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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세계 밀프 헌터가 되었다-109화 (109/370)

〈 109화 〉 순애 육덕녀 하수영(2)

* * *

지훈이의 영상을 보며 자위를 마친 수영이에게 현자타임이 찾아왔다.

“하아........ 이 음란한 서큐버스 같은 누나를 용서해 주렴. 지훈아. 우리 청순하고 순진한 지훈이를 상대로 성욕이나 해결해 버리는 변태라니.”

여자면 누구나 그렇듯 한참 성욕이 올랐을 때는 욕정의 도구로 자신이 흠모하는 소년의 영상이나 사진을 사용하지만, 사정을 하고 나서는 밀려오는 현자타임과 배덕감으로 반성하고 후회를 한다.

하지만 내일이면 또 다시 발정이 나서 흠모하는 소년의 자지는 누더기가 될 때까지 그녀의 상상 속에서 더럽혀질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성욕으로 가득 찬 평범한 여자라면 피할 수 없는 딜레마인 것이다.

잠시 후.........

현자타임 마저 끝나자 수영이는 분홍색 바이브레이터를 책상위 카메라에 초점이 잘 맞도록 올려놓고는 아프리콘 방송을 켰다.

그리고는 밝은 목소리로 말한다.

“안녕하세요. 예하~ 수영이 왔어요!”

사실 수영이는 처녀인 주제에 성인용품 리뷰를 하는 인기 아프리콘 채널 VJ였던 것이다.

“자~ 오늘은 새로 구입한 탱감사의 핑크 바이브레이터 리뷰를 할 건데요. 여기 이거 보이시죠!”

수영이가 그녀의 옷에 붙여진 스티커에 카메라 초점을 맞춘다.

“광고아님! 네~ 그렇습니다. 이 제품 역시 우리 시청자분들을 위해서 이 딜도요정 수영이가 사비로 직접 구입한 제품입니다. 절대 광고사에서 후원 받고 리뷰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객관적이고 정확한 수영이의 리뷰! 기대해 주세요.”

그렇게 말을 마친 수영이가 실제로 자신이 썼던 핑크색 바이브레이터를 손에 쥐고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사용감, 크기. 진동의 강도. 등등에 대해서 세세하게 리뷰를 하기 시작했다.

역시 프로 성인용품 VJ답게 직접 써보고 하는 리뷰라서인지 생동감이 넘쳤다.

그리고 폭발적인 시청자들의 반응!

여자에게 있어서 성인 장난감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품목 중에 하나이다.

남자와 여자의 비율이 1 대 10인 세상.

엄청난 미인 또는 남자에게 명품 시계 몇 개 정도는 거리낌 없이 사 줄 정도로 부자가 아닌 이상에야 딜도가 남자를 대신해 여자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이 당연한 세상.

그만큼 딜도는 여자들과 떼어놓을 수 없는 인생의 동반자인 것이다!

“자, 그러면 오늘 탱감사의 새로 나온 야심작 핑크 바이브레이터!에 관한 리뷰는 여기까지 하고요. 이번에는 여러분들과 야한 얘기나 하면서 잡담하는 시간 가져볼까요?”

최근 인기가 급상승 중인 신상 바이브레이터 리뷰 덕분인지 오늘 방송도 반응이 좋았다.

고작 동시 시청자 10명으로 시작한 그녀의 하꼬 방송이었지만, 최근에는 무려 300명에 달하는 동시 시청자수를 평균적으로 보유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긴 방송으로 커 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오늘 하루도 만족스러운 자위와 방송으로 평범한 하루가 될 것 같은 저녁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수영이는 분명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부터 균열은 시작된다.

바로 지금 이 순간처럼.

“수영이 누나! 지금 뭐하는 거예요? 방송하는 거예요?”

생각지도 못했던 수영이의 뒤에서 들려온 귀여운 목소리.

이곳에 있으면 안 될 지훈이가 어느 사이엔가 그녀의 방에 들어와서 에메랄드처럼 아름다운 눈빛을 빛내며 흥미롭게 그녀와 핑크색 바이브레이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 * * * *

­덜덜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지훈이의 출현에 너무 놀란 수영이의 온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평소의 지훈이라면 지금 이 시간에는 어김없이 새나라의 어린이처럼 침대 속에서 쿨쿨 자고 있어야 한다.

지훈이와 고등학교 때부터 한 집에 살기 시작한 수영이는 이미 지훈이의 모든 생활패턴을 줄줄이 꿰고 있었다.

“지, 지훈아! 우리 지훈이가 웬일이야. 이 시간까지 깨어있다니.”

수영이가 최대한 자연스러운 눈빛으로 지훈이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지훈이의 눈빛은 윙윙! 거리면서 요란하게 흔들리고 있는 분홍색의 흉측한 방망이에 고정되어 있다.

그런 지훈이를 보며 수영이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젠장. 망했어. 설마 이 시간에 지훈이가 기척도 없이 내 방에 나타날 줄이야. 같이 오래 살았다고 너무 방심하고 살았던 거야. 이제 순결하고 청순한 지훈이가 나를 밝히기만 하는 변태로 생각하고 거리를 두기 시작하겠지. 흐윽........ 지훈아. 지훈이가 나를 멀리하면 나는 어떻게 살라고.

지훈이에게 버림받는 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살아갈 의욕조차 나지 않는다.

축 처진 어깨와 처량한 눈빛으로 지훈이를 바라본다.

지훈이가 화를 내고 나가버린다면.........

지훈이의 발이라도 잡고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매달려 볼 생각이다.

지훈이가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으니까.

긴장된 순간.........

귀여운 지훈이의 입에서.

지훈이와 5년을 같이 살아서 지훈이의 모든 면을 알고 있다고 자신하는 수영이로서도 상상도 못할 말이 흘러 나왔다.

