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화 〉 친구의 S대 누나 홍유리 공략(1)
* * *
동시에 세 명이 라이터를 꺼냈다.
“여기요!”
“제 걸로.”
착해 보였던 여자가 먹잇감을 쫒는 짐승처럼 다른 여자들을 향해 날카롭게 눈을 빛냈다.
“저한테 빌려 달라 했거든요!”
착해 보였던 여자의 라이터를 건네받았다.
“감사합니다.”
틱.
불이 잘 붙지 않았다.
착해 보였던 여자가 손으로 라이터를 감싸 에어컨 바람을 막아줬다.
틱. 틱
담배를 쭈욱 빨자 담배 불이 맛깔스럽게 붙었다.
“여기요, 감사합니다.”
착해 보였던 여자가 양손을 좌우로 흔들며 손사래를 쳤다.
“가지세요. 담배 피는 사람이 라이터 없으면 불편하죠.”
“네? 아가씨도 라이터 없으면 불편하잖아요.”
“아, 저는 됐어요. 하나 사줘 뭐.”
뭐, 준다니까 고맙기는 한데.
거 참. 오늘 이상하네.
여자들한테 평생 받을 친절을 오늘 하루 다 받는 것 같다.
남녀 역전 세상이라 그런 건가?
쭈욱 니코틴을 빨아서 연기를 내 뿜었다.
“후우.......”
오늘따라 담배도 맛있네?
최근 들어 몸 컨디션이 지나치게 좋았다.
평소보다 몇 배는 더 활력이 넘쳤다.
섹스를 해도 금방 회복이 되는 것 같다.
담배를 다 피고 77번 자리로 돌아오는데, 자꾸 여자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그리고 한 커플의 대화가 들린다.
“누나? 자꾸 어디 보는 거야? 저기 아는 사람 있어?”
“아니야, 찬영아. 신경 쓰지 말고 찬영이 하고 싶은 거 해.”
“무슨 말이야. 누나 때문에 pc방 온 거잖아. 남자가 pc방에서 할 게 뭐 있다고.”
“아, 쫌. 영화를 보든가 노래를 듣던가 하라고. 찬영아.”
“아, 진짜 요즘 누나 변한 것 같아. 나 집에 갈래.”
“차, 찬영아. 아니야. 누나가 미안해. 한 눈 안 팔게. 한 번만 용서해 줘라 응?”
“정말이지 누나?”
“응, 찬영아 누나가 미안해. 다 잘 못 했어.”
“그러면 나 이번에 나온 플레이스타이션5 사 줘. 그럼 용서해 줄게.”
“찬영아, 누나 이번 달에 월세도 내야하고, 성과금도 안 나와서 월급도 좀 빠듯하고.”
“나 집에 갈래.”
찬영이라는 남자가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야! 찬영아. 찬영아! 누나가 빛을 내서라도 다 해줄게. 가지마. 응? 누나는 찬영이 밖에 없어. 진짜야. 찬영아, 제발!”
뭐, 뭐야.
저 좆같은 대화는?
아무리 남녀역전 세계라 해도 여자들 살기 진짜 빡세졌구나.
남자 새끼 보니까, 배는 존나 나오고 생긴 것도 개구리 같은데.
반면에 여자는 슈퍼모델처럼 이국적인 외모에 몸매도 존나 섹시하다
아, 뺏어서 내가 먹어 버릴까?
NTL꼴리네.
털썩!
내가 다시 77번 자리에 앉자, 형준이가 핫바를 우물우물 거리며 말한다.
“담배피고 왔냐? 담배냄새 쩐다. 새끼야.”
“병신아. 핫바나 다 처먹고 말하세요.”
“아, 씨발. 너 이 새끼 담배 냄새 때문에 핫바 맛 다 떨어진다.”
그렇게 형준이와 평소처럼 티격태격 장난치며 놀고 있는데, 카통이 울린다.
카통, 카통 왔소!
나는 핸드폰을 열고 카통을 확인한다.
남녀역전 세계에 온 지, 고작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여자들한테 카통이 쏟아진다.
원래 내가 살던 세계에서는 하루에 한, 두 번.
그것도 학교 조교 누나가 과사 일로 카통 보내거나, 동기 여자애들한테 수업 때문에 카통 오는 것 빼고는 여자한테 카통 오는 일이 없었는데.
물론 이세계가 남녀가 역전 된 남녀역전 세계여서 인 것도 있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확실히 여자들을 끌어들이는 짐승같은 매력이 있다.
