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3화 〉 밀프들에게 납치 된 유시원(10)
* * *
부웅!
내가 간단하게 마리아 실장의 손찌검을 피해내고는 반대로 왼손을 들어서 마리아 실장의 싸대기를 향해 시원하게 휘둘렀다.
짝!!!!!
내 왼손에 정확히 뺨을 가격당한 마리아 실장의 고개가 짝! 소리와 함께 반대 방향으로 휙 돌아갔다.
마리아 실장이 오른손으로 나에게 가격당한 뺨을 붙잡고 고개를 잠시 숙이고 있다가, 다시 앙칼지게 나를 노려보며 고개를 들었다.
그렇지.
그래야 마리아 실장이지.
독기가 서린 눈빛이다.
이 년은 진짜 범죄자 양아치 답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날카로운 독기가 서려있다.
나는 마리아 실장의 독기 서린 눈빛을 여유롭게 받아내며 말했다.
“왜요. 마리아 실장님? 설마 이 정도도 예상 못한 건 아니죠? 설마 내가 병신같이 마리아 실장님한테 또 놀아날 줄 알았어요?
마리아 실장이 날카롭게 나를 노려본다.
“씨발. 그러면 크리스탈이랑 미샤가 안보였던 이유가?”
“이야. 우리 마리아 실장님. 역시 대단해요. 한 번에 그걸 파악 하시네?”
“개씨발.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 되는 거 아니다. 어떻게 크리스탈이랑 미샤를 미남계로 꼬셔서 처리했나본데. 나랑 걔네랑은 급이 틀리거든. 너. 그러다 진짜 뒤지는 수가 있어. 좋은 말로 할 때. 손 놔라.”
“싫은데요? 손 안 놓으면 뭐 어쩌 실려고? 아, 존나 무섭네요.”
내가 비아냥거리자, 마리아 실장이 더 있는 힘껏 내 오른손을 뿌리치기 위해 왼손을 흔들며 발버둥 쳤다.
“씨발! 개새끼야! 놔! 놓으라고!!!! 너, 진짜 이러다 뒤진다. roto끼야.”
나는 살짝 얼굴을 찡그리며, 잡고 있던 마리아 실장의 오른손을 놓았다.
“아, 진짜 우리 실장님. 욕 존나 잘하시네요. 누가 걸레년 아니랄까봐.”
오른손이 자유로워진 마리아 실장이 곧 나를 찢어발길 듯한, 사나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소리쳤다.
“너, 지금 나보고 걸레라고 했어? 이 병신 찐따 새끼가. 진짜 지금 뒤지고 싶지? 내가 설마 아무런 준비 없이 조직을 운영하고 있을 것 같아? 야! 나와. 이 새끼 얼굴 빼고 존나 패!”
마리아 실장이 외치자, 어느 사이엔가 세 명의 여자가 방문을 열고 나타났다.
검은색 가죽 자켓을 입은 여자와 그녀의 수하들로 보이는 여자 두 명이었다.
세 명 다 제법 실전경험이 많은지 눈빛이 날카롭고 살기가 가득하다.
“아니, 감히 남자 주제에 우리 언니를 협박해! 우리 실장님 손 놔라! 좋은 말로 할 때!”
“야! 이 새끼 운동 좀 했나 봐. 남자애가 힘이 장난 아니야.”
나를 향해 분한 눈빛으로 씩씩 거리는 마리아 실장.
“남자가 운동을 해 봤자죠. 한 주먹 거리도 안 됩니다. 언니! 이 씨발놈아. 눈깔아! 우리 언니가 좀 귀여워 해줬다고 어디서 기어올라!”
그렇게 말하며,
검은 자켓을 입은 년이 내 머리를 손가락으로 툭툭 쳤다.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놀 듯.
“이 좆밥아. 한국 말 못 알아들으세요? 쫄아서 한국 말 잊어버리셨어요? 병신 새기야. 네가 그렇게 싸움을 잘해? 잘하면 한 번 덤벼 보던가. 개새끼야. 야리지만 말고.”
후우,.....
숨을 들이 쉰다.
깊게.
더 깊게.....툭.
