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6화 〉 예슬이와 놀이동산에서 (6)
* * *
여기까지 말하던 예슬이가 급히 입을 손으로 막았다.
왜냐하면 남녀가 역전된 세계에서는 여자가 고급식당에서 할인카드를 써서 할인을 받으면, 없어 보인다고 남자들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예슬이의 손을 잡고 일어서며, 점원에게 말한다.
“다음에 올 게요~”
그리고는 예슬이의 손을 잡고 식당을 나와 야외에 마련된 분식 코너로 간다.
“예슬아. 오늘 날씨도 좋은데, 밖에서 먹는 게 좋지. 안 그래?”
예슬이가 나를 바라보며, 살짝 부끄러운 얼굴로 말한다.
“치. 솔직히 시현오빠. 나 돈 쓸까 봐, 저 생각해서 분식 먹자고 한 거죠?”
“아니야. 내가 무슨, 예슬이 네 걱정을 하냐. 그냥 진짜 분식 먹고 싶어서 그랬어. 아, 맛있겠다. 떡볶이랑 오뎅!”
예슬이가 그런 나를 살짝 감동 먹은 눈빛으로 바라본다.
“시현오빠는........ 진짜 다른 남자들과 다른 것 같아요.”
그렇게 혼잣말로 중얼 거린다.
“여기, 떡볶이 2인분 이랑요. 오뎅 2개. 김밥 1인분 주세요.”
내가 푸드코너 점원에게 주문을 하자, 예슬이가 자연스럽게 지갑을 꺼내며 말한다.
“시현오빠. 사람이 두 명인데!”
응? 내가 너무 많이 시켰나.
하긴 예슬이는 여자니까, 양이 작을 수도 있겠다.
떡볶이는 1인분만 시킬 걸 그랬나보다.
하지만,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리고, 순대 2인분. 간도 많이 넣어주시고요. 모둠튀김 한 개. 쫄면 한 개. 아 그리고.....”
허억!
예슬이가 무슨 먹방 뉴튜버도 아니고, 저걸 다 먹는 다고?
내가 놀란 입을 다 물지 못하자, 예슬이가 내 눈치를 보며 점원에게 말한다.
“이, 일단 그렇게 주세요!”
그렇게 분식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있는데, 서울랜드 입구에서 봤던 세 명의 여자들도 분식을 먹으로 왔는지 우리 옆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그 중 섹시한 긴 머리의 여자가 한숨을 쉰다.
“하아. 역시 오늘도 남자랑 모텔에 가는 건 무리인가? 어떻게 남자한테 말 거는 족족 차이냐. 진짜. 옛 성인 말에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미남 없다고 했는데, 씨발.”
단발머리의 귀엽게 생긴 여자가 역시 한숨을 쉬며 고개를 푸욱 테이블에 기댄다.
“그거야 네 얼굴이 존나 야하게 생겨서 그런 거지. 날티 나게. 요즘 세상에 너 같이 얼굴에 섹스하고 싶어! 자지 핥고 싶어 미치겠어요! 라고 써진, 야하고 엉큼한 여자를 어느 남자가 좋아하냐?”
“뭐야! 너 말 다 했어? 야하게 생겼다니! 안 그래도 보지는 꼴리고 헌팅은 안 돼서 짜증나 죽겠는데.”
“아니. 아직 말 다 안했다. 옷은 또 왜 그렇게 야하게 입고 와서. 같이 다니면 남자들이 우리도 변태라고 생각할 거 아니야.”
야하게 입었다는 말에 나도 자연스럽게 긴 생머리의 섹시하게 생긴 여자가 입은 옷에 눈길이 갔다.
검은색 세미 정장 스타일의 마이에, 안에는 속이 다 비치는 시스루 스타일의 짧은 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다.
너무 짧아서 바람이라도 불면 엉덩이가 다 보일 정도다.
