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1화 〉 태유극문(8)
* * *
다음 날이 되고 태유극문의 중앙전에는 나와 마영수가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앉아 둘의 대련을 기대했다.
“상대가 의료술사라고 하던데.”
“의료술사인데, 검을 좀 다루는 거 같더라고. 십성법사랑 싸워서 이겼다는 소문도 있고.”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믿냐? 얼굴도 잘 생기고 여자들이 줄줄이 따르니까 막 그런 소문이 붙는 거지.”
사람들의 평가는 냉랭했다.
그것도 그런 것이 내 전투력을 보인 전투가 마리슨 폰투스와의 전투 정도인데 그걸 본 사람이 세상에 거의 없었다.
있어도 다 내 여자들뿐이니 신빙성도 떨어졌고.
“마영수 공자님은 이미 절정 초입에 들어간 무위라고 하더군. 아무리 수련을 열심히 해도 의료술사가 비빌 수 있는 경지가 아니야.”
“황금 아우라라고 하던데.”
“누가? 저 남자 좋다고 따라다니는 여자들이 하는 말 아니야?”
“그렇긴 하지.”
“무조건 마영수 공자님이 이긴다. 십 년, 이십 년 꾸준히 수련한 걸 따라잡을 수 있을 리 없지.”
그때였다.
제자들 뒤에서 냉소예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럼, 나는 성훈 씨에게 백만 원을 걸지.”
“네? 설마, 저 뻔히 보이는 경기에 내기를 하려고요?”
“그래. 겁나나?”
“하하하, 아무리 대사형이라도 제가 이길 수밖에 없어요. 좋아요. 저도 백만 원.”
그러자 주변의 여 제자들이 돈을 걸기 시작했다.
9:1
당연히 대부분 마영수에게 돈을 베팅했다.
이성훈에게 베팅한 사람들은 전부 그와 함께 잠자리를 가진 사람들뿐이었다.
“주인님 덕분에 용돈을 벌 게 생겼네요.”
남은비가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서방님이 질 리가 없지.”
“그럼요. 낭군님이 십성법사의 허리를 칼로 베어버리는 걸 내 눈으로 봤는데.”
류수경과 신태희도 여유롭게 경기장을 보았다.
“칫!”
보지키스는 분하지만 이성훈에게 돈을 걸었다.
‘무슨 비밀이 있는지 몰라도 성훈 씨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강해지고 있어. 이미 마영수는 이기고도 남는다.’
이성훈에게 농락당하며 처녀를 빼앗긴 보지키스는 아직도 그의 손에 놀아난 것을 생각하면 치가 떨렸다.
‘축축해졌어.’
하지만, 이성훈을 볼 때마다 그녀의 아래는 젖어갔다.
자, 이제 대련을 시작하도록 하지. 마음이 넓은 제자 이성훈이 마음이 넓게 마영수의 제안을 받아들여 벌이는 대련이니 너무 감정적으로 보지 말게나. 둘은 이미 합의를 했어.
나는 ‘합의’란 말에 입 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화장실 청소는 똑바로 했겠지?
나는 마영수에게 전음을 보냈다.
움찔!
마영수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
아마 어제 일 분도 잠을 자지 못했을 것이다.
네가 네 어미의 똥으로 막힌 변기를 보며 자위를 한 것을 알고 있다.
찌릿!
마영수가 나를 째려봤다.
웃기는 소리.
하하하, 웃기는 소리? 그럼, 내가 찍은 동영상은 거짓 영상이니 인터넷에 올려도 되겠지?
뭐?
그의 안색이 새하얗게 변했다.
네 어미에게도 보여줘야겠군. 자기가 싼 똥을 보며 자위를 하는 아들이라니. 우욱! 역겨워서 구역질이 올라오는군.
제, 제발 그만둬!
크크크.
나는 마영수를 보며 조소를 띄었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아들아.
아들?
그럼, 네 어미가 나를 지아비로 모시기로 했으니 너는 내 아들이지. 나를 대신해서 천옥문을 잘 운영해주길 바란다.
