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귀한 세계의 절대자-26화 (26/117)

〈 26화 〉 진로 결정(3)

* * *

­ ­ ­

트롤 로드의 영약(S)

트롤 로드의 심장과 귀한 마법 재료들의 엑기스가 모인 희대의 명약.

고대에 소실된 연단법으로 제조했다.

­ ­ ­

박사와 함께 연구소 도서관에 있던 책의 내용을 복원하여 만든 약이다.

“딱 다섯 알이 나왔네요.”

사람 머리만 한 트롤 로드의 심장과 거의 한 포대가 되는 고급 재료들이 고작 엄지손가락만 한 단약 다섯 알로 응축되었다.

“한 알씩 받아요.”

나는 박사와 강한나, 한조현에게 트롤 로드의 영약을 한 알씩 주었다.

“이렇게 귀한 걸 줘도 괜찮겠어요? 한 알, 한 알이 이백억 원은 넘을 걸요.”

“괜찮아요. 세 분은 이곳에 있는 저를 돌봐준 은인이잖아요. 모두 제 여자예요.”

“성훈 씨….”

이곳의 남자에게는 결혼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수가 워낙 부족해서 최대한 많은 여자를 임신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만약, 남자가 결혼을 한다면 그 아내가 사회적으로 엄청난 지탄을 받았다.

남자와 사랑에 빠져 둘만의 사랑을 나누다가 엄청난 비난을 받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세계에서 남자는 사회를 위한 공공재였다.

남자의 결혼은 엄연히 불법이었고 그것은 전 세계 공통이었다.

물론, 사실혼은 존재했지만 그들이 사실혼 상황을 유지하려면 남자는 부지런히 다른 여자들을 임신시켜야 했다.

“당신들은 모두 제 아내들이에요.”

“크흑.”

강한나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나는 트롤 로드의 영약을 삼켰다.

“큭!”

엄청난 약력이 내 식도를 지나 심장을 감싼다.

몸이 뜨겁다.

“아악!”

솨아아아아!

내 온몸에서 황금빛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트롤 로드의 영약】으로 인해 모든 스탯이 30 증가합니다!

­새로운 스탯 【회복력】이 생성되었습니다!

­새로운 스킬 【초회복(A)】이 생성되었습니다!

나를 따라 여자들도 영약을 먹었다.

“주인님.”

“흠.”

의약실 구석에서 알몸 도게자를 하고 있는 최여진이 보였다.

“너 같은 쓰레기에게 이런 영약이 어울릴 거 같냐?”

퓻!

도게자를 한 상태로 욕을 먹자 보짓물을 뿜는 최여진.

나는 녀석의 입에 영약을 넣어 주었다.

녀석은 괘씸하게 영약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내 손가락을 빨았다.

“건방진 년.”

“되둉함미다.”

“그래도 네가 영약을 만들 때 도움을 주긴 했지.”

꿀꺽.

“감사합니다. 죽을 때까지 봉사할게요.”

“누구 마음대로? 너 같이 쓸모없는 년은 당장 길거리에 버릴 거야.”

“주인님! 흑! 흑! 절 버리지 마세요!”

“울먹이면서도 보짓물을 줄줄 흘리는군.”

나는 보지즙을 쭉쭉 흘리는 최여진의 보지를 발로 밟았다.

“크흑! 감사합니다!”

“벌이야!”

“크흐흐흥! 흐응!”

그때 한조현이 나를 불렀다.

“성훈 씨, 소개해줄 사람이 있어요.”

“누구죠?”

“앞으로 3년 간 성훈 씨를 보호해줄 경호원이에요.”

“경호원이요? 저는 딱히 경호원이 필요 없는데.”

“아니요. 성훈 씨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남자 중 한 명이예요. 아직도 노리는 곳이 많을 거예요.”

셀렉티오의 경고에도 나를 노린다라.

하긴, 막장 인생들이야 어떤 짓을 할지 아무도 모르지.

“따라오세요.”

나는 박사와 강한나 그리고 한조현과 함께 방문을 나갔다.

