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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세계 밀프 헌터가 되었다-28화 (28/370)

〈 28화 〉 피트니스 미녀 실장 신세경 공략(8)

* * *

“키, 키스?”

꽤 긴장했는지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는 소리가 나한테 까지 들리는 것 같다.

아이고, 이거 순진해서 무슨 중학생이랑 데이트하는 것 같다.

고등학교 때는 일진 애들이랑 잘 붙어 다녀서 몰랐는데, 지금 보니 순진 순수 그 자체였다.

“아, 세경아. 내가 예약한 곳 저기 보인다.”

나는 손가락으로 내가 예약한 고급술집을 가리켰다.

세경이가 침을 꿀꺽 삼켰다.

“저기 예약했어?”

세경이의 시선이 자기 지갑으로 향한다.

아마도 고급스러운 술집이라 자기 주머니 사정을 걱정하는 것 같다.

“가, 가자. 그래 맛있어 보인다. 예약 잘했네.”

세경이가 허세를 부린다.

허세 부리는 모습도 귀엽네?

우리는 손을 잡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거리를 지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일품향 일식집에 들어갔다.

자리에 착석을 하자 알바생이 우리를 바라보더니, 좀 더 안쪽의 자리로 권했다.

“커플석은 안쪽입니다.”

“저희, 커플........”

세경이가 커플이 아니라고 말하려고 할 때 내가 재빨리 세경이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네, 안내해 주세요.”

“아, 네~”

일품향의 알바생이 친절하게 웃으며 우리를 커플석으로 안내 해 주었다.

일품향의 커플석은 미닫이문이 있는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자리였다.

거기다가 바로 옆에 붙어 앉을 수밖에 없도록 자리가 일자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는 세경이를 안쪽으로 앉히고 내가 바깥쪽에 앉았다.

세경이가 나에게 받은 꽃다발을 테이블에 올려놓고는 살짝 긴장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여유롭게 웃으며 세경이에게 말했다.

“걱정 하지마. 안 잡아먹어.........”

“피. 내가 언제 네가 잡아먹는다고 했냐?”

세경이가 귀엽게 삐진척하며 볼을 부풀렸다.

“그것보다 뭐 먹을래? 세경아?”

“응? 남자인 네가 먼저 골라. 나는 아무거나 잘 먹어. 입맛은 남자가 까다롭지, 여자야 뭐 그냥 주는 대로 먹지.”

응? 이건 또 무슨 말이야?

원래 여자가 먹는 것에 까다롭고 남자는 그냥 먹고 싶은 거 대충 먹는 거 아니었나?

아, 생각해 보니 여기는 여자랑 남자랑 역전된 세계이지.

알고 있으면서도 의식하지 않으면 자주 까먹는다.

나는 종업원을 불렀다.

“저기요. 여기 풀코스 요리로 2인분 주세요. 술은.... 세경이 뭐 마실래?”

풀코스 요리라는 말에 세경이가 덜덜덜 떨며 지갑을 살피고 있다가, 깜짝 놀라며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싸, 싼 거. 이 집에서 제일 싼 거.”

아이고, 세경아.

설마 내가 너보고 술 값 내라고 하겠니.

쫄기는 진짜.......

무의식에 튀어나온 대답이었지만, 세경이가 쪽팔렸는지 눈치를 보며 말을 바꾸었다.

“아, 아니. 이 집에서 제일 맛있는. 참이슬! 우리 참이슬 마시자. 나 참이슬이 제일 좋아.”

“그래, 나도 참이슬 좋아해. 여기 참이슬 두 병 주세요.”

세경이가 여전히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메뉴판을 보고 있었다.

이 집에서 제일 비싼 풀코스 요리는 1인분에 200,000원 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2인분을 시켰으니 400,000원.

싼 가격은 아니었으나, 액세서리 가게 여사장이 무료로 팬던트를 주었기 때문에 이 정도는 감당할 만 했다.

“세경아 뭘 그렇게 자꾸 보니?”

세경이가 얼른 메뉴판을 덮으며 말했다.

“아니야. 그 부담 가지지 말고 많이 먹어. 시원아. 너 회 좋아하는가 보구나.”

