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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귀한 세계의 절대자-36화 (36/117)

〈 36화 〉 고요의 바다(2)

* * *

던전을 조사하기 위해 히어로들이 몰래 뭉쳤다.

인원은 스무 명.

수소 정예라고 부르기엔 적지 않은 인원이지만 던전 하나를 공략하기에는 충분한 인원이었다.

단순한 던전이라면 말이지.

“은비 씨는 고요의 바다가 어떤 곳인지 아나요?”

“저요? 저는 이곳에 들어온 지 몇 달 되지 않아서 잘 몰라요. 다만, 뚱뚱하고 못생긴 사람에게 엄청 불친절하다는 걸 알죠. 바로 김재국이란 사람 때문이에요.”

“김재국?”

“예. 길드 마스터의 아들인데 남자예요. 그래서 미녀를 좋아하죠. 저도 처음에 능력이 좋다고 인정을 받았는데 그분한테 못생겼다고 찍히고 나서는 따돌림을 당하게 됐어요.”

“흠, 그렇군.”

“성훈 씨도 그분과 아는 사이라고 했죠?”

“그렇지.”

“어떤 사이예요?”

“글쎄,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걔가 시비를 걸어서 나한테 당하고 여자 친구도 알아서 내 자지에 박힌 상황?”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에요?”

“아무튼 사실만 말했어.”

히어로들이 주변을 탐색했지만 던전의 입구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들을 뒤로 물리고 진리의 눈으로 주변을 살폈다.

­카아아.

­덮치고 싶다.

­기다려. 결국, 우리 먹이가 될 자들이다.

우리를 중심으로 괴수들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었다.

이런 엄청난 결계는 괴수들이 펼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진리의 눈】이 중요 기물을 포착했습니다.

나는 돌 언덕 위 바위 더미를 보았다.

그 안에 푸른 구슬이 투시되었다.

“저게 스팟이다.”

타다닥!

나는 돌 언덕으로 달려갔다.

“성훈 씨!”

히어로들도 나를 따라 달렸다.

팍! 와르르!

내 육체 능력은 레벨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수준이었다.

내가 발로 바위 더미를 발로 차자 대부분의 바위가 밑으로 굴러 떨어졌다.

하지만 바위는 중장비로 옮겨야 할 만큼 무거운 것들도 섞여 있었다.

“화단!”

꽈르릉!

상대의 중심을 흩트리는 태유극도의 기술을 사용하자 무거운 바위들도 굉음을 내며 밑으로 굴러갔다.

­아아악! 피해!

­으악! 인간이 바위를 던진다!

­저 녀석! 무언가를 알고 있어! 결계의 핵을 만진다!

­막아!

화르르!

어인으로 보이는 괴수들이 무기를 들고 모습을 드러냈다.

“성훈 씨!”

남은비가 거대한 유방을 흔들거리며 달려왔다.

타닥!

그녀가 군용 나이프를 던지자 나를 노리던 어인들의 목에 칼이 박히며 쓰러졌다.

“괜찮아요?”

“마음 좀 진정시키게 가슴 좀 줘봐요.”

말랑!

“좀 진지해질 수는 없나요?”

“네? 우리 편에 든든한 경호원이 있는데 왜 진지해져요?”

솨아아아아아악!

분명, 백에 가까운 수의 어인들이었다.

그들이 일 분도 지나지 않는 시간에 두 도막이 되었다.

그 가운데 류수경이 자신의 검에 묻은 피를 털고 있었다.

“오랫동안 쉬어서 몸이 둔해졌군. 검에 피가 묻다니.”

“이상하죠?”

“예.”

나는 은비의 가슴을 주무르며 천유하와 대화를 했다.

그녀는 내 손버릇을 보고 인상을 썼으나 그러려니 이해했다.

“이곳은 분명 규모도 작고 몬스터 등급도 낮은 E급 던전으로 확인했어요. 그런데 3급 몬스터인 어인이 백 마리가 넘게 나왔어요. 그리고 저런 고등급 결계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죠.”

“하읏!”

“저곳이 입구인 게 분명해야.”

“으긋!”

“지금은 전투 중인데 꼭 가슴을 주물러야 하겠어요? 은비 씨도! 지금 그 음, 란한….”

천유하가 남은비의 가슴을 보며 말을 잃었다.

그만큼 대단한 폭유라는 것이다.

“죄송합니다.”

나는 손에 묻은 모유를 핥아먹으며 미소를 지었다.

내 모습을 본 천유하가 얼굴을 붉혔다.

아무래도 내가 S포인트를 외모에 너무 쏟았나 보다.

별난 모습으로 사람들이 다 반하는군.