무언가 내 안에서 끊어졌다.
“야! 이. 씨발새끼야. 뒤질래?”
내 머리를 툭툭 치고 있는 년의 손가락을 잡았다.
방 안에 무거운 공기가 감돌았다.
“뭐? 이. 씨발 새끼가. 허세 쩌네. 손가락 놔라. 진짜 여기서 초상 치르고 싶지 않으면.”
검은색 가죽 자켓을 입은 년이 다른 두 년들에게 눈빛을 보냈다.
두 명이 나를 둘러쌌다.
그리고 메주 같이 생긴 년이 먼저 주먹을 휘둘렀다.
주먹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리게 보인다.
충분히 피할 수 있는 느린 주먹이었지만 피하지 않았다.
퍽!
“후회하지 마라. 네가 먼저 쳤다.”
메주 같이 생긴 년을 향해 사정없이 주먹을 휘둘렀다.
쩌어억!
주먹이 그 년의 왼쪽 눈에 정확히 맞았다.
기우뚱하며 메주같이 생긴 년의 몸이 뒤로 넘어 간다.
쩌억! 쩍!
빠르게 두 번 더 주먹을 날렸다.
털썩.
메주 년이 그 자리에 고꾸라졌다.
나를 둘러 싼 다른 년들이 달려들었다.
터억!
달려든 년의 팔을 밀쳐냈다.
퍽!
뾰족하게 세운 엄지로 턱 아래를 세차게 올려 찍었다.
“컥! 커흑!”
목을 부여잡은 년의 인중을 시원하게 올려쳤다.
쩌어어억!
상체를 구부렸던 년이 슬로우 모션처럼 고개를 들었다가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졌다.
당황한 검은 재킷을 입은 년이 주먹을 내질렀다.
앞의 두 년들에 비해 강맹한 펀치였다.
퍽! 퍼벅! 퍽! 퍽!
검은 재킷 년의 주먹을 팔꿈치로 막았다.
엄지를 뾰족하게 새워서 검은 재킷 새끼의 옆구리에 찔러 넣었다.
검은 재킷을 입은 년의 상체가 앞으로 구부러졌다.
중지를 세워서 검은 재킷 년의 안면을 강타했다.
쩌어억!
녀석이 뒤로 가구들을 밀치며 넘어졌다.
기우뚱. 콰다당!
그래도 다른 일당들 보다는 맷집이 좋았다.
곧 다시 일어났다.
자세를 낮췄다.
검은 재킷을 입은 년이 다시 주먹을 날렸다.
아까 보다는 날카로움이 많이 떨어졌다.
녀석의 손목을 잡아채어 쭉 당겼다.
콰자작!
끌려오는 검은재킷 년의 미간을 이마로 시원하게 들이받았다.
쿠다당!
검은 재킷 년의 몸이 뒤로 완전히 무너졌다.
그때,
쓰러져있던 메주가 일어나서 뒤를 붙잡았다.
나를 붙잡은 메주의 손을 오른팔로 당겨 팔꿈치가 위로 오게 어깨에 걸쳤다.
우득! 우드득!
메주 년의 손목을 힘껏 아래로 당기자 팔이 거꾸로 뒤집혔다.
메주 년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까무룩 정신 줄을 놓았다.
“하아하아....... 오랜만에 힘 좀 썼더니 숨 차네.”
순식간에 세 명의 기도를 쓰러뜨린 나를 마리아 실장이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어, 어떻게. 남자가 여자 3명을. 그것도 힘 좀 쓴다는 애들인데·······”
“왜? 안 믿겨요? 아니면 마리아 실장님도 상대해 드릴까요? 뭐, 손가락 몇 개 부러뜨린다고 실장님 따 먹는데 지장 있는 것도 아니니까.”
“아, 아니. 하, 하지 마.”
“싫어? 싫으면 지금부터 내 말 잘 듣는 거예요. 자 먼저 이 덩치 언니들 밖으로 좀 옮겨요. 우리 단 둘이 오붓한 시간 가져야 하는데 방해되잖아요.”
“아, 알겠어.”
