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화 〉 절대자의 첫 등장(2)
* * *
“오호! 저 녀석들은 버티네?”
그녀는 오히려 기특하다는 듯이 거대 몬스터들에게 날아갔다.
오랜만에 자신의 공격을 버틴 상대를 구경하러 가는 것이었다.
마치 세상의 종말을 알리는 악마의 종마로 보였던 그 거대 괴수들이.
기괴하고 소름 끼치던 악의 표상들이 온몸이 찢겨진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크에에…, 카아아…..
하늘을 날아다니며 마치 왕처럼 군림하던 거대 괴수들이 반죽음이 된 상태로 수면 위에 비닐봉지처럼 둥둥 떠다녔다.
이렇게 보니 저 녀석들이 무슨 멸종위기 종처럼 애처롭게 보였다.
콰직! 쾅!
히어로 복장에 붉은 망토를 휘날리는 그녀가 하늘을 날아다니며 단, 한 번씩 주먹질을 했다.
와직!
거대한 돌산 같던 현무의 화신의 등껍질이 감자칩처럼 허무하게 부서졌다.
용처럼 생긴 이무기가 즙이 되어 바다에 뿌려졌다.
고대 병기로 보이는 무언가가 반으로 갈라져 파괴됐다.
김재국과 고요의 바다 길드가 전 세계를 상대로 준비하던 괴수 군단이 단 한 명에게 허무하게 박살이 나고 말았다.
셀렉티오, 그녀에게 이들은 그저 벌레에 지나지 않았다.
“이게 끝?”
그녀가 싱거운 표정으로 물었다.
“누나!”
나는 류수경의 몸을 안았다.
【진리의 눈】이 욕망의 절대신의 독액을 풀 방법을 탐색 중입니다.
이 독액은 독이자 저주입니다. 다섯 시간 내로 류수경은 절명하고 맙니다.
가장 간단한 해주 방법도 의학 연구소로 그녀를 옮겨야 해독이 가능합니다.
욕망의 절대 화신 마리슨 폰투스를 죽인다면 저주도 풀릴 것입니다.
시발!
이게 뭐야!
‘내 모든 S포인트를 사용해서라도 고친다!’
“위대한 신이시여.”
그때 김재국이 또 이상한 짓을 벌이려고 자신의 신을 불렀다.
누나를 고치기 전에 또 엄청난 일이 생겨난다면 나도 류수경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현재 저 녀석은 마치, 핵폭탄 스위치를 든 것 같은 정신병자와 같았다.
김재국이 또 신의 술수를 부리면 치료고 뭐고 다 날아간다는 뜻이지.
“야, 김재국.”
탁!
내가 김재국의 머리를 발로 밟았다
“이상한 헛소리 나불대며 그대로 입을 으깨버린다.”
“으윽! 제발, 제발 살려줘.”
고작 이런, 병신 새끼에게 누나가 당하다니!
“이 시발아. 존나게 고통스럽게 죽을지, 아니면 그냥 개씹 존나게 고통스럽게 죽을지 선택하게 해 줄게. 폰투스 그 새끼 어디 있어?”
당장, 그곳으로 셀렉티오를 보낸다.
그럼,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다.
“……….”
“일단, 고문 먼저 할까? 튼튼하니까 잘 죽지는 않겠네.”
“내 주머니에 있는 물건을 잡고 위대한 존재의 풀네임을 부르면 된다.”
녀석은 병신답게 곧바로 대답했다.
“내가 직접 녀석을 죽여 버릴 거야.”
슈욱.
어느새 거대 괴수들을 정리한 셀렉티오가 내 옆에 착지했다.
“최대한 잔인하게 그리고 빠르게 녀석을 처리해줘.”
“후후후, 친구의 부탁이라면 얼마든지.”
이럴 때는 또 쓸데없이 든든하네.
그때 김재국의 몸이 들썩였다.
“위대한 존재의 풀네임을 네가 알 리가 없겠지. 우리 길드에서도 단 세 명 밖에 알지 못하니까. 마스터이신 내 어머니와 후계자인 나 그리고 최고의 전사인 블러디 로우만 알고 있다.”
나는 김재국의 주머니에서 정육면체의 음산한 물건을 꺼냈다.
정육면체의 물건은 모든 면에 괴상하고 오싹한 문양이 새겨진 마법 아티펙트였다.
“내 목숨을 보장해줘라. 그렇다면, 그분에게 데려가 주지.”
나는 셀렉티오에게 정육면체 물체를 주었다.
“네 주인의 이름은 이미 알고 있어. 나중에 보자 개씹 존나게 고통스럽게 죽여줄게.”
