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0화 〉 서유리 100% 조교 완료(5)
* * *
이제는 이수연도 아예 본격적으로 서유리를 무시하고 있다.
“이, 씨. 씨발. 내, 내가 진짜. 허, 헛것이라니. 한 주먹 거리도 안 되는 년이. 아아앙. 하으으응. 거, 거기를 그렇게. 아, 안 돼. 가, 가버릴 것만 같아아앙! 하, 하필. 지금. 흐으으응.”
역시나 아무리 참아보려 해도 딜도의 클리토리스 공격은 못 참지.
서유리가 딜도의 맹공에 버벅되는 사이 이수연이 아예 서유리에게서 등을 지고 나를 향해 돌아서서 본격적으로 들이대기 시작한다.
“오빠. 오늘 미팅 끝나고 시간 되시면, 저랑 클럽 안 가실래요? 오빠도 불토인데 그냥 집에 들어가기 심심하잖아요. 제가 이번에 새로 뽑은 벤츠로 모실게요. 오빠 요즘에 버닝썬더가 그렇게 핫 하다고 하더라고요.”
버닝썬더라면 힐튼 호텔 루프탑에 위치한 클럽인데.
이건 뭐 안 봐도 이수연의 수작은 뻔하다.
나를 호텔 클럽에 데려가서 술에 취하게 해서 어떻게든 따 먹으려는 생각이다.
“네? 수연씨는 일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이 칵테일 bar 늦게까지 열잖아요.”
“아, 그건 걱정 마세요. 그래도 제가 저희 언니랑 공동사장인데, 조기 퇴근하고 알바한테 맞기면 되요. 오빠. 우리 클럽가요. 저 버닝썬더 잘 아는 매니저 언니 있어서, VIP 예약 뺄 수 있어요. 오빠는 그냥 몸만 오시면 되요. 다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그렇게 말하며 요염하게 눈빛을 빛내는 이수연.
하여간 남녀가 역전된 세계에서의 여자들은 잘생긴 남자만 보면 따먹고 싶어서, 정신을 못 차린다.
물론 나도 고자가 아닌 이상, 예쁜 여자가 알아서 다 해준다는데 싫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 내 주변에는 이렇게 처음 본 남자에게 무작정 들이대는 싼티 나는 여자보다 훨씬 더.
아니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녀들이 세 명이나 있다.
한예슬.
미유키.
강세나.
그리고 역시 연애는 서로의 진심이 오고가는 순애가 진리다.
그럼으로 이렇게 처음 본 사이에 한 번 원나잇 하겠다고 눈에 보이게 들이대는 이수연에게는 관심이 전혀 없다.
지금 내 눈 앞에 서 있는 아름답지만 발랑까진 이수연은 그저 서유리의 마지막 테스트를 위해 필요한 재료일 뿐이다.
“아. 클럽이요? 클럽 저도 좋아하는데. 생각해 볼게요.”
물론 클럽 따위에는 전혀 관심 없지만, 서유리를 자극시키기 위해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해본다. 과연 서유리는 내가 주는 시련들을 넘어서서 파이널 test를 통과 할 수 있을까?
* * * * *
“크, 클럽이라니! 그것도 남녀 단 둘이서! 이렇게 늦은 새벽에!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딜도의 클리토리스 공격을 정신력으로 이겨낸 서유리가 대노해서 버럭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마음을 단단히 먹었는지 이수연도 전혀 물러섬이 없다.
서유리가 버럭 거리며 소리를 질러도 마치 벽을 대하듯 개 무시하며 나에게 작업치는데만 열심이다.
“오빠, 오빠 무슨 술 좋아해요? 수연이는 글렌피딕 30년산 좋아하는데. 오빠 우리 오늘 버닝썬더 VIP룸에서 글렌피딕 30년산 깔 까요?”
글렌피딕 30년산?
클럽에서 글렌피딕 30년산을 깐다니 이수연도 나를 꼬시려고 마음 단단히 먹었나 보다.
글렌피딕은 풍부한 과일 향과 감미로운 셰리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위스키인데, 100년 넘게 위스키의 풍미를 좌우하는 오크 통 작업장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을 만큼 최상의 위스키를 생산한다.
이렇게 철저한 관리 속에서 만들어진 역사와 전통이 있는 위스키인 만큼 가격도 비싸다.
백화점에서 구입한다면 거의 150만 원 정도.
하지만 문제는 이 글레피딕 30년산을 강남에 위치한 최고급 클럽에서 주문한다면?
프리미엄이 붙어서 적어도 1,000만원에 달하는 가격이다.
한 마디로 지금 이수연이 나를 따먹기 위해 최소 1,000만원 이상을 배팅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1,000만원은 서유리의 월급의 5배에 해당하는 금액.
남녀가 역전되기 전 세계에서 비록 자기 돈으로 간 건 아니었지만, 강남 클럽 좀 다녀본 서유리도 이수연의 씀씀이가 얼마나 큰지 감이 올 수밖에 없다.
원래 여자든 남자든 가오가 떨어지면 한 없이 초라해지는 법.
서유리도 불 같이 화를 내다가 이수연에 비해 자신의 처지가 너무 초라해 보이자 잠시 침묵을 지킨다.
그리고 이수연은 그 틈을 놓치지 않는다.
“오빠, 칵테일 bar 조명이 어두워서 잘은 안 보이지만. 오빠 연예인 박지훈이랑 진짜 날카로운 턱선이나 눈매가 닮은 것 같아요. 나, 박지훈 진짜 좋아하는데. 오빠는 이름이 뭐에요? 혹시 박지훈? 막 이런 거 아니죠?”
