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8화 〉 수치 플레이 당하는 한효린(9)
* * *
하아, 하아.
큰일이네. 씨발 아저씨들 대충 좀 넘어가지.
뭘 또 끝까지 지켜본다는 거야.
지금은 아직 힘이 남아서 버틸 수 있지만, 언제다시 괄약근에 힘이 풀릴지 모른다.
최대한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신고당하는 수모를 벗어날 수 있다.
“시, 시원아. 이제 시간도 늦었는데 우리 그만 갈까?”
“네? 가자고요? 설마, 어머님은 저랑 같이 있는 게 싫은 건가요? 저는 어머님을 위해 바쁜 시간을 내었는데. 실망이네요.”
“아, 아니야! 시원아. 시원이랑 같이 있는 게 싫다니. 그럴 리가. 정말 그런 뜻이 아니라. 시원이를 보니까 자꾸 야한 생각이 나서 더 이상은 몸을 제대로 컨트롤하기가 힘들어서 그래”
“아. 그래요?”
다시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시원 주인님.
저 냉혹하면서 차가운 나쁜 남자의 눈빛.
설레서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다.
“그러면 우리 이렇게 하죠. 어머님이 우리 옆 테이블 남성분 세 명이 갈 때까지만, 버티면 한효린씨의 파이널 테스트는 합격한 것으로 하고 여기서 나가는 걸로. 어때요?”
아, 아니. 주인님.
저 세 명의 멧돼지만 없으면 주인님이랑 아침까지 이곳에서 주인님의 조각 같이 아름다운 얼굴만 바라보고 싶은 걸요.
하지만 더 이상 반항해서 시원 주인님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는 않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그 때까지 참아내서, 꼭 시원이의 첫 번째 유부녀 슈터가 되어 보일게요.”
“자신 만만 하군요. 한효린씨.”
시원 주인님이 도도하게 웃으며 나를 바라본다.
아. 저 웃음.
어쩐지 견디기 힘든 시련이 주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머님, 잠시 저를 향해 등을 져 주시겠어요?”
“네? 등을요?”
“네. 다른 사람이 한효린씨 얼굴만 볼 수 있도록.”
시원 주인님이 왜 그러시는 거지?
설마 내 아름다운 뒤태가 보고 싶어서 그러신 건가?
하긴 내가 육덕지고 몸매도 좋아서 뒤태가 서양 유명 모델들처럼 잘 빠지긴 했다.
“네. 주인님. 부, 부끄럽게.”
그렇게 말하며 시원 주인님에게 등을 보이며 뒤 돌아 앉았다.
그러자 세 명의 멧돼지 아저씨들의 얼굴이 정면으로 보인다.
그리고 bar 입구에서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들.
“글쎄. 이 이 bar가 인스타 사진용으로 그렇게 좋다니까.”
“진짜? 어머. 그럼 우리 딱 한잔씩만 하고 가자.”
시원 주인님이 고르신 Jesus bar는 역시 남자들에게 인스타 사진용으로 인기가 많은 칵테일바 였다.
센스 있는 주인님은 역시 인싸구나.
최근 유행까지 꿰뚫고 있어.
한산 했던 Jesus bar가 어느 덧 단체 손님으로 만석이 되어 간다.
웅성웅성 거리는 남자들의 목소리.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인스타 사진용 bar 답게 여자 손님보다 남자 손님이 더 많다.
하긴 남녀가 역전된 세계의 여자들은 이렇게 인테리어가 예쁘고 가격이 비싼 칵테일 bar보다는 허름해도 가격 싸고 안주 좋은 골목 술집을 더 많이 가니까.
그런데 내 자세가 사실 좀 많이 민망하긴 하다.
시원 주인님과 내가 앉은 자리는 다른 테이블의 이목이 집중될 수 있는 자리.
거기에다가 다른 손님 테이블을 바라보며 뒤 돌고 앉아 있으니.
나는 연극 속의 배우, 다른 손님들은 관객이 된 느낌이다.
“오늘 저희 자리가 딱 좋네요. 그쳐. 한효린씨?”
“네? 그게 무슨 말인지···”
“아. 곧 알게 될 거예요.”
연극 속의 배우가 된 것 같은 자리에 앉아, 시원 주인님에게 등을 보이고 있다.
왠지 모르게 살짝 민망하고 수치스럽다.
하지만 시원 주인님에게 잘 보여겠다는 생각에, 긴 생머리를 손으로 잡고 옆으로 넘긴다.
촤르르 떨어지는 비단결 같은 검은색 긴 생머리.
이렇게 하면 내 아름다운 바디라인이 시원 주인님에게 더 잘 보이겠지?
그렇게 순결한 상상을 하며 미소 짓는데, 시원주인님의 손이.
부드럽게 내 허리를 감싼다.
서, 설마!
시원이가 부끄럽게 여기서 백허그를 하시려는 걸까?
그래서 나보고 뒤 돌아 앉으라고 한 거야?
어, 어떡해!!!!!
심장이 쿵쿵 뛰고 두근두근 거린다.
설마 이것이 파이널 테스트를 통과한 나에게 주어지는 상 같은 건가?
하으. 하앙.
아,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백허그라니!
마치 로맨틱 드라마 속에 나오는 여 주인공이 된 것만 같다.
나도 모르게 가만히 눈을 감고 시원이가 진도를 더 나가주기를 바라고 있다.
설마 백허그 후에 이대로 호텔까지?
시원 주인님이 고운 손으로 내 가슴을 꼬옥 감싸 안으며 백허그를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시원이의 손이 내 가슴이 아니라, 점점 더 아래로 향한다.
시, 시발.
미, 미치겠네.
시원아 이건 진도가 너무 빠르잖아!
