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6화 〉 순애 육덕녀 하수영(9)
* * *
[오늘 신문방송학과에 나와 생일이 같은 남자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건장한 몸에 체격이 좋아 보인다. 그 남자의 몸이라면 내가 꿈꿔오던 토마스, 에어트랙, 플래그 스핀같은 비보잉 기술들을 연습할 수 있을 것 같다. 드디어 이 나약하기만 한 몸과 누나들의 과한 집착에서 단 몇 시간만이라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그제야 나는 왜 김지훈 녀석이 그렇게 나와 몸을 바꾸는 것에 집착했는지 알 것 같았다.
가장 큰 이유는 나약한 몸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던 비보이 기술들을 연마하고 싶었던 것 같고, 두 번째 이유는 스토커처럼 24시간 감시하며 집착하는 누나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니 녀석의 마음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었다.
거기다가 고작 몸이 바뀌는 지속시간은 밤 12시가 되면 끝이 난다.
평생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김지훈 녀석이 내 몸으로 이상한 짓만 하지 않는다면 몸이 바뀌는 건 나에겐 오히려 개꿀이었다.
녀석을 따라다니는 여자들도 마음껏 따먹을 수 있고 말이다.
그런데 그 때 책상위에서 부르르 떨리며 울리는 카통.
녀석의 전화기 역시 검지를 지문센서에 가져다되니 찰칵! 소리와 함께 잠금이 해제된다.
지훈이 녀석에게 온 카통들.
[은정이 누나: 지훈아. 어디야? 왜 답장이 없어? 아직도 아파?]
[은정이 누나: 지훈아. 아파서 자고 있는 거야?]
[은정이 누나: 지훈아. 누나가 약 사서 지금 갈까?]
[은정이 누나: 지훈아. 누나가 계속 카통 보내서 미안해. 용서해줘]
[은정이 누나: 지훈아. 내 꿈 꾸고 있는 거야? 지훈이 꿈속이라고 누나한테 너무 야한 짓 하면 안 돼. >.
하아........
은정이 누나는 생긴 건 걸그룹 아이돌 보다 더 귀엽고 고급스럽게 생겼으면서 카통으로 집착하는 건 사생팬 스토커 수준이다.
거의 일분에 한 개씩 지훈이 핸드폰으로 카통이 오고 있다.
지훈이 녀석 정말 피곤하긴 했겠구나.
그리고 다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카통은 섹시한 단발머리 누나 한수지다.
[수지 누나: 지훈아. 나 오늘 귀여운 옷 샀는데, 좀 봐줘. 응? *사진첨부*]
수지누나로부터 온 사진을 보니 젖꼭지와 보지만 살짝 가린 그야말로 야동에 나오는 배우들이나 입을 것 같은 가트벨트 언더웨어다.
[수지 누나: 지훈아, 누나. 바이브레이터로 자위하고 있는 동영상 보냈어. 지훈이도 자위하는 영상 좀 보내주면 안 될까? 누나가 밤이 너무 외로워서 그래. *동영상 첨부*]
꿀꺽.......
방금 전에 수영이 누나와 섹스를 했지만, 수지 누나가 야한 신음소리를 내며 자위하는 영상을 보니 또 다시 자지가 발딱 솟아오른다.
수지 누나는 거의 성희롱에 가까울 정도로 야한 사진과 동영상을 계속해서 김지훈에게 보내고 있었다.
김지훈 녀석이 남녀가 역적된 세계의 청순남이 아니라 내가 원래 살던 세계의 발정 난 20살의 남자 녀석이었다면 수지 누나가 보내 온 사진과 동영상만으로도 하루에 5번은 가볍게 뺄 수 있을 정도로 수지 누나는 섹스에 진심이었다.
거기다가.......
점점 더 노골적으로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고 있다.
[수지 누나: 지훈아. 이거 이번에 새로 나온 일본 망가인데. 나도 꼭 지훈이랑 이렇게 놀고 싶어. *첨부파일* ]
망가라고?
남녀역전 시대의 망가라니.
호기심에 클릭해 보았다.
드르륵.
첨부파일 압축이 풀어지고 나타난 망가의 제목은.
[여왕님과 쇼타]
대충 스르륵 넘기면서 내용을 보니.
미소년들에게 섹시한 여자가 정신이 멍해지고 성욕이 끓어오르는 동물 발정제를 먹이고 침대에 묶은 후에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가지고 노는 내용이었다.
한 마디로 팸돔물이었다.
팸돔물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어차피 내 몸도 아니고.
지훈이 녀석 몸으로는 한 번쯤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수지누나: 우리 나쁜아이 지훈이도 저렇게 침대에 묶어서, 지훈이의 은밀한 곳도 괴롭히고 엉덩이도 따먹고 싶어. 지훈아 상상만으로도 누나는 몸이 달아올라서 어쩔 줄 모르겠어.]
하아.......
나는 수지 누나가 보내주는 야한 사진과 동영상들을 보며 마음을 굳혔다.
그래, 새로운 경험도 해볼 겸.
다음번에는 야하고 요염한 수지누나를 찍먹 해보자.
거기다가 아까 대화로 들었을 때, 수지누나가 야하고 요염하지만 의외로 보지는 처녀이다.
남녀가 역전된 세계의 성욕으로 가득 찬 여자로서 당연히 자위하면서 딜도는 사용하겠지만 다른 남자의 자지가 닿지 않은 처녀 보지.
당연히 꽈악 쪼이고 맛있을 거다.
