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화 〉 경국지색 형준이 어머니(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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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어머니가 아니라 손나은씨라고 불리자 형준이 어머니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부끄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니, 시원아. 왜 갑자기 나를 이름으로 부르고 그래.”
“왜요? 나은씨. 내가 이름으로 부르니까 막 설레고 그래요?”
형준이 어머니가 그제야 내가 장난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자신의 옆구리를 감싸고 있는 내 손을 손톱으로 살짝 꼬집으며 말한다.
“얘가. 진짜. 어른을 놀리고. 그럼 못 써. 그리고 허리에 올린 손은 좀 치워줄래? 시원아. 네 마음은 알겠는데. 아줌마는 너랑 연애 할 수가 없어. 이해하지 내 마음?”
형준이 어머니의 따뜻한 체온과 그녀의 우아한 향기가 오감을 자극한다.
이대로 계속 형준이 어머니를 품에 안고 같이 있고 싶다.
나는 깊게 한숨을 내쉬며 형준이 어머니를 바라본다.
“알겠어요. 어머니. 저랑 연애하는 게 어머니 마음을 정 그렇게 불편하게 만든다면 포기할게요.”
형준이 어머니와 연애 하는 것을 포기 한다는 말에 형준이 어머니의 눈시울이 살짝 붉어진다.
내가 이렇게 쉽게 형준이 어머니를 포기한다고 말할 줄 몰랐겠지?
“그래, 시원아. 잘 생각했어. 우리는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야.........”
나는 형준이 어머니 옆자리에서 일어나서 다시 그녀의 앞에 앉았다.
그냥 무작정 밀어붙인다고 형준이 어머니가 나를 받아 줄 것 같지는 않으니까 방법을 달리해야지.
나는 진심을 담아 진중한 목소리로 형준이 어머니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어머니. 저 진짜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소원이 딱 하나 있어요. 들어주실 거죠?”
마지막으로 내가 형준이 어머니에게 바라는 소원.
형준이 어머니의 마음이 다시 약해지기 시작한다.
“소원이라니. 시원아? 너 혹시 다른 마음 품고 있는 거 아니지?”
“아니에요. 어머니. 진짜 이 소원만 들어주시면 다시는 귀찮게 안 할게요.”
형준이 어머니가 아름다운 에메랄드 눈을 빛내며 나를 바라본다.
그녀의 파랗고 요염한 눈빛에 매혹되어 버릴 것만 같다.
“그래. 시원아. 시원이가 바라는 소원이 뭔데? 일단 들어나 보자.”
나는 목소리에 간절함을 담아 형준이 어머니의 매혹적인 눈빛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한다.
“어머니. 사실, 제가 오늘 어머니 만나면........ 어머니가 제가 사드린 선물을 입으신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너무 설렜거든요. 상상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서 여기 오는 내내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어요. 어머니에게 이렇게 매몰차게 차일 줄도 모르고. 저 진짜 바보 같죠?”
형준이 어머니의 눈시울이 점점 더 붉어진다.
순진한 형준이 어머니가 내 개수작에 넘어오고 있다.
“시원아. 미안해. 내가 나쁜년이라 그래. 우리 착한 시원이 마음에 상처를 줬구나.”
“아니에요. 어머니. 저도 어머니 마음 이해해요. 우리 사이는 서로가 원하고 갈망해도 잘 될 수가 없는 사이잖아요.”
“시원아........”
나는 계속해서 개수작을 떨며 형준이 어머니의 마음을 심해 잠수부처럼 파고들었다.
역시 마음이 약한 형준이 어머니에게는 한 마리의 길 잃은 새끼 고양이처럼 처량하게 보여 동정심을 유발하는 방법이 제일 잘 먹힌다.
거기다가 서로 사랑하는데 주변 환경 때문에 못 만난다는 애틋한 러브 로맨스.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오마주를 깔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넘어올 수밖에 없지.
이제 결정타를 날릴 시간.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눈물이 뚝뚝 흘러지도록 시선을 한 곳에 두고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오늘 형준이 어머니를 따 먹느냐 못 따 먹느냐는 얼마나 내가 애절해 보이는냐에 달려 있으니까.
물론 아무리 애절해 보여도 정말 형준이 어머니가 나를 좋아하는 마음이 없다면, 안 먹히는 방법이다.
하지만 나에게 온 카통을 보고 질투심 때문에 빨개진 얼굴을 보면 절대 나한테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그저, 아직까지는 보지가 뇌에 안 박혀서 이성이 형준이 어머니의 뇌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보지가 뇌를 지배 할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줘야지.
그리고 마침내.
내 노력이 가상했는지, 눈물이 눈에서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 눈 아퍼.
“어머니. 제 마지막 부탁이에요. 오늘 어머니가 제가 선물한 옷을 입은 모습을 보고 싶어요. 어머니가 제가 사드린 선물을 입으신 모습. 제 기억에 평생 남기고 그 추억으로 살아갈게요. 안 그러면 저 너무 힘들어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를 것 같아요.”
형준이 어머니가 캐빈클라임 쇼핑백에 담겨있는 하얀색 망사 전신 스타킹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한다.
“시, 시원아. 아무리 그래도 이건.......”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형준이 어머니의 고운 손을 붙잡고 애원한다.
“어머니...... 우리 이제 다시 이렇게 못 만날 텐데. 제 마지막 부탁 한 번만 들어주세요. 이렇게 부탁드려요.”