한 번 그 물고가 터지자, 여자들이 파도처럼 나에게 휩쓸러 오고 있다.
[신세경: 안녕, 시원아. 오늘 아침에 호텔에서 먼저 나가서 미안해. 오늘 저녁에 시간 있어? 시간 있으면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만나자.]
세경이가 어제 나한테 얻어먹기만 한 게 미안했는지, 저녁을 사준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은 PC방 금발 태닝 양아치랑 이미 떡을 친 것도 있고.
내일은 형준이 어머니도 만나야 한다.
아쉽지만 세경이는 주말쯤에나 만나는 게 좋을 것 같다.
씨발, 내가 원래 살던 세계였으면 세경이 정도로 예쁜 여자가 만나자고 했으면, 하루 종일 긴장 돼서 아무 일도 손에 안 잡혔을 텐데.
지금은 만나야 할 여자가 많아서 세경이가 뒤로 밀릴 정도라니.
역시 부익부 빈익빈 세상이구나.
나는 세경이에게 카통을 보냈다.
[나: 세경아. 미안해. 오늘은 어제 외박했다고 집에서 혼나서 못 나갈 것 같아. 내가 다시 연락할게. 그 때 맛있는 거 사줘라.]
[세경이: 그래? 그럼. 할 수 없지........ 연락 줘. 시원아. 연락 기다리고 있을 게. ˘˘]
세경이의 카통에서 아쉬워하는 게 느껴진다.
하긴, 이제 처녀도 뚫렸으니 이 대물 자지가 그리워서 매일 보고 싶겠지.
아무리 야동 보면서 딜도로 자위 해 봐도.
진짜 남자의 생 대물 자지랑 그게 어디 비교가 될까!
그때, 또 카통이 왔다.
[금발태닝빗치 한지혜: 안녕. 아직도 PC방이야? 나는 몸이 안 좋아서 먼저 집에 갔어. 혹시 수요일에 시간 있어?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만나자.]
아, 이 금발 태닝 빗치 년은 오늘 제대로 걷지도 못 할 만큼 섹스 당해 놓고는, 수요일에 또 만나자고 꼬시네.
씨발, 보지 회복하자마자 바로 섹스하자고 덤벼드는 건가?
세경이도 금발태닝빗치도 말은 맛있는 거 사줄게. 라고 하고 있지만, 속마음은 떡치자라는 게 눈에 보인다.
씨발.
아마 내가 원래 살던 세계의 여자들도 남자들이 맛있는 거 사준다고 만나자고 꼬시면 이렇게 그 단순한 새끼들의 의도가 눈에 보이는 거겠지?
그러니까 몸을 줄듯 안 줄 듯 애 태우면서 보슬아치 짓을 할 수 있는 거고.
다시 울리는 카통!
[단백질 도둑 여사장: 자기........ 우리 목요일에 보는 거 맞지? 왜 이리 사람을 애태우는 건데. 자기 카통 보면 답장 줘. 자기가 어디에 있든 내가 차로 모시러 갈게. 알았지?]
액세서리 사장은 또 잊고 있었네.
목요일에 보기로 했었지, 참.
야, 이거 진짜 좆이 두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단백질 도둑 여사장은 좀 더 애가 타도록 놔두자.
내가 정신없이 밀려오는 카통을 확인하고 있는데, 형준이도 자신에게 온 카통을 확인하더니 나를 보며 다급하게 말한다.
“야, 시원아. 너 지금 안 바쁘지?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줘라. 응?”
“뭐? 무슨 일인데. 형이 요즘 좀 바쁜데 말이다.”
시원이가 지갑에서 5만원 짜리 두 장을 꺼내서 내 손에 쥐어준다.
“야, 너한테 빌렸던 8만원하고, 여기 2만원 더! 어때? 콜?”
나는 내 손에 쥐어진 누런 신사임당 누나 2장을 바라보며 형준이에게 말했다.
“야! 너는 새끼야. 세상이 돈이면 다 되는 줄!!!!! 알고 있구나. 사회적응 빠른 새끼 같으니라고. 형님 말만 하시지요. 이 미천한 제가 뭘 하면 됩니까?”
나는 형준이가 준 돈을 넙죽 받아서는 지갑에 넣었다.
요즘 안 그래도 만날 여자가 많아서 돈이 필요하다.
2만원이나 넝쿨째 굴러 들어오는 이런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칠 수 없지.
