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세계 밀프 헌터가 되었다-183화 (183/370)

〈 183화 〉 도도한 유설화(8)

* * *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솔직히 말하자면 형준이 어머니도 SM하며 조교하고 있을 만큼 여자를 노예로 길들이는 것도 흥미 있는 야동 중의 하나다.

하지만 학교 친구인 시은이와 하은이. 특히 설화 앞에서 그런 취향을 드러낼 순 없다.

“혹시 남녀가 역전된 세계에 대해 알아?”

“어? 남녀역전? 그게 뭔데?”

“그 동인지에서 본 것 같기도 한데······”

남녀가 역전된 세계라는 말을 들은 시은이와 하은이는 궁금해 하고, 설화는 눈빛이 반짝 거린다.

당연히 설화도 남녀역전은 흥미 있는 주제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지금 그녀가 바로 남녀가 역전 된 세상에 갇혀 있으니까.

“응.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남자가 여자와 섹스를 하고 싶어서, 술을 먹이고 골뱅이 된 여자를 모텔로 데려 간다던가······”

“뭐, 뭐!!! 그런 말도 안 되는 천국이 어디 있어!”

“그, 그래. 시원아. 그건 너무 상상이 지나치다. 남자가 여자와 섹스를 하고 싶어서 술 취한 여자를 모텔로 데려가다니.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냉정하게 생각해 볼 때, 남자는 싸는 횟수가 있으니까 섹스욕구가 여자보다 낮은 건 당연한 거고."

하은이의 말을 받아 시은이도 흥분해서 말한다.

"그렇지! 그런 점에서 우리 여자들은 몇 번이고! 갈 수 있고! 박힐 수 있고! 넣을 수 있고! 그러니까, 남자가 여자랑 섹스하고 싶어서 모텔로 데려간다는 건 너무 상상이 지나치다니까! 모든 적당해야 현실감이 있는 거 아니겠어?"

으음·······

이거 듣다보니까 묘하게 설득이 되는데?

이렇게 듣고 보니 여자가 남자보다 더 섹스를 밝히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남자는 솔직히 몇 번 싸고 나면 현자 타임과 단백질 부족으로 더 이상 발기 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여자는! 지치지 않는다.

몇 번이고 오르가즘을 느끼며 가버릴 수 있다.

그러니까 성욕이 넘치고 지치지 않는 여자들이, 남자의 자지를 넣고 싶어서 안달이 난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래도 남녀가 역전된 세상이라니 그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 뭔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는 걸?”

“그렇지? 예를 들어···”

나를 힐끔 쳐다본 시은이가 아무래도 내가 의식되는지 하은이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술 마시고 좆이 뇌에 박힌 남자가 여자에게 키스를 하며 젖가슴을 만져 준다던지.”

“미, 미친!! 그런 천재적인 상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거냐! 생각만으로도 보지가 벌렁 거리잖아. 그렇다면 나도 하나. 남자가 그 탐스러운 자지에 오일을 잔뜩 뿌리고, 여자의 온몸을 자지로 비벼주는 거야. 생각만 해도 달아오르지 않냐?”

“그것은 설마, 자지 투 바디 마사지? 아, 존나 상상하는 것만으로 보지액이 나와 버릴 것 같아.”

으윽.

도대체 이 남녀가 역전된 세계의 여자들은 어디까지 변태인 것일까?

자지 투 바디 마사지라니.

실제로 남자가 여자를 더 밝히는 세상에서도 그런 마사지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시은이, 하은이 야한 얘기 하는 거야? 나도 같이 하자.”

“어?”

“시, 시원아. 들었어?”

설마 자신들끼리 한 귓속말을 내가 들었을 거라 예상치 못했는지 깜짝 놀라는 시은이와 하은이. 그도 그럴 것이 본격적으로 야한 얘기를 하는 중이었으니까.

“그··· 너희가 말한 그런 마사지 말고. 이런 건 어때? 남자의 중요한 부분을 여자의 가슴에 끼우고 앞, 뒤로 비빈다던가. 거기다가 미끌미끌하고 질퍽질퍽한 오일까지 바른다면, 더 야할 것 같은데.”

“시, 시원아! 아니야. 그건 아니지. 어떻게 남자의 물건이 여자의 가슴에 끼울 수 있을 만큼 크다는 거야!”

“그래. 우리가 아무리 아직도 딱지도 떼지 못 한, 처녀라고 할지라도 야동을 봐서 그러 기본상식은 있다고! 남자 물건이 무슨 가지나 오이도 아니고.”

어? 생각해보니 이 세계 상식으로는 말이 안 되긴 하는구나.

그래도 야동에 나오는 남자 배우라면 이 세계 남자치고 꽤 큰 물건을 가졌을 텐데.

특별한 몇 명을 제외하고는 커봤자 딱풀 정도의 사이즈다.

반면에 여자배우들의 평균 가슴 크기는 C컵 이상!

즉 남자의 평균 자지는 멸치만하고, 여자의 평균 가슴 크기는 젖소.

그야말로 여자들이 성욕은 충만한데, 그 성욕을 충족시켜줄 만한 남자는 소수다.

그래서 여자들이 남자들의 좆 크기에 엄청난 집착을 보인다.

“야. 하은. 너는 남자 물건의 크기가 가지만해도 너의 그 빈약한 가슴으로는 비벼 줄 수가 없잖아?”

시은이의 말에 하은이가 부끄러워하며, 화를 낸다.

“야! 네가 봤어? 내 가슴 작은지 큰지? 지금 숨기고 있어서 안 보일 뿐이지, 내 가슴 존나 크거든?”

남자들이 좆 부심을 부리듯 하은이와 시은이가 가슴 부심을 부리고 있다.

