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화 〉 남녀역전 된 대학교(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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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남녀가 역전되기 전 세계에서 매스커뮤니케이션 이론을 강의하던 교수는 50대 중반의 틀딱 냄새나는 교수님이었는데, 지금 수업을 하기 위해 강단에 선 여자는 잘 해봐야 20대 후반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안경을 낀 섹시한 여자였다.
주위 반응을 보니 다들 별 반응이 없다.
그러니까 그 말은 지금 강단에 서 있는 20대 후반의 섹시한 여자가 원래 매스커뮤니케이션 이론을 수업하던 원래 교수가 맞다는 말이다.
하아. 남녀가 역전 되니까 교수님도 바뀌네?
어찌되었든 개이득이다.
고리타분한 아저씨 교수가 섹시한 여자 교수로 바뀌다니.
수업 집중도도 확 올라 갈 것 같다.
강단에 선 교수가 노트북으로 파워포인트를 조절하고는 프로젝트 빔을 설치한다.
그런데 설치가 잘 안 되는지 애를 먹고 있다.
잘 보니 영상출력과 입력을 반대로 꽂아서 화면이 스크린에 안 나오고 있는 것이다.
나는 자연스럽게 일어나서 여교수에게로 다가갔다.
“교수님, 프로젝트빔 설치 잘 안되시죠? 제가 도와드릴게요.”
“네?”
여교수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살짝 붉어진 얼굴로 말한다.
“이게 갑자기 잘 안되네요. 부탁 좀 드려요.”
가까이에서 본 여교수의 얼굴은 더 섹시하고 매혹적이었다.
뿔테안경을 써서 그런지 이지적으로 보이기도 하다.
거기다가 가까이서 보니 단정하게만 보이던 하얀색 블라우스도 은근슬쩍 안이 비췬다.
하얀색 블라우스 안에는 대담하게도 호피무늬의 섹시한 브라자를 입고 있다.
그리고 슬림해 보이는 몸매와는 다르게 가슴은 또 육덕지다.
너무 드러나는 옷을 입으면 천박해 보일 수 있는데,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여교수는 오히려 단정해 보이면서도 요염한, 아슬아슬한 옷차림이 더 야하게 보인다.
꿀꺽........
나도 모르게 마른침이 넘어간다.
휴우..........
진정하자.
지금 당장은 우선 프로젝트 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나는 빔의 연결선을 살펴보고는 간단하게 입출력 장치를 연결하는 선을 바꾸어서 연결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파워포인트로 만든 강의 자료가 깨끗하게 스크린에 출력되었다.
섹시한 여교수가 나를 살짝 달아오른 눈으로 바라보며 말한다.
“고마워요. 학생. 학생 이름이? 유.......”
나는 남자답고 박력 있게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네, 유시원이라고 합니다. 교수님.”
“아, 시원씨. 맞다 시원씨. 신문방송학과에서 유명한 시원씨. 알겠어요. 고마워요.”
응? 내가 교수님도 알 정도로 학교에서 유명한가? 어찌되었든 기분은 좋네.
저벅 저벅.......
나는 품위 있게 걸어서 자리에 가서 앉았다.
여학생들의 시선이 다시 나에게 꽂힌다.
“어머, 쟤 봐. 남자인데 기계도 잘 다루네? 남자는 원래 저런 거 잘 못하지 않나?”
“그냥 몸매 좋고 조용한 애인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까 또 완전 반전 매력이다. 완전 터프하네.”
“야 걷는 거 봐라. 완전 모델이 따로 없다. 하아. 저 탱탱한 엉덩이 좀 만져보고 싶다. 진짜.”
여학생들이 수군수군 거리자 강단에 선 여교수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험. 조용하세요. 조용. 출석부 부르겠습니다.”
섹시한 여교수가 출석부를 들고 이름을 한 명씩 부른다.
“이은미”
“네!”
“박혜정”
“네!”
“김나라”
...........
아직 출석을 안 한 학생들은 당연히 대답이 없다.
“김지훈”
“넵.”
부드러운 목소리로 귀여운 얼굴의 녀석이 대답한다.
녀석이 대답하자, 일부 여자들이 웅성웅성 거린다.
역시 인기가 많은 미소년 녀석이구나.
섹시한 여교수가 녀석의 얼굴을 바라보며, 한 동안 말이 없다.
찰나지만 분명히 요염한 눈빛이 보였다.
이상하게 남녀가 역전 된 이세계로 온 이후로 여자의 눈빛을 잘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유시원!”
“네!”
짧게 굴게 대답한다.
섹시한 여교수가 나를 바라본다.
아니 아예 대놓고 노골적으로 본다.
응? 나만 이상한가?
다른 여학생이나 남학생들은 섹시한 여교수가 노골적으로 나를 유혹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데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것 같다.
저 노골적으로 밝히는 눈빛이 안 보이나?
“교수님, 출석 계속 부르시죠?”
나를 바라보며 여교수가 한 동안 말이 없자, 어느 용감한 여학생이 교수를 지적한다.
“아, 네? 네.”
섹시한 여교수가 다시 계속해서 출석을 부른다.
그리고 출석이 다 끝나자 이번에는 파워포인트를 넘겨가며 강의를 시작한다.
“오늘 배울 것은 1970년 독일의 사회과학자 엘리자베스 노엘레노이만(Elisabeth NoelleNeumann)이 발표한, 정치학과 매스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침묵의 나선효과 이론입니다. 주로 언론 분야에서 많이 활용되며 매체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죠? 하나의 특정한 의견이 다수의 사람들에게 인정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이 고립과 배척을 두려워해 침묵하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다수에게 인정되는 의견은 더욱 영향력을 확장하게 되고........”