“너는 그대로 도게자를 하고 있어. 감시 카메라로 감시할 거야.”

“네에엣!”

최여진이 너무나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게 벌인 지 상인지도 모르겠군.

# # #

일행이 회의실로 들어가자 한 여성이 앉아있었다.

고요하게 눈을 감고 있는 여성은 백발의 미인이었다.

귀가 뾰족하고 머리에는 머리카락이 귀를 가리지 못하도록 특이한 모양의 머리띠를 하고 있었다.

“이분이 제 경호원인가요?”

“예. S급 헌터 류수경 님이세요.”

히어로와 헌터는 다른 형식으로 계급을 먹였다.

히어로는 브론즈, 실버, 골드, 플레티넘, 다이아,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 순으로 등급을 먹였다.

반면 헌터는 F에서 S급으로 간단하게 알파벳으로 등급을 먹였다.

“안녕하세요. 의뢰인. 저는 류수경. 강호에서는 백매검화라고도 불립니다.”

그녀가 청아한 목소리로 인사했다.

“이분은 화산파가 망하기 전에 실제로 화산파 제자셨어요. 현재 있는 화산파 재건에도 도와준 원로 중 원로죠.”

그녀의 귀와 미모를 보니 엘프가 확실했다.

“엘프 맞죠?”

“정확히는 순혈 하이엘프입니다.”

크으, 그래서 그런지 저렇게 청순했구나.

“눈은 왜 감고 계세요?”

“과거 전투로 눈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청력과 후각으로 충분히 앞을 볼 수 있죠. 마음은 눈은 신체의 눈 보다 더 뛰어납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묵직한 게 강호의 고인이 맞았다.

박사는 내가 마음에 들어 하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정부에서도 성훈 씨가 우리나라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엄청난 투자를 하기로 했어요. 아무리 간단한 일상 경호 의뢰라도 S급 헌터라면 엄청난 예산이 들거든요.”

“얼마나 드는데요?”

“1년당 백억 이요.”

전쟁터에 보내는 것도 아니고 그냥 졸졸 따라다니는 건데도 백억?

“총 3년 간 계약으로 성훈 씨를 안전하게 보호해줄 거예요.”

그 300억 그냥 나한테 주면 안 되나?

괜히 입맛이 쓰다.

“근데, 과거 진짜 화산파 제자셨다면 나이나….”

쒜엑­!

내 앞에 머리카락이 날렸다.

툭.

뭔가 지나간 거 같은 기분인데.

후드룩.

내 옷의 앞섶이 잘려 바닥으로 떨어졌다.

“성훈 씨!”

“괜찮아요?”

여자들이 내 몸을 챙겨주었다.

“제게 나이 얘기는 하지 마세요. 경고입니다.”

정말 괴팍한 헌터로군.

“이건 뭐죠?”

나는 그녀의 특이한 머리띠를 만지려 했다.

탁!

그녀가 표정을 찡그리며 내 손을 쳤다.

고수라서 그런지 살짝만 쳤는데도 손이 얼얼했다.

“제 머리띠는 건들지 마세요. 제겐 눈과 같은 귀를 보호해 주는 도구니까.”

특별한 마법이 걸린 머리띠인 모양이다.

그나저나 명문 문파 출신이라더니 여리여리하게 생긴 것과 다르게 행동이나 말투는 엄격하고 칼 같았다.

“알았어요.”

나는 얼얼한 손을 풀며 대답했다.

“다음 달부터 지낼 곳은 정해두셨나요?”

“아니요. 일단 서울이 좋겠죠. 병원을 열려면 인구도 많아야 하니까.”

“어떤 병원을 열거죠?”

나는 씩 웃었다.

“임신 병원이요.”

“네?”

“임신시켜주는 병원. 그 외 성감 개발이나 체형 교정, 가슴 수술, 기타 등등 병들도 볼 거예요. 이래 봬도 제 능력은 만능이니까요. 물론, 너무 심하거나 긴급한 부상은 고칠 수 없지만.”

“멋있네요. 병원 이름은 뭐라고 지을 거죠?”

“황금 자지 병원이요.”

