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화 〉 전투 의무관(2)
* * *
“낭군님! 오랜만이에요! 저를 보고 싶지 않으셨나요? 저는 온종일 낭군님 생각만 했는데? 후흣.”
그녀가 싱글 생글 웃으며 말했다.
“자기 혹시 방글라데시에 거대 괴수 잡으러 간다고 하지 않았었나?”
“예? 제가요? 무슨 소리죠?”
위기! 위기! 위기! 위기!
“내가 잘 못 봤나 봐. 얼른 앉아. 마침 점심시간이네.”
시간은 10시 30분이었다.
“최간!”
최여진이 들어오지 않았다.
“엘리샤!”
잠시 후 엘리샤가 들어왔다.
엘리샤는 신태희의 정체를 몰랐기에 거침없이 들어왔다.
“와이?”
“오늘은 오전 진료 휴무야. 오후에 문 연다고 전해.”
“왓? 사람들 앞에 깔려 있어. 연예인들도 많은데.”
“사람 하나 살려준다고 생각해.”
“무슨 소리야. 디스 이즈 인셰인.”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문을 닫았다.
“수경 씨도 오늘은 쉬세요.”
“저는 의뢰인을 보호할 뿐입니다.”
“괜찮아요. 제 와이프랑 시간 좀 보낼게요.”
“예? 와이프요?”
류수경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
“네! 우리 사랑하는 사이거든요.”
신태희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와이프가 있었단 소리는 처음 듣는데요.”
이 여자가 자기 명줄을 재촉하네.
“저랑 사랑하는 사이면 모두 제 와이프죠. 하하하, 얼른 들어가 보세요.”
나는 억지로 그녀의 등을 밀며 방 밖으로 보냈다.
물컹!
그녀의 커다란 유방에 손이 닿았다.
“미안해요.”
“내 가슴을 만지는 걸로 사과하지 마!”
“헉!”
류수경이 소리치자 깜짝 놀랐다.
“미안하다. 경거망동을 해버렸군.”
류수경이 얼굴을 붉히며 밖으로 나갔다.
“저 여자 뭐예요?”
신태희가 섬뜩한 눈빛을 지었다.
“경호원. 저랑 다른 사람이랑 둘이서만 있는 게 걱정되었나 봐. 태희가 처음 보는 사람이라 불안하기도 하고.”
스킬【화려한 언변】이 발동했습니다.
그녀는 당신의 어떤 거짓말에도 속아줄 의향이 있습니다.
“그런…, 거죠? 호호호. 참 성실한 경호원이네요.”
그녀가 다섯층이나 되는 도시락을 칸칸이 열었다.
“이건, 성훈 씨가 좋아하는 초밥, 그리고 이건 며칠 전에 먹고 싶다고 한 양념 갈비 아! 어제는 운동하다가 시원한 냉면을 먹고 싶다고 했죠? 그리고 오늘 아침에 건강 드링크가 다 떨어졌다고 해서….”
“응? 그걸 자기가 어떻게 알아?”
위기! 위기! 위기! 위기!
신태희의 표정이 섬뜩하게 변했다.
그녀의 눈이 더욱 깊게 검은색으로 변했다.
“아! 꿈속에서 내가 말해줬나 보구나?”
위기! 위기! 위기! 위기!
아, 시발. 이 정도까지 하면 대충 맞장구 쳐주라고.
근데, 사실 그녀는 자신이 다중인격자라고 속였으니 엄청 당황할 만도 했다.
그녀 입장에서는 내가 그녀의 개수작을 알면 그 자체로 지구 멸망급 흑역사일 테니까.
“아, 혹시 제 주변에 친구라도 있나요? 요새 유명해지면서 워낙 사람을 많이 만나서. 가끔씩 처음 보는 사람도 제 정보를 알더라고요.”
“네?”
위기! 위기! 위기!