“누나, 이거 여자들이 자위할 때 쓴다는 그 딜도 그런 거죠? 이야, 이거 색깔도 핑크핑크하고 물건도 실하네요. 내 거랑 크기가 비슷할라나? 아니다. 그래도 내 물건이 좀 더 크고 굵은 것 긴한데.”

평소에 야한 걸 끔찍하게 싫어하고, 여자들의 변태 같은 눈빛이 싫어서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반바지조차 안 입는 지훈이다.

수지가 남자들의 야한 사진이라도 보다가 걸리면, 수지를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쓰레기처럼 바라보던 순결의 상징 지훈이.

그런 지훈이가......... 신상품 딜도랑 자기 자지를 능청스럽게 비교하고 있다고?

너무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이상한 말이 튀어 나왔다.

“에???????”

“아, 아니요. 누나 자위하고 있었나 보네요. 방해해서 미안해요. 하던 거 계속하세요. 배고파서 잠깐 들른 건데. 저, 그냥 냉장고에서 대충 꺼내 먹을게요. 그리고.......”

“따, 딸국.........”

수영이가 계속되는 지훈이의 거침없고 직설적인 드립에 너무 놀라서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훈이가 방문을 걸어 나가며 한쪽 눈을 귀엽게 윙크하며 말한다.

“누나, 혹시 자위하다가 도움 필요하면 말 하세요. 마침 잠도 안 오고 하니까.......”

“헥? 따, 딸국. 딸꾹!”

­끼이익! 쿵!

친절하게 자위하는데 방해 받지 않도록 방문까지 닫아준 지훈이가 유유하게 계단을 내려간다.

그리고 너무 놀라서 얼음 조각처럼 얼어버린 수영이.

그렇게 굳어버린 채로 잠시 멍을 때리는데..........

그녀의 컴퓨터에서 계속해서 들려오는 돈 떨어지는 소리들.

그제야 수영이는 정신을 차리고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수영이의 아프리콘 채팅창을 가득 채운 댓글들.

[방금 그 분은 누규? 혹시 수영시스터 동생?]

[미쳤냐! 어디 천사랑 악마를 가족으로 묶으려 해! 와, 씨발 외모 실화냐? 개 미쳤네.]

[수영언니. 나 이제부터 언니 시누이라고 부르면 되는거지? 가족 될 사이인데 잘 지내보자. 시누이.]

[미친 아줌마. 딱 봐도 말투가 틀딱 냄새 나는데, 무슨 수영언니야. 미소년 동생분. 솔직하게 수영이 씨바년한테 납치당해서 감금당한 거면 화끈하게 웃통 벗고 다시 출현해주세요. 헤으응. 헤으응. 헤으응]

[속지 마. 이 미친년들아. 저거 다 짜고 치는 거야. 씨발. 어떤 미친 잘생긴 남자가 자기 누나 자위하는데 저렇게 쿨하냐. 자위하다 들키면 인간 말종 쓰레기로 보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 내 남동생도 까마귀 폴더 잘 못 열어서 나의 야스 컬렉션 본 이후로 나를 삼 년 동안 썩은 걸레 보듯 봤거든.]

[그래. 저거, 수영이년이 어그로 한 번 끌어보겠다고 존나 가지고 있던 딜도 다 팔아서 모델 연기자 하나 썼네. 그런데 수영이년아. 저 모델 어디 소속사냐? 존나 외모 쩐다. 좋은 건 공유 좀 하자. 오늘부터 저 남동생 역으로 나온 분. 덕질 들어간다.]

[오라버니 어디갔어? 오라버니 어디갔어? 오라버니 어디갔어? 오라버니 어디갔어? 오라버니 어디갔어? 오라버니 어디갔어?]

[제발 좀 그 못생긴 상판 때기 치우고, 얼른 내 남편 불러오라고!!!]

[수영좌에게 1분줍니다. 당장에 남동생 데리고 옵니다. 실시! 1분 내로 안 데려 오면, 군대 2번 갑니다. 실시!]

[씨발 수영년아, 왜 남의 남자친구 납치해서 가둬 놓은 건데? 남친 돌려줘! 남친 돌려줘! 남친 돌려줘! 남친 돌려줘! 남친 돌려줘!]

그야 말로 아프리콘 VJ 2년차인 수영이는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혼란과 경악의 도가니였다.

그리고 어디서부터 소문이 돌았는지, 동시 접속자 시청자수가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었다.

[여기, 누나 자위 도와주는 미소년이 출현한다는 채널 맞죠? 아, 씨발. 보지 존나 꼴리네. 출렁출렁~ 출렁출렁~ 출렁출렁~]

[본격 근친 채널인것입니까! 근친 좋아! 근친 좋아! 근친 좋아! 근친 좋아!]

[응애! 나 방금 태어나서 수영좌 미소년 동생 얼굴 못 봤어. 애기 시청자한테 얼른 데려오세요. 응애! 응애! 응애!]

[애들아 수영시스터 딜도 내다 판돈 다 떨어져서 이제 미소년 연기자 분 못 와. 수영시스터 어려울 때는 서로 돕는 겁니다. 얼른 주소 보내 봐요. 나를 십년 동안 위로해 준 아빠같이 편안한 딜도 보내줄게요.]

[와! 씨바. 십 년 동안 쓴 딜도래. 딜도에서 썩은 보징어 냄새 존나 나겠네. 수영좌. 좋은 말로 할 때, 우리 남편 내놔라. 네가 뭔데 우리 가정을 갈라놓는 건데! 남편 내놔! 남편 내놔!]

그야말로 미소년을 보자 보지가 뇌에 박혀버린 시청자들의 엄청난 화력으로 하수영의 아프리콘 채널은 봊창나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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