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 세계 미소년이 살아남는 법-226화 (225/413)

〈 226화 〉 서유리 100% 조교 완료(1)

* * *

[이노우에 아저씨: 도련님. 다행히, 미유키 아가씨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가씨가 깨어나는 대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하아·······

정말 다행히도 미유키의 상처가 깊지 않았는지,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미유키가 잘 못 될까 봐, 초조하고 불안했던 마음이 그나마 한결 가벼워 졌다.

하지만 위험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노리는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강해져야 한다.

그렇게 나와 주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강해져야 한다고 다짐하는데, 다시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설마 그 사이에 미유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니겠지?’

핸드폰을 확인한다.

하지만 이번 메시지는 이노우에 아저씨에게서 온 것이 아니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바로 서유리 사원이었다.

[서유리: 시현이 오빠. 저 이제 준비하고 오빠 만나러 나가요. 오빠가 야심한 밤에 왜 저를 보자고 했는지 너무 기대 되요.]

아·······

오늘 너무나 많은 사건들이 있어서 잠시 잊고 있었지만, 오늘 밤에는 서유리 사원을 꼭 만나야 했다.

그만큼 서유리를 만나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라는 건 바로 퀘스트 첫 번째 임무.

+ + +

[퀘스트: 첫 번째 임무]

­솔로 퀘스트

페미 랭크 D 서유리를 조교 하세요.

일주일의 시간이 있습니다.

성공 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획득 합니다.

*주의: 서유리 조교 실패 시 페미가 판치는 개한민국세계로 소환됩니다.

+ + +

페미 랭크 D에 해당하는 첫 번째 임무.

솔로 퀘스트가 주어진지 일주일이 지났고, 지금 이 시점에서 서유리의 조교는·······

+ + +

걸레 조련도: [서유리 100% 완료], [김미희 주임 95% 완료], [최다정 차장 90% 완료] [아영팀장 85% 완료]

+ + +

이미 100% 조교가 끝나있는 상태.

이제 미션을 완료하여 그녀를 갱생시키고 보상을 받을 차례였다.

서유리 뿐만이 아니라 다른 팀원들 역시 더 이상 걸레 조련도가 떨어지지 않는 카리스마라는 능력을 획득한 이후로 거의 100%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다음 주에는 모든 팀원들의 조교가 끝날 것이다.

하지만 팀원들의 조교가 끝나도 안도의 한숨을 내 쉴 수 없다.

연예인으로서 성공해야 한다는 새로운 미션과.

무엇보다도 직접적으로 나를 제거하려는 새로운 적이 출현했다.

그만큼 더 해쳐나가야 할 길이 험난해 졌다.

* * * * *

“서울의 현재 온도는 30도. 긴 여행 시간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기장의 안내가 끝나고 승무원의 도움을 받아 전용비행기에서 내렸다.

역시나 준비가 철저한 미유키답게 운전기사와 차량이 준비되어있었다.

그 사건만 없었다면, 지금 천사같이 밝게 웃는 미유키도 내 옆에 있었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니 미유키가 그리워 미칠 것 같다.

언제나 나는 잃어버린 후에야 그 소중함을 깨 닳는구나.

“어디로 모실까요. 도련님?”

“네. 청담동 jesus bar로 가 주세요.”

“알겠습니다.”

서유리 사원과 만나기로 한 곳은 청담동의 한 칵테일 bar였다.

늦은 시간인 만큼 밖에서 만나는 것 보다는 안이 나았고, 조용한 곳이 그녀와 얘기하기 편해서였다.

사실 미유키가 뜻밖의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어떻게 서유리와의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나?도 오늘의 큰 고민 중에 하나였다.

비록 싸가지 없고 개념 없는 페미 걸레였지만, 지금은 많이 조교되어서 나름 가까워 졌는데, 100프로 조교가 된 페미 걸레에게 주어지는 선택지는 이별이었다.

적어도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서유리는 다시 만 날일이 없을 것이다.

100프로 조교된 페미 걸레.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두 가지의 선택지.

하지만 아직까지도 나는 어떤 선택을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혼자 오셨습니까?”

“네. 하지만 곧 일행이 도착할 겁니다.”

"네. 그러면 저를 따라 오시지요.”

Jesus 칵테일 bar에 도착하자, 우아하게 생긴 여종업원이 조용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편안한 자리로 안내 해 준다.

칵테일 bar에서 흘러나오는 fly to the moon의 재즈 버전.

평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에 하나이다.

[Fly me to the moon

날 달까지 태워다줘

And let me play among the stars

그리고 내가 저 별들 사이에서 놀게 해줘

Let me see what spring is like on Jupiter and Mars

목성과 화성에서 봄이 어떨지 내가 보게 해줘

In other words, hold my hand

다른 말론, 내 손을 잡아

In other words, darling, kiss me]

다른 말론, 자기야, 키스해줘

fly to the moon을 듣고 있으니, 미유키의 청순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생각이 난다.