“글쎄, 저번에는 처음 보는 환자분이 냉큼 아이스크림을 주는 거예요. 전날에 내가 먹고 싶다고 한 똑같은 브랜드를! 알고 보니까 제 사생팬이 블로그랑 커뮤니티에 전부 올려서! 크으! 미국 대통령 손녀도 임신시키니까. 너무 유명해져서 저도 모르는 저에 대한 정보를 저보다 더 잘 안다니까요. 하하하! 아마 오늘 내가 화장실 간 횟수까지 인터넷에 떠돌아다닐 걸요. 하하하! 아, 말이 조금 많아졌네. 예쁜 여자 앞에서 늘 긴장해서 그런가 봐요.”
꽈악!
신태희가 내 손목을 강하게 쥐었다.
‘젠장, 아직 다섯 자릿수만큼 섹스도 못 해봤는데. 저 먼저 갑니다.’
나는 체념을 한 채 눈을 감았다.
이렇게 죽는구나.
“낭군님.”
“응?”
“누가 자기 부인한테 존댓말을 써요.”
“하하하, 그래. 아, 당황하니까 막 존댓말이 나오네. 같이 도시락 먹을까?”
“예.”
이 미친년의 현모양처 페티시를 받아주려면 오 분에 한 번씩은 목숨을 건 줄타기를 해야 했다.
우리는 식사를 하고 도시락을 치웠다.
“태희야, 조금 쉬고 갈래?”
“아잉, 저는 집에서 아니면 안 해요.”
“그래. 그랬었지.”
부끄러움은 더럽게 많네.
목욕탕도 같이 갔으면서.
아, 미모 하나만큼은 아직까지 본 그 누구도 감히 비비지 못할 에베레스트 같은 여자가 이리도 튕기다니.
어쩌면, 남자에 대한 깊은 상처가 있는 게 아닐까?
매일 남자인 척을 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신빙성이 있는데.
“그럼, 저는 가볼게요.”
“벌써 가려고?”
나는 그녀의 허리를 안았다.
꽈아악!
‘윽!’
그녀가 내 팔을 걷었다.
“너무 제 몸을 더듬지 말아 주세요.”
“같이 목욕탕도 갔잖아.”
“그날은 정신을 차려보니 그렇게 된 거고요. 정말 저를 어떤 여자로 아시는 거예요.”
조신한 현모양처 페티시 사이코패스 살인광 정신병자 히어로?
“미안해. 작별 키스 정도는?”
“뽀뽀만 하세요.”
“알았어.”
그녀가 먼저 눈을 감자 나는 급한 마음을 진정시키며 신태희의 입술에 돌격했다.
이런 미녀를 눈앞에 두고 후퇴할 내가 아니었다.
보뽀가 안 되면 딥키스라도 받아간다!
한 방 먹어라! 흐흐흐.
“츄우웁!”
나는 곧바로 그녀의 입술을 지나 혓바닥을 집어 놨다.
“읍!”
쩍!
“아아악!”
신태희의 입술에 피가 묻어 있었다.
“아앍! 앍!”
혀가! 혀가 잘렸다.
그것도 엄청 깊숙하게 잘렸다.
신태희가 반항하는 척 이빨로 물었지만, 실상은 그전에 내 혀를 엄청 깊숙이 빨아들이고 이로 물은 것이었다.
“아이참! 정말 못 말린다니까! 의료술사니까 그 정도는 고칠 수 있죠?”
미친년 한 번 만날 때마다 신체 중 한 부위씩 사라지잖아.
“그럼 다음에 봐요.”
신태희가 사라졌다.
“토훼복!”
스킬【초회복】을 사용합니다.
사아아!
“어얽! 퉷!”
혀가 회복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다른 피로감이나 온몸의 작은 생체기도 회복되었다.
“미친! 진짜 죽을 뻔했네.”
그나저나 나는 보았다.
그녀의 팬티 속에 있는 내 혀를.
# # #
“하으읏!”
나는 여성의 보지에 자지를 박고 있었다.
찔극! 쩔극!
“하앙! 흐응!”
“자기야!”
나는 그녀의 와이프의 보지에도 손가락을 넣어 휘저었다.
“흐읏! 자기야!”
“사랑해!”
“두 분의 사랑이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하아아앙!”
뷰르르릇!
그렇지 않아도 물이 좋았던 병원의 환자들 미모가 완전히 하늘을 찌를 듯 올라갔다.
