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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세계 밀프 헌터가 되었다-178화 (178/370)

〈 178화 〉 도도한 유설화(3)

* * *

“괜찮아요. 누나들. 사실 설화 어머님이랑 저희어머님이랑 좀 아는 사이라 챙겨주고 싶어서 그런 거였는데. 설화가 오해했나 봐요. 다음에 진짜 같이 술 마셔요. 하여간 고마워요. 위로해 줘서.”

“그래? 아, 아쉽다. 다음에 꼭 한 잔 하기다. 알았지?”

“누나 자취방 근처니까, 피곤하면 언제든 쉬었다 가고. 누나가 열쇠 줄게.”

노골적으로 들이대는 선배누나들.

특히 군대 갔다 온 복학생 누나들일수록 더 들이대는 것에 거침이 없다.

하긴 군대에서 2년 동안 남자 한 번 못 만나고 살았을 테니.

그 긴 시간동안 얼마나 남자에 굶주렸었겠는가?

그 경험을 한 번 하고나니, 부끄러움 따위 개나 줘 버리고 막 들이대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신입생은 복학생 누나들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물론 복학생누나들도 농염한 색기가 흐르는 것이 못 이기는 척 따 먹혀주면, 재미있을 것 같지만 지금 내 관심사는 유설화다.

최근에 너무 섹스만 밝히는 밀프들만 만나다 보니, 유설화처럼 청순하고 차가운 차도녀를 꼬셔보고 싶다.

“네. 고마워요. 누나들. 저는 약속이 있어서 이만 가 볼게요. 오늘 누나들 족구 대회 있죠? 응원은 못 가지만 파이팅이요!”

족구대회라는 말에 복학생 누나가 치마를 들어 올리며 종아리를 보여준다.

운동으로 다져진 구릿빛의 섹시한 종아리다.

“알겠어. 시원아. 시원이를 위해 꼭 이길게! 그러니까 시원아 누나 종아리 한 번만 만져주면 안 되냐? 그럼, 누나 진짜 힘내서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귀엽긴.

나는 못 이기는 척 복학생 누나의 종아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와, 누나. 종아리 근육 장난 아니다. 완전 섹시해요. 오늘 힘내서 꼭 이겨요!”

내 손길이 그녀의 종아리에 닿을 때마다 복학생 누나가 거친 호흡소리를 낸다.

“으응. 시, 시원아. 하아하아···· 꼬, 꼭 이길게! 시원이. 손. 너무 부드럽고 너무 좋아.”

역시 여자는 모쏠이 많은 남녀역전 세상이라서인지, 남자 손길이 닿는 것만으로 느껴버리는 여자들이 많구나.

내 손길을 받은 복학생 여자선배를 부러워하며, 다른 누나들 역시 요염한 눈빛을 보낸다.

부담스러운 눈빛.

만져준다고 하면 당장에라도 다들 치마를 걷어 올리고 종아리보다 더한 곳이라도 내밀 태세다.

물론 사람이 없는 곳이라도 굳이 마다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강의실.

늑대같이 음흉한 눈빛으로 먹임직스러운 먹잇감을 바라보듯 나를 바라보는 누나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재빨리.

“누나들 파이팅!”

그렇게 말하고는 재빨리 강의실을 나간다.

그러자 뒤에서 들려오는 누나들의 대화.

“와. 시원이는 진짜 다른 남자애들과는 뭔가 달라. 진짜 나이도 어린데 개요염하지 않냐? 뭐랄까. 농염한 이혼남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그런 포인트가 있달까?”

“야. 진자. 시원이가 내 종아리를 이렇게 쓰다듬는데. 그 야동에서 존나 꼴리게 생긴 남자배우가 우락부락한 여자 만질 때. 그 느낌. 뭔지 알지? 간진 간질 하면서 전기가 찌릿찌릿 거리는데. 와, 진짜 나 오르가즘 느꼈다. 존나 쩐다 진짜.”

