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화 〉 고요의 바다(3)
* * *
“강해 보이는 녀석들은 살려두세요. 정보를 알아내야 해요.”
끄덕.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까지 이렇게 환한 미소를 본 적이 없었다.
탁! 챙! 샤샤샥!
류수경이 가볍게 검을 휘두르자 강력한 적들이 무력하게 피를 흘렸다.
“저도 도울게요!”
화르륵!
천유하의 몸에 불꽃이 붙었다.
“큰 공격은 하면 안 돼요. 증거들이 날아갈 수 있으니까.”
“네. 불꽃 발톱.”
타라라라라락!
그녀의 손등 위로 거대한 화염 클로우가 소환되었다.
“키아아앙!”
그녀가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적들을 베자 적들의 상처에 불꽃이 터졌다.
크아악! 불꽃이다!
살이 익는다! 내가 녹는다고!
적들은 대부분 해양 생물 괴수였다.
수속성이기 때문에 불을 잘 끄지만, 반대로 불에 당하면 평소보다 더욱 큰 고통을 느끼며 전투 불능이 되었다.
전투는 순식간에 끝났다.
내가 손을 쓸 겨를도 없었고 부상자도 없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숨이 붙어있는 자가 보였다.
머리는 사람인데 몸은 갑각류인 괴수였다.
“저 사람은….”
남은비가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왜 그래?”
“아는 사람이에요. 제가 처음 들어왔을 때 몇 번 같이 일을 했었던 사람이죠. 이름이 정영옥이었어요.”
“뭐?”
나는 그의 앞에 다가갔다.
【진리의 눈】을 발동합니다!
스으윽!
나는 그의 정보를 샅샅이 찾아봤다.
“정영옥.”
“크윽! 너는 누구지?”
“우리는 히어로 협회의 히어로들이다. 이미 너희 고요의 바다가 인류를 배신하고 무언가 큰 사고를 치려는 것을 전부 알고 왔지.”
“크크크, 너흰 이미 늦었다. 우린 대부분 준비를 끝냈어. 내가 죽더라도 내 영혼은 폰투스 님의 곁에서 영원히 행복할 것이다.”
그녀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제정신이 아니군. 폰투스는 누구지?”
“절대 마신. 이 세계를 집어삼킬 욕망의 화신이다. 그와 함께 하는 자는 욕망의 한계를 뚫는 쾌락을 맛보지만, 대적하는 자는 욕망의 반대편에 서게 되겠지.”
내가 원하던 정보를 알아냈다.
적의 흑막.
사람들이 인류를 배신하게 한 수장을 알아낸 것이다.
이제 그들의 위치를 알고 셀렉티오를 부르면 사건은 해결.
녀석들은 셀렉티오가 자신들을 노리고 있다는 것은 꿈에도 모르겠지.
나는 주지육림 속에서 평안한 일생을 보낼 수 있었다.
“오케이. 알았다. 너희들의 본진은 어디지?”
“크크크, 바로 여기다.”
“여기? 너희 본진으로 보기엔 조금 초라하지 않나? 세계를 집어삼킬 마신이라면서 우리한테 당했잖아.”
“동해. 이 바다 전체가 우리 본진이다. 지금도 수억의 동포들이 이곳을 포위하고 있다.”
“과연, 재밌는 구라로군.”
“거짓말인지 아닌지 네가 직접 확인해라.”
쾅!
나는 녀석의 머리를 발로 밟았다.
“버릇없는 녀석.”
“이제 어떡하죠?”
천유하가 물었다.
“녀석들의 악행을 알려야죠. 저 깊은 곳에 다른 단서들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더욱 깊숙한 층으로 들어갔다.
“살려주세요!”
“여기에요! 저 녀석들은 괴수에게 사람들을 먹인다고요!”
“약! 약을 주세요! 그걸 먹으면 행복해져!”
엄청난 규모의 철창 안에 사람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이게 뭐지?”
참혹한 현장에 말을 잃고 말았다.
“인신매매? 장기매매? 아니, 그 이상이다. 사람들을 제물로 쓰고, 약재로도 쓰고.”
책상과 컴퓨터 앞에 앉은 히어로가 떨리는 손으로 파일을 복사했다.
“마약의 주원료 중 하나가 인간의 장기였어요.”
“정확히는 뇌군요.”