“일단 입구로 가보죠.”

내 말에 일행들이 입구로 걸어갔다.

“들어가기 전에 기선을 제압하죠. 함정이 있을 수도 있고.”

천유하가 두 손을 앞으로 뻗었다.

“플레임 크러쉬!”

샤아악!

천유하의 붉은 머릿결이 정말로 불꽃으로 변했다.

그녀의 꼬리뼈에 불꽃으로 이루어진 붉은 여우 꼬리가 세 개 생성되었다.

화아아아아아악!

그녀의 온몸에서 불꽃이 나와 던전의 입구와 계단 밑까지 전부 불로 태워버렸다.

화아아아악!

무려 1분간의 화염의 축제가 끝나자 엄청난 열기가 입구에서 나왔다.

입구가 아니라 그녀 주변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다.

‘불 보지 년.’

나는 천유하의 뒤에서 그녀의 엉덩이를 구경하며 남은비의 유방을 만졌다.

물랑!

음? 느낌이 조금 다른데?

더 산뜻하고 탄탄한 느낌?

평소에 만지던 은비의 가슴이 진득하고 따듯한 모찌 느낌이라면 이건 안은 부드럽지만 겉은 탄탄한 얌체공과 같았다.

나는 옆을 보았다.

내가 주무른 것은 은비의 가슴이 아닌 류수경의 가슴이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고요하게 눈을 감은 표정 그대로였다.

말랑.

나는 한 번 더 그녀의 가슴을 만졌다.

“아, 죄송해요.”

“괜찮다.”

너무 적극적으로 내게 밀착한 탓에 남은비로 착각했다.

“오 분 만 기다렸다가 가죠. 안은 너무 뜨거워요.”

오 분 가지고 될까 싶지만 그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었다.

오 분 뒤 우리는 던전에 입장했다.

뜨거운 김이 곳곳에서 보였다.

몇몇 함정으로 보이는 것들이 녹거나 전투 불능 상태가 된 채 방치되어 있었다.

“저것 좀 봐.”

“사람인가?”

사람과 몬스터로 보이는 것들이 화석처럼 검게 탄 채로 이곳저곳에 있었다.

확실히 히어로 순위가 12위쯤 되면 단 한 방에 던전 하나를 반 토막 내기도 하는구나.

압도적인 1위인 셀렉티오는 얼마나 강하다는 거지?

­크르륵! 카약!

­케르르륵!

몇몇 몬스터가 우리를 보고 발악을 했다.

물컹!

나는 실수로 류수경의 가슴을 만졌다.

하지만 이젠 사과하는 것도 귀찮아서 그대로 두었다.

하지만 이미 그들의 육체는 반 정도 녹아서 바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저길 보세요.”

거대한 철문이 보였다.

그 앞에 감시 카메라도 보였다.

“또 제가 나서죠.”

천유하가 나서려 할 때 류수경이 앞을 막았다.

나를 지키는 것을 제외한 어떤 일도 하지 않는 그녀가 검을 들었다.

어쩐지 기분이 좋아 보이는 거 같기도.

솩!

두께가 사람 머리만 한 철문이 단번에 두 동강이 났다.

안 에는 사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장갑차에나 설치할 법한 기관총이 우리를 겨누고 있었다.

두두두두두두두!

채채채챙! 챙! 챙!

류수경이 기관총의 모든 총알을 받아치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젠장! 저 괴물은 뭐야!”

촥!

그녀가 검을 휘두르자 기관총이 두 동강이 났다.

“공격해!”

“칫!”

천유하가 앞으로 나섰다.

“저 안에 무엇이 있는지 봐야 해요. 절대 불을 막 쏘지 마세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고 돌진했다.

적들은 괴수가 아니라 인간이었다.

혹시나 해서 자세히 봤지만 던전의 인간형 몬스터도 아니었다.

“우리 길드 사람들이에요.”

남은비가 죽은 자들의 얼굴을 보고 심각하게 말했다.

“왜 저들이 몬스터와 함께 있는 거지?”

“던전을 불법으로 운영한다고 보기에도 몬스터들이 밖에서 진을 치고 지키고 있었어. 마치 동료처럼.”

“저들이 인류를 배신했다면 성립되는 이야기 아닙니까. 성훈 씨 말이 맞았어요.”

여자들이 전부 나를 보았다.

“하읏!”

나는 은비의 가슴을 몰래 만지다가 다시 그녀의 상의에서 손을 뺐다.

쪽팔리다.

정말 쪽팔리다.

여성들의 표정이 ‘존경’에서 ‘한심’으로 변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

이럴 때일수록 뻔뻔하게 나가자.