세경이의 귀여운 눈이 파르르르 떨린다.

내가 장난이 좀 지나쳤나?

그냥 내가 산다고 말을 하는 게 좋을라나?

아니야. 그래도 세경이가 당황하는 모습이 귀여우니까 좀 더 지켜보자.

나는 가방에서 미리 준비했던 불독 팬던트가 담긴 상자를 꺼내서 세경이에게 내밀었다.

“원래 아까 꽃이랑 같이 주려고 했는데, 정신이 없어서. 이제 주네. 열어 봐. 마음에 드나.”

세경이가 깜짝 놀라서 눈이 토끼처럼 커졌다.

그러고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야, 시원아. 꽃다발만 해도 충분한데, 뭘 이런걸 다 주고 그래. 야, 이건 진짜 못 받아. 너 진짜 치사하다. 남자가 여자한테 첫 만남에 선물 주면 반칙 아니야!? 나는 아무것도 준비 못 했는데, 꽃다발에 선물까지.......”

세경이가 말은 톡톡 튕기지만, 속으로는 감동 받았는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헬스장에서 봤을 때랑은 완전 달라져 있었다.

헬스장에서는 나에게 사귀는 것으로는 마음이 없지만 성적으로 매력으로 매력을 느끼는 눈빛 이였다면, 지금은 마음도 열린 듯.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 애정도 담겨 있었다.

역시 처녀 보지를 따 먹기 위해서는 헌신이 필수적이다.

처녀 보지는 떡 맛을 아는 밀프나 미씨들과는 다르다.

그저 성적인 자극과 유혹만으로는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적극적으로 처녀보지한테 사귀고 싶다는 관심을 표현해서 마음을 얻어야 따 먹을 수 있다.

“에이 뭘. 그냥 오다가 너한테 어울릴 것 같아서 하나 산 거야. 내가 열어 줄게.”

세경이보고 직접 열라고 하면 온종일 걸릴 것 같아서 내가 직접 선물을 오픈해서 보여줬다.

세경이가 환하게 웃으며 나를 바라본다.

“너무 귀엽다. 불독이네? 나 불독 진짜 좋아하는데.”

“진짜? 어쩐지 불독이 너한테 잘 어울릴 것 같더라. 이거 나라고 생각하면서 항상 하고 다녀야 해. 자 내가 해 줄게.”

세경이가 불독 팬던트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이미 반쯤은 넘어 온 것 같다.

역시 여자치고 선물에 안 약한 여자가 없다더니.

우리 세경이도 마찬가지구나.

나는 불독 팬던트를 손에 들고 세경이의 하얀 목에 가져다 대었다.

길고 하얀 세경이의 목선이 아름다웠다.

세경이가 청순한 검은 긴 머리를 손으로 들어 올리자, 나는 세경이의 목에 불독 팬던트 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와 세경이랑 진짜 잘 어울린다. 세경이는 목선이랑 쇄골라인이 예뻐서 목걸이가 잘 어울려. 이거 이제부터 매일 하고 다녀야 해. 저 불독이 나라고 생각하고.”

세경이가 나와 불독을 번갈아 바라보며 예쁘게 미소 지었다.

“진짜, 야. 둘이 똑같이 생겼다. 못난이 같이. 헤헤.”

“야! 못난이? 죽을래? 안 되겠다. 다시 줘!”

내가 장난으로 세경이 목에 걸어 준 목걸이를 뺏으려고 하자 세경이가 마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듯 으르렁 거렸다.

“야! 줬다가 뺏는 게 어디 있냐! 절대 못 줘! 이 못난이 불독은 이제 내거야!”

그때, 참이슬을 들고 종업원이 우리 자리로 걸어왔다.

“여기 소주 나왔습니다. 음식도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바로 나올 거예요. 좋은 시간 보내세요.”

확실히 비싼 음식을 주문해서 그런지 종업원도 친절했다.

역시 돈을 써야 대우받는 세상인 건, 내가 원래 살 던 세계나, 여기나 똑같구나.

“시원아,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세경이가 귀엽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아니야, 술이나 마시자. 세경아. 너 술 잘 마신다고 했지?”

