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화 〉 전투 의무관(4)
* * *
나와 은비는 그대로 몇 번이나 떡을 쳤다.
“후, 이제 옷을 입고 올라가 보죠. 사람들도 우리가 너무 안 보이면 이상하게 볼 테니까.”
“예.”
남은비가 옷을 입으려고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이백 킬로에 육박했던 육체가 입던 옷을 육십 킬로(그마저도 가슴이 대부분 차지하는)의 육체가 입을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북! 북!
그녀는 군용 나이프로 자신의 옷을 찢었다.
그리고 마치 정글의 원시인처럼 천을 질끈 묶었다.
상의도 찢어 가슴을 감싸자 제법 보기 좋게 됐다.
“이제 가죠!”
“예.”
나와 그녀가 밖으로 나가 상황을 살폈다.
캬아아악!
해류의 먹이가 되어라!
밖은 아비규환이었다.
해조류와 비슷해 보이는 괴수들이 헌터들과 전투를 하고 있었다.
탕! 탕! 탕!
기관총이 울리며 몬스터를 공격했지만 두꺼운 외피에 막혔다.
“파이어월!”
불길이 그들을 가뒀다.
하지만 그들은 물을 뿜으며 밖으로 나왔다.
“도망쳐!”
그 순간 남은비가 엄청난 속도로 괴수들 사이를 지나다녔다.
쏜살같은 움직임에 괴인들이 당황하며 목숨을 잃었다.
【남은비 Lv.45】
생각해보니 남은비의 레벨이 내가 지방을 흡입해주기 전 보다 3이나 올랐다.
“와! 몸이 이렇게 가벼울 줄이야! 그리고 걸리적거리는 게 없어요!”
몸이 가벼워지고 모든 자세가 편해지자 전투능력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쏵! 쾅! 챙! 펑!
그녀가 괴인들을 유린하며 학살을 펼치고 있었다.
“저 여자는 누구지?”
“와, 진짜 예쁘다. 외부 용병인가?”
“저런 사람은 본 적이 없는데? 저렇게 예쁜 여자라면 분명 내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거야.”
“어머, 감히 네가 저분한테 들이댈 급이니. 나 정도는 돼야지. 이 빈유야.”
다른 헌터들이 전투를 하다 말고 아름다운 남은비의 모습에 넋을 잃고 말았다.
샤라락!
그녀가 빠르게 움직일 때마다 거대한 유방이 관성의 법칙대로 흔들거리며 격렬하게 자기주장을 펼쳤다.
“칫! 이건 더 축소를 해야겠어!”
내가 해줄 리 없지.
넌 나를 위해 매일 아침 젖을 짜야하는 운명이니까.
챙! 챙!
그녀가 단검을 던지자 저 멀리 나를 향해 날아오던 괴수가 바닥에 슬라이딩하며 절명했다.
“여기! 의무관! 어디 없어요? 사람이 죽어가고 있어요!”
“갑니다!”
나는 그들을 향해 갔다.
그곳에는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었다.
“어서 치료해 주세요!”
성형외과 의사한테 뭘 시키는 거야.
사실, 진짜 전공은 굳이 따지자면 산부인과지만.
이런, 거의 일만 가까이 모은 S포인트를 이번에 전부 사용할 수 있겠군.
물론, 셀렉티오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포인트쯤이야.
“포션! 포션이 필요해요!”
“여기요!”
나는 값비싼 포션을 그곳에 부었다.
‘S포인트를 소비! 부상을 치료한다!’
타인의 신체를 조작합니다. 더 많은 포인트를 필요로 합니다!
‘상관없어!’
그나마 포션을 미리 부어놔서 S포인트를 조금 아낄 수 있었다.
“다음!”
나는 다른 부상병들을 치료했다.
다른 치료술사와 다르게 내 절대자 권능은 즉각 즉각 환자들을 치료했다.
“대단해! 곧바로 전투에 투입할 수 있겠어!”
누구 포인트 전부 다 쓸 일 있냐!
“아니에요! 아무리 컨디션이 좋아도 절대 안정을 취하세요.”
“지금은 긴급 사태라고요!”