“거 좀 유방 좀 주무를 수 있지. 저는 의무관이잖아요. 누구 다쳤어요? 왜요? 구경 났어요? 그…, 구경해도 됩니다.”

미녀 히어로들이 나를 관찰한다는 상상에 아랫도리가 뻐근했다.

히어로들은 서로 모여 다시 간략하게 의논을 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인류를 배신해?

누구에게 붙어서?

결국, 들키고 죽고 말 텐데.

인류에 적대할 만한 엄청난 무언가가 근 백 년 동안 있었던가?

“더 깊게 조사를 해보면 답이 나올 겁니다.”

던전 깊숙이 들어가자 일행은 깜짝 놀랐다.

“E급 던전의 크기가 아니야. 이 넓이는 거의 A급 던전의 규모야.”

“밖에서 볼 때는 남들이 신경 쓰지 않는 곳. 하지만 안은 굉장히 넓고 일을 벌이기 좋은 곳. 뭔가 구린 일을 하기에 적당한 곳이죠.”

“성훈 씨가 이곳을 짚기 전에는 이곳을 찾아볼 생각도 하지 못했을 거예요. 아니, 전쟁이 터져도 이곳은 신경도 쓰지 않았겠죠.”

히어로들이 나를 동경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

“성훈 씨, 정말 얼굴만큼 똑똑하세요.”

“그동안 봤던 남자들이랑은 다르네요.”

“임신시켜주는 병원이라고 했죠? 저도 가도 괜찮을까요? 저도 성훈 씨처럼 똑똑한 아이를 가지고 싶어요.”

히어로들의 뜨거운 시선에 아랫도리에 다시 긴장감이 서렸다.

“후훗, 어서 들어가죠. 일이 끝나고 파티라도 하죠.”

“네에, 너무 좋아요.”

류수경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우리는 안으로 들어가 실내를 살폈다.

수백 평은 되어 보이는 실내에는 거대한 화학 약물이 가득 들어있었다.

­ ­ ­

바다의 욕망(B)

상당한 중독성을 지닌 마약의 일종.

섭취한 사람은 점점 인간성을 상실하고 괴인화가 진행된다.

­ ­ ­

“이 약들은 시중에 유통되는 마약입니다. 엄청난 부작용이 있지만, 특유의 중독성으로 비싼 값에 거래가 되죠.”

“어쩜, 성훈 씨는 모르는 것도 없네요.”

천유하가 내 팔을 슬쩍 안았다.

불여시련.

내 팔에 그녀의 가슴이 닿았다.

요새 남은비의 커다란 SSR 등급 유방만 만지다가 평범한 여성의 가슴을 만지니 색다르긴 했다.

“이런 약물을 대량으로 만들려면 엄청난 인력과 자원이 들 텐데. 어떻게 만들었을 까요?”

“그건 천천히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 이곳은 여러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요. 저기 대형 엘리베이터가 보이죠?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거대한 던전일 겁니다.”

찰칵! 찰칵!

나는 마약들을 사진으로 촬영하고 인벤토리 안에 넣었다.

“아공간 마법도 쓸 줄 아세요?”

“예.”

“정말 다재다능하시군요.”

히어로들이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성훈 씨의 아이를 가지고 말겠어.”

“미국 대통령도 탐낸 씨앗이잖아.”

“꿀꺽, 나는 그저 한 입만이라도 괜찮아.”

말랑!

어느새 내 옆에 찰싹 달라붙은 류수경의 가슴이 당연한 듯 내 몸에 닿았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그녀의 눈치를 보며 사과를 하지 않았다.

진리의 눈으로 여러 곳을 살펴보았다.

밑에 층에 엄청난 규모의 적들이 대기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투시로 확인한 그들의 레벨은 만만한 기세가 아니었다.

만약, 류수경이 없이 왔다면 이중에 살아남을 수 있는 자는 한 손에 꼽을 것이었다.

【Lv.65】【Lv.51】【Lv.46】【Lv.67】【Lv.39】【Lv.25】……….

꽤 높은 레벨의 적들도 많이 보였다.

진리의 눈 숙련도가 낮아서 적들의 세부 사항과 모습이 보이진 않았지만 필수적인 레벨이 보였다.

홍염랑 천유하의 레벨을 보았다.

【홍염랑 천유하 Lv.79】

다이아몬드 등급 히어로의 레벨이 80대였다.

류수경과 비교하면 10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70 이후의 레벨 차이는 1개 차이가 몇 배의 전력의 차이였다.

그만큼 고레벨이 될수록 경지를 올리기를 힘들며 힘의 차이는 극명했다.

“밑에 층으로 가시죠. 엄청난 수의 적들이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강함인지는 모르시죠?”