시원이의 야하고 섹시한 터치에 나도 모르게 너무 흥분되어서 정말 변태 같은 소리를 내고 말았다.
“하, 하앙! 하으아아앙!!!!!! 앙앙앙앙앙!”
암캐나 낼 것 같은 변태같은 신음소리에 모든 남자들의 시선이 나에게 주목된다.
아, 씨발!
소리가 너무 컸다!
이, 이거 보지 된 것 같은데!
유독 조명이 내 쪽만 밝아서, 나의 표정이 하나하나 그들에게 보여 지고 있다.
Jesus Bar 여사장 이수연 씨발년이 혹시나 나하고 우리 시원 주인님이 어두운 곳에서 야한 짓을 할까 봐 내 쪽만 조명을 밝게 비춘 것이다.
“어머 저 여자 왜 저래? 징그럽게 왜 이상한 소리를 내고 그래. 저것 봐 이제는 아예 대놓고 우리를 보고 있잖아.”
“내 말이 맞다니 까. 저 여자 아까 전부터 음탕하게 우리들 보면서 자위하고 있었다니까!”
“아유 진짜. 남자가 예쁘게 태어난 것도 죄지. 이거 다 자기들이 예쁘게 생겨서 이런 성추행도 당하는 거라니까. 좀만 덜 예쁘게 태어나지. 내가 못 살아 진짜.”
“어머어머! 자기가 평소에 제일 여자들의 엉큼한 시선 많이 받으면서. 아, 그러게. 옷 좀 팔뚝이 훤히 들어나는 반팔 티 같은 거 입지 말라고 했잖아. 글쎄. 자기는 피부가 하얗고 팔뚝이 얇아서 여자들이 정신 못 차린다니까.”
하, 씨발.
진짜 아저씨들이 자기들 주제도 모르고 지랄하고 있네.
몸에 맞지도 않는 꽉 조이는 반판을 입어서 올챙이처럼 배만 툭 튀어나온 주제에.
왕자병도 저런 왕자병 들이 없다.
그러고 보니 클럽 왕자병 걸린 남자 녀석들이 생각난다.
지금에서야 하는 말이지만, 평소에는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데.
클럽만 가면 여자들이 들이 된다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래서 그 친구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내가 꾸미지 않아서 그렇지.
꾸미면 여자들 다 뻑간다는 말이었다.
혼자만의 환상과 착각에 빠져있던 친구들.
사실 그냥 여자들이 돈 안들이고 싸게 원나잇 하려고 눈에 불 키고 달려드는 건데.
멍청한 놈들.
그런 친구 남자녀석들을 볼 때 마다 사실 좀 한심하기는 했다.
그리고 지금 내 눈앞에서 착각에 빠져, 한심한 짓거리를 하는 아저씨들.
딱 클럽 왕자병 걸린 그 녀석들을 보는 것 같다.
“하여간 자기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나 오늘 이태원에서 집에 가는데. 어떤 흑녀가 나한테 영어로 말 걸더라. 하여간 귀여운 건 알아가지고.”
“뭐? 정말? 뭐라고 하던데?”
“뭐, 뭐라더라? 씨알? 뭐 그런 얘기 하던데.”
“아~ 씨유! 아마 자기한테 반해서 보고 싶다. 뭐 이런 말 아니야?”
“아이 진짜. 그런가? 하긴 뭔가 좀 급해 보이고 초조해 보이긴 하더라. 고백하느라 긴장해서 그런가? 하여간 외국 애들은 너무 성급하다니까. 원하는 게 있으면 무조건 직진이야.”
아니. 씨발.
아무리 영어 못하는 나도, 저 흑녀가 CR.
화장실 물어 본 건 알겠는데, 아저씨들 착각 오지네. 진짜.
가슴이 턱턱 막혀온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술 더 떠서 천박한 야한 얘기까지.
“왜~ 자기야. 흑녀면 맛 좀 한 번 보지 그랬어? 한녀랑은 다르게 그렇게 거기가 잘 쪼이고 가슴도 크고 탱탱하다던데.”
“자기, 징그럽게. 아이 참. 그냥 외국에 혼자 있으면 불쌍하니까, 영어도 배울 겸 전화번호는 받긴 했지~”
“잘했어. 자기야. 그러면 우리 다음에 3 대 3으로 미팅 콜?”
“아니 주현 아빠는 애도 있고 부인도 있잖아. 괜찮겠어?”
“뭐. 어때. 주현 엄마는 매일 일만 하느라 바쁜데. 나도 오랜만에 콧바람도 좀 쌔고 좋지 뭐. 이게 사실 다 주현 엄마가 나를 외롭게 해서 그런 거야. 안 그래? 자기들?”
“그래. 그래. 나도 주현 아빠 마음 이해해. 여자가 뭔가 부족하니까 남자가 자꾸 다른 생각이 드는 거지.”
아, 뭐야. 개 열 받네!
자기 부인은 가족을 위해 돈 버느라 바빠서, 주말까지 반납하고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 걸 이해 못하고 외국 년 만나서 자기 바람피우는 걸 합리화 홰?
확, 그냥.
저 새끼 멸치 같은 자지를 뽑아 버릴까?
배불뚝이 아저씨들의 대화에 집중하는 사이 점점 더 시원 주인님의 손이 아래로만 내려간다.
내 잘 빠진 허리를 지나···
운동으로 다져진 탱탱하게 업 된 엉덩이.
흐윽! 어, 엉덩이!
나의 가장 큰 성감대는 물론 그 곳이기는 하지만.
여자의 몸은 전부 다 성감대라는 말이 있듯이, 엉덩이 역시 내 가장 민감한 성감대 중에 한 곳이다. 아니 사실, 엉덩이를 시원이 같이 섹시하고 요염한 남자에게 만져지고 있는데, 흥분되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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