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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세계 밀프 헌터가 되었다-344화 (344/370)

〈 344화 〉 수치 플레이 당하는 한효린(5)

* * *

“시원씨, 칵테일 bar 조명이 어두워서 잘은 안 보이지만. 시원씨 연예인 차은수랑 진짜 날카로운 턱선이나 눈매가 닮은 것 같아요. 나, 차은수 진짜 좋아하는데. 혹시 알고봤더니 차은수? 막 이런 거 아니죠?”

“아니요. 차은수는요. 제가 그러면 이 시간에 매니저도 없이 이렇게 돌아다니겠어요.”

“아~ 진짜요? 남들이 보면 연예인으로 착각하겠어요. 그런데 우리 이제 이 정도면 말 놓을 정도로 가까워 진거 아닌가?”

그렇게 말하며 이수연이 능청스럽게 내 어깨에 손을 올린다.

그녀가 따듯한 온기가 느껴지는 손으로 내 몸을 더듬자 나도 모르게 성욕이 살아난다.

“시원아. 그럼 우리 클럽 가는 거다. 약속~”

자연스럽게 말을 놓으며 새끼손가락을 내미는 이수연.

역시 남자를 많이 꼬셔본 솜씨다.

거부해야 하는데, 편안하게 만들어 관계를 엮어나가는 그녀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고 있다.

천천히 올라가는 새끼손가락.

하지만 내 새끼손가락이 이수연에게 닿기도 전에, 이미 이수연의 새끼손가락에는 다른 사람의 새끼손가락이 걸려있다.

“그래. 정 가고 싶으면 나랑 같이 가자. 클럽. 이, 여우같은 년아! 감히 내 눈앞에서 우리 시원이를 꼬시려고 해!”

어느새 날카롭게 살아난 한효린이 자연스럽게 나를 시원아라고 부르며 말을 놓는 이수연의 횡포에 도저히 참지 못하고 살벌한 기세를 뿜어낸다.

“소, 손가락 풀어요. 왜 징그럽게 여자가 손가락을 걸고 그래요!”

그렇게 말하며 한효린의 손을 개미 털듯, 털어내는 이수연.

“진짜 미친 여자인가 봐!”

“그래. 나 미쳤다. 그러니까 우리 시원이한테 그만 들이대고 꺼져!

이수연이 한효린을 노려보며 싸움을 건다.

사실 지금 당장 내 눈앞에 있을 때 제일 무서운 사람은 돈 많은 부자도, 권력 있는 정치가도 아니다.

그건 바로 당장에 무슨 짓을 하지 모르는 미친 사람이다.

그리고 지금 한효린이 바로 그렇다.

한효린이 딜도 박힌 채, 나에게 조교를 받고 있다는 사정을 모르는 이수연도 한효린이 그저 허언증 걸린 미친 여자처럼 보인다.

그래서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무섭다.

하지만 여기서 바로 물러서면, 오랜만에 찾은 1,000만원을 써도 안 아까울 정도로 잘생긴 남자 앞에서 가오가 살지 않는다.

최대한 용기를 내어 한효린과 맞서 본다.

“저기요. 미치려면 곱게 미쳐야지. 왜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는 건데요? 제가 지금 잘 되어가고 있는데. 잠깐만 좀 빠져 있을래요? 지금 시원이랑 얘기 끝나가니까요.”

미친 여자를 앞에 두고서도 제법 논리적으로 대응하는 이수연.

괜히 어린나이에 칵테일 bar 사장을 하는 게 아니다.

강단이 있는 여자다.

“뭐라는 거야. 이 여우같은 년이. 그리고 지금 시원이랑 중요한 미팅 중이니까, 빠져 있어야 할 건 내가 아니라, 너 거든?”

당연히 이수연 입장에서는 한효린이 이해되지 않는다.

“아니, 진짜.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는 거야. 미팅은 무슨, 시원씨 회사 동료분 정신 나간 것 같아요. 어떻게 제가 알바생들 불러서 처리해도 될까요?”

까닥하면 한효린이 이수연 밑에서 일하는 알바생들에게 칵테일 bar에서 쫓겨나게 생겼다.

아마 내가 없었다면, 한효린은 이미 예전에 칵테일 bar에서 쫓겨났을 거다.

하아, 어머님.

정말 마지막 test를 통과하고 싶다면, 지금처럼 감정에 휩쓸리기만 해서는 안 되는데.

* * * * *

(한효린의 시점)

하아하아··

점점 내 은밀한 곳에 박힌 딜도가 다시 내 약점인 클리토리스를 애무하기 시작한다.

우웅 우웅!

딱딱하고 굵은 딜도의 예측하기 힘든 진동.

역시 주인님이 하사한 딜도는 굵고 강력해서 아득히 이성을 앗아가기에 충분하다.

흐윽. 하아아앙.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를 속으로 삭히며 간신히 참아낸다.

“이봐요. 좋은 말로 할 때, 그냥 나가세요. 나이도 나보다 많은 것 같은데. 애들 불러서 험한 꼴 당하기 전에.”

정신수양으로 간신히 사정 할 것 같은 딜도의 스무스한 진동을 참아내고 있는데, 미친 여우같은 년이 또 다시 내 성질을 건든다. “해 봐! 어디 할 수 있으면.”

사실 몸으로 하는 대화라면 나도 자신 있다.

어렸을 적부터 세상모르고 날뛰는 년들 상대하느라 싸움에는 이골이 나 있으니까.

남자 알바생들 몇 명 정도와 붙는다고 해도 무서울 것 하나 없다.

