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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 미소년이 살아남는 법-312화 (312/413)

〈 312화 〉 예슬이와 놀이동산에서 (2)

* * *

아, 남녀역전 세계의 여자들은 남자랑 섹스 한 얘기도 자기들 끼리 많이 하는구나.

하긴 내가 원래 살던 세계의 남자들도 야한 얘기 하면 시간 가는 줄 몰랐으니.

“아니야. 예슬아. 나는 너무 좋았어. 평생 잊지 못 할 정도로.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그렇게 우리는 잡담을 나누며 코끼리 열차에 올라탔다.

정말 오랜만에 타보는 서울대공원 코끼리 열차였다.

예슬이는 마치 다시 어린아이라도 된 듯 신나 보였다.

“와! 코끼리 열차다. 나 이거 중딩 급식 때 타보고, 처음 타 보는 것 같아요.”

하긴 내가 원래 살던 세계로 치면, 여자친구가 없는 이상 남자 녀석들 끼리 징그럽게 서울랜드나 대공원 따위를 올 일은 없을 테니.”

­부우웅! 출발합니다!

간단한 안내 멘트와 함께 코끼리 열차가 출발했다.

그런데, 코끼리 열차에 타고 있는 커플들의 눈길이 나와 예슬이에게 유독 집중되었다.

남자는 예슬이를.

여자는 나를 바라본다.

그러다 남자가 먼저 열 받았는지 여자에게 소리를 지른다.

“아니, 누나 지금 어디 보는 거야? 남자친구를 앞에 두고, 왜 자꾸 저 남자 몸을 자꾸 샅샅이 훑어보는 건데? 아주, 그냥 눈알이 튀어나오겠다. 튀어나오겠어! 아예, 가서 사귀자 하지 그래. 아~ 그건 또 저 여자보다 못 생겨서 자신 없나 보지?”

“아니, 지태야. 그게 아니라. 그냥 저기 호수 본 거야. 호수. 호수가 너무 예뻐서. 아, 진짜. 나는 우리 지태 밖에 없지. 알면서 그래.”

“으이구. 화상아. 어디서 또 거짓말이야. 거짓말이! 누나는 항상 그렇게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더라. 오늘은 이대로 못 넘어가!”

남자가 집요하게 나오자 여자도 열 받았는지 버럭 소리쳤다.

“아니. 진짜. 누나가 그렇다면 그렇다는 줄 알지. 지태 너는 왜 또 하이에나처럼 물고 늘어지는 건데. 그리고 지태 너도 저 여자 뚫어져라 쳐다봤잖아. 누나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지태 너 가만 보면 예쁜 여자만 보면 정신 못 차리고 남자가 헤프게 꼬리치고 다니더라.”

남자가 헤프다는 말에 지태라는 녀석이 열 받았는지 잔뜩 토라진 얼굴로 말한다.

“뭐? 누나 지금 말 다 했어? 어이가 없어서 정말. 그래! 나 헤픈 남자다. 그러니까 우리 헤어져.”

“아, 아니. 지태야. 그게 아니라. 지태야. 또 왜 그러니. 누나는 우리 지태 없으면 못 사는 거 알면서. 지태야. 누나가 잘 못했어. 응? 화 풀어 지태야. 아, 진짜. 귀여운 우리 왕자님. 지태. 누나가 잘 못 해또요~”

하으.........

이건 뭐.

보기가 안쓰러울 정도로 지태라는 녀석한테 모델같이 예쁜 여자가 저 자세로 나온다.

사실 내가 원래 살던 세상이라면, 저 키 작고 배 잔뜩 나온 지태라는 녀석이 모델 정도로 예뻐 보이는 여자와 같이 말을 섞는 것 자체만으로 완전 계 탄 날일 텐데.

역시 남녀가 역전 된 세상에서는 자지에 금테를 두른 게 확실하다.

좆만 있으면 누구나 왕자님 취급을 받는다.

“치. 알겠으니까 그만 해. 누나. 그러면 나 이따 백화점에서 구찌 신상품이나 하나 긁어 줘. 알았지?”

“알겠어. 지태야. 누나가 할부로 갚는 한이 있어도, 우리 지태 원하는 건 다 해줄게.”

말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여자의 안색이 안 좋아 보인다.

지태라는 녀석도 조금 미안했는지 여자의 품에 안기며 말한다.

“대신에 대공원 갔다가 잠깐 쉬었다 가자. 누나. 오늘 누나한테 서비스 확실하게 해 줄게.”

쉬는 곳에서 확실하게 서비스를 해 준다는 말에 여자가 급 달아올라서 흥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진짜야. 지태야? 고마워. 우리 지태. 에이 기분이다. 이따 백화점에서 발렌시아가 신발도 하나 골라. 사랑해. 지태야!”

역시 남녀가 역전 된 세계에서는 남자가 여자한테 한 번 대준다 하면, 게임 끝이구나.

그런데 두 커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예슬이가 잔뜩 달아오른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예슬이도 말은 안하고 있지만, 저런 대화를 듣고 있으면 저절로 야한 생각이 날 거다.

[이번에 정차할 역은 서울랜드. 서울랜드입니다.]

마침 우리가 내려야 할 서울랜드에 도착했다.

예슬이와 손을 잡고 내리는데, 지태라는 녀석이 여자친구의 품에 안긴 채, 요사스러운 눈빛으로 예슬이를 바라본다.

우리 예슬이가 남녀가 역전된 세계의 까칠한 남자 녀석들이 보기에도 예쁘긴 예쁜가 보다.

내가 눈을 부릅뜨고 녀석을 살해해 버릴 듯한 눈빛으로 강렬하게 째려보자, 녀석이 그제야 그 요망한 눈빛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개놈의 자슥이 죽으려고 어디 남의 여자를 넘봐!