“절대 안정!”
나는 부상병들을 전부 치료하고 밖으로 나왔다.
챙! 챙! 챙!
저 멀리 남은비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전장을 휘젓는 것이 보였다.
마치 정글의 여전사처럼 천 조각을 휘날리며 칼을 휘둘렀다.
그녀의 천 조각이 흔들거리면 가끔 그녀의 유두나 보지가 슬쩍 보였다.
그리고 어김없이 그녀의 보지에서는 내 정액이 방울방울 전장에 떨어졌다.
챙!
“윽!”
크아아! 죽어라!
적군의 간부쯤으로 보이는 거대 괴수가 남은비를 제압했다.
바닷가재처럼 보이는 몬스터는 두꺼운 갑각이 금속보다 단단한 몬스터였다.
【갑각 장군 Lv.47】
남은비와 2 레벨 차이였다.
엄청난 고레벨 구간이 아니라서 절대적인 우위는 아니었지만, 지금 상황은 위험했다.
“위험해!”
나는 그대로 달려가 갑각 장군의 다리를 잡았다.
“천추!”
쾅!
거대한 갑각 장군이 자신의 무게까지 더해 저 멀리 날아갔다.
태유극도를 익힐 때 불편하게 일부러 오일을 바르고 하는 이유를 알았다.
내 레벨은 20.
저 녀석의 레벨은 47.
그런 엄청난 차이에도 불구하고 내 기술이 먹혔다.
녀석이 휘청거리며 바닥에서 일어났다.
크아아! 감히 누가 나를 던진 거지! 누구냐!
“괜찮아?”
나는 남은비를 부축했다.
물컹.
그녀의 부드러운 거대한 가슴이 내 몸에 기대 왔다.
“괜찮아요. 저 녀석이 다시 올 거예요.”
“상관없어.”
“왜죠?”
“내가 더 강하거든.”
나는 아직 20레벨 특전을 선택하지 않았다.
레벨 특전은 10 단위로 강력한 것들이 나왔다.
레벨 업 특전【정력은 힘이다(A)】를 선택하셨습니다!
“내 모든 정력을 힘으로 치환한다.”
30분 간 모든 스탯이 정력 스탯만큼 상승합니다!
당신은 3일간 고자가 됩니다!
“크윽!”
물컹!
내 손에 남은비의 거대한 유방이 잡혔다.
심지어 그녀의 유두에서 소량의 모유가 내 볼에 묻었다.
하지만 나는 모유를 마시지 않고 털어냈다.
왜냐하면, 아무런 욕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 정력은 120포인트.
내 모든 스탯이 120 포인트 씩 상승했다.
크아아아! 죽어라!
“도망가!”
남은비가 큰소리로 외쳤다.
나는 갑각 장군의 집게발을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봤다.
“뭐야, 하품이 다 나오겠네.”
나는 슬쩍 갑각 장군 앞으로 갔다.
푹!
커억!
내 손이 갑각 장군의 배를 뚫고 안으로 들어갔다.
“게장 먹고 싶네.”
아, 안 돼!
촤르륵!
내 팔이 녀석의 명치를 지나 가슴으로 올라갔다.
그 이상은 내 키보다 더 높은 곳이었다.
하지만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저 점프를 하면 그만이었다.
꽈드득!
내 허벅지에 엄청난 압력이 느껴졌다.
하지만 고무공처럼 탄력이 넘치는 내 육체가 그 힘을 차분히 받아냈다.
“간다.”
콰과광!
갑판을 박차고 위로 올라서자 녀석의 머리가 분리된 채 내 손에 들려 있었다.
“세, 세상에!”
“못 해도 5급 괴수였는데.”
“저 사람은 누구야?”
헌터들이 나를 보고 입을 쩍 벌리며 말을 잃었다.
툭.
나는 웬만한 사람 몸통만 한 녀석의 머리를 바닥에 던졌다.
“치료 필요하신 분?”
갑판 위에 정적이 흘렀다.
“치료? 설마, 저 사람이 힐러라고? 어떻게 힐러가 저렇게 강한 거야?”
“남자잖아. 의료술사라고 들었는데. 분명해.”
