 아마도 남자, 그것도 성훈 씨라서 이렇게 빨리 처리해준 거 같네요.”
역시, 내 자지야말로 최고의 권력이다.
“자, 일단 길드를 세우는 건 문제가 아니네요. S급 헌터인 백매검화 님이 문도로 있고, 셀렉티오……. 뭐, 말을 다했죠. 사실, 성훈 씨가 길드장이 아니라 백매검화 류수경 님이나 셀렉티오 신태희 님이 수장이라면 당장에라도 A급 길드는 따 놓은 당상이에요.”
“제가 길드의 주인입니다.”
“예. 그게 문제죠. A급 길드로 낙점되면 여러 혜택과 우선권이 있어서 바로 A급으로 길드를 등록하고 싶으신 거죠?”
“예.”
“최소한 길드장의 전투력을 측정해야 해요. 사실, 이런 길드라면 무조건 S급으로 해줘야 하는데. 절차라는 게 있으니까. 다른 길드들이 난리를 칠 수도 있고.”
“셀렉티오가 있는 길드인대도요?”
“이미 셀렉티오가 옛날에 그 셀렉티오가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사생활이 없는 사람이잖아요.”
“A랭크 다섯 명과 동시에 싸울게요. 이 정도면 누구라도 불만 없겠죠.”
“다섯 명을 동시예요? 하하하, 대단한 자신감이네요.”
마음 같아서는 열 명도 붙어보고 싶었지만, 그러면 협회측에서 거절을 할 게 분명했다.
나는 소중한 남자니까.
“좋아요. 바로 준비해드리죠. 원하시는 상대가 있나요?”
“확실할수록 좋겠죠. 저랑 성교를 하지 않았던 여성들 위주로 해주세요. 그리고 그들에게 만약, 저를 이기면 하루 종일 저와 섹스를 할 수 있다고 말해주세요.”
“정말요? 죽자고 달려들 텐데.”
“괜찮아요.”
“알았어요.”
안내원이 전투실의 상급자에게 걸어갔다.
“언제 싸우고 싶으세요?”
“지금 당장요.”
“와, 대단하시네요. 그렇게 섹스를 하시고도 힘이 남아있다니.”
쉬이이익!
유리벽이 열렸다.
지이이잉! 지이잉!
고화질 카메라가 나의 전투를 촬영하기 위해 렌즈를 움직였다.
반대편에서도 상대들이 들어왔다.
【진리의 눈】이 발동합니다.
상대의 정보가 내게 들어온다.
‘탱커가 둘, 딜러도 둘 마지막으로 힐러가 하나.’
아주 대형 몬스터라도 잡을 기세였다.
사아악! 사아악!
탱커로 보이는 야만전사 여인이 자신의 도끼를 돌로 갈았다.
“빛의 신이시여.”
쿵!
커다란 방패를 땅에 놓고 기도를 하자 한 성기사의 몸에서 반짝반짝 빛이 내려왔다.
뒤에서는 두 마법사가 주문을 준비하며 나를 관찰했다.
“아주 나를 따먹으려고 안달이 나셨군.”
내 도발을 들었는지 의술사가 얼굴을 붉혔다.
“자, 시작합니다. 율리시아.”
지이이이익!
허공이 열리며 신성검 율리시아가 비행했다.
나는 손을 올려 그녀를 반겼다.
찔걱!
히이이잇♥
율리시아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질로 내 손가락을 차곡차곡 감쌌다.
너무 좋아요♥
상대의 눈에는 화려하고 사람만큼 거대한 검이 내 손에 안착하는 것으로 보일 테지.
“아이템은 좀 비싼 건가 보네.”
“공간함도 있고.”
“여자들에게 그렇게 인기가 많으니 얼마나 주변에서 챙겨주겠어. 크크크.”
“우리도 그 여자들 중 한 명이 되는 건가? 흐흐.”