나는 형준이 어머니 앞에서 무릎을 꿇고, 붉어진 눈시울로 펑펑 눈물을 흘렸다.
씨발........
못 따 먹으니까 더 따먹고 싶어서 별 짓을 다하고 있다.
역시 여자는 줄듯 말듯 애태우는 여자가 제일 먹고 싶은 법인가 보다.
형준이 어머니가 당황해서 나를 일으켜 세우려 노력한다.
“시, 시원아. 이러지 마. 아무리 그래도, 저걸 어디서 입어. 시원아 우리 이러지 말고 깔끔하게 끝내자. 어서 일어나 시원아.”
나는 더 애절하게 형준이 어머니를 물기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보며 애원한다.
“몰라요. 어머니가 허락 안 해 주시면 저 여기서 안 일어 날거에요. 그러니까, 어머니. 오늘 곡 제가 산 옷 입어주신다고 허락해 주세요.........”
“시원아. 아이. 진짜. 얘가 왜 이러는 거니. 사람 곤란하게........”
그렇게 형준이 어머니가 마음을 못 정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는데, 마침 후식을 서빙하기 위해서 청담 여직원이 우리 프라이빗 룸 문을 두드린다.
“손님. 후식 준비되었는데 들어가도 될까요?”
형준이 어머니가 깜짝 놀라서 나를 바라본다.
내가 원래 살던 세계로 치자면, 몸매 좋고 섹시한 딸의 친구가 둘 만 있는 프라이빗 한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다.
마치 불륜을 저지르다가 남자가 마음대로 차버린 상황이라고 오해하기 딱 좋다.
형준이 어머니가 입술을 깨물며 나에게 말한다.
“아, 알겠어. 시원아. 그렇게 해줄게. 제발 그만 일어나렴. 응? 어서.......”
역시 체면을 중요시하는 형준이 어머니는 내 작전에 딱 말려들고 말았다.
나는 형준이 어머니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다시 내 자리에 가서 앉았다.
“어머니. 진짜에요. 약속 꼭 지키시는 거예요.”
“알겠어. 시원아........ 약속은 지킬테니. 우리 만나는 거 오늘이 진짜 마지막이다. 알았지?”
“알겠어요. 어머니. 걱정 마세요.”
나는 일단 형준이 어머니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형준이 어머니는 경국지색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단순히 바라보는 눈빛만으로도, 사람을 매혹시켜 버리는 미친 미모를 가진 요염한 미씨였다.
잘빠진 쇄골라인과 풍만하고 탱탱한 젖가슴.
운동으로 다져진 매끄러운 허리라인에서 성난 것처럼 발딱 솟은 엉덩이.
얼굴과 몸매가 완벽하다.
형준이 어머니와 섹스하는 상상만으로 이미 내 자지가 녹진녹진 해 버릴 지경이다.
“손님 맛있게 드셨습니까? 저희 사장님께서 골드 회원님들을 위해 특별히 개발하신 황금 디저트 아이스크림을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금색의 접시에 담긴 황금이 뿌려진 아이스크림을 가지고 온 청담의 직원이 디저트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사장님께서 새로 개발하신 황금 청담은 두바이에서 파는 블랜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아이스크림과 같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인 샤프란과 송로 버섯이 들어가 있고. 약 23캐럿의 식용금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그럼 좋은 시간 되세요.”
과연 청담의 요염한 사장이 신경을 많이 써서 만든 신상품이라서인지 보는 것만으로도 화려해서 먹기가 아까울 정도였다.
다른 음식에는 관심을 안 보이던 형준이 어머니도 이 청담 한식당에서 만든 새로운 디저트 황금청담에는 관심을 보이며 귀엽게 한 스푼 떠서 그녀의 작고 섹시한 입에 가져갔다.
그리고는 눈을 감고 음미하며 나에게 말한다.
“시원아. 너도 먹어보렴. 이번에 효린 언니가 신경 써서 만들었나 보네. 괜찮네.”
형준이 어머니가 말한 대로 나도 한 스푼 황금청담 아이스크림을 떠서 먹어 보았다.
입에 들어가자마자 눈처럼 사르르 녹으면서 녹진한 맛이 난다.
과연 부자들의 아이스크림은 틀리구나! 라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처음 먹어보는 맛이에요. 어머니. 어떻게 아이스크림이 어머니처럼 이렇게 녹진하면서 상큼할 수가 있죠? 너무 맛있어요.”
내가 아이스크림을 형준이 어머니 맛에 비교해서 말하자, 형준이 어머니의 고운 이마가 다시 한 번 찡긋 거린다.
“얘는 무슨 표현을 해도.......”
그렇게 형준이 어머니가 귀여운 투정을 하는데, 다시 우리 프라이빗 방문이 열린다.
그리고 들어온 사람은, 청담의 요염한 여사장 효린이었다.
“어때, 우리 신상품 먹을 만 해?”
형준이 어머니가 다시 경계의 눈빛을 보내며 청담 여사장을 바라본다.
이상하게 형준이 어머니가 청담의 요염한 여사장을 효린을 바라 볼 때는, 두발로 서서 경계하는 미어캣처럼 극도의 경계심을 보인다.
“언니. 그래도 손님방에 들어 올 때는 노크 좀 하고 오지.”
형준이 어머니가 날카롭게 말했지만, 청담의 요염한 여사장 효린은 여유롭게 형준이 어머니의 말을 받아 넘긴다.
“아니, 나는 둘이 뭐 재미있는 거 하고 있나 해서. 일부러 노크 안하고 들어왔지?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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