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화 〉 마리슨 폰투스(2)
* * *
“조심해, 상대는 사람의 욕망을 파고드는 마법을 사용하는 자야.”
류수경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욕망?”
“그래.”
류수경은 슬픈 눈으로 나를 보았다.
“너를 차지하고 싶어 하는 욕망. 그리고 화산파를 지키고 싶었던 욕망. 그런 것들이 내 정신을 잡아먹었어. 그러자 엄청난 환상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지. 너를 차지하고 새로운 화산파를 세우는 것. 폰투스. 그 자의 짓이야. 그의 힘을 받으면 강해지지만 노예가 될 뿐이야.”
폰투스의 마법은 대부분 욕망과 관련이 있었다.
그것은 그의 절대자의 권능이 ‘욕망’과 관련이 있다는 말이었다.
“알았어. 들어가 볼게. 나 말고 아무도 이 안에 들어오지 마. 다른 사람들도 누나처럼 변할 수 있으니까.”
“성훈아, 너는?”
“나는 특별해.”
내겐 진리의 눈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다들 들어오지 마. 정말이야. 녀석의 욕망을 이용하는 마법에 걸리면 이성이 날아가서 적으로 변할지도 몰라.”
율리시아를 손에 든 나는 거대한 문을 발로 차 밀었다.
끼이이이익!
거대한 문이 열리며 넓은 실내가 눈에 들어왔다.
“와.”
마치 황제의 궁전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축축하고 어두운 동굴 안에 이런 멋진 공간이 연달아 나오다니.
폰투스는 자신을 왕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뭐, 절대자의 권능을 갖게 되면 누구라도 그렇게 되겠지.
“왔군.”
안에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중년인은 마법사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화려한 망토와 의복은 중세에나 입을 법한 예복이었다.
쪼르륵!
그가 플라스크에 물약을 담고 흔들었다.
“네가 폰투스냐?”
“그래. 마리슨 폰투스. 내 이름이다. 네 녀석은 특별하군. 갑자기 모든 것이 변했어. 설마, 네가 이 세계의 수호자냐?”
“그렇다면?”
“크크크, 크하하하하!”
폰투스가 마법 실험을 하듯 물약을 만들다가 크게 박장대소를 터트렸다.
“너 같은 애송이가 상대라니. 다행이로군.”
“뭐가 다행이지?”
“나는 순간 저 여인이 이 세계의 절대자인 줄 알았다.”
폰투스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는 셀렉티오.
신태희가 검은 동상 안에 갇혀 있었다.
그녀의 머리만 동상 밖으로 삐져나온 상태였다.
셀렉티오는 잠을 자듯 고요하게 눈을 감고 있었다.
“저렇게 강력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수호자로 착각하겠지.”
폰투스는 나를 본 후 긴장이 풀린 듯 싱글벙글 웃었다.
“너의 욕망을 들어주겠다. 절대자여. 내 밑으로 들어와라. 이제 이곳은 나의 세계다.”
폰투스가 나와 눈을 마주쳤다.
상대가 스킬【욕망의 마안(SS)】을 발동했습니다.
【진리의 눈(SS)】이 저항합니다.
상대의 레벨이 더 높습니다.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호오, 그래도 싹수는 있는 녀석이로군.”
폰투스가 나를 단번에 제압하지 못하자 조금 놀란 눈치였다.
“율리시아.”
네.
“죽여.”
솨아아아악!
툭!
율리시아가 폰투스의 보호막에 막혔다.
현재 율리시아의 레벨은 78.
폰투스의 레벨은 95였다.
95? 95라고?
아무리 절대자의 권능을 익혔다지만, 레벨이 120이 넘는 셀렉티오를 제압했다고?
고레벨 사이에선 레벨 1 차이가 엄청난 차이인데?
“어서 항복해라. 너와 네 여자들을 전부 살려주마. 그리고 네가 원하는 것을 전부 들어주지. 이 정도 거래라면 어때?”
폰투스가 거만하게 입을 열었다.
“야.”
나는 천천히 그에게 걸어갔다.
그리고 씩 웃었다.
“너 쫄리지?”
“뭐?”
내 말에 폰투스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네가 미쳤구나? 감히, 나 보고 겁을 먹었다는 것이냐? 나는 마리슨 폰투스다. 욕망의 제왕이자 화신이라고! 감히 내게 그런 망발을 해?”
“그럼, 죽여 봐.”
“뭐?”
폰투스가 나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나는 이미 다른 세계의 절대자인 요왕을 상대해 본 기억이 있었다.