상대들이 음침하게 웃으면서 내 몸을 구석구석 훔쳐봤다.
“먼저 갑니다!”
타다닥!
나는 검을 들고 앞으로 달렸다.
“매화참!”
콰콰직!
내 검이 성기사의 방패에 막혔다.
히어로로 따지자면 나와 함께 몸을 섞었던 샤프트 에어보다 조금 뒤처지는 그녀들이었다.
열 시 방향에서 도끼가 날아옵니다. 오른쪽 뒤 바닥에 슬립 마법이 걸려있습니다.
진리의 눈이 상대의 정보와 움직임을 전부 알려주었다.
사라락!
나는 가볍게 몸을 움직이며 도끼를 피하고 그대로 검을 찔렀다.
슥!
도끼를 든 팔에 혈선이 생겼다.
이성훈 1 포인트!
실제로 팔을 벨 수 없기에 살짝만 건드린 것이었다.
내가 1 포인트를 따자 상대가 조바심을 내기 시작했다.
쿠궁! 콰르르릉!
성기사의 방패가 땅에 닿자 땅의 기운이 그녀를 감싸고 지진을 일으키며 내게 돌진했다.
나는 바위들을 피해 옆으로 점프했다.
“율리시아!”
솨아아악!
율리시아가 엄청난 속도로 하늘을 날았다.
“맹화격!”
“아이스 대거!”
화르르르! 채채채챙!
마법사들의 손에서 화염 마법과 빙결 마법이 각각 쏘아졌다.
“회절삭마!”
채챙! 콰드드득!
내가 독고구검을 사용하자 마법이 검벽에 막혀 산산이 부서졌다.
“탈리아!”
<쮸인님!/>
뽀요요용!
탈리아가 헌터들의 주변을 에워싸며 움직임을 방해했다.
푹!
나는 여전사의 배에 살짝 검을 갖다 댔다.
띵!
여전사의 프로텍터에 붉은 불이 나왔다.
“칫!”
그녀가 혀를 차며 밖으로 나갔다.
“빛의 손길!”
뒤에 있던 의술사가 무언가 저주를 내게 걸었다.
징! 징! 징!
하늘을 나는 나를 잡기 위해 빛들이 모여 내 몸을 겁박하기 위해 쫓아왔다.
채챙! 채채챙!
검으로 빛의 손을 때리자 손들이 하나둘 씩 사라졌다.
“표풍살화!”
화아아아아아악!
내가 검으로 검풍을 일으켜 참격을 날리자 마법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성기사가 방패를 들고 방어를 했다.
펑! 쾅! 콰광!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옆으로 가 의료술사의 옆구리를 찔렀다.
푹!
띵!
의료술사는 제대로 치료도 해보지 못한 채 아웃되었다.
의료술사는 다른 이들에게 버프를 걸어주고 있었던 모양인지 그녀가 사라지자 다른 이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무거워졌다.
화르르르르르!
이번엔 두 마법사가 동시에 내게 화염을 뿜었다.
엄청난 온도에 깜짝 놀란 나는 호신강기를 일으키며 뒤로 물러났다.
<쮸인님!/>
탈리아는 그들의 움직임을 봉쇄하다가 나를 지키기 위해 다가왔다.
쉬이이익!
그녀에게 불의 공격이 막히자 마법사들이 당황했다.
하지만, 탈리아의 견제가 사라지자 성기사가 기회를 잡았다는 듯 내게 돌진했다.
“만리풍운.”
화아아악!
내 검이 성기사의 전신을 두드렸다.
퉁! 퉁! 퉁! 퉁!
갑옷과 방패로 방어를 하던 그녀는 점점 뒤로 밀려났다.
쉬익!
그녀는 나의 빈틈을 발견하고 곧바로 검을 뻗었다.
채챙!
나의 빈틈은 일부러 그녀에게 보여준 것이었다.
푹!
띵!