마리아 실장이 나를 도와 기절해 버린 덩치 년 3명을 바깥으로 옮겼다.
입에 테이프를 감고, 양손과 발은 수갑으로 결박했다.
“자 이제 다 끝났네. 그러면 마리아 실장님 이제 우리 둘이 은밀한 시간을.......”
이라고 말하는데 마리아 실장이 마구 손을 휘두르며 내 얼굴을 노리고 들어왔다.
내가 방심했다고 생각하고 빈틈을 노린 것이다.
하지만 마리아 실장의 싸움 실력은 당연히 덩치 언니 세 명보다도 훨씬 아래였다.
젖가슴이 클수록 가슴이 무거워서 싸움을 못 한다더니, 그 말이 사실 이었나?
나는 가볍게 마리아 실장의 서투른 주먹질을 뒤로 무빙하며 피해내고는 마리아 실장의 목을 오른손으로 움켜잡았다.
그리고 왼손으로는 최다장 실장의 오른쪽 손목을 뒤로 꺾어서는 반항조차 하지 못하도록 꽉 조였다.
목과 오른손이 순식간에 나에게 제압당하자, 그제야 힘의 차이를 명확하게 느꼈는지 마리아 실장이 겁먹은 목소리로 말했다.
“시원씨. 이러지 마. 내가 뭘 그렇게 잘 못 했다고 그래. 우리 대화로 해결하자. 응?”
“대화? 대화 좋죠. 실장님.”
“그래. 시원씨. 일단 이것 좀 놓고......”
나는 능구렁이 같이 대화로 넘어가려는 마리아 실장의 오른팔을 더 뒤로 꺾으며 그녀를 철장이 달린 큰 침대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마리아 실장이 강제로 내가 이끄는 대로 끌려오면서 비명을 질렀다.
“아! 아아아아!!!!!!!! 아파! 아프다고오!!!”
나는 목을 조르고 있던 손을 풀고 마리아 실장의 입을 막았다.
“아, 씨발. 마리아 실장님. 존나. 시끄럽게. 왜 그래요. 누가 보면 고문이라도 하는 줄 알겠어요?”
마리아 실장이 내 손에 입이 틀어 막힌 채 다급하게 뭐라고 중얼 거리기 시작했다.
“우... 우으읍! 우으으으읍!!!!”
나는 도대체 뭐라고 하는 건지 궁금해졌다.
“마리아 실장님. 입 막고 있는 손 놓아드릴 테니까. 소리 지르지 말아요. 소리 지르면 실장님 의 가냘픈 오른쪽 팔 확 분질러 버릴 테니까. 궁금하면 한 번 해 보든가. 내가 실장님 오른팔을 분지르나 안 분지르나.”
마리아 실장의 고개를 뒤로 돌려 내 눈을 바라본다.
내 싸늘한 눈빛과 마주치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아마, 이 미친 새끼라면 충분히 팔을 부러뜨리고도 남을 거라고 판단한 것 같다.
내가 마리아 실장의 입을 막고 있던 손을 놓자, 마리아 실장이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내가졌어. 시원씨. 내가 다 잘 못했으니까, 우리 여기까지만 하자. 내가 자수하고 알아서 경찰서 갈게. 응?”
이 약삭빠른 년.
역시 마리아 실장은 힘의 차이를 느끼자마자, 바로 머리를 굴려서 어떻게든 이 자리를 모면하려고 한다.
이런 년은 여기서 호구처럼 놓아주면, 분명히 어둠의 경로를 통해 나에게 복수하려 할 것이다.
그러니까 제대로 조교가 되기 전까지, 절대로 놓아줄 수 없다.
나는 마리아 실장을 바라보며 기가차서 차갑게 피식 웃었다.
마리아 실장이 그런 나를 보며 다급하게 말했다.
“시원씨. 생각 해 봐. 나한테 이렇게 해 봤자. 시원씨한테 남는 게 뭐야? 시원씨 납치한 거 사실 내 잘 못 아니잖아. 우린 그냥 좋은 물건이 들어왔고 그거 산 거 밖에 죄가 더 있어? 내가 이렇게 부탁 할게. 제발........ 이제 그만하자 응?”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