“개 부러워. 진짜. 나도 시원이가 그 부드러운 손으로 가슴 좀 한 번 만져주면 소원이 없겠다.”

“꺼져. 너는 가슴도 작은 년이. 나처럼 D컵은 되어야, 우리 시원이가 만질 맛이 나지.”

* * * * *

변태같은 복학생 누나들의 대화를 뒤로한 채, 강의실을 나오니 시은이와 하은이가 기다리고 있다.

“시원아. 점심 약속 없으면 우리랑 점심 먹으로 가자.”

“그래. 마침 나도 배고프던 참인데. 학생식당 갈까? 오늘은 내가 살게.”

요즘 들어 밀프 아줌마들에게 용돈을 두둑이 받아서, 꽤나 지갑이 무겁다.

하지만 여자들의 자존심이라는 게 있는지, 시은이가 손사래를 치며 말한다.

“아니야. 시원아. 여자가 남자한테 밥을 얻어먹다니. 그건 강호의 도리가 아니지. 오늘은 하은이가 나랑 시원이 점심 살 테니까, 돈 걱정하지 마.”

하은이가 산다는 시은이의 말에 하은이가 발끈한다.

“야! 너는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내가 점심 산다고 그러냐? 시원이거야 당연히 살 수 있지만, 네 점심은 왜 내가 사야 하는데?”

“뭐? 너 벌써 까먹었어? 어제 랄 해서 우리팀이 졌잖아.”

“그게 뭐?”

“그게 뭐는 무슨. 원래 트롤한 사람이 점심 사는 거지.”

“야! 그게 뭔 개소리인데, 네가 갱만 제 때 왔으면 탑 안 터졌지. 라인 당겨놓고 킬각 나와서 핑 찍으면 개무시한 게 누군데?”

“하여간 꼭 못하는 것들이 정글 탓을 해요.”

“와. 진짜 개 열 받네. 너의 그 유리 몸 마스터이가 한 번도 갱 안 올 동안 상대 정글 랭가는 갱 몇 번 왔는지 알아?”

“아. 눼눼! 0킬 8데스 나서스 님. 눼눼. 아주 잘하셨네요. 탑 똥이 흘러서 미드 봇까지 아주 똥물로 만들어 놓으신 나서스님. 진짜 잘하셨네요~”

시은이가 대놓고 0킬 8데스라고 놀리자 더욱더 열받아하는 하은이.

으········

사실 나도 원래 세계에서 랄을 자주 하던 게임유저로서 여기서 안 말리면 무조건 싸움 난다.

나는 하은이와 시은이의 어깨에 양팔을 올리며 말했다.

“아. 진짜. 너희들 자꾸 랄 얘기 할래? 안 그래도 너희들끼리만 게임해서 듣는 사람 부러워 죽겠는데. 그리고 다들 걱정하지 마. 이 오빠가, 다음에 같이 게임해서 미드로 하드캐리 해 줄 테니까. 오줌 지릴지 모르니까, 팬티 갈아입을 준비나 하고 있어.”

양 팔로 하은이와 시은이를 감싸 안자 그녀들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달아올랐다.

“으응. 그, 그래.”

“시원이, 너 무슨 향수 쓰니? 냄새 너무 좋다.”

남자 팔에 처음 안겨 본 하은이는 아예 코를 킁킁 거리며 냄새까지 맡고 있다.

“으응. 이거? 그냥 아는 누나가 사준 건데. 구찌거 같은데? 사실 나는 향수 같은거에 관심 별로 없어서. 향수 살 돈 있으면 랄 스킨이나 하나 더 사고 말지.”

사실 형준이 어머니가 사준 거지만, 친구 어머니나 아줌마라고 하면 이상하니까 그냥 아는 누나가 사준 거라고 둘러 된다.

“아는 누나? 혹시 어제 그 빨간색 스포츠카 타고 시원이 데리러 온 그 언니 말하는 거야?”

