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8화 〉 서유리 100% 조교 완료(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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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현 시점)
투두둑!
서유리 사원의 엉덩이에서 빠져나온 쇠구슬이 달린 애널비즈를 서유리 앞으로 던졌다.
그리고 손을 미리 준비한 물수건으로 닦았다.
“이 더러운 건 서유리씨가 치우세요.”
서유리 사원이 수치심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쇠구슬이 달린 애널비즈를 바라본다. 평소 애널 관리를 잘하는지 더러운 것이 묻어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김미희 주임과 서유리 사원의 엉덩이에 박혀있던 물건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럼 이제 파이널 테스트는 끝났으니 결과를 알려줘야겠죠?”
서유리 사원이 엉덩이에서 쇠구슬이 빠져나가자 현자타임이 오기라도 한 듯 부끄러움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귀를 기울인다.
“파이널 테스트 시험 결과요?”
흥미가 돋는지 들뜬 목소리로 말한다.
그리고는 재껴진 팬티를 다시 바르게 입고 나에게 들이 밀었던 엉덩이를 다시 정숙하게 치마로 덮는다.
이미 서유리의 천박한 꼴을 다 봤다.
그런다고 해서 우아하거나 청순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결 낫다.
차가운 눈빛으로 서유리를 바라보며 파이널 테스트 결과를 발표한다.
“네. 먼저 S급 노예가 되기 위한 서유리씨의 인내심. 잘 버텨줬어요. 그러므로 인내심 B”
“B··· B!!! 주인님 감사합니다.♡"
B라는 말에 서유리가 미소를 가득 지으며 기뻐한다.
하긴 학교 다닐 때도 C학점 이상은 받아 본 적이 없을 테니.
하지면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직 안 끝났어요. 서유리씨.”
“네? 아직 남은 게 있어요?”
“그럼 파이널 테스트가 서유리씨 인내심만 평가 할 줄 알았어요? 건방지군요.”
“그렇다면···”
서유리가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녀의 예상은 맞았다.
“S급 노예가 되기 위한 신성함. 신성함은 랭크 D!"
"네!??? 랭크 D라고요! 히잉.“
신성함 점수가 낮아서 다시 풀 죽은 모습이 된 서유리.
“그럼 주인님을 상대로 그렇게 천박한 상상을 했으면서 높은 등급을 바랬나요?”
“그,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랭크 D는 너무 해요.”
“질퍽거리지 마세요. 자꾸 그러면 F로 하향 조정합니다.”
하향 조정한다는 말에 서유리가 눈치를 보며 입을 꼭 다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예로서의 가장 중요한 항목 중 하나인. 내구성!”
“내구성이요?”
“네. 명색이 노예인데 얼마 쓰지도 못하고 고장 나 버리면 안 되잖아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서유리.
“자 그러면 서유리씨의 내구성!!!”
“내, 내구성!”
서유리가 긴장된 목소리로 내 말을 따라한다.
뜸들이지 않고 바로 발표한다.
“서유리씨의 내구성은 랭크 A!"
“A··· A!!!! 랭크 에이이♡!!”
랭크 A라는 말에 서유리가 뛸 듯이 기뻐한다.
눈물까지 글썽거린다.
회사에 취업해도 저 정도는 아닐 것 같은데.
그렇게 좋나?
“네. 이제 세부 항목은 다 발표 했으니 종합 평가만 남았군요.”
종합 평가라는 말에 서유리가 잔뜩 긴장된 얼굴로 나를 본다.
“서유리씨.”
“네!”
힘차게 대답하는 서유리.
“서유리씨의 파이널 테스트 결과는 노예 등급 B! 축하해요.”
“진짜요? 제가 B등급 노예! 감사합니다. 주인님!”
B등급 노예가 된 것에 만족하며 뛸 뜻이 기뻐하는 서유리.
하지만.
“감사하긴요. 서유리씨 곧 죽을 건데.”
내 차가운 사형 선고에 서유리의 모든 행동이 얼음조각상처럼 멈추었다.
그리고는 황당한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네? 주인님. 지금 뭐라고 하셨죠?”
잘 못 들었다고 확신하며 나에게 반문하는 서유리.
“죽는다고요. 서유리씨. 곧.”
“주, 죽어요? 제가?”
도저히 믿기지 않는 듯 몇 번이나 나에게 되물어보지만, 내 대답은 같다.
“네. 미안하지만. 서유리씨는 내일 죽을 겁니다.”
“그,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제가 죽는다니. 그것도 내일? 노, 농담이죠? 주인님.”
파랗게 질린 얼굴로 나를 바라보지만···
“제가 농담하려고 서유리씨를 토요일 밤 이 늦은 시간에 보자고 했겠습니까?”
“그, 그럼. 정말로 제가 내일 죽는다는 거예요?”
내 심각한 표정을 보고나서야, 드디어 자신이 내일 죽는다는 것을 실감한 서유리.
“네. 아쉽게도 그렇게 되었네요.”
“마, 말도 안 돼! 그런 게 어디 있어. 나 아직 21살 밖에 안 됐는데. 내일 죽는다니!”
쾅!
서유리가 테이블을 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너무 충격적인 사실에 광분하는 서유리.
하긴.
