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4화 〉 최면 물약으로 김미희 주임 SM조교 하기(1)
* * *
“하으하아..... 시, 시현씨.”
“너무 긴장하지 말아요. 김미희 주임님. 거칠게 다루지는 않을 테니까.”
“시현씨가 평소와는 다르게 진도가 너무 빠르니까 나도 모르게 긴장해서....”
김미희 주임이 그렇게 말하며 요염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아. 그래요. 미안해요? 미희씨. 미희씨가 오늘 따라 섹시해서 참을 수가 없어서 말이죠.”
“그건 이해해. 시현씨. 사실 나 같이 예쁜 여자랑 단 둘이 있는데, 섹스하고 싶은 거 당연하지. 안 그러면 그게 남자야? 고자지?”
이 미친년은 모든 자기 기준으로 생각한다.
마치 원래 세계에서 못생긴 페미 년이 소개팅 나갔는데, 남자가 관심 없어하면.
주선자한테 전화해서.
야! 그 남자 고자 아니야? 아니면 혹시 남자 좋아하는데, 그거 숨기려고 일부러 소개팅 해 달라고 한 거 아니야?
라는 망언을 하며 자신에게 관심 없는 남자는 순식간에 고자나 게이로 만들어 버리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년들이랑 다를 봐 없다.
하지만 지금은 일단 미희 주임의 장단에 맞춰준다.
“미희 주임님. 저 미희 주임님이랑 이렇게 가까이 붙어있으니까 긴장되어서 목이 탄데, 물 한 잔 먼저 마실게요.”
그렇게 말하며 미리 준비한 물병을 꺼내 든다.
명품 브랜드처럼 화려한 다이아몬드가 박혀 반짝이는 물병.
평소 반짝이고 아름다운 물건을 좋아하는 미희 주임이 내 손에 든 물병을 탁! 뺏어 들고는
감탄하며 바라본다.
“시현씨. 물병 너무 예쁘다. 반짝 거리는 것 좀 봐.”
호기심을 보이는 김미희 주임.
“네. 예쁘죠? 물맛도 좋은데, 마셔 보실래요?”
“정말? 그래도 돼?”
그렇게 말하고는 내 대답도 듣기 전에 시원하게 화려한 물병에 담긴 물을 들이킨다.
콸콸콸~!
“푸하... 안 그래도 나도 목말랐는데, 잘 됐다. 그런데 이거 물이 엄청 시원하고 달콤하다. 시현씨 지금 이 물마시면 나랑 간접 키스하는 거 알지? 어머, 혹시 자기 나랑 자기 간접 키스하려니까 긴장돼?”
노예 암캐 주제에 참 시끄러운 김미희 주임.
보지창 코인 상점에서 구매한 물도 계획대로 미희 주임이 시원하게 들이켰으니.
이제 그만 본색을 드러낼 때도 됐다.
“아. 시원하죠? 그런데 더 좋은 게 뭔지 알아요?”
“으응? 그게 뭔데?”
역시나 보지창 코인 상점에 설명된 강력한 최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지, 미희 주임의 눈이 점점 더 멍해져 간다.
“그건 곧 알게 될 거예요. 일단 한 숨 자고 일어나시죠. 김미희 주임님. 사요나라~”
그렇게 말하며 비틀비틀 거리며 위태하게 서 있는 김미희 주임의 어깨를 살짝 끌어안자, 그녀가 허물어지듯이 내 품에 안겨왔다.
* * *
철컥.
맞닿는 금속음이 듣기 좋은 소리를 낸다.
잠에서 깨어난 미희 주임.
그녀가 몸을 움직여보려 하지만 그녀의 몸은 결박당하고 손목에는 은색으로 도금된 수갑이 채워져 있다.
“흐윽.... 여, 여기가 어디야?”
그녀 스스로 되물어 보았지만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 그녀는 최면에 걸려 있다.
그녀의 머릿속에 남녀가 역전된 세계에서 보낸 지난 열흘간의 기억은 지워져 있다.
그러니까 지금 그녀에게 있어 나 유시현은 병신이자 호구인 신입사원에 불가하다.
물론 최면으로 남녀역전 세계의 미소년 모습이 아닌, 원래 살던 세계의 평범한 유시현으로 보이도록 암시도 걸어 놓았다.
아영팀장과 화장실에서 했던 남녀역전 세계 이전의 원래세계에서 조교하는 상황극.
꽤 흥미로워서 코인 상점을 찾아보니, 최면 물병에 든 물을 마시면 최면이 걸려 버리는 쓸만한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김미희 주임에게 있어서 지금 이 곳은 완벽하게 바로 열흘 전 남녀가 역전되기 전 세계의 개한민국이다.
묶여있는 몸이 불편한 듯 계속해서 발버둥 치던 김미희 주임이 나를 발견하고는 놀라서 소리친다.
“시현씨?”
“아. 드디어 일어났나 봐요. 미희 주임님? 안 그래도 기다리기 지루해져 가던 참인데.”
“기다려? 그게 무슨 말이야? 그것보다 나 지금 몸이 좀 이상해. 묶여있는 것 같아. 시현씨. 그렇게 병신같이 멍하니 있지 말고, 빨리 와서 이것 좀 풀어 봐!”
아무 말 없이 김미희 주임의 앞까지 걸어간다.
그리고 김미희 주임의 손목을 구속하고 있는 은색 수갑과 단단히 묶여있는 끈을 체크해 본다.
“이거 생각보다 더 단단히......”