소주병을 따고는 세경이의 소주잔에 소주를 부었다.

“자~ 건배! 오늘 한 명 뻗을 때까지 집에 못 가는 거 알지?”

“걱정 하지마. 내가 설마 남자인 시원이보다 술 못 마시겠냐. 이 누나가 우리 시원이 골뱅이 되도 집까지 잘 데려다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마셔.”

아니지, 세경아.

내가 골뱅이 되면 호텔로 업어가야지.

역시 내가 먼저 골뱅이가 되면 안 된다.

오늘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마셔야 한다.

“그래. 나 골뱅이 되면 너는 나 집으로 데려가. 나는 너 골뱅이 되면 너 데리고 호텔 갈 거니까.”

호텔이라는 말에 세경이의 얼굴이 빨개지고 숨이 거칠어졌다.

아, 세경이는 너무 순진해서 장난도 못 치겠다 진짜.

나는 세경이의 옆구리를 슬쩍 손으로 감싸 안으며 말했다.

“아, 농담이야. 신세경! 야. 술이나 마시자. 자! 건배!”

세경이가 자기 옆구리를 감싸고 있는 내 손을 바라보며 소주잔을 들었다.

다행히 세경이가 몸을 빼거나 거부하지 않았다.

세경이의 잘 빠진 잘록한 옆구리를 통해 미약한 열기와 심장 박동이 느껴졌다.

세경이의 몸에 남자의 손길이 이렇게까지 직접 닿은 적이 없었던지, 엄청 긴장하는 것 같다.

나는 세경이와 소주로 짠~을 하고는 한 입에 털어 넣었다.

세경이의 몸에서 나는 깨끗하고 기분 좋은 비누냄새 때문인지, 술이 더 달게 느껴졌다.

“캬~ 좋다.”

세경이가 귀엽게 코끝을 살짝 찡그렸다.

“야, 시원이 너 대게 시원시원하게 소주 잘 마신다.

“남자가 그럼 술을 잘 마셔야. 남자지. 세경이는 소주 주량이 얼마나 되는데?

“나? 한 3병? 시원이는?”

나는 내색은 안 했지만, 속으로 좆 되었다고 외치고 있었다.

­아, 오늘 완전 맛 가겠네. 내 최대 주량이 소주 세 병인데.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 때 소주 세 병 마시고 집까지 기어갔던 기억이 났다.

그래도 남자가 가오가 있지.

“나는 4병!”

그래도 세경이한테 술로 지고 싶지 않아서 주량을 소주 4병이라고 했다.

한국 남자 술부심이 어디 가나?

“와~ 시원이, 술 완전 잘 마신다. 술고래다. 술고래! 내가 아는 남자애들 중에서 소주 두 병 이상 마시는 애 없었는데.”

씨발, 오늘은 안주가 좋으니까 안주발로 어떻게 버텨 봐야지

“세경아! 달리자 달려~! 마셔, 마셔!”

아직 안주가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두 잔째를 기울이고 있었다.

“술이 들어간다!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 쭉쭉쭉쭉!”

세경이도 기분이 좋은지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술이 들어간다.”를 부르며 귀엽게 손동작했다.

오늘 보니까 세경이 완전 귀엽네.

고등학교 때는 그냥 양아치들이나 따라다니는 걸레인 줄 알았는데.

이래서 사람은 직적 만나 봐야 안다니까.

그때, 종업원이 풀코스 일식 메뉴를 하나씩 가져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나온 음식은 게살이 듬뿍 들어간 게살죽이었다.

부드럽게 넘어가서 허한 속을 달래고 술 스타트하기에 아주 좋은 음식이었다.

그다음으로는 복튀김이 나왔다.

맛은 생선튀김과 비슷했지만 훨씬 고급스러웠다.

그리고 다음으로 드디어 광어와 도미, 참치, 복어회가 예쁘게 플레이팅 된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메인 메뉴가 나왔다.

메인 메뉴도 나왔겠다, 나는 이제 슬슬 작업을 개시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세경이에게 은근슬쩍 개수작을 부리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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