그런데, 이상하게 다른 남자들도 예슬이를 노린다고 생각하자, 질투가 나서인지 예슬이가 더 섹시하고 예뻐 보인다.

거기다가 오늘 따라 붉은색 치파오에 검은색 망사스타킹 하이힐을 신어서인지, 예슬이의 바짝 솟아오른 엉덩이가 더 탐스럽고 탱탱해 보인다.

꿀꺽.......

마른침이 넘어간다.

바지 속에서 움츠려 있던 꿈틀 거리며 발기하기 시작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서울 대공원에 왔으나, 섹시한 치파오를 입은 파릇파릇한 예슬이의 엉덩이를 보자 어느덧 순수했던 마음은 음흉해져만 간다.

야한 생각을 하며 예슬이의 손을 잡고 걷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내 엉덩이를 손으로 주물럭거린다.

예슬이는 아닌데?

깜짝 놀라서 뒤 돌아 보니, 이제 고작 9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였다.

“오빠, 오빠 엉덩이 딱딱하고 탱탱해!”

헉!

이건 또 뭐야?

“아니, 은하야! 너, 오빠들한테 그런 장난치면 안 된다고 했지! 아이고, 이거 죄송합니다.”

은하라는 어린 여자아이의 손을 잡아서 끌며, 그 아이의 아빠로 보이는 듯한 남자가 사과를 한다.

“아니에요. 뭐, 아이가 그럴 수 있죠.”

나는 당황해서 재빨리 아이의 아빠가 한 사과를 받아준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우리아이가 좀 장난이 심해서요. 죄송합니다.”

아이의 아빠가 은하라는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재빨리 도망간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예슬이가 웃으며 나에게 말한다.

“하여간 여자아이들이란 짓궂다니까. 사춘기가 일찍 온 아이인가 봐요. 아, 그런데 생각해보면 조금 부럽기도 해요. 아이의 입장을 전력으로 이용해서 응큼한 짓을 잔뜩 할 수 있다니.”

예슬이의 말에 따르면, 방금 저 아이가 나를 성추행 한 거란 말이야?

아, 하긴.......

어렸을 때 짓궂은 남자아이들은 예쁜 누나들을 보면, 순진한척 다가가서는 치마를 들어 올려 팬티 색을 확인하고는 했으니까.

어른이 그런 짓을 했다면 감옥행이었겠지만,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꿀밤 한 대 맞고 끝냈었지.

“저런 짓궂은 아이는 분명 순진한 척 아빠 손잡고 남탕에 가서 남자들 벗은 몸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아이일 거예요.”

“응? 예슬이도 그러면 어렸을 때 저 여자아이처럼 아빠따라 남탕에 가서 남자 누드 훔쳐 본 거야?”

예슬이가 민망한지 얼굴이 빨개졌다.

“아, 아니에요. 시현오빠!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응. 저 변태 아니거든요! 치!!”

하아, 당황한 예슬이.

역시 예슬이도 남녀 역전 세계의 여자치고는 청순한 편이긴 하지만, 역시 남자와 여자가 뒤바뀐 남역 세계의 여자는 여자구나.

나는 예슬이에게 편안하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예슬아. 나도 어렸을 때는 엄마 손 잡고 목욕탕에 가서 예쁜 누나들 있으면 가슴도 보고 했는걸 뭐.”

내 당돌한 고백을 들은 예슬이가 놀래서 토끼처럼 커 진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네. 네?”

앗! 남녀역전 세계라는 것을 잠시 잊고 예슬이를 위로 해 준다고 한 말이........

나를 이상한 변태로 만들었구나.

아빠를 따라 목욕탕에 온 여자애가 오빠들 꼬추랑 가슴을 음흉한 눈으로 바라봤다는 말이랑 똑같은 거니까.

“아, 농담이야. 농담. 하하하.”

예슬이가 내 말을 듣고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한 마디 한다.

“하여간, 시현오빠는 진짜 보통 남자들이랑은 다르다니까. 뭐, 그런 점이 더 끌리고 좋기는 하지만.”

* * * * *

서울랜드 매표소에는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주로 커플들이었지만, 간간히 여자 친구들끼리만 온 사람들도 있었다.

예슬이와 내 앞에 줄을 선, 여자 세 명도 여자들끼리만 놀러 온 친구들로 보인다.

그 중 한 명이 다른 두 명에게 말을 한다.

“하아, 우리는 이게 뭐냐. 다들 남자 친구랑 놀러 왔는데. 씨발. 존나 억울하다.”

“야. 야. 괜찮아. 우리도 남자들끼리만 놀러 온 애들 헌팅만 잘 하면, 오늘 모텔 가서 자지 잔뜩 따 먹을 수 있다니까. 저기 쟤네들 보이지? 얼굴도 반반한 게 맛있어 보이지 않냐?”

여자 세 명중에 단발머리 여자가 남자들끼리만 놀러 온 그룹을 가리킨다.

음.......

내가 봤을 때는.

여자 애들은 꽤나 귀엽고 섹시한 A급 수질의 20대 초반의 여자들이었다.

하지만 남자들은 내가 원래 살던 세계로 치자면, 올챙이처럼 배가 불뚝 비만에 얼굴에 여드름은 잔뜩.

외모도 변변한 게 하나도 없는 것이. 거의 F급의 수질의 30대 아저씨들이다.

하지만 이 세계의 남자들은 정말 절망적으로 수질이 낮은 건지, 저 F급의 남자들도 여자들에게 헌팅 당하는 행운을 얻을 수 있다.

여자 그룹 중 긴 머리의 섹시해 보이는 여자가 그나마 F급 수질의 남자들 중 배가 덜 나온 남자를 가리키며 말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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