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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세계 밀프 헌터가 되었다-50화 (50/370)

〈 50화 〉 이 금발의 미소녀는 누구신가?

* * *

­딴따따딴~ 딴따다다단!

“여보세요.”

역시나 여자애 같은 목소리로 형준이가 전화를 받는다.

형준이 목소리는 다시 들어도 내가 원래 있던 형준이의 목소리와는 너무 달라서 이질감이 든다.

그런데 지금은 불과 몇 시간 전보다 더 가늘고 여자 같다.

사실 모르고 전화 걸었으면, 백프로 여자가 전화를 받았다고 생각했을 거다.

“어, 형준아. 무슨 일이야?”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형준이에게 말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괜히 먼저 형준이 어머니나 누나에 대해 물어봐서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 없으니까.

“씨발. 야! 너는 왜 이제 전화 하냐. 지금 어디야?”

“어? 나? 여기 우리집 근처 편의점.”

“야! 너는 지금 편의점에서 음식이 넘어 가냐!”

“왜 그래. 임마. 무슨 일인데. 그래?

“씨발. 야. 지금 글로 갈게. 좌표 찍어서 카통으로 보내.”

­딸칵.

형준이 새끼는 뭐가 그리 급한지 바로 온다고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느낌이 안 좋다.

아무래도 형준이 어머니랑 떡 친걸 들킨 것 같다.

유리누나는 섹스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을 뿐더러.

나한테 유리누나가 꼼짝 못 할 약점.

처녀 보지와 애널을 따 먹은 섹스 동영상이 있으니까 다른 사람한테 함부로 말하지는 못 했을 테고.

내가 그렇게 상념에 빠져있는데, 유비의 귀여운 목소리가 들렸다.

“시원아. 누구랑 통화 한 거야? 여자 같던데?”

유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 어..... 아니야. 남자야. 남자. 형준이라고. 같은 쌈쏭고 출신인데. 너는 모르나?”

“형준이? 글쎄. 형준이는 잘 모르겠는데. 나는 관심 있는 사람만 기억해서.”

관심 있는 사람만?

그럼 나한테는 고등학교 때부터 관심이 있었다는 말이야?

괜히 기분이 좋았다.

유비도 뭐가 그리 기분이 좋은지 발그레 웃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래....... 남자란 말이지. 남자. 다행이다.”

나는 다시 염라대비 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면이 다 익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정확히 3분후!

염라대비라면을 후르륵! 흡입했다.

이번에는 이미 아는 맛이라서인지, 저번 보다는 덜 맵......기는

개뿔이. 덜 매워.

한 젓가락만 먹었는데도 속이 타 들어 간다.

씨발........

내가 이걸 왜 먹었지?

한 젓가락 먹자마자 바로 후회감이 밀려들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처음 먹었을 때도 뒤질 뻔 했던 것 같은데.

그 새 잊고 이 망할 놈의 염라대비 라면을 또 처먹고 있구나.

내 위장이 이 따위 것을 또 뱃속에 밀어 넣었다고 사람 새끼가 아니라고 나를 욕하는 것 같다,

하긴 술 마시고 뒤질 듯이 오바이트하고 다시는 안 마신다고 굳은 다짐을 한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는 다시 또 술 처마시고 있는 망각의 동물!

그게 바로 나니까!

으..........

나는 급하게 민트초코 음료수의 뚜껑을 따서 마셨다.

­벌컥벌컥!

크으.......

그래도 민트초코 음료수를 마시니까 좀 살 것 같았다.

하지만 아직도 입안이 얼얼했다.

거지같은 조합이지만 이름만 고급 진 크림치즈 카스테라 인절미를 뜯어서 한 개를 입에 쏘옥 넣어서 우물우물 씹었다.

어? 어라.........

이거 뭐야!

촉촉하면서 쫀득쫀득한.

그리고 매운맛을 단번에 날려주면서도 매운맛과 조화를 이루어 이질감이 없는!

그야 말로 개꿀 맛이었다.

미안하다.

고급 진 크림치즈 카스테라 인절미.

감히 이 천박한 서민이 먹어보지도 않고, 당신을 이름만 고급 진 크림치즈 카스테라 인절미라고 생각했구려.

