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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 미소년이 살아남는 법-194화 (194/413)

〈 194화 〉 샤넬 프라이빗 클럽 파티(12)

* * *

“박지훈씨라고 했죠?”

“네? 네.”

분홍색 눈빛을 반짝이며 고양이 같은 미소를 짓는다.

“닮긴 닮았는데··· 틀리네.”

“네?”

“아, 아니에요. 그 것보다 지훈씨. 지루하지 않아요?”

지루하지 않냐고?

사실 이제 Z드래곤과 함께 예슬이도 가 버리고 남은 무대는 판도라 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지루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 네. 하아, 지루하네요.”

지루하다는 말에 미유키가 점점 더 그녀의 육감적인 몸을 나에게 바짝 붙여 온다.

분홍색 머리카락과 잘 어울리는 그녀의 요염하고 큰 눈.

귀여운 코에 붉은 입술.

마치 섹시한 고양이가 연상된다.

얼굴은 이제 막 10대 후반처럼 어려보이지만, 몸매는 오히려 반대다.육감적이고 큰 가슴과 잘록한 허리.

눈처럼 하얀 허벅지.

치명적으로 요염하고 섹시하다.

그런 그녀가 나에게 몸을 바짝 붙여오니까, 나도 모르게 온 몸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긴장이 된다.

내 품에 바짝 다가온 미유키가 살짝 키를 높여 그녀의 붉은 입술을 내 귀에 가져다 된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긴장되어서 침이 바짝바짝 마른다.

천천히 작고 예쁜 입술을 떼는 미유키.

그리고 그녀의 입술에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이 흘러나온다.

“그러면 우리 할래요? 빠구리치기? 사정이 있어서 혼자서는 못 하니까. 지훈씨가 좀 도와줘요.”

“네? 네??????”

나도 모르게 너무 놀라서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빠구리라니이!!!!

지금 이 상황에 이 장소에서?

그것도 나는 미유키가 누구인지 알고 있지만, 미유키는 내가 유시현인 것도 모르고 있는 것 같은데.

꿀꺽.

미유키가 유혹하듯 고양이 같이 큰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녀에게서 나는 매혹적이고 찐한 향수냄새.

이성이 마비되는 것만 같다.

“그, 그게. 지금 여기는 장소도 장소고. 미유키씨는 저를 본 것도 처음이고. 아무래도 그건 좀 무리가 아닐까요?”

아무리 미유키가 섹시하고 매력적이지만, 지루하다고 빠구리라니.

그건 아니다.

적절하게 미유키를 거절하는데, 미유키가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다.

“그렇죠? 아무리 그래도 처음 본 사람한테 같이 빠구리치자고 부탁하는 건 좀 무리겠죠? 아, 진짜. 할아버지는 왜 이런 곳까지 보디가드들을 붙여가지고, 귀찮아 죽겠네.”

응? 보디가드?

설마 숨어서 보디가드들도 지켜보고 있는데 빠구리를 하자고 했던 건가?

뭔가 이상한데?

그제야 나는 그녀의 말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닳고 용기를 내어 입에 담기 힘든 말을 꺼냈다.

“그. 미유키씨. 빠구리치자는게. 그거 맞죠? 제가 좀 헷갈려서 그러는데.”

미유키가 순진하게 눈빛을 초롱초롱 빛내며 나를 바라본다.

“네? 빠구리치자는게 뭐요? 응? 내가 한국말을 잘 못 했나? 맞는데. 빠구리.”

미유키가 예쁜 입으로 자꾸 빠구리빠구리 하니까.

나도 모르게 흥분이 된다.

하지만 나에게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거기다가 지루해서 빠구리라니.

역시 일본여자라 성에 대한 개념이 틀린 건가?

하지만 미유키가 분명히 본인 입으로 집안이 엄해서 남자 경험이 없다고 했는데.

거기다 지금 내 바지 안에서 심하게 꿈틀거리는 녀석.

처녀에게만 발동하는 유니콘 녀석인데.

이 유니콘 녀석의 처녀 감지 레이더가 틀릴 리가 없다.

“그 아무리 일본이 성에 대해 개방적인 나라라고 해도 갑자기 빠구리라니. 그건 좀 너무 진도를 앞서 나간 것 아, 아닌가요?”

미유키가 상처받지 않게 최대한 공손하게 돌려서 말한다.

내 말을 들은 미유키의 얼굴이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홍당무처럼 빨갛게 달궈져온다.

미유키가 나에게 바짝 붙였던 몸을 쭈빗쭈빗 거리며 뒤로 계속해서 한 발짝씩 물러난다.

그리고는 빨개진 얼굴로 나에게 물어본다.

“저기 빠구리가 한국말로 지루하니까 같이 도망가자 이런 의미 아닌가요? 마.... 맞죠?”

나는 그제야 미유키가 말하는 빠구리 치자의 의미가 섹스하자가 아니라 같이 땡땡이치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보통은 그럴 때 지루하니까 같이 토끼자! 라든가. 날르자! 땡땡이치자! 같은 품위 있는 단어를 사용하죠.”

그제야 무언가 완벽하게 잘 못 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린 미유키가 고개를 푹 숙이며 머뭇거리며 물어본다.

“그러면 한국 사람들한테 빠구리 치자라고 말하면 보통 무슨 의미로 받아들이나요?”

곤란한 질문이지만, 다시는 미유키가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확실하게 설명을 해 줘야 한다.

