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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귀한 세계의 절대자-8화 (8/117)

〈 8화 〉 섹스를 하면 칭찬을 받는다(2)(수정)

* * *

'가증스러운 새끼.'

나를 잡아먹으려고 온 새끼가 건방지기 그지없었다.

봐주고 안 봐주고를 떠나서 김도정은 애초에 나의 권능이 높았다면 나를 약으로 만들어 먹으려 했던 놈이다.

나중에 확실히 복수를 해주겠지만, 지금도 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래, 어떻게 자네의 능력으로 나를 놀라게 해 줄 생각이지?”

김도정이 거만하게 물었다.

“제가 대마도사 님의 고질병을 치료해드리겠습니다.”

“병? 하하하하! 히어로 랭킹 2위인 이 몸에 병? 지금 장난하나? 나는 지금 당장 극독을 마셔도 병이 생기지 않을 걸세.”

“훗, 일단 진찰을 해보도록 하죠.”

나는 이미 이 녀석의 상태창을 보고 관절염이 있다는 것을 안다.

모르긴 몰라도 자신의 약점을 들키고 싶진 않겠지.

전 세계의 빌런들. 아니, 히어로들도 그의 약점이라면 천금을 아끼지 않을 테니까.

나는 김도정의 손목을 잡고 맥박을 짚는 척했다.

맥박으로 어떻게 관절염을 진찰하냐고?

애초에 나는 의료 지식이 있어서 회복술사가 된 게 아니었다.

의료 권능자라서 회복술사가 된 것이지.

그런 건 아무런 상관없었다.

“흠.”

­【진리의 눈】이 발동합니다.

김도정의 오른쪽 무릎에 붉은 동그라미가 보인다.

다른 관절은 멀쩡한 데 이곳만 짙은 붉은 표시가 보이는 것이 부자연스러웠다.

붉은 동그라미 중심에 검은 상흔 같은 게 보였다.

­ ­ ­

안타리안 여제의 독상

안타리안 여제의 독으로 입은 상처입니다.

보통 일반인은 한 방울만 몸에 닿아도 핏물이 되어 절명합니다.

­ ­ ­

그렇군.

랭킹 2위인 히어로가 관절염을 겪는다면 고작 나이 때문이 아닐 것이었다.

반대로 이런 엄청난 상처를 갖고 있으면서 관절염 정도로만 고생을 한다니.

역시 강자는 강자였다.

“뭔가 독으로 인한 부상이 보이네요. 고질적인 염증이 있으신 거죠? 엄청난 독으로 보이는데.”

“서, 설마 자네 눈에는 그게 보이나?”

“예. 아주 선명하게 잘 보입니다.”

그의 눈동자가 떨렸다.

“그 어떤 치료 권능자도 치료는 커녕 발견도 못 한 부상이야. 확실히 동향 사람은 다르군.”

“하하하, 그렇습니까?”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해.”

“예?”

“치료를 해보게.”

“흠, 제가 손해 보는 거 같은데요."

“그건 백억이 넘는 물건이야.”

“이건 저만 치료할 수 있는 염증이죠.”

으득.

김도정이 이를 갈았다.

녀석이 분해할수록 내 기분은 점점 좋아졌다.

“뭐, 까짓 거 동향 사람이니 서비스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곤란하다고요.”

“뭐가?”

“방금 말씀드렸다시피 제 권능은 한 번 발동하는데 많은 힘을 소요합니다. 그건 바로 제 생명력입니다.”

“뭐? 생명력? 그래. 그럼 말이 되는군. 자신의 수명을 태우는 의술이라. 엄청나군. 하하하, 자네를 쓰레기라고 부른 것을 사과하지. 자네가 그토록 주저한 이유를 알겠어.”

­【진리의 눈】이 【현자의 눈】을 현혹합니다.

그 와중에 내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현자의 눈으로 확인하다니.

정말 표리부동한 녀석이 아닐 수 없었다.

내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확인한 녀석이 안타까운 한숨을 쉬었다.

“끙…, 일단 현재 제 권능은 미약한 수준이라 완전히 치료할 순 없습니다.”

“그래 그렇겠지. 이곳에 온 지 며칠 되지 않았으니까.”

“그러니 관절염을 완화해드리겠습니다. 그 이상은 아무리 봐도 제가 건들 수준이 아니에요.”

“큼큼, 그렇지. 사실 우리끼리의 말인데. 이건 북극에 살고 있는 안타리안들의 황제가 내게 준 상처라네. 그때 세계 히어로들이 엄청나게 죽었지.”

