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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 미소년이 살아남는 법-336화 (336/413)

〈 336화 〉 강세나 와의 첫 야스(3)

* * *

“아. 예. 티켓 감사합니다. 영화 잘 볼게요.”

설명하기는 복잡하니까, 그냥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세나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벗어났다.

“세나야, 너랑 같이 다니니까 나도 사람들이 고등학생으로 보나보다. 너랑 자주 만나야겠다.”

단순히 귀신의 집에서 고생한 세나를 위로해주기 위해서 던진 농담이었지만, 세나에게는 달랐나 보다.

“진짜. 우리 자주 보는 거예요?”

방금 전까지만 해도 무서워서 덜덜 떨던 세나의 얼굴이 금세 환하게 변했다.

아이처럼 감정변화가 빠른 세나.

웃는 모습이 다람쥐 같이 귀엽다.

거기다가 자연스럽게 잡은 세나의 손은 솜사탕처럼 부드럽다.

“응. 세나야. 세나는 영화도 찍어야 하고 모델도 해야 해서 바쁘겠지만. 세나 쉬는 날에는 같이 놀러 가자.”

세나가 붉어진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너무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을 정도다.

세나가 내 눈치를 보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 귀신의 집은 빼고.”

* * * * *

“세나야. 배고프지? 우리 술이나 한 잔 하면서 안주로 배 채우자. 뭐 먹고 싶어?”

세나가 술이라는 말에 슬쩍 내 눈치를 본다.

“수, 술?”

“응. 술. 왜, 세나야? 술 싫어해?”

“아니예요. 오빠. 나 술 좋아해. 진짜 좋아해요.”

“그래? 세나 외모만 보고 술도 못 마시는 어린아이인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주당인가 보네?”

“주당? 그게 뭔데요? 하여간 나 술 잘 마셔요. 가자. 시현오빠. 술집 가자!”

세나가 신나하며 내 등을 떠밀었다.

워낙 텐션이 좋고 활기찬 세나 덕에 나도 기분이 업되었다.

“그러면 우리 오늘 소곱창에 소주로 달리자. 어때?”

“곱창? 으응. 그래. 그거 먹어요. 소주 좋아!”

그렇게 세나와 나는 번화가에 있는 소곱창으로 유명한 황소집에 갔다.

일요일 저녁이라서인지 사람이 아주 많지는 않았다.

“아줌마! 여기 메뉴판이요. 세나야, 메뉴 보고 천천히 시켜. 알겠지?”

“으응. 알겠어.”

주인아줌마가 메뉴판을 가져다주었다.

“여기, 메뉴요.”

천천히 메뉴판을 살피는 세나.

그런데 그녀의 눈이 동그랗게 변한다.

“시현오빠. 원래 곱창이라는 게 이렇게 비싼 거예요? 2인분에 5만원이나 해요. 그냥 삼겹살 같은 건 줄 알았는데.”

“응? 세나야 곱창 처음 먹어 봐? 원래 다 이정도 하는데. 그리고 걱정하지 마. 오늘 저녁은 내가 살게. 요즘에 세나한테 잘못한 것도 있고. 아줌마~!”

내가 아줌마를 부르자 세나가 허둥지둥 지갑을 꺼낸다.

“아니야, 시현오빠. 내가 살게, 마음껏 먹어. 부담가지지 말고. 나 요즘 돈 잘 벌어.”

사실 세나도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할 때야 최저 시급을 받았지만.

요즘에는 영화배우, 모델, 드라마도 찍고 있다.

당연히 아르바이를 할 때 보다야 많은 돈을 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신인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돈은 소속사 경비로 들어 갈 것이다.

“알겠어. 세나야. 그런데 이거 나중에 계산하는 거야. 그러니까 지갑은 넣어 둬. 알겠지?”

“어. 진짜? 난 선불인줄 알았네. 헤헤.”

세나가 귀엽게 웃으며 자기 머리를 콩 때린다.

세나는 식당도 별로 안 와봤나 보다.

요즘 선불인 식당이 어디 있다고.

일단 세나한테는 나중에 계산하라고 했지만, 먹다가 중간에 먼저 계산해 버릴 생각이다.

“그러면 우리 모듬 소곱창에 소주! 캬~ 좋지?”

“응. 오빠. 그래. 그렇게 해요.”

세나가 지갑을 살피며 혼잣말을 한다.

“식당 계산하고, 시나 간식사면 얼추 맞을 것도 같은데·········”

“응? 세나야. 뭐라고 했어?”

“아, 아니야! 시현오빠오빠. 신경 쓰지 마. 그냥 혼잣말 한 거야.”

세나가 빨개진 얼굴로 부끄러워한다.

세나는 시나 간식까지 사면 남는 돈이 없나 보다.

세나를 집에 데려다 줄 때 시나 간식도 좀 사서 보내야겠다.

“자, 학생들. 여기 소주! 그런데 먼저 신분증 좀 보여줄래요? 너무 어려 보이는데? 아니면 오빠만 술 마시고. 학생은 그냥 식사만 하는 거야?”

식당 아주머니가 세나를 바라보며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낸다.

세나가 당당하게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내서 아줌마에게 보여준다.

“저, 24살이거든요! 친구들이랑 매일매일 술도 마시는 걸요.”

마치 술 마시는 게 자랑이라는 듯 세나가 우쭐해 한다.

세나의 신분증을 유심히 보던 아줌마가 놀라며 말한다.

“진짜네? 그런데 학생. 진짜 꼭 고등학생정도로 밖에 안 보여. 너무 어려 보여서 우리 딸내미랑 비슷한 나이인 줄 알았는데. 내가 실수했네. 미안해요.”