무슨 뜻이야!
무슨 뜻이긴, 열 달 뒤 네 동생이자 내 아들이 네 어미의 다리 아래로 나온다는 뜻이지.
“쿨럭!”
마영수가 갑자기 피를 토했다.
심마였다.
워낙, 충격을 크게 받아서 기운이 역류한 것이었다.
“괜찮나?”
심판이 그에게 걸어가 말했다.
“예.”
마영수는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 말했다.
자, 두 상대는 비무대 위로 올라가 대련을 준비하라.
둥! 둥! 둥! 둥!
긴장감 넘치는 북소리가 중앙전을 울렸다.
시작!
쿵!
심판의 시작을 알리는 말과 함께 북이 크게 울렸다.
나는 목검을 들었다.
“태유극문의 무공을 사용하지 않는 건가?”
“검을 쓴다는 말을 들어보긴 했는데.”
“아내 중에 한 명이 백매검화라잖아. 백매검화가 일대일로 검술을 알려준다는데, 안 배울래?”
“아내가 알려주면, 알몸으로 알려주려나? 흐흐흐.”
“어머, 야해라.”
사람들은 내 검술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들었다.
하지만, 내 검술은 수백 년 전 평행세계의 화산파에서 배운 정통 매화검법이었다.
그것과 별개로 수경 눈나한테 알몸 검술 수련은 나중에 꼭 한 번 해봐야겠다.
“천옥수!”
수우우우웅!
마영수의 손이 강기를 만들며 내게 뿜어졌다.
강기를 만들 거라면 나는 왜 목검을 들었을까.
스르륵!
나는 매화검법의 유려한 신법으로 몸을 피했다.
환검법의 극치인 매화검법의 보법의 깊이는 힘을 추구하는 천옥문의 공격을 훨씬 상회했다.
“피하지 마라!”
“크크크, 나를 죽이고 하는 거 같네.”
“웃지 마!”
화아아악! 쾅!
마영수의 공격이 나를 지나쳐 비무대를 박살 냈다.
엄청난 파괴력입니다! 역시, 천옥문의 강력한 공격은 스치기만 해도 중상을 피할 길이 없죠!
휘리릭! 퉁! 쾅!
나는 몸을 회전시키며 그의 주먹을 검으로 막았다.
하지만, 그의 공격이 너무나 강력하여 내 검이 굉음을 내며 뒤로 튕겨졌다.
“만약, 네가 나를 이기면 어제 있던 일을 모두 없던 셈 쳐주겠다.”
“뭐?”
“동영상도 없애주고.”
“그 말이 진심이냐?”
마영수가 의심의 눈초리로 나를 노려봤다.
“당연하지. 너의 전력으로 나를 죽이려고 덤벼라.”
나는 내 강함을 측정하고 싶었다.
마영수의 레벨은 56.
나이에 비해 엄청난 강자인 것은 확실했다.
내 레벨은 50.
하지만, 매화검법의 숙련도가 100%였고 스탯도 같은 수준의 사람들보다 훨씬 높은 편이었다.
쾅! 쾅! 쾅!
마영수의 주먹과 내 목검이 허공에서 부닥쳤다.
“와, 저거 완전 죽이려고 공격하는 거 같은데?”
“살벌하다. 저게 천옥문의 저력인가?”
“마 공자님이 막내 아가씨를 그렇게 좋아한다더라니. 사실이었네.”
휘리리릭!
“매화난무.”
콰아아아아! 사라라라라!
스물네 개의 매화가 허공을 가득 채우며 마영수의 모든 퇴로를 막았다.
“천옥신강!”
콰과광!
마영수는 호신강기로 온몸을 두르고 매화검법에 정면충돌을 했다.
콰과과광!
그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지만, 내게 다가오는 것을 성공했다.
하지만, 매화검법을 배울 때 저런 자들을 상대하는 방법도 충분히 배운 나였다.
애초에 저런 전법도 요괴들이 자주 쓰는 전법이었고.
사라락! 사라락!