요왕은 레벨이 98로 녀석보다 높았다.
그리고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은 감히 비교도 하지 못할 정도였다.
요왕은 무한한 힘을 내뿜는 여의주를 가지고 있었다.
만약, 내가 신성검 율리시아를 가지고 있었지 않았다면 같은 레벨이라고 해도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인 상대였다.
거기에 반해 폰투스는 요왕과 비교가 되지 않는 존재감을 보이고 있었다.
“뭐? 욕망이 어쩌고 저째? 찌질하긴.”
찔극!
하앙♡
나는 거칠게 율리시아의 질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그녀의 질이 내 손가락을 꽉 물었다.
나는 힘차게 율리시아를 휘둘렀다.
쾅!
“이 놈! 감히 내 제안을 거절하는 것이냐?”
쾅! 쾅! 쾅!
나는 율리시아로 열심히 녀석의 보호막을 때렸다.
“그렇다면, 동업은 어떤가? 너와 내 힘을 합치면 누구든 상대할 수 있지.”
“크크크, 지랄한다.”
쾅! 쾅! 쾅! 쾅! 와직!
“이 놈!”
폰투스의 보호막에서 파열음이 들렸다.
“너, 지금 저 여자를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지?”
나는 폰투스를 보며 조소를 지었다.
아무리 절대자의 권능이 있어도 셀렉티오의 무력은 한계를 초월한 엄청난 힘이었다.
그런 그녀를 저렇게 봉인하고 있다고?
폰투스는 지금 전력을 다하여 셀렉티오의 봉인을 유지하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마치, 지뢰를 밟은 것처럼.
조금이라도 발을 떼는 즉시, 지뢰가 폭발하고 말 것이다.
셀렉티오가 그의 봉인에서 빠져나오면 순식간에 폰투스는 고기완자가 되어 버릴 것이다.
물론, 진짜 지뢰는 밟자마자 터지지만.
“그래. 안간힘을 써서 겨우 수경이 누나를 너의 욕망의 낙인이니 뭐니로 굴복시켰을 거야. 그리고 곧바로 우릴 막으라고 명령했겠지. 그런데 어쩌나? 내가 다 해결했는데?”
쾅! 와직! 쿵!
녀석의 보호막에 균열이 생기는 것이 육안으로 확인되었다.
“셀렉티오 때문에 힘을 전부 사용했거나 손발이 묶였거나. 이게 내 결론이다. 폰투스야.”
쾅! 우직!
폰투스의 눈빛이 불안하게 떨렸다.
진리의 눈이 실시간으로 폰투스의 반응을 통한 여러 추리를 내게 말해주고 있었다.
폰투스의 심리는 내가 한 마디를 뱉을 때마다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지금 만들고 있는 그 약도 셀렉티오에게 쓰기 위해 만들고 있는 거겠지. 뻔해.”
쾅! 쩌저저적!
“조, 종자들아! 여기로 오라! 어서 와서 나를 지켜라!”
쿵! 쿵! 쿵! 쿵!
우어어어어!
그러자 던전에 있던 모든 괴수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우어어어!
Lv.58, Lv.67, Lv.70, Lv.52……….
확실히 자신의 거처를 지키는 녀석들이라 하나같이 레벨이 높았다.
괴수가 수백에 달했다.
이 녀석이 7년 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기르고 모은 부하들일 것이다.
폰투스는 전투에 특화된 능력이 아닌 부하를 기르거나 저주를 하는 것에 특화된 권능을 가졌을 것이다.
과거였다면, 저런 몬스터를 보고 정신이 나갔겠지.
“제가 처리할 게요!”
문 밖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방 밖에서 귀를 기울이며 소리를 듣고 있던 호염랑 천유하였다.
불을 이용하는 천유하가 불꽃으로 된 여우꼬리를 소환하며 외쳤다.
“아니요. 제가 처리할게요!”
“예? 성훈 씨가요? 성훈 씨는 그렇게 강하지 않잖아요? 회복술사고.”
“제가 좀 많이 강해졌거든요.”
“네? 안 돼요! 위험해요! 제가 할게요!”
나는 그녀의 말을 무시했다.
신성검 율리시아에게 저런 사악한 기운을 풀풀 풍기는 몬스터는 훌륭한 영양식이었다.
폰투스가 정신적으로 구석에 몰려 보호막 안에 박혀있었기에 율리시아에게 먹이를 먹일 기회라고 진리의 눈이 조언했다.
“율리시아. 처리해.”
괴수들에게 즉효약이 있지.