“몇몇 정치인들도 연관이 되어있어요. 한국, 일본, 러시아, 중국. 가까운 바다와 연결이 된 국가에 전부 자기편을 심어두었군요.”
“어떻게 안 걸릴 수 있었지?”
“그저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네요. 이런 곳이 스무 곳이나 더 있어요.”
나 또한 핸드폰의 이들의 장부와 연구 과정을 전부 담았다.
“우리들이 풀어줄게요.”
드르르륵!
그때였다.
콰륵! 살려, 줘! 콰륵!
철창 안에 잡혀있는 사람 중 한 명의 몸이 터지며 어인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손톱과 비늘을 단 그는 붉은 눈으로 주변 사람들을 째려보며 손을 휘둘렀다.
크라라랄! 고기! 고기!
“어인 병사들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대충 예상이 가는군.”
병사, 식량, 약재 모든 것이 이곳에서 나왔다.
“저들을 어떡하지?”
저들을 사회에 풀어주면 수천 마리의 잠재적 폭탄을 사회에 흩뿌리는 것과 같았다.
어쩌면 고요의 바다는 이것도 염두에 두고 있었을 수 있었다.
“성훈 씨.”
“네?”
“저들을 고통의 굴레에서 풀어주죠.”
“홍염랑 님, 그 말은 혹시 제가 생각하는 그건가요?”
“단번에 없애줍시다. 제 생각에 저들은 이미 가망이 없어요.”
그녀가 눈물이 고인 눈으로 슬픔에 잠긴 채 말했다.
천유하의 붉은 머릿결이 불에 타듯 활활 타오르며 떠올라왔다.
진리의 눈으로 철창 안 사람들을 탐색했다.
전부 변이가 진행 중이었다.
“글쎄요. 제 생각은 다른데요.”
“예?”
홍염랑 천유하가 불꽃 여우꼬리와 귀를 생성한 채 나를 보았다.
“만약, 제가 저들을 원 상태로 돌려놓을 수 있다면 어쩌겠습니까?”
“성훈 씨가요? 어떻게요?”
나는 씩 웃으며 그녀의 귀에 입을 가져갔다.
“잊으셨습니까? 제가 대한민국 최고의 의사 중 한 명이라는 것을?”
“하아앗♡”
그녀의 불꽃 여우귀가 맹렬히 일렁이더니 촛불처럼 꺼졌다.
“제, 제 귀는 민감하다고요!”
“아, 깜빡 잊었습니다.”
잊었을 리 없지.
지금 이 모습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그런 거니까.
나는 진리의 눈으로 백 명이 넘는 규모의 사람들을 보았다.
나는 철창 안으로 들어갔다.
콰라락!
어인으로 변한 인간이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확! 슥!
류수경이 내 옆에서 검을 휘둘렀고 어인은 아무런 반항도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저기, 제가 진찰해 드리겠습니다. 아프신 분과 중독 증세가 심하신 분들은 전부 이곳으로 와주세요.”
욕망의 낙인(등급 외)
상승 차원의 존재가 부여한 낙인.
“욕망의 낙인. 그저 단순한 생체 변형 약물이 아닙니다. 영혼의 추한 면을 이끌어내 스스로 괴물이 되게 만드는 고차원적인 마법이죠.”
“네? 성훈 씨는 그걸 어떻게 알죠?”
내가 천유하의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귀를 보호했다.
“저 황금 자지 원장입니다! 무시하지 마시죠!”
“아, 아니! 무시한 거 아닌데…. 죄송해요.”
나는 약물에 중독이 된 여자를 잡아 앞에 뉘었다.
“제가 진찰을 할 테니 옷을 벗으세요.”
나도 바지를 벗고 청진기처럼 그녀의 몸에 갖다 댔다.
“네에?! 왜, 왜요!”
“저는 권능자입니다. 제 치료는 이렇게 진행돼요. 만약, 거부하신다면 다른 분 먼저 치료하겠습니다.”
“아니에요! 저 먼저 봐주세요!”
다행이다.
그녀가 제일 예뻤기 때문에 처음으로 진찰을 했던 것인데.
문질, 문질.
나는 그녀의 가슴과 배를 지나 음모까지 자지로 진찰했다.
비비적, 비비적.
그녀의 음모는 부드러웠다.
내 귀두에 묻은 쿠퍼액과 그녀의 애액이 음모를 빳빳한 상태에서 부드러운 파스타면처럼 적셨다.