이곳을 미유키와 같이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느덧 내 마음속에서 미유키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가 커져가고만 있었다.

“시현오빠. 미안해요. 제가 좀 늦었죠?”

미유키를 생각하며 감상에 빠져 있는데, 뒤에서 청아한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자.

아름답고 우아한 하얀색 명품 드레스에 샤넬 백을 들고 서 있는 서유리가 보인다.

오늘은 회사에서 볼 때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화려하면서 고풍스러운 귀걸이와 목걸이.

거기다가 평소에는 긴 생머리 스타일이었는데, 오늘은 미용실도 갔다 왔는지 컬이 들어간 귀여운 머리를 했다.

서유리 사원은 키도 170cm가 훌쩍 넘을 정도로 남녀가 역전 된 세계에서도 큰 편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봤으면 충분히 패션모델로 착각했을 만큼 세련된 모습이었다.

“미용실에서는 일찍 나왔는데, 만나는 사람 있다고 해도 자꾸 남자들이 얘기 좀 하자고 귀찮게 굴어서·······”

그렇게 말하며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인다.

사실 오늘 정도의 서유리라면 충분히 남녀가 역전된 세계에서도 남자들에게 먹힐만한 아름다운 모습이다.

다만 내 주변에는 서유리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미소녀 미유키와 한예슬, 강세나가 있다는 것이 문제이지만.

그런 조각같이 아름다운 미소녀들에 비하면 서유리가 아무리 꾸며도 그저 평범해 보일 뿐이다. 역시 아무리 성형을 하고 명품으로 꾸며도, 신이 주신 선물. 자연미인의 아름다움은 도저히 따라 올 수 없다.

“괜찮아요. 서유리씨. 저도 온지 얼마 안됐어요. 앉으시죠.”

“네. 오빠.”

다소곳하게 내 앞에 앉아서 나를 몽롱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서유리.

“주문하시죠. 유리씨. 저는 모히또로 이미 주문했어요.”

상큼한 라임과 청량한 민트의 조화를 좋아해서 칵테일을 마실 기회가 있으면 나는 거의 모히또를 마신다.

“아. 모히또요. 오빠는 오빠만큼이나 취향이 깔끔하네요. 저는 그러면 블루사파이어 마실게요.”

블루사피이어는 푸른바다를 닮은 사파이어 빛깔의 칵테일인데, 상큼 달달하면서 시원하고 청량한 맛이다.

잠시 후 칵테일이 나오고, 서유리 사원이 조심스럽게 먼저 말을 꺼낸다.

“그런데. 시현 오빠. 토요일 밤 이 늦은 시각에 왜 저를 보자고 하신 거예요?”

잔뜩 기대에 찬 서유리 사원의 눈빛.

역시 조교를 100프로 시켜놓았더니, 그녀의 눈빛에는 나를 향한 사랑이 가득하다.

그런 서유리 사원의 눈빛을 보고 있으니까, 아무리 페미 걸레라도 사실 마음이 약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를 갱생시켜 퀘스트를 완수하지 못하면, 내가 원래 살던 개한민국으로 평행이동 된다. 그 것 만큼은 죽기보다 싫다.

이제는 단순히 개한민국이 싫어서라기보다는, 지금 이 남녀가 역전된 세계를 떠나면 안 될 이유가 너무나 많아졌다.

그러니까 비록 마음 내키지 않더라도 나는 서유리 사원의 조교를 마치고 퀘스트를 완료해야 한다.

“사실 오늘 서유리씨를 이 늦은 시간에 보자고 한 것은, 고백 할 것이 있어서예요.”

고백이라는 말에 볼이 핑크색으로 물들며, 나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응시하는 서유리.

그녀의 표정에는 그럴 줄 알았다라는 자신감도 묻어나온다.

“저는 준비됐어요. 시현 오빠. 사실 저도 오빠가 고백하기를 오랫동안 기다려왔는걸요.”

지금 내가 하려는 고백과 서유리 사원이 말하는 고백은 물론 전혀 다르다.

사실 그녀를 불러서 따로 고백하지 않고, 심플하게 선택지를 선택해서 그녀와의 관계를 끝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양심에 찔려서 하지 못하겠다.

적어도 그녀에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이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정도는 얘기해 주는 것이 도리에 맞는 것 같다.

“네. 서유리씨. 지금부터 제가 하는 얘기. 놀리지 말고 잘 들어요.”

“네. 오빠. 이미 마음의 준비는 하고 왔는걸요.”

“그러니까. 서유리씨. 서유리씨도 저도. 원래 우리가 존재하던 세계는 이곳이 아니었다는 것, 알고 있죠?”

원래 우리가 존재하던 세계.

페미들이 판치는 개한민국.

그 곳에 관한 얘기가 나오자 서유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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