“생각보다 엄청나게 강한 거 같아. 한 손으로 대장을 처리했어.”
나는 남은 부상자들을 치료했다.
“은비, 괜찮아?”
“예.”
그녀의 몸매를 봐도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녀를 부축해주었다.
물컹!
내 팔에 그녀의 유방이 달라붙어도 그러려니 했다.
으득!
내 옆에 서있던 류수경의 입에서 이빨을 가는 소리가 들렸다.
뭔가 화가 많이 난 거 같은데.
그 순간.
쿠아아아앙!
배 옆에 거대한 괴수가 튀어나왔다.
우리가 타고 있는 거대한 배와 거의 비슷한 크기로 거북이 몸체에 뱀의 머리가 튀어나와 있었다.
“레, 레벨이 80?”
배 위에 있는 모든 인원이 달라붙어도 이길 수 없는 상대였다.
“화풀이를 좀 해야겠군.”
그때였다.
류수경이 천천히 거대 괴수에게 걸어갔다.
쿠아아아! 콰아아아!
거대 괴수는 갑각 장군의 시체를 보고는 분노에 휩싸였다.
“시끄러워.”
챙!
류수경의 검집에서 검이 뽑혔다.
콰과과광!
사아아아아아아아악!
크아아아아!
쿵! 콰아아아!
괴수의 목이 잘리고 바다에 떨어졌다.
괴수의 거대한 몸집이 바다로 가라앉으며 거대한 파도를 만들었고 배가 위아래로 크게 출렁거렸다.
출렁! 물컹! 말랑!
남은비의 유방이 내 얼굴과 몸을 강타했지만 아무런 욕구가 들지 않았다.
어디선가 강렬한 시선이 느껴졌다.
그곳에는 류수경이 있었다.
그녀는 인상을 한 번 쓰고는 평소와 같은 무표정 상태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이미 죽은 괴수의 몸을 조각조각 내었다.
【백매검화 류수경 Lv.89】
생각해보니 우리 편에 치트키가 있었잖아.
레벨이 80 이상이면 엄청난 고레벨이라 레벨 1 차이라도 그 전력 차이는 몇 배나 생겼다.
레벨 80과 89의 차이는 저런 괴수가 군단으로 달려와도 류수경에게 생채기 하나 내지 못하리라.
“저분은 누구시죠?”
옆에 있던 헌터가 물었다.
“제 경호원입니다.”
“세상에 엄청난 경호원이네요.”
“그러게요. 싸우는 건 저도 처음 봤습니다.”
위협이 사라지자 우리 배보다 훨씬 커다란 배가 이곳으로 오는 것이 보였다.
몇 분 뒤 그쪽 배에서 이곳으로 사람이 넘어왔다.
“괜찮습니까? 방금 본 게 확실하다면 8급 괴수 씨 서펜트의 일종인 현무의 화신일 텐데. 어떻게 살아남으셨죠?”
다른 배에서 온 길드의 간부가 물었다.
“우리 배에 엄청난 고수가 있거든요.”
내 옆에 조용히 존재감을 지운 채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 엘프를 본 간부가 깜짝 놀랐다.
“깜짝이야! 대체 언제부터 여기 서있었던 겁니까?”
“엄청난 고수라서 눈앞에 있어도 존재감을 눈치 채지 못할 때도 있죠.”
“죄송한데 무공 경지가 어떻게 됩니까?”
그의 말에 눈을 감고 있는 류수경이 고요하게 고개를 저었다.
“말씀해주시기 싫으면 괜찮습니다.”
【진리의 눈】이 발동합니다.
류수경의 무공 경지는 화경 끝자락입니다.
“아주 엄청난 고수라는 것은 확실하죠.”
길드의 간부가 마른침을 삼키며 류수경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늘 고요했다.
“저희를 조금 도와주실 수 있습니까?”
“전투 상황은 하루에 십억.”
“드리겠습니다.”
“전쟁 상황은 하루에 삼십억. 상대는 강력한 부하를 많이 데리고 있군. 이 정도면 국가 간 전면전 급이다. 특히 해전은 에누리도 없다.”
