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0화 〉 순애 육덕녀 하수영(3)
* * *
하아.......
진짜 이거 미쳐버리겠네.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는 신규 시청자들.
지금 방송을 종료하기에는 방송 2년 만에 처음 시청자들이 물밀듯 들어오고 있는 중인데, 이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사실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김지훈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 해, 부모님 집에 눌러 살고 있는 하수영이었다.
취업해서 회사에 다니기 시작하면 바빠지기 시작 할 것이고 지훈이를 볼 시간이 줄어든다.
지훈이를 곁에서 볼 수 없는 공백의 시간에 여우같은 년이 잘 키워놓은 병아리 같은 지훈이를 낚아채 간다고 생각하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하다.
그래서 지훈이가 활동하는 낮에는 찰떡같이 붙어서 집착 할 수 있고, 지훈이가 잠자는 저녁시간에 집에서 지훈이를 감시하면서 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한 것이 바로 인터넷 VJ.
물론 부모님이 건물주인 만큼 사는데 모자람이 없었지만, 언젠가는 지훈이를 꼬셔서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해야 한다.
언제까지 부모님에게 도움만 받고 살고 싶진 않다.
지훈이와 같이 독립을 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직장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물이 들어왔을 때, 제대로 노를 저어서 고정 시청자수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갑자기 출현한 미소년을 보고 음란한 촉수괴물같이 변한 시청자들.
그녀들이 원하는 건 단 하나.
미소년 김지훈이 다시 방송에 출현하는 것뿐이다.
이건 분명 양날의 검이다.
지훈이를 자신의 인터넷 방송에 출현시키면 엄청난 규모의 신규 시청자를 유입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지훈이가 다른 여자들에게 노출이 된다.
더군다나 자신이 진행하는 스트리밍은 성인컨텐츠이다.
다른 인터넷 방송보다 남자를 밝히는 색녀 시청자들로 가득하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수영이가 마침내 시청자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아, 이거 죄송해서 어떡하죠. 방금 전에 출현했던 남자 분은 사실 저희 집에 잠깐 들린 손님이에요. 손님. 이미 돌아가고 없어요. 그러니까 다음 기회에 제가 제대로 자리를 만들어서 한 번 모셔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리 미래를 위해 시청자 유입이 절실하다고 해도, 지훈이가 내 것이 아니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안 그래도 수지와 은정이라는 막강한 슈터 경쟁자들이 있는데, 더 이상 지훈이가 유명해지면 곤란하다.
그러니 이번 기회는 아쉽지만 포기하기로 마음을 정한 것이다.
최대한 밝은 표정을 지으며 시청자들을 구슬렸다.
하지만 한 번 지훈이의 청순한 미모에 매혹되어버린 시청자들의 보지는 쉽게 식지 않았다.
[아니다! 이 악마 수영이년아. 우리 여보 어디에 감금 시켜 놓은 건데? 아이스크림 사 온다고 슈퍼간지 18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안 돌아오고 있거든. 빨리 우리 남편 내놔!]
[미친. 도대체 나이가 몇 살 이길래, 남편이 아이스크림 사러 가출한지 18년이 지나?]
[나? 18살. 응애. 애기 시청자. 방금 그 분은 태아 때부터 내 남편이었거든.]
[아. 태아커플? 그러면 쌉 인정ㅋㅋㅋㅋㅋ]
[수영좌! 자네 시청자들을 향한 정성이 그 것 밖에 안 되나? 아직 오라버니 멀리 못 도망갔을 테니, 버선발로라도 달려 나가서 다시 잡아와야 할 것 아닌가?]
[야! 누가 수영시스터 얼굴 보고 싶데? 빨리 귀여운 남동생 내 놓으라고!]
[오빠 데려와! 응애! 응애!]
[아유 진짜 동네 시끄러워 못 살겠네. 애기 시청자 울잖아! 이 아동 학대범 수영년아! 빨리 오빠 데리고 와서 찌찌 보여주고 진정시켜!]
[찌찌? 애기 시청자. 찌찌 좋아! 오빠 찌찌. 맘마통. 꺄르륵.]
하아. 이 변태 같은 년들.
역시 우리 순진한 지훈이를 이 이상성욕자 시청자 년들한테서 지킨 건 잘한 거야.
아무리 내 채널을 구독해주는 시청자들이라고 할지라도 하나 같이 정상인 년이 없네.