“단단해서 안 풀려? 하긴, 그래도 평소에 운동 좀 하지. 하여간 제대로 하는 일이 하나도 없어. 못 풀겠으면 빨리 가서 사람 불러 와! 경찰한테 연락도 좀 하고. 나 무슨 기억을 잃어버리는 약물 같은 거에 당했나 봐.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나.”
하지만 김미희 주임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내가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며 말한다.
“아니. 생각보다 수갑이랑 끈이 꽉 조여서 안심이 된다고. 이 걸레년아.”
그제야......
김미희 주임이 너무 놀라서 경악에 가득 찬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래......
이런 눈빛을 원했어.
원래 세계의 나 유시현.
그녀들이 병신 호구 새끼로 생각하던 그 유시현에게 감금당해서.
당장 오줌이라도 지릴 정도로, 두려움에 가득 찬 모습으로 바라보는 걸레년들의 눈빛.
가슴 속에 응어리 졌던 고구마가 시원하게 뻥 뚫린다.
“시현씨. 지금 뭐하는 거야! 손에 수갑을 채우고 뭐 하려고 그러는 건데?”
“왜요? 제가 주임님한테 무슨 짓을 할지 기대 되세요?”
“기, 기대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이거 풀어 줘 지금 당장. 안 그러면 나 소리 지를 테니까!”
“소리를 지르시겠다!”
김미희 주임의 아름다운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인다.
“주임님이 그렇게 나오시겠다면. 저도 이제부터는 좀 강압적으로 나갈 거예요. 그러니까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
“시현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 강압적으로 나가다니? 지금 나 놀리는 거지?”
“놀리긴. 내가 지금 장난하는 것처럼 보여? 여기서 미희 주임이 풀려나면 내가 어떤 꼴을 당할지 다 알면서? 나 지금 이거 내 남은 인생 갈아 넣으면서 각오하고 벌인 일이야. 무슨 말인지 몰라?”
그제야 상황 파악을 제대로 했는지 김미희 주임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한다.
“시현씨. 우리 이러지 말자. 응? 내가 자기한테 얼마나 잘해줬는지. 자기도 잘 알잖아? 혹시 어디 아파? 정신병이 있으면, 나한테 이러지 말고. 병원을 가야지. 자기가 이런다고 뭐가 달라져? 응? 자기야 제발 이성적으로 판단을 해 봐. 흐윽......”
말은 여전히 싸가지 없지만, 무섭기는 한가 보다.
김미희 주임이 흐느끼며 나를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지금 이 곳은 최면 걸린 김미희 주임이 만들어낸 세계.
내가 설득 당할 리 없다.
“미쳤어? 씨발년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네. 지금부터 무슨 짓을 당할지 기대해도 좋을 거야. 내가 김미희 주임을 위해 준비한 게 많거든.”
“준비한 게 많다니? 뭐, 뭐를!”
“일단 김미희 주임이 소리라도 지르면 안 되니까, 비상시를 대비해서 바로 머리를 때려서 기절시킬 수 있는 몽둥이?”
김미희 주임의 눈동자가 커진다.
당연히 김미희 주임이 소리를 질러 봤자 그녀의 목소리는 외부로 세어나가지 못하도록 최면을 걸어 놨다.
이건 그냥 겁주기 용이다.
잘 못해서 소리라도 질렀는데, 목소리가 안 나오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으니까.
“아, 알겠어. 소리 안 질러. 그러니까 제발....... 때리지 마. 몽둥이로 머리 맞으면 사람 죽어! 흐읏. 내가 무슨 잘 못이 있다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잘 못? 있지......... 기억 안나? 미희 주임이 얼마나 나를 개같이 취급하고 괴롭혔었는지?”
“아니야. 시현씨 그거 다 오해야. 나는 다 좋은 의도로 한 건데. 시현씨가 꼬여서 오해 한 거야. 진짜야.”
하아. 진짜 이 개 걸레 같은 년.
내가 심성이 꼬여서 오해한 거라네?
너 이 씨발년아.
자기자리 인테리어 한다고 20kg이 넘는 화분을 하루에 열 번씩 옮기도록 노예처럼 부려먹고. 결국에는 원래 위치로 돌려놓으라면서, 역시 내가 보는 눈이 있네? 처음부터 명당을 알았다니까! 라는 개소리나 해대면서.
그게 다 나를 위해서고.
내가 심성이 꼬여서 오해한 거라고?
온 몸이 결박당한 상태에서도 끝까지 자기는 착한년이고 나만 나쁜 놈을 만들려고 한다.
“그래? 말도 안 되는 개소리지만 결국 김미희 주임 맞는다고 해도 어차피 달라질 건 없어.”
“달라질게 없다니? 그, 그게 무슨 말이야?”
김미희 주임이 불안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나는 그런 김미희 주임을 향해 기분 나쁘게 비웃으며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말한다.
“몰라서 그래? 내가 왜 김미희 주임을 꼼짝 못하도록 묶어놓았는지? 탓하려면..... 김미희 주임의 미모를 탓해.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그제야 김미희 주임도 진짜 내 목적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여, 역시 그게 목적이었어. 흐윽. 시, 싫엇! 안 돼....... 유시현 병신 새끼한테..... 겁탈... 당하는 건. 싫단 말이야.....”
사실 비싼 코인까지 써 가며 미희 주임에게 최면 물약을 먹인 가장 큰 이유.
그건 바로 그녀가 원래 세계의 나.
병신 호구 같던 유시현에게 겁탈당하는 최면에 걸려 배덕감과 수치심을 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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