류수경이 갑각 장군과 씨 써펜트를 검집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건, 좀 어려운데요.”
“그럼 힘들다.”
“그렇군요.”
류수경의 몸값이 내 생각보다 엄청나게 비쌌구나.
무협지를 조금 봐서 알지만 화경이란 경지는 언제나 주인공 주변에 있는 경지였다.
랭킹 1위는 아니어도 늘 그 주변에서 주인공을 빛나게 해주는 존재.
그런 사람이 왜 나를 지키고 있데.
길드의 다른 사람들이 갑각 장군의 시체를 보았다.
“이건 어떻게 죽였길래 시체가 이 모양이지?”
“중장비로 무식하게 조각낸 거 같군.”
“아, 그건 제가 한 겁니다.”
“네? 의료술사가 아닙니까?”
“왜요? 의료술사는 싸움하면 안 됩니까?”
“하나도 다친 곳이 안 보이는데요?”
“한 방에 죽였습니다.”
그때 길드원 한 명이 스마트폰을 들고 간부에게 달려갔다.
그는 내가 싸우는 모습을 감시 카메라에서 다운을 받아 왔다.
“이것 좀 보십시오.”
“흠, 음? 헉!”
간부가 영상을 보며 자세를 시시각각 바꿨다.
“이, 일격에?! 이건 길드 마스터님도 하기 힘들 텐데.”
“무슨 찰흙은 주무르듯 갑각 장군을 찢어버리며 잡았습니다.”
“세상에.”
“혹시 헌터 길드에 들어오실 생각 없습니까?”
나는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간부가 나와 류수경을 귀빈을 모시듯 큰 배로 안내했다.
“함께 가시죠. 의료술사님에게는 이런 작은 배는 어울리지 않아요.”
“은비도 같이 가자.”
“예.”
헐벗은 남은비를 보며 간부와 다른 헌터들이 얼굴을 붉혔다.
“이 분은 누구시죠?”
“남은비. 제가 배 안에서 성형을 해준 여자입니다.”
“남은비. 남은비? 날으는 돼지 남은비?”
수군. 수군.
사람들이 엄청나게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남은비? 그 돼지년?
설마, 어떻게 살이 빠져도 저렇게 변해?
너무한 거 아니야? 가슴은 또 왜 살이 안 빠졌데?
대박!
무슨 대박이야. 하나도 안 예쁘구만.
세상에! 너무 예쁘다! 당장 같이 가자!
마치 여름철 시골의 귀뚜라미 소리처럼 시끄러울 정도로 떠들었다.
남은비를 질투하는 사람들과 마음을 바꿔 친해지려는 사람들의 팽팽한 의견이 대립했다.
“그 남은비가 이 남은비가 맞습니까? 엄청 풍채가 보기 좋은….”
“네. 그런데요.”
내가 남은비의 허리를 안으며 말했다.
“부장님, 저 은비 맞아요. 매일 소주에 삼겹살 이십 인분.”
“아, 맞구나. 목소리도 살짝 바뀌었네.”
“부장님이 성대에도 살이 쪘냐면서 찼잖아요.”
“아, 그랬지. 네가 고백을 했고 내가 너를 찼었지.”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고마운데요. 덕분에 처녀라고 성훈 씨가 좋아하거든요.”
“처, 처녀?”
부장이라 불리는 여자가 남은비의 헐벗은 몸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너무 뚫어지게 쳐다보는 거 아닌가? 남의 여자의 몸인데.”
물컹!
내가 은비의 가슴을 쥐었다.
“헉!”
“아이고, 남자가 채갔네.”
“남자가 선택했는데 여자가 비빌 틈이 없지.”
꿀꺽.
다른 헌터들이 그녀를 보고는 군침을 삼켰다.
부장의 눈에는 아쉬운 감정이 가득 찼다.
“아, 아. 제가 실례를 했네요. 같이 이동하시죠.”
나는 은비의 허리를 더욱 강하게 안았다.
마치 내 여자니 넘보지 말라는 것처럼.
부장의 표정이 더욱 착잡하게 변했다.
철컥!
류수경의 검집이 다시 한 번 소리를 냈다.
뭔가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