역시 이수연은 손님을 많이 상대해 봐서인지 눈썰미가 좋았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음에도 단번에 내가 박지훈과 닮았다는 것을 알아차렸으니.
생각보다 위험한 여자다.
“아니요. 박지훈은요. 제가 그러면 이 시간에 매니저도 없이 이렇게 돌아다니겠어요. 저는 유시현이라고 합니다. 수연씨.”
“아~ 시현 오빠. 시현 오빠라고 불러도 되죠?”
그렇게 말하며 이수연이 능청스럽게 내 어깨에 손을 올린다.
그녀가 따듯한 온기가 느껴지는 손으로 내 몸을 더듬자 나도 모르게 성욕이 살아난다.
“오빠. 그럼 우리 클럽 가는 거다. 약속~”
자연스럽게 말을 놓으며 새끼손가락을 내미는 이수연.
역시 남자를 많이 꼬셔본 솜씨다.
거부해야 하는데, 편안하게 만들어 관계를 엮어나가는 그녀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고 있다.
천천히 올라가는 새끼손가락.
하지만 내 새끼손가락이 이수연에게 닿기도 전에, 이미 이수연의 새끼손가락에는 다른 사람의 새끼손가락이 걸려있다.
“그래. 정 가고 싶으면 나랑 같이 가자. 클럽. 이, 여우같은 년아! 감히 내 눈앞에서 우리 주인님을 꼬시려고 해!”
어느새 날카롭게 살아난 서유리가 자연스럽게 나를 시현 오빠라고 부르며 말을 놓는 이수연의 횡포에 도저히 참지 못하고 살벌한 기세를 뿜어낸다.
“소, 손가락 풀어요. 왜 징그럽게 여자가 손가락을 걸고 그래요!”
그렇게 말하며 서유리의 손을 개미 털듯, 털어내는 이수연.
“진짜 미친 여자인가 봐!”
“그래. 나 미쳤다. 그러니까 우리 주인님한테 그만 들이대고 꺼져!
이수연이 서유리를 노려보며 싸움을 건다.
사실 지금 당장 내 눈앞에 있을 때 제일 무서운 사람은 돈 많은 부자도, 권력 있는 정치가도 아니다.
그건 바로 당장에 무슨 짓을 하지 모르는 미친 사람이다.
그리고 지금 서유리가 바로 그렇다.
서유리가 딜도 박힌 채, 나에게 조교를 받고 있다는 사정을 모르는 이수연도 서유리가 그저 허언증 걸린 미친 여자처럼 보인다.
그래서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무섭다.
하지만 여기서 바로 물러서면, 오랜만에 찾은 1,000만원을 써도 안 아까울 정도로 잘생긴 남자 앞에서 가오가 살지 않는다.
최대한 용기를 내어 서유리와 맞서 본다.
“저기요. 미치려면 곱게 미쳐야지. 왜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는 건데요? 제가 지금 잘 되어가고 있는 오빠는 시현오빠거든요. 그 쪽이 말하는 주인님이 아니라. 헛것이 보이나 본데, 그 쪽이 말하는 주인님인가 뭔가랑 대화하시고. 잠깐만 좀 빠져 있을래요? 우리 오빠랑 얘기 끝나가니까요.”
미친 여자를 앞에 두고서도 제법 논리적으로 대응하는 이수연.
괜히 어린나이에 칵테일 bar 사장을 하는 게 아니다.
강단이 있는 여자다.
“뭐라는 거야. 이 여우같은 년이. 시현오빠가 주인님이고. 주인님이 시현오빠 거든. 그리고 지금 주인님이랑 마지막 test 중이니까, 빠져 있어야 할 건 내가 아니라, 너 거든?”
당연히 이수연 입장에서는 나를 주인님이라 부르면서 마지막 test 중이라고 말하는 서유리가 이해되지 않는다.
“아니, 진짜.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는 거야. 시현 오빠. 오빠 회사 동료분 정신 나간 것 같아요. 어떻게 제가 알바생들 불러서 처리해도 될까요?”
까닥하면 서유리가 이수연 밑에서 일하는 알바생들에게 칵테일 bar에서 쫓겨나게 생겼다.
아마 내가 없었다면, 서유리는 이미 예전에 칵테일 bar에서 쫓겨났을 거다.
하아, 서유리씨.
정말 마지막 test를 통과하고 싶다면, 지금처럼 감정에 휩쓸리기만 해서는 안 되는데.
사실 서유리에게 마지막으로 가르쳐 주고 싶은 건, 서유리에게 있어서 가장 부족한 부분.
바로 이 것이었다.
* * * * *
(서유리의 시점)
하아하아··
점점 내 은밀한 곳에 박힌 딜도가 다시 내 약점인 클리토리스를 애무하기 시작한다.
우웅 우웅!
딱딱하고 굵은 딜도의 예측하기 힘든 진동.
역시 주인님이 하사한 딜도는 굵고 강력해서 아득히 이성을 앗아가기에 충분하다.
흐윽. 하아아앙.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를 속으로 삭히며 간신히 참아낸다.
“이봐요. 좋은 말로 할 때, 그냥 나가세요. 나이도 나보다 많은 것 같은데. 애들 불러서 험한 꼴 당하기 전에.”
정신수양으로 간신히 사정 할 것 같은 딜도의 스무스한 진동을 참아내고 있는데, 미친 여우같은 년이 또 다시 내 성질을 건든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