마이만 벗으면 바로 섹스가 가능한 그야 말로 언박싱 직전의 상품 같다고나 할까?
거기다가 표범무늬의 하이힐 구두에 검은색 망사 스타킹을 신고 있다.
내가 원래 살던 세계의 남자들이 봤다면 환장하고 달려들 정도로 섹시한 옷차림이다.
단발머리의 귀엽게 생긴 여자가 말일 이어 나갔다.
“그리고 젖가슴 큰 거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브라자는 왜 안하고 다니는 건데? 가슴도 나보다 작은 주제에.”
그렇게 말한 단발머리의 여자가 가슴 부심이라도 부리 듯, 양손으로 가슴을 최대한 끌어 모은다.
그녀의 하얀 젖가슴이 풀어헤쳐진 그녀의 하얀색 셔츠 사이로 출렁출렁 흔들린다.
적어도 D컵은 되어 보이는 풍만한 젖가슴 이었다.
이에 질세라 긴 생머리의 여자도 팔짱을 끼며 최대한 가슴을 영혼까지 끌어 모은다.
단발머리 여자의 젖소같이 큰 가슴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C컵은 되어 보이는 상타치의 젖가슴이다.
음.......
이건 내가 원래 살던 세계에서 서로 자기 꼬추가 더 크다고 좆부심 부리는 남자들을 보는 것 같다.
그런 그녀들을 보고 있던 금발로 머리를 염색한 갸루 스타일의 화장을 한 여자가 짜증을 낸다.
“씨발. 지금 너희들 나 보라고 일부러 가슴 부심 부리는 거지? 아. 씨발. 짜증나서 진짜!”
금발로 염색한 갸루 스타일의 여자를 보니.......
슬프게도 색기가 줄줄 흐르는 섹시한 얼굴에 비해 가슴은 그야 말로 평평하다.
한 마디로 슬랜더 몸매의 빈유다.
가슴 부심을 부리던 두 여자가 눈을 깐다.
“미안해, 선미야.”
“미안.”
금발로 염색한 갸루 스타일의 여자 휴우.... 한 숨을 쉰다.
“내가 진짜, 이번 알바비 타면 가슴 수술부터 제일 먼저 한다. 가슴 수술 하면, 그래도 모솔에서 탈출 쌉 가능할까?”
“미친년아. 가슴 크다고 남자랑 떡 칠 수 있었으면 내가 지금까지 딜도나 붙잡고 자위하고 있겠냐? 남자랑 매일 모텔가서 떡치지. 가슴 크기로는 그래도 상위 10프로 안에 들어가는데.”
가슴 크기로는 최상위 티어인 단발머리 여자를 보며 다른 두 여자가 한숨을 내 쉰다.
“그래, 씨발. 우리 주제에 남자는 무슨 남자냐. 야동이나 보면서 자위나 하자. 그런데 최하나 너 오늘 좀 까칠하다. 아침에 자위 안하고 나온 거야?”
단발머리의 귀엽게 생긴 여자가 크윽 입술을 깨문다.
“티나냐? 씨발. 오늘 아침에 먹음직스러운 두꺼운 오이를 아빠가 사왔기에 몰래 빼돌려서, 자위를 하는데 말이지. 한참 절정에 올라서 기분 좋았는데, 그만 오이가 뚝! 하고 부러져 버려서 제대로 싸지를 못했더니 기분이 하루 종일 영 보지같다. 야.”
긴 생머리의 섹시한 여자가 크큭 거리며 웃는다.
“하나는 채소파였던 거야? 가끔은 애호박이나 오이도 좋지만.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자위용으로 가장 좋은 건. 빠삐코 아니겠어! 빠삐코야 말로 자위용으로는 최고지! 처음 넣을 때는 딱딱해서 기분이 좋고, 자위를 하다보면 어느 사이엔가 살짝 녹아버려서, 탱탱하면서 부드러운! 그야말로 이 구조야 말로 발기된 성인 남자의 자지와 같다고나 할까! 흐윽. 또 생각나 버려서 안 되겠다. 오늘 집에 갈 때 빠삐코 사가야지. 그나저나 선미 너는 아침에 뭘로 자위했냐?”