아흐. 쪽팔려.
하지만 미우니 고우니 해도 자신의 채널을 봐주는 수입원 시청자들.
직접적으로 이렇게 말 할 수는 없다.
“여러분! 진정하세요. 진정.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서 방금 소개해, 지금부터 저 하수영을 응원해 주는 댓글을 써주시는 분들 중 추첨을 통해서 방금 보여드렸던 탱감 핑크 바이브레이터를 사은품으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거 진짜 구하기 힘든 거 다들 아시죠?”
하수영은 시청자들도 놓치지 않고 김지훈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 돌리기 위한 방편으로 급하게 시청자 사은품 증정 이벤트를 생각해 냈다.
하지만.........
이미 김지훈의 미모에 보지가 뇌에 꽂혀 버린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역효과만 나타났다.
[보지까지 말고 우리 오빠 내 놓으라고! 어디서 중고 사은품으로 시청자를 우롱하려고 해! 수영이년 보지 냄새나는 딜도 따위 씹 쓰레기]
[응애! 응애! 응애! 똥통 같은 수영 아줌마 얼굴 치워주세요. 더러워서 지릴 것 같아요.]
아니, 이 미친년이 똥통은 해도 해도 너무 하잖아.
“똥통? 야, 너 같은 시청자 필요 없어. 아웃!”
수영이가 자신을 똥통 얼굴이라고 지칭한 시청자를 뮤트 시켜 버렸다.
[와. 우리나라 민주공화국인줄 알았는데. 북한이노? 채팅의 자유가 없네. 무서워서 바른 말 하겠나.]
[억 ㅋㅋㅋ 그런데 똥통은 좀 선 심하게 넘긴 했음. 수영이 얼굴이 똥통 정도는 아니지. 얼굴에 처바른 돈이 얼마인데. 저 돈 처바르고도 똥통 얼굴이믄 억울해서 어찌 사누. 아 그런데 이상하게 미소년 오빠 보다가 수영이 얼굴 보니 화장실 급 땡기네.]
[님도? 전 이미 화장실 가서 수영이 얼굴이다 생각하고 쉬~~원하게 갈기고 왔음]
[수영시스터 얼굴이 변비약이네? 변비약 살 필요 없겠음. ㅋㅋㅋㅋㅋㅋ]
[수영좌. 나는 핑크 딜도 필요 없네. 그저 수영 시스터 집에 감금된 미소년 하나만 택배로 부쳐주면 신고는 안 할게.]
[뭐야? 수영이 미소년 감금해놓고 키우는 노예상이었음? 하루 렌탈비 얼마임? 계좌랑 미소년 애들 사진 카통으로 보내주게나]
[미친년들아. 우리 수영이 미소년 누구 집으로 보내주고 하는 그런 사람 아니다. 언니. 나는 3시간 대실. 언니집 어디야? 카드 받지?]
하아..........
씨발 이제는 하다하다 미소년 노예 상까지.
이 상태로는 방송 이미지만 나빠지고 더 이상 진행이 불가하다.
“여러분들! 진정하세요. 진정. 저 그런 불법사업 하는 사람 아니거든요. 이제부터 음란 및 비방 채팅 하는 사람들. 다 강퇴 시킵니다. 그리고 아까 잠깐 들르셨던 남자분은 더 이상 안나오니까 저희 채널에만 집중해 주세요!”
[아, 씹. 진짜 지가 김정은도 아니고. 독재자야 뭐야. 그러지 말고, 오피스 주소나 알려주라고 수영이년아, 카드 안 되면 현금 가지고 간다니.........]
수영이는 재빨리 강퇴 버튼을 눌러서 쫒아냈다.
[우아. 이 무친년. 무섭다. 무서워. 그 많은 미소년들 지가 다 독차지 하려고. 이게 무슨 수영강점기도 아니고........]
주저 없이 강퇴!
[미소년들에게 자유를! 미소년들에게 자유를! 미소년들에게 자유를! 미소년들에게 자유를! 미소년들에게 자유를! 미소년들에게 자유를! 미소년들에게 자유를.........]
미친년. 강퇴!
그렇게 줄줄이 20명 쯤 강퇴 당하고 나서야 채팅창의 열기가 서서히 식기 시작했다.
[에이, 진자 더러워서 나간다. 미소년 오빠 사진 보면서 자위나 해야지. 오빠 얼굴 캡쳐해서 다행이다, 헤으응.......]