“흐음.”
사실은 그저 진리의 눈이 그녀의 상태를 더욱 자세히 검사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꼬추를 가지고 노는 것일 뿐이지만.
하지만 이 세계에서 남자의 성기는 마취 효과와 함께 환자의 정서 안정에 절대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찔극!
“하읏!”
나는 그녀의 음부에 손가락을 넣고 휘저었다.
“섹스를 한 지 얼마나 지났죠?”
“네에?”
“진지하게 대답해주세요. 섹스를 한 지 얼마나 지나셨죠?”
“저는….”
그녀는 부끄러운 듯 목소리를 줄였다.
“저는 모태 솔로라 섹스 같은 것은 해본 적 없는데요.”
“뭐요? 이 얼굴에 섹스를 해본 적이 없다고요? 이름이 뭐라고요?”
“지영인이요.”
“지영인 씨는 정말 섹스를 해본 적 없어요?”
“예.”
“섹스를 해본 적 없다니. 완전 처녀라는 뜻이군요.”
참을 수 없다.
【진리의 눈】이 고차원적인 힘을 탐색하는 중입니다.
시간은 남아있다.
“저는 자지로 환자를 치료합니다.”
“네에?”
“왜요? 치료받기 싫어요?”
“아, 아니요. 갑자기 치료 의지가 솟구치는데요.”
“훗.”
찔극!
“하앙♡”
나는 지영인의 질 안에 성기를 삽입했다.
푹! 푹! 푹!
1차 탐색 결과를 출력합니다.
나는 섹스를 하며 진리의 눈이 알아낸 정보를 읽었다.
“일단, 욕망의 낙인에 많이 오염된 사람일수록 몸에 알 수 없는 문신과 상처가 생깁니다. 영혼의 욕망이 현세의 육체에서 나와 현신할 때 생기는 현상이죠.”
“대단해요. 고작, 성기를 삽입했을 뿐인데 이런 정보를 알다니.”
“그뿐만 아닙니다. 눈의 색깔도 바뀌어요. 눈의 색깔이 바뀌는 것은 가장 마지막 징후로 안구의 색이 바뀌면 한 시간 내로 변한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겁니다.”
“대단해요! 이런 걸 다 알아내다니!”
“훗, 유하 씨도 나중에 제 병원에 오시면 특별히 더 오래 진료해 드릴게요.”
“부, 부끄러워요!”
“하하하.”
나는 지영인의 보지를 마음껏 즐기며 진리의 눈이 더욱 자세한 정보를 가져올 때까지 기다렸다.
“하아. 따뜻하고 비좁은 축축한 보지. 이거야. 처녀의 보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처녀 보지.”
덜커덕!
그때 내 옆에 투명인간처럼 서 있던 수경이 누나가 검을 떨어트렸다.
나는 확신했다.
그녀가 ‘처녀 보지’를 사랑한다고 말하자 당황했다는 것을.
목은 떨어져도 검은 놓는 경우가 없다는 무림 고수의 실수가 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으읏! 눈나! 무슨 일이야? 검을 다 놓치고?”
덜크덕!
류수경이 검을 줍고 허리를 펴다가 손에 힘이 풀렸는지 다시 검을 떨어트렸다.
내가 야한 목소리로 ‘눈나’라고 불러서 영혼이 빠져나간 표정이었다.
“어, 어? 어어어어어?!”
“왜? 눈나! 읏! 나 쌀 거 같아.”
“어, …어어어! 응! 누, 누나가. 지켜줄게. 성훈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으아, 시발!
저 표정!
미친! 무발기 사정도 가능할 거 같은 사랑스러운 표정이었다.
분명 섹스를 하고 있는데도 너무 흥분해서 자지가 터질 거 같았다.
삽입을 한 상태로 또 삽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다니.
역시, 수경 누나는 특별해.
“싼다!”
“응! 성훈아! 누나가 지켜주고 있어.”
울컥! 울컥! 울컥!
엄청난 양의 정액이 지영인 씨의 보지로 흘러들어 갔다.
수경 누나가 보고(?) 있는 상황이라서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정액이 배출되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수경 눈나의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눈을 뜨고 있었다.
마치, 사랑스러운 아이를 보는 듯한 흐뭇한 표정으로 내가 섹스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듯 눈을 뜨고 있었다.
“누나.”
나는 류수경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긴장과 행복감에 덜덜 떨고 있었다.