흐으.......

너무 맛있다.

과연 오천 원에 네 개 밖에 안 들어있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거구나.

나는 감동을 먹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염라대비 라면을 또 목구멍 속으로 처넣고 있었다.

역시 사람은 망각의 동물.

금 새 까먹는다.

이번에는 확실히 처음 보다는 고통이 덜 했다.

후르르르릅!

벌컥벌컥!

우물우물!

매운맛. 중화시킨다. 달콤 부드럽게!

3박자가 딱 맞아 떨어진다.

그렇게 존나 맛있게 개꿀 조합 삼총사를 음미하고 있는데.....

­딸랑딸랑~!

금발머리의 파란눈을 가진 그야 말로 나의 이상형이라 할 수 있는 존나 귀여운 여자가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왔다.

와! 대박이다.

만화를 찢고 나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미인이었다.

연예인인가?

그런데 그 미소녀가 곧장 나에게 다가오더니 놀랍게 내 이름을 불렀다.

“야! 시원아!”

* * *

키는 160cm 정도.

아담한 체구에 피부는 영국혼혈처럼 하얗다.

눈은 블루 다이아몬드처럼 은은한 파랑색에 반짝반짝 거린다.

입술은 귀엽고 투명할 정도로 하얀 얼굴과는 반대로 루비처럼 붉게 반짝 거린다.

거기다가 머리는 긴 머리 금발이었는데, 귀엽게 컬이 져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렇게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귀여운 미소녀인데.

가슴은 왕 젖가슴이다.

검은색 아디다스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녀가 내게 걸어 올 때마다 출렁출렁 거린다.

꿀꺽.......

이 존나게 귀여운 내 이상형의 미소녀는 뭐지?

형준이 어머니도.

유리 누나도.

세경이도.

유비도.

금발 머리 빗치 양아치 PC방 알바녀도.

모두 예뻤지만.

외모만 따지면, 지금 내 눈앞에 서 있는 금발머리의 파란 눈을 가진 이 미소녀가 원탑이다.

현실 세계에 존재 할 수 없는 외모다.

완벽한 이상형의 미소녀.

그런데 이 미소녀가 누추한 나를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금발의 미소녀를 아래에서부터 위까지 샅샅이 훑으며 침을 꿀꺽 삼키며 바라보았다.

그러자 금발의 미소녀가 터프하게 성큼성큼 걸어와서는 내 앞에 터억 앉았다.

생긴 건 존나 품격 있고 우아해 보이는데, 의외로 성격은 터프한가 보다.

나는 당황해서 금발의 미소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 저기........ 누구?”

그런데 금발의 만찢녀 미소녀가 내 얘기는 듣지도 않고 한숨을 쉬며 욕을 한다.

“씨발..... 나 좆 됐어. 진짜. 앞으로 어뜩하냐. 야, 술 없냐? 술?”

금발의 미소녀가 너무 친근하고 터프하게 나를 대한다.

혹시 나랑 닮은 누군가와 착각하는 건가?

뭐, 어찌 되었든 이렇게 예쁜 미소녀가 술을 찾으시는데, 대령해 드려야지.

얘기는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

이건 내 이상형과 애기라도 섞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네? 술이요? 무슨 술을.......”

“아씨. 이 새끼가. 너 까지 왜이래? 매일 마시던 거.”

아니, 그런데 말투가 너무 터프하잖아.

말끝마다 욕이네.

그래도 보면 볼수록 존나게 예쁘다.

이렇게 예쁘게 생긴 여자가 현실에 존재했다니.

그러니까 머리가 조끔 이상해 보이는 미친 여자 같지만, 일단 말을 잘 듣기로 한다.

이 존나게 비현실적으로 예쁜 미친여자가 무슨 술을 좋아 할까?

나는 대충 호가든 비어와 소주를 한 병 골라서 유비에가 가져갔다.

유비가 내 앞에 앉아있는 여자를 불타오르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시원아. 저 여자는 누구야? 너 아는 여자 맞아?”

내가 모르는 여자라고 하면 당장 쫒아 낼 것 같은 분위기다.

내 이상형의 만찢녀인데 그럴 수는 없지.