아줌마가 세나한테 사과한다.

세나는 매번 겪는 일인 듯, 아무것도 아니라는 제스처를 취한다.

세나는 아직 까지는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다.

하지만 나는 다른데.......

“아줌마, 저도 신분증 보여줘야 해요?”

그런데.

“아이. 학생은 잘생겨서 됐어요.”

식당 아주머니가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자리로 돌아간다.

“예? 아, 예·······”

존잘은 신분증 검사도 필요 없는 남역 세상이다.

“시현오빠. 저 소주 한 잔 주세요!”

세나가 소주잔을 들어서 나에게 내민다.

“응. 그래. 세나야. 한 잔 받아.”

내가 소주병을 따서 세나에게 따르려는데, 세나가 토끼처럼 귀엽게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한다.

“어? 시현오빠? 시현오빠는 그거 안 해요?”

“그거? 그게 뭔데?”

세나가 소주병을 바라보며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 TV에서보면 소주 따를 때, 이렇게 팔꿈치로 탁! 치고 흔들어서 회오리 만들던데.”

마치 소주를 TV로만 접해 본 아이처럼 세나가 말한다.

“아, 그거? 에이. 둘이서 마시는데, 유치하게. 뭐 그런 걸 따라 해. 자 어서 받아. 세나야.”

유치하다는 말에 세나가 빨개진 얼굴로 소주잔을 내민다.

“그치? 그런 건 유치하죠? 우리는 어른이니까.”

­콸콸콸!

소주 잔에 소주를 가득 채우고 짠! 을 외친다.

“세나야, 오늘 마시고 죽는 거다!”

“네! 그런데 나 술 엄청 쎄서 안 죽을 걸요?”

세나가 마치 초등학생처럼, 술부심을 부린다.

세나가 생긴 것 답지 않게 진짜 술에는 자신 있나 보다.

소주를 원샷! 으로 쭈욱 들이키는 세나.

그리고 잔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혼잣말을 한다.

“응? 술은 쓰다고 하던데. 이거 생각보다 달콤하고 괜찮은데?”

혼잣말 하는 세나를 바라보자 세나가 빨개진 얼굴로 다시 술잔을 내민다.

“시현오빠. 나 한 잔 더 줘요!”

나는 세나에게 소주를 따라 준다.

“세나야. 천천히 마셔. 너 그렇게 급하게 마시다 한 번에 확 간다!”

“에이, 걱정 하지 마요. 달콤하기만 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데요 뭐. 치. 이런 거, 마시고 누가 취해? 애들이나 취하죠.”

아무리 봐도 이상한데·······

이미 세나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다.

에이. 뭐. 소주 처음 마시는 것도 아니고.

알아서 잘 컨트롤 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세나와 즐거운 술자리를 가진다.

* * * * *

한 시간 후········

“세나야! 정신 차려. 세나야!”

“으윽. 시현오빠오빠.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 우엑·······”

흐으········

이럴 줄 알았으면 진즉에 못 마시게 하는 건데.

주당인 줄 알았던 세나는 알고 보니 술을 처음 마시는 겁 없는 새내기였던 것이다.

“시현오빠아. 나, 몸이 뜨거워. 시현오빠.”

세나가 비틀비틀 거리며 내 옆으로 다가와 푸욱 안긴다.

탱글탱글한 세나의 가슴이 뭉클뭉클 닿는다.

그러다 갑자기 내 얼굴에 바짝 자신의 얼굴을 붙이며 말한다.

“시현오빠. 오빠, 진짜 귀엽다. 우리 시현오빠, 누나랑 뽀뽀 한 번 할까? 응?”

술에 취한 세나가 붉은 입술을 다짜고짜 내민다.

올리비아 핫셀 같이 귀엽고 앳된 외모의 강세나.

당연히 나도 키스가 하고 싶다.

하지만 그 때 뒤에서 들려오는 남자들의 목소리.

“쯔쯔쯔. 저 어린 게 발랑 까져가지고 남자한테 들이대는 거 봐라.”

“그러게 말이야. 아, 진짜 모텔 가고 싶어서 아주 그냥 발정이 났네. 발정이 났어.”

“하여간 여자들 수작이야 뻔하지. 조심해야 한 다니까.”

“그래 맞아. 우리가 괜히 여자 친구가 없는 게 아니야. 여자들은 하여간 짐승같이 섹스만 밝히니까, 그런 여자들 거르다 보니 없는 거지.”

“진짜. 혼전 순결이 얼마나 중요한데. 하여간 여자들은 조금 섹시하게 생긴 남자들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린다니까.”

뒤를 돌아보니 시기와 질투가 어린 눈빛으로 나와 세나를 바라보고 있는 남자 세 명.

여자와 남자의 비율이 10대 1인 남녀역전 세계에서도 왜 여자 친구가 없는지 이해가 될 만큼 못생긴 오징어 들이다.

그래도 저런 말을 들으니, 공공장소에서 세나와의 키스가 부담되기는 한다.

“세나야, 정신 차려. 응? 술 많이 취했으면 우리 나갈까? 집에 바래다줄게.”

집에 바래다준다는 말에 세나가 내 눈치를 보며 얼굴을 테이블 위로 숙인다.

그리고 술주정 하듯 말한다.

“아니야. 시현오빠. 나 조금만 쉬면 괜찮아. 그러니까 우리 이대로 조금만 있자. 응?”

“진짜 괜찮겠어? 세나야?”

내가 물어 봤지만 세나는 대꾸가 없다.

아무래도 집에 가기 싫어서 억지로 버티는 것 같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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