그가 자신의 상처가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와! 대단하네요. 엄청나게 강한 상대인 게 틀림없어요. 감히 대마도사 님의 몸에 상처를 입히다니.”

“크크크, 그렇지. 덕분에 녀석은 한쪽 팔을 잃었어.”

내 아부에 녀석이 환하게 웃었다.

“자, 그럼 제가 치료를 해드릴게요. 트롤 로드의 심장이나 준비해 주십시오.”

“흥! 안타리안의 독을 치료하는 건 그렇게 쉽지 않을 걸세. 자네 혀나 준비를 하라고!”

나는 그의 무릎에 손을 올렸다.

‘S포인트를 사용. 관절염을 치료한다.’

­S포인트 350이 필요합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포인트는 250포인트.

이중 일부만 제거해도 김도정은 좋아하겠지.

방금 화장실에서 쓰리썸을 하며 업적을 여러 개 달성하며 얻은 포인트들이었다.

­【진리의 눈】이 발동합니다.

­상대는 엄청난 반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흠, 김도정은 최상위 히어로였다.

보통 그 정도로 강자가 되면 육체가 너무 강해서 의료시술을 하려고 해도 불가능하다.

메스로 몸을 찔러도 들어가지 않고 마법 저항력도 너무 높아서 권능이나 마법도 잘 들지 않을 것이다.

“내기를 하기 전에 말씀을 드렸듯이 제 지도에 따라주세요. 일단 최대한 제 권능을 몸에 받아주셔야 해요.”

“알았네.”

“저항력이 너무 강해서 제 권능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요.”

“허허, 최대한 신경 쓰지. 제발 치료에 집중해주게.”

지긋지긋한 관절염에서 해방되고 싶은 것은 김도정도 마찬가지였다.

이 자존심 강한 노친네가 내게 부탁하는 것이 꽤 재밌었다.

흠, 다른 식으로 문제를 접근하면 어떨까?

절대자의 권능은 그냥 사용하면 S포인트를 굉장히 많이 소모한다.

도저히 섹스로 다 모으기 힘들 수준으로.

하지만 약간의 꼼수를 쓰며 S포인트를 획기적으로 아낄 수 있었다.

‘김도정의 관절염을 성장형으로 바꾼다.’

“호오!”

관절염이 살짝 약해졌을 것이다.

‘크크크, 좋아하긴.’

나는 손으로 김도정의 무릎을 만졌다.

‘이십 년에 걸쳐서 그의 온몸에 퍼지는 식으로 바꾼다. 하지만 처음에는 그에 상응하게 미약한 힘으로 시작.’

­120 S포인트가 듭니다.

확실히 엄청난 독이었다.

이십 년이라는 얼토당토 안 한 기간을 집어넣었는데도 이 모양이다.

이제 욕심이 생겼다.

나를 잡아먹으려 하고 또 쓰레기 회복술사라고 무시했던 이 녀석에게 S포인트를 최대한 적게 쓰고 싶다는 욕심이었다.

거기다 내 손으로 직접 복수를 할 기회도 주어졌다.

이런 기회를 그냥 놓칠 수야 없지!

‘평범한 사람에게는 전혀 무해한 조건 추가. 단, 노약자 특히 이백 살 이상을 산 초 고령자에게만 매우 치명적인 옵션 추가.’

­90 S포인트가 듭니다.

쓸데없는 제한을 하나씩 넣자.

‘마력에 효과적으로 반응한다. 대신 마법을 쓰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절대’ 무해하다.’

­30 S포인트가 필요합니다.

크크크크, ‘절대’라는 옵션이 불리한 쪽으로 붙으니까 S포인트가 확 줄어들었다.

만약, 나중에 의사가 김도정의 온몸에 퍼진 염증을 보면 엄청나게 까무러치겠지.

­노약자와 마법사에게만 치명적이고 일반인에겐 감기보다 못 한 병에 대마도사 님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말하려나? 크크크.

만약, 수십 년에 걸쳐서 퍼지는 병이 아니라면 너무나 치명적인 독이라 오히려 S포인트가 엄청 많이 필요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복수의 의미로 아주 악독한 옵션을 집어넣어 주지.’

­잠을 잘 때만 고통을 느낀다. 옵션을 추가했습니다.

­S포인트 75가 필요합니다.

흠, 오히려 포인트가 늘었다.

애매하지만, 질병을 다운 그레이드가 아닌 업그레이드를 시켜서 그런 모양이다.

하지만 김도정을 엿 먹이기 위해서 75 포인트쯤이야 별 것도 아니었다.

까짓 거 길거리에서 섹스 몇 번 하면 그 이상으로 포인트를 벌 수 있는 양이었다.