금발로 염색한 갸루 스타일의 여자가 부끄러운 얼굴로 대답한다.
“그.......... 그게 말이야. 나는 아침마다 딱풀로 자위하는데. 딱딱하고 기분이 좋은.......”
선미라는 여자의 말에 다른 두 여자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짓는다.
“딱풀! 선미는 가슴도 빈유고 보지도 작구나. 초등학생 같이.”
“하아. 딱풀이라니. 도대체 얼마나 보지가 작은 거니? 불쌍하게도 말이야. 설마 아직 처녀막도 안 찢어진 거 아니야?”
“아, 아니야.”
금발로 염색한 갸루 스타일의 여자 선미가 부정했지만, 아무래도 아직 그녀의 처녀막은 더럽혀지지 않은 것 같다.
그나저나 딱풀로 자위할 정도의 좁보 라니 급 꼴리는데?
하지만 남자 경험이 없는 여자들의 생각은 다른가 보다.
“야, 선미야. 언니들이 하는 말 잘 들으렴. 내가 만약에 남자친구가 생겼나 쳐. 그러면 어찌되었든 남자랑 섹스를 하게 될 거 아니야.”
귀여운 단발머리의 여자가 하는 말을 섹시한 긴 머리의 여자가 이어 받는다.
“그래서 선미가 그..... 상상은 안 가지만 하여간, 남자랑 섹스를 할 때. 남자는 부끄러워하며 몸을 맡기겠지. 하윽. 상상만 해도 보지가 꼴린다. 하여간 그래서. 드디어 남자와의 섹스 타임이 오면 당연히 여자가 위에 올라타서 리드를 해야겠지. 남자는 아무래도 수동적이니까. 그런데! 그렇게 굳 타이밍에. 나에게 다 맡겨! 라고 말을 해 놓고, 남자의 딱딱하고 굵은 것이 보지에 박혔을 때! 여자가 오히려 아파하면서, 이건 무, 무리! 도저히 섹스 할 수 없어! 라고 말하며 흐느낀다면!”
다시 귀여운 단발머리의 여자가 말을 이어 받는다.
“하아, 진짜 상상만 해도 최악이다. 그런 상태라면 남자에게 가차 없이 차여도 이상 할 것 하나 없지. 야동만 봐도 남자들의 사이즈는 다 다르잖아. 이건 뭐라고 할까. 매너의 문제라고나 할까? 그러니까 선미도 자위를 열심히 해서, 호박은 무리더라도 오이 정도는 들어갈 수 있게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닐까?”
으......
그녀들의 대화를 듣고 있으니, 진짜로 이곳은 남녀가 역전된 세계구나라는 것이 절실히 느껴진다.
남자에 대한 지식이 정말 하나도 없구나!
섹스를 영상으로만 배워서 그런가?
정작 남자가 좋아하는 건, 헐거운 보지가 아니라 딱풀이 꽉꽉 조일 정도로 작은 좁보인데 말이지.
“자아 음식 나왔습니다!”
내가 세 명의 변태 여자들의 대화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어느 덧 우리가 주문했던 분식이 나왔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빨간 떡볶이를 예슬이가 간절히 먹이를 원하는 강아지 같은 눈빛으로 바라본다.
“예슬아, 배 많이 고프지. 어서 먹어.”
“아. 네. 실은 나 분식 진짜 오랜만에 먹어요. 운동하고 트레이닝 받느라, 매일 매일 지겹도록 닭 가슴살에 고구마만 먹다보니까, 진짜 이런 분식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몰라요.”
아, 맞다.
예슬이는 걸 그룹 아이돌이니까 이런 분식 같은 음식은 평소에는 먹기 힘들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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