성기사의 프로텍터가 붉은색이 되었고 남은 마법사 둘이 마지막 마법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삭!
마법사들은 내게 반항을 할 새도 없이 목을 바쳤다.
띵! 띵!
두 마법사의 프로텍터에서 빨간불이 나왔다.
승자는 이성훈!
내가 오 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A등급 헌터 다섯을 무찌르자 장내가 조용해졌다.
“뭐, 뭐야? 진짜야?”
“전에 들어보니까 절정 고수를 이겼다고 했던 거 같은데.”
“정말? 세상에 다 가졌네. 자지도 가졌고. 힘도 가졌고.”
전투력 측정을 마치자 안내원이 내게 무언가를 건넸다.
그것은 헌터 자격증이었다.
그 앞에는 A+ 랭크라고 적혀있었다.
“S랭크는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무리 전투 실력이 뛰어나도 제대로 된 업적이 있어야죠. 필드에서 뛰면서 인정받아보세요.”
나는 기분 좋게 그녀에게 자격증을 받았다.
헌터 자격증 밑에는 다른 정보들이 적혀있었다.
소속 길드: 화산파
길드 랭크: SSS등급.
아직 우리 길드의 규모가 서른 명 안팎이었지만, 길드 랭크는 무려 SSS랭크였다.
“왜요? 셀렉티오가 혼자서 길드를 세워도 그 등급은 받아요. 물론, 옛날에 그 셀렉티오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녀에 대한 의문점이 한두 개가 아니라서요.”
변화한 셀렉티오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 부족했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래도 셀렉티오니 일단은 이런 등급을 매겼을 것이다.
그것뿐만 아니었다.
내가 화산파 길드를 만들 때 가장 먼저 연락 온 자들이 나와 함께 폰투스와 싸웠던 히어로들이었다.
보통 상위권 각성자라면, 히어로가 헌터들보다 수준이 높았다.
특히, 호염랑 천유하는 대한민국 히어로 중 십 위 권에 가까운 수준.
헌터 랭크로 바로 S등급을 받은 그녀였다.
“앞으로 성장성을 봐서 높게 쳐준 거예요. 솔직히 높으신 분들 중에 과거 셀렉티오의 모습을 기억해서 그냥 빨리 SSS등급 주고 손을 떼자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겠지만.”
셀렉티오가 변해도 그녀가 변하기 전 모습을 기억하는 자들은 그녀를 두려워했다.
“뭐, 고맙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해요. 그리고 자리 남으면 길드에 저도 받아주세요.”
“훗!”
나는 안내원 양을 보았다.
푹!
내 칼이 그녀의 배에 들어갔다.
“어억! 왜?”
그녀는 중국 삼합회의 스파이입니다.
진리의 눈이 내게 가장 먼저 해 준 말이었다.
“삼합회 스파이잖아요?”
“그걸 어떻게?”
“감이요.”
“감?”
내 행동에 여러 헌터들이 달려왔다.
타다닥!
나는 안내원의 몸을 점혈 했다.
그리고 그녀의 입 안에 손을 집어넣고 어금니를 뺐다.
어금니 안에는 검은 알약이 있었다.
“이걸로 자살하려고? 안 되지. 너는 헌터 협회 지하에서 취조를 받아야지.”
“으으…….”
“그래도 죽기 전에 내 자지 맛은 듬뿍 맛봤으니 괜찮잖아?”
길드를 만들기 잘한 거 같다.
이미 나를 노리고 헌터 협회에 있던 스파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얼른, 힘을 키워야겠군.”
이제 진리의 눈이 시키는 대로 그녀의 정체를 말하면 신고가 끝나는 것인가.
말단이라지만, 헌터 협회 본부에 사람을 심어놓다니.
이것도 대단하군.
하지만, 나를 적으로 둔 이상 녀석들은 편히 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새끼들, 감히 절대자를 상대로 개수작을 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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