“실행.”

화아아아!

내 손에서 아름다운 황금빛이 타올랐다.

“오오, 아름다운 효과로구나.”

효과는 무슨, 이게 내 진짜 아우라 색이다. 바보야.

치료(?)가 완료되었다.

“호오! 정말로 다 나았어! 전혀 아프지 않아!”

그가 일어나 무릎 관절을 움직이며 기뻐했다.

“하하하, 아닙니다. 그저 잠깐 진행을 멈췄을 뿐입니다. 엄청난 독이 틀림없어요. 저라도 이 정도만 늦추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 정도로 심각했다고? 그건 아니었을 텐데….”

김도정의 눈이 타올랐다.

그의 눈에는 의심이 가득했다.

그가 자신의 현자의 눈으로 자신의 상처와 나를 번갈아 보았다.

­【진리의 눈】이 【현자의 눈】을 현혹합니다.

“흠, 확실히 완화가 되었군.”

크크크, 이백 년 간 진실 만을 말해주었던 현자의 눈이 오히려 자신의 뒤통수를 치게 될 줄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나중에 상처에 이상이 생겼다고 해도 그냥 나는 모른다고 대답하면 그만이었다.

어차피 저 녀석이 현자의 눈으로 내 말의 진실을 판단하려고 할 테니까.

나는 적당히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병을 키운 건 당신이라고 말을 하면 되겠지.

무려 200년이 넘도록 현자의 눈의 말을 절대적으로 믿은 김도정이었다.

내가 현자의 눈을 속이면 그는 감쪽같이 속을 것이다.

‘딱, 십 년만 지나 봐라. 무릎의 통증이 서서히 일어나며 다리 전체에 염증이 퍼지고 밤에는 잠을 자지 못 할 거다.’

그때쯤 다리를 자르면 좋겠지만, 자존심 강한 히어로라 그럴 확률도 낮았다.

그러면 염증이 온몸으로 퍼질 수도 있겠지.

무엇보다 십 년 정도 후면 내가 강해져서 이 녀석에게 직접 복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맙네! 정말 고마워! 내가 당장 트롤 로드의 심장을 보내지!”

‘크크크, 바보 같은 자식.’

“저 죄송합니다만, 돈 좀 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이곳에 와서 빈털터리라서요.”

“암! 내가 트롤 로드의 심장을 보내며 계좌이체로 시켜주겠네. 섭섭하지 않게 보내줄게. 나 김도정이야! 갚지 않아도 좋아.”

아주 호구를 잡았다.

하긴, 고통이란 것을 모를 고 레벨이 고질적인 염증에 매일 시달렸으니 그 지겨움이 엄청났겠지.

그때 나의 여자들이 돌아왔다.

박사와 한조현은 붉게 상기된 얼굴로 내 옆에 앉았다.

“우리 2차 갈래요?”

“저 앞에 호프집 괜찮던데.”

박사와 조현의 말에 일행들이 좋아했다.

“큼, 나는 급한 볼 일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지.”

김도정은 관절염이 사라지자 더 이상 이곳에 볼일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아니, 애초에 이곳도 동향 사람에 대한 예의 차 온 것 이리라.

“함께해서 영광이었습니다.”

“허허허, 나야말로 고맙네. 정말 고마워! 자네는 내 은인이야!”

‘이거 살짝 미안해지는데.’

그가 내 손을 따뜻하게 잡았다.

“내 조만간 트롤 로드의 심장을 보내지.”

“감사합니다.”

“내기에 자네가 이겨서 그렇지. 하하하. 절대 부담 갖지 마. 돈도 톡톡히 주겠네. 남자는 돈이 있어야지!”

누가 보면 엄청 착하고 인자한 할아버지로 알겠네.

나를 잡아먹으려고 찾아온 주제에.

정말 최악의 히어로가 아닐까 싶다.

“방금 어떤 일이 일어난 줄 알아요?”

“정말 대박이었어요! 글쎄, 성훈 씨가….”

박사의 조교들과 강한나가 방금 있었던 일을 박사와 한조현에게 했다.

“와, 성훈 씨 배짱이 장난 아니네요. 저라면 절대 그렇게 하지 못했을 거예요.”

“성훈 씨, 가슴만큼은 무인으로 타고난 거 같아요. 심장이 강한 편이랄까.”

나는 한조현의 가슴을 보았다.

“가슴이 타고난 건 조현 씨죠.”

죽음의 위기를 넘긴 긴장감이 드디어 싹 사라졌다.

오늘 밤은 정말 떡 좀 쳐야겠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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