“흥! 웃기지 마라. 네가 아무리 허풍을 부려도 그분의 이름을 쉽게 말하지 않을 거야. 국회의원과 통화하게 해줘. 정식으로 자수하지. 신변의 보장이 없이는 그분의 이름도 알려줄 수 없다.”
녀석이 자신과 손을 잡은 정치인에게 붙으려 하는군.
“‘마리슨’으로 시작하지? 네 녀석의 주인의 이름 말이야.”
“어! 어떻게?! 네가 그분의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냐.”
“꼬추가 작은 너는 말해줘도 못 알아듣는다.”
“크흑!”
셀렉티오가 조용히 주변을 탐색하듯 투시를 이용하여 이곳저곳을 살폈다.
“적어도 가까운 곳에 적들은 없어. 친구는 저 엘프 경호원을 치료하라고. 나는 마리슨 폰투스인지 뭐시기를 죽이고 올 테니까.”
“그래.”
“끝나고 사우나나 같이 가자.”
“어?”
순간 등짝에 소름이 쫙 돋았다,
쫘아아악!
그때 엄청난 기운이 공간을 울렸다.
셀렉티오의 손에 들린 정육면체 물건이 어둠의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아뿔싸!”
신태희가 수경을 고치기 전에 포탈을 열어버리다니.
셀렉티오에게 긴장감이 너무나 부족했던 것이었을까?
왜 폰투스의 풀네임을 미리 말한 거지?
단순한 말 실수였을까?
세계 최강의 히어로가 그런 어이없는 실수를 한다고?
그럴 수도 있지.
현재 사태는 나나 일반인들에게나 큰일이었지 그녀에겐 일상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녀에게 오늘 일은 그저 매년 혹은 매 십 년 단위로 찾아오는 지구 종말의 전조 중 하나일 뿐일 것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셀렉티오의 표정이 살짝 오묘했다.
나는 그녀와 감정을 소통하는 몇 없는 사람으로서 평소와는 다른 특이하고 미묘한 무언가를 읽었다.
어쩌면.
셀렉티오, 신태희는 내가 수경이 누나를 고치는 것을 싫어했던 것이 아닐까?
확신할 수는 없었다.
워낙, 미친 짓을 많이 하는 녀석이니까.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어둠의 통로가 셀렉티오의 손에서 서서히 열리며 마치 블랙홀처럼 주변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에 손이라도 닿았다간 곧바로 빨려 들어간다는 것이다.
파사사사사삭!
검은 공간이 더욱 커지며 우릴 집어삼켰다.
아니, 섬 전체를 집어삼키려 했다.
“누나!”
“……….”
류수경은 내 말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쓰러져 있는 자들도, 죽은 자도 모두 검은 차원의 틈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으아아악!”
포탈에서 검은색 촉수가 튀어나와 모든 것을 삼키기 시작했다.
“셀렉티오!”
“친구!”
셀렉티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렇게 세상이 어둠에 물들었다.
의식이 멀어진다.
모든 것이 잠든다.
끝없는 절망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것처럼 보였다.
그 누구도 어둠에 저항하지 못하고 검은 공간의 틈새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 # #
“으으….”
정신을 차리자 동굴 안이었다.
“여긴 어디지?”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키에엑!
그때 저 옆에서 괴수의 소리가 들렸다.
죽어라!
화르르르륵!
해양 괴수들과 싸우고 있는 호염랑 천유하가 보였다.
“응?”
그녀의 생김새가 특이하다.
평소에 그녀는 힘을 끌어올리면 머릿결이 불꽃으로 되며 화염으로 이루어진 여우꼬리가 생겨났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진짜 여우 귀와 꼬리가 달려있었다.
마치 수인족 코스프레를 한 것처럼 진짜 꼬리와 귀를 씰룩 거리며 상대를 가지고 노는 그녀는 한 마리 맹수처럼 보였다.
“하하하! 감히 랭킹 12위 히어로를 건드려?”
키에엑! 고통스러워!
와직!
그녀는 간단히 괴수를 정리했다.
“저, 호염랑?”
천유하가 뒤를 돌아봤다.
그녀와 내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눈을 감았다.
펑!
그때 그녀가 서 있는 곳에 연기 폭발이 생기며 그녀가 사라졌다.
“유하 씨!”
“꺄르르, 미야.”
그녀가 서있던 곳에 붉은여우 한 마리가 서있었다.
【진리의 눈】이 발동합니다.
저 여우가 천유하의 진짜 정체입니다.
“갸아아, 갸르르.”
불여우가 내 다리에 얼굴을 문지르며 앙탈을 피웠다.
진짜 불여시련이었네.
남들이 사라지자 바로 개수작을 부려?
아쉽게도 내게는 진리의 눈이 있었다.
씩.
입꼬리가 올라간다.
순간 재밌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 너무 귀엽다. 갑자기 이런 여우가 생겨났네. 유하 씨는 내가 잘 못 본건가. 응차.”