형준이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 다른 게 아니라, 첫째 누나 새끼가. 군대 선임들한테 내 자랑을 그렇게 해가지고 씨발. 그 선임들이 나 존나 노리고 있거든. 마침 오늘 선임들 보기로 했다고 나보고 꼭 나오라는데. 내가 병원 가야 돼서 말이야. 네가 좀 대신 나가라.”
나는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야, 너네 첫 째 누나. 군대도 갔다 왔어? 여군 출신이야?”
형준이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본다.
“뭔 개소리야. 병신아. 여자면 당연히 군대를 가는 거지. 우리 첫째 누나 병신. 가오 살린다고 해병대 갔다 왔잖아. 너도 우리 첫째 누나 입영 할 때 나랑 같이 가 놓고서는. 아오. 이 금붕어 새끼. 그 새 다 잊었나?”
어.........씨발.
자꾸 여기가 남녀가 역전된 세계라는 것을 잊어버린다.
하긴 원래 남녀의 비율의 거의 1 대 1 인 세상에서 거의 20년을 살았는데, 남녀가 역전 된 세상에 며칠 만에 익숙해지기 힘든 게 정상이지.
그러고 보니, 씨발, 남녀역전 세상 존나 만세구나!
나는 이제 국방의 의무를 질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남자는 없고, 여자들만 가득한 군대라면.
자원을 해서라도 꼭 가고 싶다!
“야, 그럼. 너희 첫째 누나 만나서 내가 너 인척 하면 되는 거야?”
“어! 부탁 좀 할게. 누나 새끼가 나 안 나오면 오늘 지 선임들한테 뒤진다고 나한테 사정사정해서 말이야. 아유, 이 웬수 진짜. 다른 건 없고. 그냥 잠깐 스탈벅스가서 우리 첫째 누나랑 군대 선임들 앞에서 수다나 좀 떨다 오면 돼. 괜찮지?”
“어. 알겠다. 뭐. 그 정도 부탁이야..... 그런데 너 어디 아프냐? 갑자기 병원은 왜?”
형준이가 하아~ 하고 한 숨을 쉬었다.
“뭐. 그런 게 있다. 결과 나오면 알려줄게. 하여간 부탁 좀 하자.”
“어, 알겠다. 뭐, 그 정도 일 가지고.”
나는 PC방 비를 계산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PC방 카운터에서는 여자와 남자 커플이 계산하고 있었다.
“누나, 플레이스타이션5 사주는 거야.”
“어어.”
“누나 또 어디 보는데! 아, 진짜!”
늘씬하게 잘 빠진 모델 같은 여자가 나를 자꾸 힐끔힐끔 쳐다봤다.
내 얼굴에 뭐 묻었나?
어? 아니, 저 여자와 남자는 아까 그 좆같은 돼지와 모델 같은 여자 친구 아니야.
그런데,
저 여자 남친은 졸라 부자인가 보다.
키는 160도 안 된다.
얼굴은 여드름이 가득하다.
배는 정글 장크마냥 튀어 나왔다.
출렁출렁 한 게 배로 장크 궁도 쏠 수 있을 것 같다.
분명 재벌 2세쯤 되니까, 저런 여자를 데리고 다니겠지.
부럽다.
“32,000원이요”
귀여운 카운터 알바도 나를 힐끔 힐끔 쳐다보며 앞 커플을 계산해준다.
“찬영아 혹시 2,000원 있어?”
여자가 지갑에서 3만원을 꺼냈다.
“누나, 내가 돈이 어디 있어. 나 집에서 노는 거 뻔히 알면서. 일부러 스트레스 주는 거야?”
“미안해. 찬영아. 누나가 카드로 계산할 게.”
“무슨 여자가 남자친구한테 PC방비 내는 걸 도와달라고 해. 쪽팔려 진짜. 나니까 이해하는 거야. 누나. 다른 남자들 같았으면 벌써 헤어졌어.”
여자가 묵묵히 카드를 꺼내서 계산했다.
“알지. 우리 찬영이 착한 거 누나가 다 알지.”
어라?
씨발, 이건 무슨 족 같은 상황이지.
혹시 저 여자 분은 천사인가?
그리고 저 돼지 땅딸보 새끼는 양심의 가책이 없나?
저렇게 아름다우신 여자친구분이 같이 PC방에 와준 것만 해도 넙죽 절을 해야지.
아니, 사실 커피만 한 번 마셔줘도 평생 쓸 운은 다 쓴 건데.
여자한테 PC방비 내라고 징징거려?
아무리 남녀역전 세상이라도 너무하네.
땅딸보 돼지와 모델 커플이 내 앞을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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