“나, 쌌어.”
“으으으으응♡ 성훈아. 하으으♡ 잘했어. 정말 잘 쌌어.”
토닥토닥.
류수경이 토닥토닥 거리며 내 등을 어루만졌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만지는 그녀의 손은 마치 겁먹은 고양이처럼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만큼 나와 접촉하는 것이 하나하나 그녀에게는 도전이고 용기까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500 년간 아다였으니, 남자 내성이 딸리긴 하겠구나.’
의뢰인으로 대할 때는 거침이 없었지만, 사적인 영역으로 들어가니 바로 기가 죽는군.
“성훈이 잘했어. 너무 잘했어…♡”
토닥. 토닥.
하지만 그래도 나를 헌신적으로 칭찬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스르르.
류수경의 새하얀 차이나 드레스의 사타구니가 회색갈로 젖어가는 게 보였다.
“잘 쌌어. 누나도 눈이 보였으면 참 좋았을 텐데.”
얼마 남지 않았다.
조만간 따먹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진리의 눈】이 ‘욕망의 낙인’ 탐색을 완료했습니다.
촤라라락!
엄청난 양의 텍스트가 눈앞에 가득 찼다.
‘필요한 내용만 정리해!’
결국, 마신 마리슨 폰투스라는 욕망의 화신이 만든 저주라는 이야기네.
저주를 푸는 방법은 여러 가지.
그중 S포인트도 소모하지 않고 간단하게 해결하는 방법이 몇 개 리스팅 되었다.
‘아니! 이 방법은!’
마치 나를 위해 생겨난 방법 같았다.
진리의 눈, 이 새끼. 일 잘하네.
이 놈이 직원이고 내가 사장이었으면 나보다 높은 연봉을 주었을 것이다.
나는 여러 개의 치료 방법 중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작은 욕망은 더 큰 욕망으로 상쇄한다. 이거 마음에 드는군. 호염랑!”
“예?”
“제가 치료법을 알아냈어요.”
“뭐죠?”
“이걸 보세요!”
스르르.
지영인 씨의 몸에 새겨진 몇몇 악신의 문신들이 사라졌다.
또한 그녀의 눈에 작게 물든 저주의 색깔도 완전히 사라졌다.
“어떻게 된 거죠?”
“어떻게 되긴요. 저주도 내 자지에 박히니까 꼼짝을 못 하는 거지.”
“네?”
호염랑 천유하가 내 축 늘어진 거물을 보며 신기하다는 듯 손가락으로 건드렸다.
“이 저주를 만든 자는 욕망의 화신입니다. 그러니 더 큰 욕망으로 그의 작은 욕망을 덮을 수 있죠. 생각해보세요. 여자가 겪을 수 있는 최고의 욕망 해소가 무엇인지.”
“예? 그게 뭐죠?”
나는 붉게 물든 호염랑의 얼굴을 보며 씩 웃었다.
“뭐긴요. 여자의 최고의 기쁨을 정말 몰라서 물어보시는 건가요?”
“네, 네. 그게…, 저는 그러 거 잘 몰라요! 자꾸 부끄러운 거 물어보실 거예요!?”
무엇인지도 모른다면서 그게 부끄러운 건지 어떻게 아나? 흐흐흐.
천유하가 눈을 내리 깔며 모르는 척을 했다.
나는 눈을 내리깔고 수줍음에 젖은 그녀의 귀에 몰래 다가갔다.
“그야 당연히 자지에 박힌 채 헐떡이는 거 아닙니다. 여자한테는 그게 천상의 행복이죠.”
“흐읏! 하아아♡ 그, 그런 흉한 말은 내 귀 가까이에서 하면 안돼요♡”
호염랑이 자신의 귀를 막으며 신음 소리를 냈다.
“여자는 말이죠. 남자의 자지에 박혀서 암퇘지처럼 정신없이 비명을 지르며 함께 사랑을 나누는 게 최고의 행복이란 말입니다. 물론, 남자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처녀’라면 죽을 때 까지 잊지 못하죠.”
덜커덕!
옆에 있던 수경이 영혼이 빠져나간 얼굴로 손을 부들부들 떨며 땅에 떨어진 검을 주우려 했다.
마치 뜨거운 물이 끓는 주전자 같은 안색의 순진한 그녀들의 반응이 나를 더욱 꼴리게 만들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