그것도 욕망의 낙인이 있는 음울하고 불길한 기운이 철철 넘치는 괴수들에게는 율리시아 같은 신성검이 제격이었다.
쮸르릅!
율리시아가 내 손에서 날아가며 괴수들을 덮쳤다.
그녀는 괴수들을 보자마자 다리 사이로 즙을 철철 흘리고 있었다.
맛있게 먹겠습니다♡
팍! 콰직! 쾅!
율리시아가 괴수들을 뚫고 지나갔다.
크에에엑! 캬악!
괴수들이 율리시아에게 힘을 흡수당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역시, 저런 고레벨 괴수들이 자연적으로 펑펑 생겨날 리가 없지. 폰투스 녀석이 만든 것이 분명해.”
쾅! 콰직! 솨아아아악!
율리시아가 이곳으로 달려오는 괴수들을 단번에 처리하고는 다시 내게 돌아왔다.
“세, 세상에!”
“언제 저렇게 강해졌지?”
“분명, 검은 사용하지 못하지 않았었나?”
“태유극도의 무공이 아니야.”
히어로들이 변화한 내 모습에 경악을 하며 감탄했다.
나는 팔을 들어 그녀가 오도록 지시했다.
그녀는 하얀 드레스를 날리며 순순히 내 손 위로 안착했다.
찌르르륵! 찔걱!
율리시아의 보지는 여느 때보다 축축이 젖어있었다.
“맛있었어?”
네♡ 너무 좋았어요. 특별한 맛이에요. 전에 검은 용을 물리치고 이런 건 기대하지 못했는데.
어두운 기운을 내뿜는 절대자를 연속으로 두 번이나 만나다니.
이 녀석도 먹을 복이 터진 검이 분명했다.
“어, 어떻게! 그런 건 본 적이 없는데! 그렇게 강력한 성검이라니!”
폰투스가 나와 율리시아를 보며 경악을 했다.
“독고구검 제 9초식. 천하독행.”
촤르르! 콰과과과과과과과광! 좌륵! 채채챙!
내 손에 들린 율리시아가 환영처럼 수십 개로 분리되며 폰투스의 보호막을 마구 강타했다.
독고구검의 마지막 초식인 천하독행이었다.
“녀석! 언제 이렇게 강해진 거냐!”
“네 녀석, 덕분이지. 고맙다. 네가 수경이 누나를 그렇게 만들지 않았다면, 오히려 내가 당했을 거야.”
“뭐어어어!”
쾅! 쾅! 쾅! 우찍! 쨍그랑!
율리시아가 결국 폰투스의 보호막을 깨버리고 말았다.
“간다. 율리시아!”
“예! 오세요!”
스르륵.
나는 바지를 벗고 율리시아의 보지에 성기를 삽입했다.
꽈악!
율리시아의 질이 내 성기를 강하게 쥐었다.
꺄흥♡ 아아앙♡ 주인님 자지는 언제나 극상의 상태예요! 아앙! 용사 따위!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아! 흐에에엥으어에엑! 하아♡ 하아♡
신검합일(???一).
사부님의 가르침이 아닌 내 나름대로의 해석으로 만들어낸 신검합일의 경지였다.
“죽어라! 절대자!”
콰아아앙!
폰투스의 손아귀에 잿빛 바다의 빛이 일렁였다.
저주받은 기운이 그의 손을 중심으로 온 사방에 퍼지며 넘실거렸다.
방 밖에 있는 히어로들도 저주 받은 기운에 영향을 받았는지 비명을 지르는 것이 귀에 들렸다.
“율리시아! 가자!”
네♡
솨아악!
쾅! 콰광!
율리시아와 폰투스의 공격이 중간에 부닥쳤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콰광!
“컥!”
나는 피를 토하며 앞으로 전진했다.
엄청난 충격이었다.
율리시아가 보호를 해줘도 엄청난 힘의 차이였다.
“크하하하! 항복해라! 절대자!”
“초회복.”
스르르.
내 몸이 다시 회복되고 앞으로 달려갔다.
“젠장! 어떻게 이런 일이! 이거 뭐야! 네 능력은 대체 뭐지?”
“여자를 따먹으면 강해지는 능력.”
“무슨! 장난치지 마라!”
챙! 챙! 챙!
폰투스의 손이 내 검을 잡았다.
주르륵.
녀석의 손이 보호막에 감싸 졌지만,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폰투스. 죽어라.”
“아, 안 돼!”
녀석과 내 눈이 마주쳤다.
녀석의 눈빛이 처량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절대자라고 불리기 부끄러울 정도로 두려움에 가득 차있었다.
“이제 정말로 끝내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