“웃기시네. 그럼 보여 주던가?”

“야! 진짜, 어우. 내가 여기서 가슴 깐다. 까!”

서슴없이 티셔츠를 올려서 가슴을 보여주려고 준비하는 하은이.

하긴 남녀가 역전된 세상에서 여자가 가슴 좀 보여주는 것 따위 별 일 아니니까.

하지만 그것도 여자들끼리만 있을 때 얘기다.

남자 앞에서 서슴없이 가슴을 보여주면, 남자들에게 수치심을 줄 수 있다.

즉 내가 원래 살던 세계의 바바리맨처럼 젖가슴걸이 되어서 성희롱 죄로 경찰에게 잡혀갈 수 있는 위험한 일이다.

“야. 됐어. 지금 시원이도 있는데, 어디서 더러운 빈유를 내보이려고. 나중에 목욕탕 가서 확인하자.”

“아. 쫄았네. 시은이 쫄았어. 왜 언니 가슴이 시은이 가슴보다 더 클 까봐, 겁나?”

그렇게 말하며 자신 있게 등을 쭉 펴는 하은이.

확실히 가슴 사이즈는 겉으로 볼 때 하은이가 시은이보다 커 보인다.

“미친년. 너 그거 다 뽕 넣은 거잖아. 뽕이 너 가슴 보다 크겠다. 시원이 때문에 확인을 못 하니까, 아주 그냥 가슴 만장하네.”

“뭐? 뽕? 이 빈유년이.”

그렇게 투닥투닥 거리며 젖가슴 얘기로 싸우고 있는 시은이와 하은이.

그런 그녀들을 보며 유설화가 은근 슬쩍 교차시키고 있던 팔위로 젖가슴을 무심하게 투욱 올려놓는다.

출렁출렁~ 탱글탱글~

그녀의 딱 붙는 하얀색 티셔츠 위로 볼록 솟아오른 탱탱한 젖가슴이 흔들흔들 요동친다.

“아이 무거워. 진짜. 시은아. 하은아. 가슴 커봤자 무겁기만 하지, 좋은 것도 없어. 나는 너희들이 부럽다. 야.”

그렇게 가슴 부심 싸움에 결정타를 날리는 유설화.

누가 봐도 오늘의 젖가슴 승자는 유설화다.

꿀꺽.

사실 나도 자세히 안 봐서 몰랐었는데, 유설화의 젖가슴은 그녀의 엄마 한효린의 요염한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아서인지 가녀린 허리에 비해 D컵에 가까울 정도로 컸다.

청순한 미소녀 얼굴에 D컵의 젖가슴이라니.

정말 유설화는 개 꼴리는 차도녀다.

유설화를 흔들흔들 거리는 멜론만큼 큰 젖가슴을 보고는 갑자기 말이 없어진 시은이와 하은이. 그런 그녀들을 대신해서 이번에는 유설화가 남녀가 역전된 세계에 관한 얘기를 이어간다.

“그러게. 시원이 말처럼. 이 세계가 다시 남녀가 역전되면 얼마나 좋을까. 아. 진짜 갑갑해 미칠 것 같다.”

그 전까지는 단순히 내 감으로 유설화가 남녀가 역전된 세계에서 평행이동 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지금 유설화의 말로 거의 100프로 그녀가 나와 같은 처지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거기다 유설화도 슬슬 술기운이 올라오는지 거침없이 말을 내 뱉기 시작한다.

“남녀가 역전된 세계에서는 말이야. 여자는 그냥 가만히 있어도 남자들이 다 알아서 해주는데. 차로 집에서 학교까지 데려다 주고, 점심은 서로 사주겠다고 난리. 학과 시험도 핵심만 딱딱 정리해서 복사해 주고. 아, 진짜 다시 가고 싶다. 그 세계로.”

유설화의 말을 들은 시은이가 눈을 반짝이며 말한다.

“와. 설화가 말하니까 진짜 사실감 있다. 마치 진짜 남녀가 역전된 세계에서 온 여자 같아. 정말 상상력 쩐다. 설화야 좀 더 얘기해줘 봐. 사실 나, 웹소설 쓰고 있는데, 요즘 소재가 떨어져서 고민이었거든. 이번에 남녀가 역전 된 세계로 글 하나 써야겠다.”

시은이가 유설화의 상상력을 칭찬하며 부추기자, 유설화가 신나서 계속해서 말을 이어간다.

“그래. 시은이 부탁이니까. 으응. 그러니까. 남녀가 역전 된 세계에서는, 예쁜 여자는 굳이 커피숍에서 줄 설 필요도 없어. 대충 중간에 끼어들어도 남자들이 다들 이해해 주거든. 거기다가 여자가 남자를 노예처럼 부릴 수도 있어.”

“노예? 여자가 남자를 노예처럼 부린다고?”

내가 놀라서 설화에게 반문했다.

아무리 남녀가 역전된 세상이라지만 여자가 남자를 노예처럼 부리다니.

그건 아니지.

“응. 왜? 그게 어때서? 내가 아는 선배 언니들도 남자는 여자의 노예. 다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하긴 시원이 같이 이런 거지같은 세계에서 곱게 자란 남자들은 모르는 게 당연하지.”

“아니,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아무리 남녀가 역전된 세계라고 해도 사람은 평등한 거지. 어떻게 남자가 여자의 노예야?”

“넌. 진짜 아무것도 모른다. 너는 말해줘도 모르겠지만, 세상을 지배하는 건 남자지만 그 남자를 지배하는 건 여자다라는 말도 있거든?”

응? 물론 그런 말이 설화와 내가 원래 살던 세계에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 의미가 남자가 여자의 노예라는 것과는 다른 것 같은데?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자도 배우자를 통해 그만큼 세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 뿐이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