그렇게 수지 누나의 처녀보지를 따 먹는 상상을 하고 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람에게서 온 카통 메시지가 보였다.
어? 저건........
너무 자주 봐서.
아니 매일 보기 때문에 익숙한 얼굴.
바로.
나에게서 온 카통이었다.
[유시원: 지금쯤이면, 너도 우리의 몸이 바뀌었다는 건 알아차렸겠지? 먼저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몸을 바꾸어서 진심으로 미안하다. 사실 시원이의 피지컬 좋은 몸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게 있어서 몸을 바꾸었어. 나쁜일은 아니고. 내 꿈이 비보이 댄서인데, 내 본래 몸이 너무 병약한 나머지 제대로 된 비보이 기술하나 펼칠 수가 없더라고. 그래서 몇 시간만이라도 비보이 기술을 마음껏 연습하고 싶어서 몸을 바꾸었어.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는 마. 오늘 밤 12시가 넘으면 우리 몸은 원래대로 돌아가니까.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지훈이 자식이 마지막으로라고 하니까 어떤 괴상한 짓거리를 할지 불안하다.
하지만 녀석의 마지막 말은 의외였다.
[다시 몸을 찾아서. 컴퓨터 책상 첫 번째, 서랍을 열어보면 흰 봉투가 있을 거야. 거기에 30만원 넣어놨어. 말도 없이 몸을 바꾸고, 사용한 대가로는 작은 돈이지만. 이걸로 한 번만 용서해 줘. 그리고 혹시라도 내 몸이 마음에 들어서 다음에도 바꾸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꼭 원래의 몸으로 돌아간 후에 카통 줘. 몸을 바꾸어 준다면 항상 시원이 바디 사용료는 제공할 테니까.]
지훈이 녀석이 보낸 메시지를 보낸 시각은 저녁 8시.
사실 녀석이 보낸 메시지를 다 읽고 나니까 몸을 빼앗겨서 분하다는 마음보다는 이거 개꿀알바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훈이 녀석 몸으로 들어가서 녀석의 미소년 미모를 이용해 여자도 따 먹고, 알바비로 30만원도 받고.
이거야 말로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사실 내 본체의 몸으로는 따 먹을 수 있는 여자의 숫자에 한계가 있다.
20살의 발기발랄한 나이이기 때문에 매일 몇 번씩 여자와 섹스를 해도 정력에는 문제가 없지만, 여자를 자주 바꿔가면서 따 먹다보면 점점 더 꼬여가는 여자들의 관계 때문에 골머리 썩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나는 재빨리 수영이 누나에게 카통을 보냈다.
[나: 누나, 괜찮아요? 사실 누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누나가 너무 정신이 없어보여서 못했어요.]
잠시 후 카통이 울린다.
카통! 카통!
[하수영: 응, 지훈아. 누나 정신 차리고 샤워했어. 지훈이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알 수 있을까?]
수영이 누나는 같은 집에 살았지만, 곤란한 대화를 할 때는 카통으로 하는 게 더 편했다.
[나: 누나, 오늘 있었던 일은 누나와 나의 작은 비밀로 했으면 좋겠어요. 누나랑 나랑 섹스 한 거 다른 누나들이 알게라도 되면..........]
[하수영: 알았어. 지훈아. 물론 누나도 지훈이 입장 곤란한 거 이해하지. 수지랑 은지도 지훈이만 바라보고 있는데. 지훈이가 나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갑자기 선언해 버리면 걔네들이 얼마나 상처 받겠어. 이제 수지랑 은지도 나랑 알고 지낸지 오래되어서 친동생 같은 애들인데 말이야. 지훈이가 마음의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릴게 지훈아.]
수영이 누나는 딜도요정이라는 19금 아프리콘 채널의 BJ인 야한 여자이면서 생각하는 건 10대 소녀처럼 순수하다.
겨우 섹스 한 번 했다고, 지훈이가 완전히 자기 것이 된 줄 안다.
하여간 이러한 상황은 지훈이의 미모를 이용해 마음껏 여우짓하며 여러 여자들을 만나기에 최적의 상황이다.
[나: 고마워요. 누나. 이해해 줘서. 역시 제 마음을 알아주는 건 수영이 누나 밖에 없어요.]
[하수영: 고맙긴. 이제 우리 그냥 누나와 동생 사이도 아닌데.......]
[나: 아, 그리고. 누나. 오늘 있었던 일은. 다시는 우리 사이에도 얘기 꺼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까는 누나 방송을 살려주려다 보니까, 저도 분위기에 휩쓸려서 그렇게 되었는데. 누나도 알다시피 저 원래 그런 남자 아니잖아요.]
앞으로 지훈이 녀석과 몸을 수월하게 바꾸기 위해서는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완벽하게 수영이 누나의 입을 막아야 한다.
자기 몸을 걸레처럼 굴린다는 걸 지훈이 녀석이 알게 되면 다시는 나와 몸을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수영: 아, 알지. 원래 지훈이 그런 남자 아닌 거. 지훈이가 원한다면 오늘 있었던 일은 잊을게.......]
수영이 누나의 말투로 보아서는 서운함이 가득 묻어나 있다.
이제야 겨우 관계가 진전됐다고 생각했는데, 다시는 얘기 꺼내지 말라고 했으니.
나중을 위해 마지막으로 수영이 누나에게 카통을 날렸다.
[나: 제가 언제 잊으라고 했어요? 부끄러우니까 다시 얘기 꺼내지 말라는 거지. 누나는 잊어요. 저는 오늘 누나와 함께했던 밤. 평생 잊지 않을 거니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