“흠, 대충….”

히어로 중 한 명을 손가락질했다.

플래티넘 등급의 ‘샤프트 에어’라는 여자였다.

온몸에 칼날이 달린 특수 갑옷을 입은 여자는 전장을 휘저으며 칼날 폭풍을 일으키는 특기를 갖고 있는 최상급 히어로였다.

“샤프트 에어 님 정도가 대장으로 보이네요.”

류수경이 내 말을 듣고는 검집에 검을 넣었다.

싱겁다는 듯 평온한 표정으로 두 눈을 감은 채 도도하게 앞으로 걸어갔다.

“백매검화 님이 조금 도와주실 수 없을까요?”

내가 그녀를 부르자 그녀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무슨 말이지?”

“만약 저들이 한 번에 몰아치면 우리 중 몇 명은 목숨을 잃을지도 몰라요. 특히, 실버와 브론즈 등급의 히어로들은 중상을 입을 거예요. 아니, 대부분 죽을 위기에 처하겠죠.”

“네가 고쳐주면 되잖아.”

“제가 치료를 하는 힘은 제 생명을 깎아서 나오는 겁니다. 저도 최대한 몸을 사리고 싶어요.”

덜컥.

그녀가 불편한 표정으로 검집을 잡았다.

“그래, 그럼 나도 한 가지 요구를 하지.”

“돈이라면 얼마든지 드릴게요.”

“돈은 필요 없어.”

“그럼, 무엇이 필요하죠?”

“앞으로 나를 수경으로 불러라.”

“네?”

“앞으로 내게 과하게 예의를 차리지 말라고. ………, 처럼.”

그녀의 뒷이야기가 들리지 않았다.

스륵.

그녀가 나를 등지고 뒤돌아섰다.

뒤돌아 서기 전 그녀의 안색은 떡볶이처럼 빨갛게 변해있었다.

실룩, 실룩.

그녀의 큰 귀가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그런 부탁이라면야 얼마든지 해줄 수 있어요.”

“그리고 내 가슴을 만져도 일일이 사과하지 마. 다, 다른 여자들처럼…”

“예? 마지막 말이 너무 작아서 잘 안 들려요.”

“그리고 다, 다른 여자들처럼…. 나를….”

“네? 너무 작은 목소리라 잘 안 들려요.”

“후, 됐다. 그저 나를 조금 편하게 대해 주거라. 마치 친한 누, 누나처럼. 특별대우는 정말이지 지겹구나.”

“예! 알겠어요. 누나!”

응?

그녀가 잠깐 석상처럼 멈췄다.

마치 홀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녀가 눈을 떠 있었다면 표정이 볼만 했겠는데.

“……….”

죽었나?

“어, 어서 가자!”

그녀가 자신의 얼굴을 가리며 앞장섰다.

우리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1조! 공격!”

타다다다닥! 화아아아아!

우리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자 미리 대기를 하고 있었던 적들이 원거리 공격을 퍼부었다.

“탈리아.”

솨라라라라!

내 앞에 거대한 슬라임 서큐버스가 소환되었다.

<웅!/>

허공에서 자궁 문신을 한 섹시한 그녀가 몸을 부풀리기 시작했다.

적들의 화염 공격과 수중 공격이 전부 그녀의 몸에 흡수되었다.

투사체 공격이 그녀의 몸을 관통했지만 상당히 위력이 낮아졌다.

“억! 어떻게 준비를 한 거지!”

“화력을 전부 쏟아부어!”

“이미 한계입니다!”

“젠장! 죽도록 쏟아부어라!”

채! 챙! 챙! 챙!

류수경이 앞으로 나가 공격을 막으며 여유롭게 적들을 도륙했다.

그녀의 표정은 마치 산책이라도 나온 것처럼 평온했다.

슥!

“악!”

샤샥!

­크라라락! 강자다!

순식간에 레벨 50대 간부 두 명의 목이 바닥에 떨어졌다.

“수경!”

멈칫!

내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류수경이 테이프가 끊어진 비디오처럼 동작이 멈췄다.

탁!

그녀의 팔이 총알에 맞았지만 그대로 튕겨 났다.

“전투 중에는 나를 부르지 말거라!”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외쳤다.

“응! 누나!”

툭! 콩!

류수경이 초보자처럼 동굴 돌부리에 걸려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세상에 화경 끝자락의 고인물 무림인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다니.

코끼리가 삼겹살을 구워 먹는 것보다 진귀한 광경이었다.

“자꾸 부르지 말래도…♡”

수경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떨리는 목소리로 애처롭게 말했다.

언제는 편하게 불러달라더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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