“어. 맞아. 아····· 맞아. 어제 시은이는 그 누나 봤지.”

시은이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한다.

“으응. 그 언니 완전 멋있더라. 세련되고······”

잠시라도 나와 가까워 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던 시은이.

하지만 자신과는 등급이 다른 형준이 어머니를 생각하자, 다시 내가 못 오를 산처럼 느껴지나 보다.

이럴 때는 화제를 바꾸는 게 좋다.

“아. 빨리 식당 가자. 진짜 배고파 죽겠네. 오늘 식당 메뉴 뭐래?”

식당 메뉴라는 말에 평소 음식에 관심이 많은 하은이가 재빨리 대답한다.

“응. 오늘 메뉴는 카레 돈까스에 메밀소바!”

카레 돈까스에 메밀소바라·······

학교식당 치고는 메뉴구성이 좋다.

“맛있겠다! 오늘은 하은이 시은이한테 나 다리 다쳤을 때, 빛진것도 있고. 내가 살 테니까 진짜 아무 말 하지 마! 알았지?”

“그래도 시원아. 어떻게 여자가 남자한테 밥을 얻어먹어······”

라고 말을 꺼내던 하은이.

하지만 내가 오만 원짜리로 가득 찬 두툼한 지갑을 꺼내자, 조용해진다.

시은이도 돈이 가득 찬 지갑을 보고는 얼른 학생식당에 빈자리를 잡으러 가며 말한다.

“잘 먹을게. 시원아. 시원이 잘 생기기만 한 줄 알았는데, 집도 금수저구나! 야. 하은아. 너가 식판 3개 다 들고 와. 알았지? 시원이님은 제일 중요한 결제! 나는 그 다음으로 중요한 자리 잡기 하고 있으니까.”

시은이의 말에 하은이가 엉거주춤 내 뒤를 따라온다.

남녀가 역전되기 전 세계로 보면, 학과에서 가장 인기 많은 여자 동기가 점심 사준다고 지갑을 꺼냈는데, 그 지갑 안에는 5만 원 짜리 지폐로 가득 차 있다.

아마 그 여자 동기는 더욱 더 선망의 대상이 될 것이다.

자고로 돈만 많고 인색한 사람은 왕재수이지만, 돈 많고 잘 사주는 사람은 어딜 가도 인기가 많으니까.

“아주머니, 점심특선 세 개요.”

그렇게 말하고 계산을 하는데, 오늘도 여전히 한 쪽 구석에서 혼자서 밥을 먹고 있는 유서화가 보인다.

무표정한 얼굴에 차가운 눈빛.

안 그래도 다가가기 힘든 차가운 인상의 얼음공주 유설화인데, 저렇게 혼자서 밥을 먹고 있으니 더 혼자만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계산을 끝내고 하은이에게 말한다.

“하은아, 계산했으니까 음식 받는 건 부탁 좀 할게. 나 설화랑 잠깐 얘기 좀 할게 있어서.”

“어? 설화랑? 그 싸가지랑 무슨 얘기를 하려고?”

“아. 내가 설화 어머님이랑 좀 아는 사이라. 부탁 받은 게 있거든.”

사실 어제 설화 어머니인 한효린을 만났고 그녀가 나에게 설화랑 잘 지내라고 했으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물론 설화랑 그냥 단순히 친구로서만 잘 지낼 생각은 없다.

내가 원하는 건 원래 세계에서도 차갑고 얼음 같기만 하던 학교의 절대 미녀 유설화를 정복하는 것이니까.

* * * * *

“안녕, 설화야. 왜 혼자서 밥 먹고 있어?”

차가운 무표정한 얼굴로 점심을 먹고 있던 유설화가 나를 발견하고는 귀찮은 듯 손을 까딱까딱 거리며 불쾌한 표정을 짓는다.

말도 섞기 싫은지 손짓으로 꺼지라고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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