연예인들도 걸핏하면 찾아왔고 옆 나라 일본이나 중국의 미녀들도 찾아왔다.
가끔씩 프랑스, 미국 등 서방 국가에서도 미녀들이 찾아와 성형이나 임신 시술을 받았다.
“최간, 마개.”
“네.”
나는 익숙하게 자지를 뽑고 정액이 살짝 흘러나오자 보지 마개로 미녀의 보지를 막았다.
“하아아아.”
그녀가 보지 마개의 촉감에 또다시 조수를 흘렸다
요새 버는 돈이 많아져서 보지 마개도 고급으로 바꾸었다.
내 이름과 병원의 로고인 황금자 지도 새겨 넣었다.
몇몇 여자들은 목욕탕을 가며 마치 액세서리처럼 보지에 마개를 끼고 탕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제 황금 자지 병원은 임신을 넘어 문화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세계 명문의 위치에 올라서고 있는 것이었다.
새로운 손님이 찾아왔다.
이미 아는 얼굴이었다.
바로 얼마 전 태유극도 체육관에서 나와 대련을 했던 포니테일 여자였다.
나를 이기고 전리품으로 내 정액을 뽑아 먹은 기억이 있었다.
“호, 맛있는 건 천천히 드시겠다면서 저를 찾아오셨네요.”
“예.”
백인과 혼혈로 보이는 그녀는 서양인처럼 오뚝한 콧날과 진한 쌍꺼풀 커다란 입술을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미녀상이었다.
바에서는 붉은 차이나 드레스를 입고 내게 술을 사주었고, 태유극도 체육관에서는 내게 승리를 하고 블로우 잡을 해주었다.
그런데 오늘 또 병원에 찾아왔네.
이 여자 뭐지?
“임신시켜드릴까요?”
“하하하, 감사하지만 필요 없어요. 저는 지금 중요한 일을 하고 있어서요.”
“그럼 무슨 용무로 오셨죠? 성감 개발? 몸매 성형? 그것도 아니면 불치병? 불치병은 돈으로 안 될 수 있어요.”
“아니에요. 사실 저는 인터폴 요원입니다.”
“인터폴이요?”
“예, 국제경찰. 인터폴.”
스윽.
그녀가 인터폴 신분증을 꺼내 내게 보여주었다.
그곳에는 그녀의 사진과 이름이 적혀있었다.
“이름이…, 참 특이하네요.”
“예. 보지키스 화이트홀. 한국에선 조금 부끄러운 이름이죠. 아버지가 미국인이라 이런 어감이 특이한 줄 몰라요.”
“아버지요?”
“예. 저는 자연임신으로 태어났거든요. 어머니는 감히 아버지의 말을 거부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따랐죠. 다행히 미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이름으로 괴롭힘을 받은 적은 없어요.”
“천만다행이네요. 보지키스 씨.”
“화이트홀이라고 불러주세요. 우린 아직 서로를 이름으로 부를 정도로 친하지 않잖아요.”
그녀는 국제 수사관답게 당당함을 잃지 않고 내게 제안을 하나 했다.
“고요의 바다라는 길드가 있어요. 당연히 헌터의 길드고 히어로도 몇몇 한 발 걸치고 있죠. 히어로가 사기업의 손을 잡는 게 불법인데도요.”
“고요의 바다. 물과 관련이 있는 이름이네요.”
“예. 주로 해상 운송과 던전을 공략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길드 랭킹 50위쯤일 거예요.”
길드 랭킹 50위.
대기업과 중견기업 사이의 애매한 위치의 길드였다.
“최근 이 길드가 여러 가지 범죄와 연루되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어요. 몬스터에서 채취한 마약성 약물을 만들고 유통하거나 아니면 던전을 몰래 장악해 불법으로 운영하고 있다거나.”
“악질이네요.”
“그중 가장 악질은 인류를 배신했다는 거죠.”
“네?”
“7년 전에 동해의 독도 인근에서 초거대 규모 던전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어요. 이 던전의 정찰을 고요의 바다 길드가 맡게 되었죠. 그때는 이름도 재국이 길드였어요.”