“정말이죠? 후회 없죠? 저 여자분이 원하는 거니까, 시원씨도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알겠죠?”

이수연 여우같은 년이 감히 시원이를 친근하게 부르고 있다.

질투가 나서 피가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그런데 당연히 이수연을 말리며 나를 도와줄 줄 알았던 시원이도 침묵을 지키며 나를 바라본다.

뭔가 이상하다.

이건 분명 시원이의 충실한 슈터로서의 능력을 증명하는 final test.

시원이에게 무언가 내가 모르는 숨은 큰 뜻이 있는 것 같다.

“여기요. 손님이 난동 피우는데, 밖으로 정중히 좀 모셔드리겠어요?”

이수연이 외치자, 검은 그림자들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어. 이거 뭐야!

당연히 비실비실한 남자 알바생들이 나타날 줄 알았는데, 정작 내 눈 앞에 보이기 시작하는 건 닭 가슴살과 고구마로만 생명을 연장할 것 같은 근육질 헬창 들이다.

아, 아니.

이건 애반데?!!

키도 나보다 크고, 몸도 더 다부지다.

보아하니 칵테일 bar 안은 호리호리한 남자 알바생들이 손님들을 접대하고, 진상손님은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헬창 언니들이 관리하나 보다.

꿀꺽.

나도 모르게 마른침이 넘어간다.

주인님. 저 어떡하죠? 보지 된 것 같아요.

“자, 우리 알바 언니들 왔는데. 어떡할래요? 제 발로 나갈래요? 아니면 언니들한테 실려서 나갈래요?”

이것이야 말로 진퇴양난.

이대로 꼬리 내리고 스스로 나가면, 보나마나 시원이의 첫 번째 밀프 슈터가 되기 위한 파이널 test는 불합격.

온 몸에 식은땀이 흐른다.

그 때, 시원이가 나를 보며 무언가 힌트를 주신다.

내 머리를 가리킨다.

머리?

시원이가 내게 무엇을 원하는 거지?

더 미친 척 하라는 건가?

아, 아닌데.

머리를.....?

시원이가 손가락으로 회전시키는 제스처를 취한다.

돌리라고?

아, 아니. 머리를 써서 해결하라고!

그제야 ok 싸인을 보내는 시원이.

그렇다!

이제야 시원이의 깊은 뜻을 알았다.

사실 요즘 들어서 무슨 문제만 생기면, 돈으로만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나보다 더 강한 헬창 언니들을 만나거나 일 대 다수의 적을 만났을 때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그러니까, 잘 생각해 보자.

분명히 저 이수연 년에게는 약점이 있다.

그러니까 머리를 잘 굴려서 그 약점을 파고들어야 한다.

* * * * *

“자, 잠깐!!!!”

나를 향해 곧 달려들 것 같은 헬창언니들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왜요? 힘으로 해결하자면서? 이제 와서 우리 언니들 보니까, 뭔가 잘 못 된 거 같아? 그러게 자신 없으면 찌그러져 있지. 뭔데 남자 앞에서 가오 잡는다고 힘자랑인데?”

“그게 아니라. 우리 다 같은 지성인인데 말로 해결 할 수 있는 건 말로 해결해야죠. 무식하게 현피 뜨기 전에 일단 대화로 좀 풀어 봐요.”

페미니스트가 자주 쓰는.

상황이 유리 할 때는 힘으로 밀어 붙이고, 상황이 불리 할 때는 싸우는 건 무식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대화로 풀어 보자라는 작전을 펼쳐 본다.

일명 페미니스트 전형적인 꼬리 내리기 작전이다.

꼬리 내리기 작전은.

예를 들어 직진인데 우회전해서 차 사고가 났을 때, 누가 운전했는지를 살피고.

상대편 운전자가 나보다 허약해 보이면, 적반하장으로 강하게 밀고 나간다.

‘야! 누가 운전을 그 따위로 하래? 내가 3 대 500 치는데, 한 번 뒤지게 맞아 볼래! 비오는 날 먼지나도록 맞기 싫으면 꺼져라.’

하지만 의외로 그 허약해 보이던 여자가 윗도리를 벗으니 온 몸이 문신으로 가득 한 조폭이라던가, MMA 파이터 라던가 하면.

그때는 급격하게 꼬리를 내리며.

‘저기요! 무식하게 무슨 현피에요. 급식도 아니고. 법으로 해요. 법으로.’

라며 갑자기 말을 바꾸는 작전이다.

그리고 이 작전은 이수연에게도 먹혀들었다.

“대화로 하자고? 그래. 할 말 있으면 해 봐. 쫓겨나기 전에 들어는 줄게.”

뒤에 헬창 언니들이 버티고 서 있자 기고만장한 이수연.

눈동자를 슬슬슬 굴리며 어떻게 이 상황을 유혈충돌 없이 타파 할지 잔머리를 굴려 본다.

“그러니까. 언니. 사실 말이죠. 이게 언니 가게인 건 알겠는데. 그래도 저도 손님인데, 제가 크게 소란을 피운 것도 없는데, 손님을 이렇게 쫓아내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소란 피운 거 없다니요. 제 손가락 막 걸고. 소리 지르고 했잖아요. 그리고 저보다 나이도 많은 것 같은데 왜 언니라고 불러요? 징그럽게.”

“아이 진짜. 그냥 저보다 예쁘면 다 언니죠. 언니, 그리고 제가 손가락 걸고 막 그런 건, 언니랑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 건데. 언니가 오해하셨나 보다. 호호호.”

180도로 태도를 바꾸어서 능구렁이처럼 아부하며 이수연에게 친한 척 하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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