“갸르르르.”
나는 여우를 들었다.
보드라운 털이 너무 촉감이 좋았다.
나는 여우의 배에 얼굴을 문지르며 배 방구를 했다.
부부부부부.
“갸라라라라! 르르르르르. 아앙♡”
여우가 기분을 좋아하는 건지 부끄러워하는 건지 모를 자세로 몸을 비비적거렸다.
나는 여우의 귀에 얼굴을 비볐다.
‘귀가 성감대였지.’
찌릿!
“꺄아아아아!”
여우의 입에서 사람 비명소리가 들렸다.
“오빠랑 같이 길을 찾자.”
“갸르르….”
레벨 22.
흠, 한 번에 160 명이나 임신을 시키니 레벨이 2나 올랐다.
나는 레벨 업 특전을 받았다.
스킬【유체화(C)】를 획득했습니다!
“와! 스킬이다!”
유체화(C)
온몸을 슬라임처럼 만듭니다.
모든 타격과 둔기에 면역됩니다.
모든 스탯이 1/2로 줄어듭니다.
흠, C급이라서 애매했다.
사실, 상당히 좋은 능력이지만 장단점이 확실하다고 할까.
나는 다시 레벨업 특전을 받았다.
【랜덤 스킬 랭크 업 권】을 획득했습니다.
랜덤 스킬 랭크 업 권(등급 외)
랜덤으로 가지고 있는 스킬의 랭크를 올립니다!
SSS 등급 스킬은 제외됩니다.
헉! 사기다!
이건 사기야!
지금 써야 하나?
흠, 역시 지금 써야 한다.
어디서 어떤 적이 올지도 모르지만, 앞으로 스킬의 개수가 점점 늘어날 것이다.
현재 A급 스킬이 5개, 그 밑이 4개다.
1/2이 넘는 대박 복권을 쥔 것이란 말이다!
나중에 C급이나 D급 스킬이 많아지면 더욱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지금 사용해야 한다.
【랜덤 스킬 랭크 업 권】을 사용합니다!
스킬【유체화(C)】가 스킬【촉수 괴물화(B)】로 랭크 업 했습니다.
촉수 괴물화(B)
온몸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유체로 변형합니다.
모든 화기, 둔기, 타격, 예기에 면역을 가집니다.
부분적으로만 변신할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변한 곳만 스탯이 일부 감소합니다.
여성을 상대로 10배의 제압 효과를 냅니다.
촉수 괴물의 몸은 천연 최음제로 여자의 정신을 쏙 빼놓습니다.
임신촉진 분비액 사용 가능
발정 분비액 사용 가능
의지 약화 분비액 사용 가능
치료 분비액 사용 가능
“이런, 꽝이군.”
나는 지금도 완벽한 여자 공략 무기다.
이런 야만적인 스킬이라니.
나랑 맞지 않았다.
거기다 나는 이미 걸어 다니는 최음제.
내게 중요한 것은 전투 능력이었다.
하긴, 내가 필요한 족족 절대자 권능이 도와주면 그건 선을 넘는 사기지.
내게 필요한 능력은 더욱 뛰어난 전투 능력이었지만, 섹스 능력이라니.
적어도 섹스 쪽으로는 나는 이미 세계관 최강자라고 자부해도 되겠군.
이름: 이성훈
레벨 22
체력:60
민첩:60
근력:60
마력:120
정력:170
회복력:30
S포인트: 26,150
스킬
진리의 눈(SS), 이상형 거울(D), 화려한 언변(C), 감쪽같은 현혹술(D), 자하활극신공(S), 태유극도(A), 황금 자지(S), 초회복(A), 정력은 힘이다(A), 촉수 괴물화(B)
아이템
절대 복종권(A), 체형 교정 주사기(C)
“촉수 괴물이라. 이미 내 자지는 천연 최음제인데.”
황금 자지와 자하확극신공이라는 S급 섹스 스킬이 두 개나 있는데 또 섹스 관련 스킬이라고?
하, 나라는 남자의 운명이란 섹스를 넘어 성교 밖에 없는 인생이란 말인가.
나는 섹스밖에 모르는 썩어빠진 걸레 새끼의 운명으로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단 말인가!
시발, 존나 축복받았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나중에 죽어서 뵙게 되면 발이라도 핥아드리겠습니다!
“야르르르.”
천유하가 내 품에서 땅으로 폴짝 뛰어 내려가 코를 킁킁거렸다.
킁. 킁.
그리고 귀를 쫑긋 세우곤 각각의 귀가 안테나처럼 요리조리 움직이며 소리를 탐색했다.
“왕! 왕!”
개처럼 짖네.
“따라오라고?”
끄덕.