갑자기 내일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미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어.
“일단 진정하고 앉아 보세요. 설명을 해 줄 테니.”
아무리 킹받은 알리스타 처럼 광분해 있는 서유리 이지만, 주인님의 명령은 무시 못 한다.
마치 금제가 걸린 손오공처럼 다시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그 동안에 내가 겪은 일들을 서유리에게 차분하게 설명해 준다.
어떻게 남녀가 역전된 세상에 오게 되었으며.
보지창의 존재.
나에게 주어졌던 퀘스트들.
실제로 남녀역전 세계로 평행이동 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나를 미친놈처럼 봤겠지.
하지만 서유리 역시 원래 세계에서 이곳으로 평행이동 된 사람 중의 한 명이다.
거기에다가 주인님의 말이니까 100% 신뢰 할 수밖에 없다.
“그, 그러면요. 시현 주인님. 저는 내일 죽게 되는 건가요? 흐흑.”
“아. 뭐. 서유리씨가 죽기는 죽는데. 그게 꼭 제 눈앞에 있는 서유리씨가 아닐 순 있죠.”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서유리가 죽는데 그게 제가 아닐 수 있다니.”
한 가닥 희망의 빛을 본 서유리가 살고 싶다는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본다.
“좋아요. 그러면 서유리씨에게는 보지창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죠?”
“네. 저는 그, 보, 보지창이 안 보여요.”
흐음.
누가 지었는지 이름도 참.
“그렇다며 보지창은 저에게만 보이는 특별한 인벤 같은 거군요. 하지만, 이렇게 하면···”
보지창의 매뉴얼에서 본 것처럼.
보지창을 띠우고 [공유]를 선택했다.
“어머! 이, 이게 뭐에요!”
허공에 나타난 글자들에 놀란 서유리.
서유리와의 보지창 [공유]를 선택하자, 서유리에게도 보지창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게 바로 제가 말한 보지창이라는 거예요. 보통은 상태창인데··· 하여간 중요한 건.”
보지창의 항목 중.
[임무] 선택화면으로 빠르게 넘겼다.
+ + +
[퀘스트: 첫 번째 임무]
솔로 퀘스트
페미 랭크 D 서유리를 조교 하세요.
일주일의 시간이 있습니다.
성공 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획득 합니다.
*걸레 조련도: [서유리 100% 완료]
=축하합니다. 임무를 완료 했습니다.=
서유리를 100% 조교했기 때문에, 그녀를 갱생 시킬 수 있습니다.
+ + +
여기까지 읽은 서유리가 의문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한다.
“주인님. 갱생이라니요? 그게 무슨 말이죠?”
드디어 그녀에게도 ‘죽는다’는 의미에 대해 말해 줄 순간이 온 것이다.
“좋아요. 지금부터 설명 할 테니 잘 들으세요.”
고개를 끄덕이며 집중하는 서유리.
“100% 조교 된 서유리씨 에게는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두 가지요?”
“예, 어느 쪽이든 서유리씨는 죽게 되지만.”
“그, 그게 무슨 말이에요. 주인님. 알기 좀 쉽게 설명 해 주세요.”
“그러죠.”
심호흡을 하며 서유리에게 첫 번째 선택지에 대해 말한다.
“첫 번 째는 서유리씨를 원래 세계로 되돌려 보내는 겁니다.”
“저를 원래 세계로요? 그러면 그건 제가 죽는 게 아니잖아요.”
“과연 그럴까요? 서유리씨가 원래 세계로 돌아가면. 그 곳에는 다른 서유리씨가 있겠죠?”
“그렇겠죠. 이곳에 오기 전의 서유리가····”
“서유리씨는 모르겠지만, 한 세계에 두 명의 서유리가 존재 할 수는 없습니다.”
그제야 서유리도 뭔가를 깨달은 듯 떨리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 그 말은···”
“네. 눈앞의 서유리씨가 살기 위해서는 그 세계에 존재하는 다른 서유리를 죽여야 하죠.”
그제야 내 말 뜻을 이해한 서유리.
‘서유리는 죽겠지만, 그게 지금 눈앞의 서유리는 아닐 수 있다.’
내가 서유리에게 했던 말을 혼자 되뇌이는 서유리.
“네. 그게 첫 번째 선택지입니다.”
자기가 살기 위해 다른 자신을 죽여야 하는 상황.
충격적인 얘기에 서유리의 얼굴이 창백해 졌다.
“그리고 두 번째 선택지는···”
마지막으로 남은 두 번째 선택지.
“지금의 몸을 원래 남녀 역전 세계의 서유리 씨에게 돌려주는 겁니다.”
“제 몸을 돌려준다고요? 그렇게 되면 저는?”
“당연하지만 서유리씨는 더 이상 서유리씨가 아닌 존재가 되겠죠.”
“서유리이지만 서유리가 아닌. 나···”
초점을 잃은 눈빛의 서유리.
하긴 이런 상황에 제 정신일 리가 없다.
“그렇다면 주인님의 결정은··········”
당연하게도 서유리를 100% 조교 한 건 나이기에 선택권은 나에게 있다.
칵테일을 한 모금 들이키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첫 번째.
두 번째.
서유리의 운명을 뒤바꿀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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