“성훈 씨라면 분명히 크게 성공할 거예요.”

# # #

서울시 한 대형은행.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실내가 한순간 조용해졌다.

“설마, 저 사람?”

“로미오?”

“저 옆에 있는 예쁜 사람은 누구지?”

“사람이 아니라 엘프 같은데.”

나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며 대기석에 앉았다.

“앉으세요. 다리도 아플 텐데.”

“전혀요. 언제나 적들을 대비해야 합니다.”

류수경은 고요한 표정으로 귀를 기울이며 주변을 경계했다.

“저를 따라오시죠.”

그때 은행 직원이 나에게 걸어왔다.

“예? 저 순번 기다리고 있는데요.”

“남자는 VIP룸에서 상담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나는 직원을 따라 VIP룸으로 따라 들어갔다.

“무슨 용무로 찾아오셨죠?”

“대출을 받으려고요.”

“아, 대출이요? 어떤 용도로 돈을 빌리시려고 하십니까?”

“사업을 하려고 합니다. 병원을 열거예요. 저는 황색 아우라의 의료 권능자입니다. 실제 의료 지식은 없지만, 권능이 ‘신의’라서 거의 만능에 가깝죠.”

“흠, 그렇군요. 이런 경우 병원의 전공에 따라 대출한도가 크게 바뀌는데 주요 전문분야가 어떻게 되죠?”

“굳이 따지면 산부인과와 성형외과예요.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거의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아직, 숙련도가 부족해서 산부인과와 성형외과에 집중해야겠지만.”

“흠, 애매하군요. 산부인과라면 마법으로 아이를 수정시키는 건가요?”

나는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천천히 일어났다.

“저는 아이를 마법으로 임신시키지 않습니다. 바로 이걸로 하죠.”

스르륵.

나는 우람한 황금 자지를 은행원에게 보여주었다.

“이건….”

“예. 우리 병원은 백 퍼센트 자연 잉태입니다. 병원의 이름은 황금 자지 병원. 어때요? 돈이 될 거 같죠?”

“대단합니다. 이 정도면 얼마 가지 않아서 이자는 물론, 원금도 갚겠네요. 사실, 남자라면 웬만하면 대출이 잘 나오는 편이죠. 평균적으로 능력도 좋고. 정 안 되면….”

그녀가 말끝을 흐렸다.

“정 안 되면, 뭐요?”

“몸으로도 갚을 수 있고요.”

이 세계의 남자의 위치는 참으로 애매하다.

높은 건지 낮은 건지 잘 모르겠다.

“아마 성훈 씨의 자지라면, 충분히 높은 가치로 금방 빚을 변제할 수 있을 겁니다.”

“하하하, 저는 사업이 승승장구할 거라 그런 확률은 없을 거예요.”

“두고 보시죠. 장사란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법이거든요. 만약, 몸으로 갚게 되시면 제가 조금 도와드리죠.”

사악.

은행원이 치마를 살짝 걷어 올리자 그녀의 스타킹이 젖은 것이 보였다.

“나중에 우리 병원에 오시면 임신시켜드릴게요.”

“정말요? 호호호. 너무 좋은데요.”

“예약은 필수일 겁니다.”

그녀는 내가 가져온 사업 계획서를 천천히 읽어보았다.

“수도권 한가운데 이런 병원이라니. 돈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겠군요.”

“저는 따로 의료 기구가 필요하지 않아서 괜찮습니다. 오로지 권능으로만 환자를 돌보거든요. 대신 번화가에 지을 거라서 대부분 부동산 관련 비용이죠. 가구랑.”

“흠, 알겠습니다. 권능만 믿고 일반 의술에 미숙한 사람은 평균적으로 의료 사건을 낼 확률이 높지만…, 그래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니 괜찮겠네요.”

쾅!

그가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저희 은행의 동반자가 된 것을 환영합니다. 이성훈 씨.”

“하하하, 감사합니다.”

그때 류수경이 헛기침을 했다.

“어서 바지부터 올리시죠.”

“어차피 보이지도 않잖아요?”