나는 불여우를 따라 앞으로 걸어갔다.
동굴 저편에서 병장기가 부닥치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촤좌작!
“샤프트 에어!”
“조심해!”
콰광!
죽여라! 위대한 존재의 보금자리에 침입한 불청객이다!
크아아아아!
수백 마리의 괴수가 열댓 명의 히어로를 포위하고 공격하고 있었다.
채챙!
그 사이에서 활약하는 은빛 갑옷의 여자 히어로가 보였다.
온몸에서 칼날이 나가는 갑옷을 입은 그녀는 샤프트 에어.
촤장!
온몸의 칼날에서 초진동 검기가 나가며 괴수들을 찢어발겼다.
크아아!
쾌창!
마치 소닉붐을 일으키는 것처럼 그녀가 지나가는 곳은 칼날 폭풍의 검기가 몬스터들을 무자비하게 난도질했다.
“내가 나서야겠군.”
탁!
나는 달려가 괴수의 팔을 잡았다.
지느러미를 달고 있는 어인이었다.
내게 손목이 잡힌 어인이 눈을 꿈틀거렸다.
인간?
“천추.”
쾅!
“끄억.”
어인의 온몸이 땅에 처박히며 의식을 잃었다.
나는 어인의 손목을 놓치지 않았다.
태유극도에선 보통 이럴 때 상대의 몸을 무기로 사용했다.
쾅!
나는 내가 잡고 있는 어인의 몸을 철퇴처럼 휘둘러 주변의 적들을 공격했다.
크아아악! 새로운 인간이다.
콰과광!
“쳇!”
내 손에 잡힌 어인은 어느새 손목만 달랑 남은 채 온몸이 피떡이 되어 너덜거렸다.
나는 새로운 희생양을 찾았다.
탁!
이번엔 온몸이 단단한 갑주가 있는 갑각류 해양 괴수였다.
“큭!”
다리가 여덟 개나 있는 괴수는 내가 힘을 주어도 중심을 잃지 않았다.
“화단!”
크라랄!
화단 초식으로 상대가 중심을 잃었다.
“천추!”
콰과과광!
컥!
“천추!”
쾅!
“천추!”
콰광!
크헥!
팔이 저릿했다.
나는 내공을 더 주입했다.
쾅! 파직!
확실히 일반 육체능력 보다는 내공을 활용해야 제대로 된 강력한 기술이 나갔다.
마력 스탯은 높았기에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특히, 자하활극신공의 효능이 내 기술을 더 강력하게 나가게 해주었다.
오히려 체력이 더 빨리 떨어지겠군.
그렇다면, 도우미를 불러야지.
“탈리아!”
<우우웅!/>
“전투다.”
<아랐숑!/>
뽀요옹!
탈리아가 해일처럼 녀석들을 빨아들였다.
와직!
그리고 자신의 몸의 수압을 높여 조여 버리자 해양 괴수들이 찌그러진 캔처럼 변했다.
와글와글.
엄청난 소동에 건너편 동굴 터널에서 엄청난 수의 지원군이 도착했다.
“끝도 없네요. 으윽!”
샤프트 에어의 갑옷이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다.
은빛 갑옷이 깨진 곳에는 어김없이 새하얀 속살이 보였다.
‘갑옷 안에 속옷이 없다고?’
콰광!
엄청난 강도의 간부의 공격을 받은 그녀가 뒤로 물러났다.
덜렁.
그녀의 한쪽 유방이 갑옷 밖으로 삐져나왔다.
뽀얀 가슴에 분홍 유두가 내 시선을 강간했다.
“이잇!”
그녀는 자신의 가슴을 갑옷 속에 도로 집어놓았다.
하지만 그녀의 말랑한 유방은 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꼴리는 유방이다.
A급 가슴.
‘저 여자의 얼굴을 봐야겠어.’
쾅!
“읏!”
저런, 부상을 당하면 의사가 치료를 해줘야 할 텐데.
공교롭게도 의사는 단 한 명밖에 보이지 않잖아.
“제가 치료해 줄게요!”
샤프트 에어가 나를 돌아봤다.
덜렁!
그녀의 가슴이 다시 깨진 갑옷 사이로 나왔다.
“흐읏, 어딜 봐요오….”
화려한 전투 움직임과 다르게 부끄러워하는 목소리.
남자 내성이 낮은 자의 특성이었다.
처녀를 의심해 봐야할 수줍음.
어쩔 수 없이 의사로서 분석을 해봐야 했다.
그것이 나의 본분이니까.
“의사가 환자의 몸을 보는 게 죄인가요?”
“그, 그렇게 뚫어져라 보지 마세요.”
“네? 보지요?”
다행이다.
내 생각보다 우린 꽤나 말이 잘 통하는 거 같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