“재국이? 혹시 길드장 이름이 재국이었나요?”
“아니요. 길드장의 아들이 재국이었어요. 김재국.”
“김재국?”
“예. 아시는 이름이죠? 보일 대학교의 헌터 학과 수석. 그리고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엘프의 전 남자 친구. 그 사람이 고요의 바다 길드의 후계자죠.”
“점점 저를 찾아온 이유를 이해하게 되네요.”
나는 흥미진진한 기분에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고요의 바다라고 이름을 바꾼 이후 동해 던전의 모습이 거짓말처럼 사라졌어요. 사람들은 그 소규모 길드가 던전을 공략했다고 생각했죠. 실제로 길드의 사람들은 엄청나게 강해지고 수많은 아이템과 부산물을 가지고 돌아왔고. 영웅으로 추앙받았죠.”
“대단하네요.”
“대단할 것도 없어요. 그들은 인류를 배신했으니까. 동해 던전은 공략되지 않았어요. 고요의 바다 길드는 던전 몬스터에게 투항하고 인류의 반역자가 되어 지금 승승장구를 하고 있죠.”
“그렇군요. 하지만 그게 저를 찾아온 이유가 되지는 않을 거 같은데요. 솔직히 제가 김재국의 여자 친구를 뺏은 게 맞지만. 또 무슨 상관입니까. 저는 히어로도 아니에요.”
“셀렉티오가 당신을 추천했어요. 당신이 나선다면 본인도 도와주겠다고.”
“셀렉, 뭐요?”
“셀렉티오요. 지상 최강의 히어로. 그가 당신을 추천했다고요.”
셀렉, 시발, 티오!
내 하나밖에 없는 자궁 친구.
“당신이 적들의 본진과 그곳으로 가는 방법만 알아내면 나머지는 셀렉티오가 알아서 해결해 줄 겁니다.”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아내죠?”
“우리도 정보원이 있습니다. 곧 고요의 바다 측에서 연락이 올 거예요. 그저 그들과 친하게 지내며 기회를 엿보세요. 당신은 매력적인 자지를 가지고 있으니까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거예요.”
“저기요. 보지키스. 아니, 화이트홀 씨. 저는 병원일로 바쁩니다.”
“셀렉티오가 당신을 ‘선택’했어요. 이게 무슨 말인지 몰라요? 셀렉티오는 선택을 번복하지 않아요.”
셀렉티오.
말 그대로 선택하는 자였다.
내게 거부권 따위는 처음부터 없었다.
그래서 신태희가 나를 찾아온 것이로구나.
나와 조금이라도 연관되길 위해서.
사이코패스 히어로의 짝사랑이라니.
“좋습니다. 다 알겠어요.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뭐죠?”
보지키스가 요염하게 다리를 꼬았다.
“이 일을 한다고 해서 제게 남는 게 뭡니까?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부자예요.”
“성훈 씨, 이건 인류를 위한 일이라고요.”
“인류 건 나발이건 보상이 중요합니다만.”
“사실, 성훈 씨에 대해 조사를 해봤어요. 요새 셀렉티오에게 찍혔다면 서요?”
“벌써 소문이 났나요?”
“후훗, 셀렉티오에게 사생활은 없어요. 움직이는 핵폭탄이나 마찬가지니까.”
신태희가 어째서 정신병이 하나씩 생겼는지 알 수 있는 말이었다.
보지키스가 팔짱을 끼자 그녀의 커다란 유방이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만약, 성훈 씨가 이 일을 완수해준다면 셀렉티오에게서 벗어나게 해 드리죠.”
“네? 어떻게요?”
“그건 우리가 알아서 할 문제입니다. 어때요? 매일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고 싶으신가요?”
“아니요!”
“그럼 거래를 응하신 걸로 알겠습니다.”
그녀가 의자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저기, 화이트홀 씨.”
그녀가 요염하게 뒤를 돌아봤다.
“죄송하지만, 보지에 키스 한 번만….”
“훗, 가장 맛있는 건 마지막에 드세요.”
그리곤 그녀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보지키스! 언젠가 따먹고 말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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