“공기의 진동으로 그곳의 크기와 생김새를 자세히 감지할 수 있어요.”

그녀가 기다린 귀를 기웃기웃 움직이며 말했다.

“또한 후각으로 전부 구분이 갑니다. 살짝 달콜한 매화향…, 참으로 신기하군요.”

그녀는 멸문한 오리지널 화산파의 제자 출신.

공교롭게도 나는 자하신공의 명맥을 남몰래 잇고 있는 자였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안 올릴 수 없겠군요.”

나는 은행원의 시선을 즐기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얼른 바지를 올렸다.

이 엘프는 오래 살아서인지 아니면 무공 고수라서 그런지 몰라도 남자를 돌같이 보는 엄격한 인격의 소유자였다.

그날 오후 나는 앞으로 내가 묵을 집을 찾아다녔다.

“흠, 여기가 좋겠군.”

아담한 원룸을 보았다.

지금은 사업 준비로 돈이 부족했기에 원룸에서 머물지만 단 몇 달 만 지나면 훨씬 커다란 곳에서 살 것이다.

“설비도 마음에 들고, 방음이 조금 걸리지만 그래도 나머지는 훌륭하네.”

그때 류수경이 팔짱을 꼈다.

“여긴 둘이서 살기 조금 좁겠네요.”

“네? 둘이서요?”

“예. 저와 의뢰인. 둘이 같이 살아야죠.”

“그게 무슨 말이세요?”

“적들은 언제 어디서 덮쳐올지 몰라요. 그런데 혼자서 지내시려고요? 설마, 일 년에 백억 씩 받으면서 경호에 허점을 보일 거라고 생각하신 건가요?”

“그래도 퇴근은 있어야죠. 이런 곳에서 어떻게 같이 살아요.”

털썩.

꿀렁!

그녀가 방바닥에 앉자 수련복의 흉부가 파도처럼 크게 흔들렸다.

펑퍼짐한 수련복에 가려진 엄청난 크기의 가슴이었다.

“제 자존심을 건들면 더 이상 참지 않겠습니다. 저는 의뢰에서 단 한 번도 실패한 적 없어요. 전쟁터에서도 의뢰인을 보호해 본 적도 있습니다.”

그녀의 말에 나는 입이 쩍 벌어졌다.

500살이 넘은 백발의 순혈 하이엘프랑 같이 살라고?

그것도 맹인 검객의 엄격한 인격자와?

나야 좋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중요한 건 얼굴과 몸매지.

그녀의 얼굴과 몸매는 지금 당장 미인 대회에 나가도 당당히 우승을 할 미모였으니까.

“아, 알겠어요. 저와 함께 살아주신다면 저야 감사하죠.”

찔긋.

응?

고요하게 눈을 감고 있는 이 여자의 표정이 살짝 바뀌었던 거 같은데.

샤삭!

그녀가 화장실로 향한다.

“저는 먼저 씻겠습니다.”

“예.”

왜 저렇게 급하게 씻으러 가는 거야.

물컹!

그녀가 쌓아놓은 짐을 피하며 좁은 공간을 지나가려다가 거대한 가슴이 벽에 짓눌리며 부닥쳤다.

“확실히 집이 조금 좁군요. 1년에 백억을 감당하면서 집은 이렇게 좁다니. 이런 의뢰인은 처음입니다.”

“뭐, 지금은 돈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죠. 하하하.”

“하아, 그럼 저도 짐을 챙겨서 이곳으로 와야겠네요.”

이상한 동거의 시작이었다.

류수경은 화장실에서 샤워를 시작했다.

그때 불청객이 찾아왔다.

끼익.

그때 문이 열리며 누군가 커다란 짐을 들고 왔다.

“영차, 영차!”

커다란 봇짐을 가지고 온 것은 내 하나뿐인 노예 최여진이었다.

그녀가

“둘이서 살기에는 많이 좁네요. 우리 본가에 있는 개집 보다 작아요!”

“네가 왜 여기서 살아?”

“예? 노예가 주인님이랑 같이 살지 어디서 살아요?”

환장하겠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