섹시한 여교수는 보이는 건 룸싸롱이나 텐프로에서 일해도 어울릴 만큼 섹시하고 매혹적인 외모였는데, 수업을 할 때는 정 반대로 굉장히 딱 부러지고 이해하기 쉽게 매스커뮤니케이션의 침묵의 나선 이론을 설명해 주었다.
덕분에 공부에는 영 관심이 없는 나도, 오랜만에 집중해서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수업 시간의 절반이 끝났을때쯤에 섹시한 여교수가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이나영, 최나연, 유시원, 김하늘씨. 오늘 발표하기로 하신 분들 맞죠?”
헉.......
이렇게 당황될 때가 있나?
남녀역전 세계에 있던 원래의 유사원이 오늘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는 날이었나 보다.
핸드폰을 열어서 스케줄을 체크해 보니 과연.........
신문방송학 매스커뮤니케이션 발표하는 날 이라고 적혀 있다.
젠장, 이를 어쩌지.
고민해 봤자 답은 안 나온다.
인수인계도 제대로 안하고 나와 몸이 뒤바뀐 남녀역전 세계의 유시원을 탓해야 하나?
하아.
나는 다른 학생들과 같이 교단으로 나갔다.
그리고 다른 학생들이 발표를 하는 사이 섹시한 여교수에게 사실대로 얘기했다.
“저기 교수님.”
“네에?”
섹시한 여교수가 나를 바라보며 매혹적인 눈빛을 보낸다.
“저기 사실은 제가 오늘 발표가 있는 걸 잊어버리고 준비를 안 해 왔는데요. 죄송합니다. 다음 시간에 발표하면 안 될까요?”
여교수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으음. 유시원 학생. 저번 주에도 그렇게 말해서 오늘 발표하기로 한 거였는데요. 기억 안나 요? 저도 이해해주고 싶은데, 시원 학생만 봐주면 제 입장도 좀 그래서........ 그런데 시원학생 보니까, 이번 발표 수업 못하면 매스커뮤니케이션 이론 F학점 뜰 것 같은데. 어쩌죠?”
아.......
그건 진짜 에반데?
우리집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가지신 어머니가 F학점 뜨는 날에는 용돈이고 뭐고 다 끊을 수 있다.
그러면 나의 남녀역전 세계에서의 하렘 라이프는 다 좆 되는 거고.
그건 안 된다.
이세계 유시원 자식.
이 자식도 나랑 똑같이 공부하는 건 죽어라 싫어했구나.
사실 고등학교때는 그래도 공부도 나름 열심히 했는데, 대학교에 들어와서는 내가 이러려고 대학교 들어 온 건 아니라는 생각에 선배 형들이랑 동기들과 놀아도 너무 놀았다.
수업 빠지는 것도 처음에는 간이 떨렸는데, 몇 번 해보니까, 익숙해졌다.
나중에는 간 크게도 인원수가 많이 듣는 수업은 동기, 선배들이랑 서로 대출까지 해주며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했다.
사실 외대용인캠퍼스는 대학생들을 유혹하는 시설들이 너무 많았다.
학교 앞에는 PC방, 노래방, 당구장, 오락실, 대낮부터 사람이 많은 술집.
거기다가 날씨가 좋을 때는 벚꽃구경.
버스타고 삼십분만 가도 분당에 놀거리 천지.
이건 다 학교에 놀 거리가 많은 탓이기도 하다.
물론 말도 안 되는 변명인건 나도 안다.
그냥 고등학교 때 못 논거 대학교 와서 존나 놀고 싶었던 거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이 위기를 벗어나야 하는데.
나는 불쌍한 눈빛으로 섹시한 여교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 F뜨면 큰일 나요. 어떻게 방법이 좀 없을까요? 교수님?”
섹시한 여교수가 나를 바라보며 요염하게 눈빛을 빛낸다.
입맛을 다시며 할 수 없다는 듯한 말투로 나에게 말한다.
“흠. 정 그러면. 이렇게 할까요? 오늘 수업 끝나고 제 방에 와서 잡무를 좀 봐주면, 기회를 한 번 더 주기로 하죠. 어떻게 괜찮겠어요?”
음. 자기 교수실에 와서 잡무를 봐 달라고?
이거.......
내가 원래 살던 세계에서 흔히 보던 레파토리 같은데.
나는 다시 한 번 나를 끈적거리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여교수를 바라본다.
진한 갈색머리를 뒤로 묶었는데, 정갈하고 깔끔해 보인다.
눈은 큰 편인데, 이상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코도 귀엽고, 입술은 붉고 매혹적이다.
뿔테 스타일의 안경을 꼈는데, 안경과 얍상한 얼굴이 잘 어울린다.
한 마디로 흔히 내가 원래 살던 세계의 야한 만화를 보면 나오는 음란한 여사장 또는 여교수의 정석인 얼굴이다.
그러니까 보는 것만으로도 자지가 발딱 서버릴 것 같은 섹시하면서 이지적인 얼굴이다.
사실 그냥 잡무를 도와주고 F학점을 피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좋고.
더 나아가 섹시한 여교수와 다른 것도 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
어찌 보면 오늘 발표 준비를 안 해 온 것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나는 매혹적이고 끈적거리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섹시한 여교수의 눈빛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며 말한다.
“네, 오늘 수업 4시에 끝나니까, 수업 끝나고 교수님 방으로 갈게요.”
“알겠어요. 인문학관 3층 채영 교수실로 오면 되요.”
그렇게 말하며 섹시한 여교수가 내 불록 솟은 자지를 곁눈질로 힐끔거리며 바라본다.
나도 질세라 채영.
섹시한 여교수의 육덕진 젖가슴을 노골적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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