나는 대충 둘러 되었다.

“어? 어....... 그냥 친구야. 친구. 하하하.”

“그래? 진짜 그냥 친구? 여자 친구 아니고?”

“어. 오랜만에 만난 친구.”

나도 모르게 유비의 날카로운 눈빛에 압박감을 느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얘는 또 왜 이렇게 경계를 해?

­삐빅! 삑!

유비가 신경질 적으로 바코드를 찍고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내 자리에 앉아있는 여자를 바라본다.

하긴, 원래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나도 나보다 잘생기고 몸 좋은 새끼들을 보면 기분이 나쁘다.

여자도 똑같겠지.

나는 맥주와 소주를 들고 자리에 가서 다시 앉았다.

비현실적으로 예쁜 미소녀가 하아~ 한 숨을 쉬더니.

소주 뚜껑을 능숙하게 따서는 병나발을 분다.

뭐, 뭐야!

진짜 미친 여자인가?

“야. 나 이제 어뜩하냐? 씨발........ 이렇게 살아야 하냐?”

“네?”

이렇게 살아야 하다니.

그 쪽처럼 예쁜 여자면, 아무리 여자와 남자의 비율이 10 대 1인 세상이라고 할지라도, 충분히 얼굴로만 호의호식하며 잘 먹고 살 것 같은데요.

아무리 여자가 많다고 해도.

지금 내 앞에 있는 미소녀처럼 군계일학이라고 외모가 말이 안 되게 비현실적으로 귀여운 여자는 흔치 않다.

소주 나발을 불던 미소녀가 갑자기 내 어깨에 얼굴을 기댄다.

“씨바아알!!!! 세상 다 좆까라 그래. 흐흑.”

뭔가 상당히 충격적인 일을 당하신 것 같은데........

나도 모르게 미소녀의 예쁜 얼굴에 홀려서, 등을 안고 토닥토닥 거려주었다.

“그, 뭐. 세상이 험난해도 다 이겨낼 수 있는 거죠. 힘내요.......”

그런데 내 품에 안긴 그녀의 가슴이 뭉클뭉클하게 느껴진다.

씨. 씨발.

이 미소녀는 브라자도 차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부드럽고 탱글탱글한 감촉이 끝내준다.

으으으........

좆이 뇌를 지배하려 한다.

그런데.......

이 미소녀가 내 품에 안겨서 흐느끼면서,

“씨발. 시원아. 나 이제부터 형준이 아니고 유나 하래. 홍유나.. 흐흐흑.”

뭐?

뭐라고오!!!!!!

나는 갑자기 발딱 섰던 좆이 훅 가라앉았다.

서, 설마!

지금 내 품에 안겨서 눈물 흘리고 있는 이 존나게 귀여운 만찢녀 미소녀가 내 베스트프랜드 형준이라고!!!!!!!

* * *

지, 진정하자. 진정.

나는 내 품에 안겨서 흐흑 거리며 울고 있는 홍형준.

아니 홍유나를 내 품에서 떼어 내었다.

그리고 눈물방울이 가득 머금은 형준이의.

아아니!

홍유나의 얼굴을 바라다보았다.

크고 푸른 두 눈

오뚝하면서 귀여운 코

체리만큼 붉은 입술에

금발의 머리카락이 반짝이며 빛나고 있는 녀석은

분명 영화나 만화에나 존재해야 할,

인형 같은 모습이었다.

다시 내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

씨발.

이 미소녀가 형준이 일리가 없어.

장난하는거겠지.

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야! 형준아. 너 숨어 있는 거 다 안다. 빨리 나와. 새끼야! 그리고 이 미소녀는 누구냐! 장난 그만해라. 진짜. 나 화낸다!”

하지만 형준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를 멍하게 바라보던 만찢녀 미소녀가 휴우,,,,, 한 숨을 쉬며 말한다.

“야! 너. 왜이래. 임마. 사람 부끄럽게. 안 그래도 TS병에 걸려서 미칠 것 같은데.”

TS?

TS병이라고?

그러면 정말 이 미소녀가 불과 아까까지만 해도 내 베스트프랜드였던 형준이였단 말이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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