[와. 씨발. 존나 부러운 년. 언니. 평생 충성 하겠슴. 나도 캡쳐 사진 좀 보내주세요.]
[하으. 진짜 채팅창에 보지 냄새가 진동을 하네. 누가 여기 썩은 해산물 풀었음?]
지훈이에 대한 열기가 식어가는 건 좋은데.......
문제는 시청자수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었다.
동시 시청자 수 1,000명이 넘었었는데, 더 이상 지훈이가 출현하지 않는 다는 단호한 말에 순식간에 시청자수가 평소보다 적은 100명이 되었다.
더군다나 강퇴를 당한 시청자들은 평소 수영이 딜도요정 채널의 충성심 강한 시청자들이었다.
하지만 한 번 BJ에게 강퇴 당한 시청자들이 돌아올 리 만무하다.
흐으........
오늘 방송 완전 망했다.
수영이가 작은 얼굴을 감싸 쥐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그 모습은 실시간으로 다 방송으로 보이고 있다.
[수영좌. 그런다고 한 번 변한 민심은 돌아오지 않는다네! 그러니까 좋은 건 나눠먹었어야지.]
[미친년아. 아직 늦지 않았다. 이럴 때 극적인 반전 영화처럼 우리 오빠를 출현시키면, 완전 소오름. 개 소오름~!]
[여기 존나 예쁘게 생긴 미소년 오빠 나온다고 해서 왔는데, 개노잼. 난 간다. 빠빠2]
[저기 아까 핑크 바이브레이터 준다는 거 아직 유효한 거죠? 제가 돈이 없어서, 오이로만 자위하는데 한 달 동안 잘 쓰던 오이가 오늘 아침에 뚝 부러져버려서요. 부탁합니다. 수영 딜도요정님.]
[미친. 오이를 한 달 동안 썼다고? 그러니까 오이가 복상사하지.]
하아.........
안 그래도 시청자 다 떨어져 나가서 짜증나 죽겠는데, 이제는 동정 빈대충까지.
진짜 가지가지 하는 구나.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방송을 강종하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그나마 남은 시청자들마저 다 짤려 나가겠지.
마지막 멘트라도 하고 종료해야겠다.
그렇게 마음을 먹은 수영이가 억지로 최대한 밝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
“여러분. 오늘은 제가 몸이 안 좋아서, 여기까지만 방송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러니까 많은 이해........”
[툭 건들면 눈에서 눈물 주르륵 흐르겠구먼, 몸이 안 좋긴. 시청자들 다 떠나서 빤스런 하는 거잖아. 우리는 시청자도 아니냐! 무시 하냐! 나도 빤스런~ 좆 노잼방송.]
[울어라! 울어라! 울어라! 울어라! 울어라! 역대급이다 진짜. 어떻게 시청자수가 1,000명에서 80명으로 10분 만에 싹 떨어져 나감? 이것도 재능이다. 재능충 수영이네.]
씨발.......
진짜 인터넷 방송 시청자 개새끼들.
안 그래도 시청자수 떡락한 BJ 위로해 주지는 못 할망정 비꼬면서 놀려대는 꼴이라니.
진짜 마음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지훈이 데리고 와서, 존나 중요한 순간에 나 놀린 새끼들 다 강제퇴장 시켜 버리고 싶다.
생각만으로도 짜릿하다.
하지만.......
지금 지훈이에게 방송에 나와 달라고 부탁해도 나와 줄 리 없다.
워낙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싫어하는 수줍은 많은 아이니까.
거기다가 지금 내가 운영하는 방송은 성인 컨텐츠.
지훈이에게 부끄러워서 어떻게 나와 달라고 부탁을 해.
변태 같은 시청자 년들이 음란한 말로 지훈이 성희롱 할게 뻔한데.
참자. 더러워도 참자.
이번에는 이렇게 방송을 종료하고, 다음 방송할 때 만회하면 되는 거야.
“예. 여러분들 오늘도 딜도요정 방송을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예하!”
억지로 텐션을 올려서 방송 종료 멘트를 날리는데.........
삐그덕.......
문이 열리며 들려오는 귀여운 목소리.
“수영이 누나. 자꾸 들락거려서 미안해요. 잠이 안와서 그러는데, 누나 나랑 좀 놀아주면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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