나는 매화꽃잎 모양의 검기를 날리며 나선으로 회전하며 자리를 옮겼다.
“크아아아! 죽어라! 내 손에 잡히기만 하면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잡혔을 때 가능한 말이겠지.”
나는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피하며 그를 공격했고 녀석은 동선을 낭비하며 꾸준히 내 검법에 공격을 당했다.
쾅!
녀석의 공격이 나를 노렸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어떻게 모두 알고 피하는 거지?”
“네 엄마가 내 자지에 꽂힌 채로 천옥수의 특징과 약점을 전부 말해줬거든. 흐흐흐. 덕분에 내가 어느 정도로 강한 지 잘 알게 되었다.”
마효경의 조언과 진리의 눈이라는 엄청난 스킬 덕분에 마영수는 내 옷자락도 한 번 잡아보지 못하고 피를 철철 흘리며 천천히 무릎을 굽혔다.
“내가, 내가 졌다.”
그가 각혈을 하며 무릎 꿇었다.
“서, 설마, 저렇게 이긴다고?”
“의료술사라며? 마 공자님은 절정의 무인이고. 어떻게 이길 수 있어?”
“이기는 건 둘 째 치고 아예 상대가 안 되는데. 아이와 어른의 대결을 보는 거 같잖아.”
“최소 A급 헌터. 그런데 저렇게 마영수 공자님을 압도한 걸 보면 거의 S급 헌터로 불려도 되겠는걸.”
태유극문의 제자들이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나를 보며 수군거렸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아들아.”
나는 마영수의 귓가에 가 또박또박 발음했다.
“컥! 으윽!”
마영수가 내 말을 듣고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완벽한 승리.
단, 한 번의 피격은 물론, 방해라고 부를 만한 반격조차 받지 않았다.
승자는 이성훈!
“와아아아아! 주인님! 최고!”
남은비가 크세 소리를 질렀다.
“역시, 낭군님이야!”
신태희가 흐뭇하게 웃었다.
“성훈이가 벌써 이렇게 강해지다니. 너무 기뻐.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내가 없으면 위험해서 제대로 돌아다니지도 못했는데.”
류수경이 살짝 흘린 눈물을 닦으며 회상에 빠졌다.
그때였다.
“으아아아아아아!”
저 멀리서 키가 작고 아담한 여자가 맨발로 달려왔다.
최여진이었다.
“우에에엥!”
최여진이 눈물 콧물을 흘리며 비무대 위로 올라와 나를 꼭 안았다.
“흐에엥, 정말 이대로 못 보는 줄 알았잖아요.”
나는 그녀를 와락 안았다.
“내가 너를 버리고 어떻게 살겠니.”
“주인님. 흐에에엥.”
태유극문의 문주이자 최여진의 아버지인 최서경이 나를 보았다.
끄덕.
그가 엄한 표정이 부드럽게 풀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울고 있는 최여진의 입에 키스를 했다.
“흐으음♥”
최여진은 눈을 감고 내 혀를 받아들였다.
나는 그녀를 안으며 엉덩이 부분을 살짝 만졌다.
“히익♥”
최여진이 몸을 움찔했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 정조대를 풀자마자 아버지한테 끌려갔잖아.’
엄청나게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던 녀석이었다.
“우리 얼른 들어가요♥”
최여진이 내 손을 잡고 앞장섰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나와 최여진의 재회를 축하해주었다.
우린 사람들 틈을 떠나 숙소로 향했다.
“어서 가요♥ 할 일이 많아요♥ 악!”
나는 최여진을 공주님을 안 듯 안아 올라 율리시아를 소환했다.
“율리시아, 전속력으로 달려.”
네엣!
솨아아아아!
우린 순식간에 숙소로 도착했다.
사라락!
최여진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옷을 집어던졌다.
우린 집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았다.
그저 대문을 닫고 곧바로 옷을 벗어던지고 잔디 위에 누웠다.
“주인님♥ 어서♥ 어서! 저 너무 급해요♥”
최여진이 물기가 축축한 아랫도리를 내 허벅지에 부볐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