“보통은··· 빠구리 치자라고 하면. 그 남자랑 여자랑 침대에서 하는 세, 섹스라는 행위를 얘기하죠. 지방 쪽에서는 땡땡이 치자라는 말 대신에 빠구리 치자라는 말을 사용한다고 얼핏 듣기는 했지만··· ”

내 말을 다 들은 미유키가 양손으로 그녀의 빨개진 얼굴을 푸욱 감싸고는 잔뜩 흥분해서 소리쳤다.

“치.... 칙쇼!!!!! 주, 죽일 거야! 죽여 버릴 거야. 헨타이 한국어 선생!!! 어쩐지 계속해서 오빠, 빠구리 치자라는 말을 계속 반복해서 따라하게 시키더니.”

활화산처럼 붉어진 얼굴로 다리를 동동 구르며 화를 내는 미유키.

영문을 알지 못하는 내가 당황해서 반문했다.

“네? 그, 그게 무슨 말인지.”

그제야 내가 앞에 있다는 게 생각난 미유키가 화를 삭이며 분하다는 듯이 말한다.

“스, 스미마셍! 미, 미안해요! 그게 저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 한국어 선생 자식이. 빠구리 아, 아니. 그러니까 그 단어 의미를 잘 못 알려줘서. 아니 잘 못 알려준 건 아닌데. 그러니까 오해하도록 알려 줘서. 절대 그 쪽이랑 그러고 싶은 게 아니라. 저 좋아하는 남자도 있고. 그러니까 절대 오해는 하지 말아 주세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허리를 90도로 숙여가며 계속해서 스미마셍. 죄송합니다를 반복해서 말하는 미유키.

정말로 당황한 것 같다.

“아. 그랬구나. 괜찮아요. 한국어를 잘 모르면 실수 할 수도 있죠.”

미유키를 위로하며 환하게 웃자 미유키가 휴우~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쉰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야한 말 남자한테 하면 경찰에 잡혀갈 수도 있다고 해서 긴장했는데.”

역시 남녀가 역전된 세상이다 보니 여자가 남자에게 야한 말 하는 것만으로도 성추행으로 여자가 경찰에게 잡혀갈 수 있구나.

“아니요. 그럴 일은 없으니 걱정 마세요. 그리고···”

그리고 라는 말에 미유키가 귀엽게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나를 바라본다.

“미유키씨가 말한 게 그런 의미라면. 우리 같이 빠구리 치죠. 안 그래도 저도 이곳이 지루해 죽을 것 같으니까요.”

* * * * *

부우우웅!

요란한 굉음과 함께 미유키가 운전하는 검은색 스포츠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혹시 예슬이처럼 미유키도 폭주 오토바이를 몰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미유키는 스포츠카를 몰고 있었다.

“어디에 내려다 드릴까요?”

미유키가 보조석에 앉은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미유키씨 다래정에 간다고 했죠? 그러면 다래정에서 내려 주세요. 거기서 집까지 가까우니까요.”

“네. 알겠어요. 그나저나 그 쪽 이름이 박지훈씨 맞죠? 계속 그 쪽이라고 부를 순 없으니까 지훈씨라고 부를게요.”

“네. 미유키씨.”

미유키는 사람을 잘 못 알아보는 건지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데도 내가 유시현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늦은 저녁시간 미유키와 함께 그녀의 차 안에서 단 둘이 있다니.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된다.

화려한 밤거리의 야간 조명에 비췬 미유키의 모습.

분홍색 단발머리에 페르시안 고양이처럼 크고 우아한 눈

눈처럼 하얀 피부와 루비처럼 붉은 입술.

거기다가 미유키 만의 신비로운 분위기 때문에 누가 봐도 한 눈에 일본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귀엽고 세련된 얼굴과는 달리 그녀의 손등에는 정교한 매화 문신이 새겨져 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지만 오히려 그런 미유키의 개방적이고 패셔너블한 모습이 그녀를 더욱 특별하게 보이도록 만든다.

만약 미유키를 모르는 사람이 샤넬 프리미어 클럽 행사장에서 그녀를 봤다면, 재벌가의 손녀라기보다는 일본에서 온 유명한 아이돌로 착각했을 것이다.

그만큼 미유키의 외모는 일본의 어느 유서 깊은 가문의 귀족처럼 우아하면서 아름답다.

역시 재벌가의 손녀답게 말로 설명하기 힘든 몸에 깃들어 있는 기품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나도 모르게 멍 때리며 너무나 세련되고 우아한 미유키의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자, 미유키도 나를 의식했는지 곁눈질로 나를 보며 말을 건다.

“지훈씨. 왜 그렇게 봐요?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요?”

“아, 아니요.”

그렇게 말하며 수줍어서 고개를 틀어서 창밖을 바라본다.

그 모습이 귀여웠는지 미유키가 보조개가 들어가도록 싱긋 웃는다.

그리고 그 어색한 울리는 전화벨소리.

띠리리링. 띠리리링.

내 전화기에서 울리는 소리다.

딸칵.

“여보세요.”

전화기를 받자, 진영이 누나의 목소리가 들린다.

“지훈아! 너 어디 가서 이렇게 안 오는 거니?”

“아! 진영이 누나!”

생각해 보니 깜빡 잊고 진영이 누나한테 간다는 얘기도 안하고 행사장을 빠져나온 것이다.

“지금 어디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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