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 세계 미소년이 살아남는 법-191화 (191/413)

〈 191화 〉 샤넬 프라이빗 클럽 파티(9)

* * *

“어디를 가려고. 언니. 동생 애인 뺏었으면, 죄 값은 치루고 가야지. 안 그래? 야. 잡아!”

혜민의 말에 다연이와 하이린이 예슬이의 양쪽 팔을 붙잡는다.

“이거 놔!!!”

예슬이가 다연과 하이린을 뿌리치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 쳐 보지만, 피지컬 쪽으로 너무 차이가 난다.

“아, 가위 안 보이네. 할 수 없지. 옷이라도 일단 벗기고 보자. 이거 찍어서 뉴튜브에 올리면 재미있겠다. 속옷만 입고 다니는 얼굴 천재 아이돌. 반응 쩔겠는데?”

그렇게 말한 설영이 예슬이에게 다가가서는 예슬이의 예쁜 얼굴을 어루만진다.

“언니. 예슬이 언니. 언니의 그 예쁜 얼굴 먼저 손 좀 볼까? 씨발, 옛날부터 혼자서 청순하고 얌전한 척은 다하면서 그 예쁜 얼굴로 남자들 뒤로 후리고 다니는 거 다 알거든. 생각하니까 열 받네. 일단 한 대 쳐 맞고 시작하자.”

그렇게 말하며 손을 높이 쳐 든 설영.

그리고 에메랄드 같이 빛나는 예쁜 청안의 눈으로 설영을 바라보는 예슬이.

* * * * *

“지금 거기 뭐하는 거예요!! 허억허억···”

재빨리 달려들어 예슬이 앞을 막고 섰다.

다행히 설영이 예슬이를 때리기 전에 그녀들을 막을 수 있었다.

예슬이 앞을 가로막은 나를 보고 설영이 예슬이를 때리려던 손을 멈췄다.

그리고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고는 다소 비웃는 말투로 말을 건다.

“어머, 지훈씨 아니에요? 요즘 잘나가는 지훈씨를 여기서 보네요?”

나는 지금 누구나 알고 있는 아이돌 박지훈이다.

유시현이었을 때처럼 마음 놓고 마음대로 행동 할 수는 없다.

“네, 선배님들 무슨 일 있으신 거예요? 왜 여러 명이 한 명을 둘러싸고 있으시죠? 보아하니 화기애애해 보이지는 않는데요?”

“화기애애? 지금 이 분위기 보고 그런 말이 나와? 지훈씨 농담도 잘하신다. 지금 우리가 예슬이 언니랑 좀 할 말이 있거든요. 여자들끼리 일이니까 남자는 그냥 가세요. 괜히 신인 주제에 분위기파악 못하고 끼어들었다가 좆 되지 말고요. 무슨 말인지 알죠?”

예슬이도 끼어든다.

“지훈이 오빠. 오빠는 그냥 가요. 저 괜찮아요. 동생들이랑 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요.”

예슬이도 자기보다 내 안위가 더 걱정되었는지 나를 보내려 한다.

“지금 상황을 보고 그냥은 못 가겠는데요? 선배님들 예슬씨 놓아주시죠? 제가 선배님들이 예슬씨 괴롭히는 거 다 봤거든요. 여러 명이서 한 명을 괴롭히고. 쪽팔리지도 않으세요? 그 것도 대한민국에서 국민이면 다 알만 유명한 한 사람들이.”

물러서지 않고 점점 더 판도라와 예슬이를 향해 다가갔다.

그러자 예슬이의 팔을 잡고 있던 혜민이가 예슬이의 팔을 놓으며 내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지훈씨. 박지훈씨. 아, 이거 진짜 무서워 죽겠네? 안 그래도 진영 대표님이 요즘 지훈씨 키워주느라 여기저기 똥꼬 존나게 빨고 다니는 거 같은데. 그거 믿고 지금 설치는 거야? 씨발, 신인 주제에 위아래도 없어? 지금 누구한테 시비 걸고 있는지 잘 생각해 봐. 지금 진영 대표 생각해서 마지막 기회 주는 거야.”

으름장을 놓으며 겁을 주는 혜민.

과연 메인 댄서답게 예쁜 얼굴에 비해 전체적으로 잘 발달된 근육과 가벼운 몸놀림이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 지금 저 도망갈 마지막 기회 주시는 거예요? 아, 무섭네? 무슨 여자 아이돌이 깡패도 아니고. 그러다 한 대 치겠어요?

날카롭게 눈을 뜨고 혜민과 판도라 멤버들을 한 명 한 명 매섭게 바라본다.

여자가 남자보다 피지컬이 더 좋고 힘이 강한 남녀가 역전된 세상이다.

특히 체계적으로 아이돌 훈련을 받은 여자들은 몸을 만들기 위해 매일매일 고된 트레이닝을 받는다.

당연히 일반인보다 체력도 좋고 몸도 더 좋다.

보기에는 말라보여도 대부분 지방이 적고 근육이 많다.

그만큼 빠르고 강하다.

방심하면 당하고 만다.

“지훈씨. 분위기 파악 못하는 것 같은데. 그 귀여운 얼굴 상하기 싫으면 보내 줄 때 가. 가라고!”

혜민이 내 바로 앞 까지 다가와서 검지를 이용해서 내 이마를 톡톡 건드린다.

“못 가겠다면? 어떡할 건데?”

앙칼지게 입술을 깨물고는 혜민을 올려 다 본다.

나보다 키가 10cm는 더 큰 혜민,

거기다가 나와 예슬이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판도라 멤버들 설영, 다연, 하이린.

모두들 피지컬 적으로 앞도적인 우위에 있다.

“씨발. 진짜 짜증나게 하네. 박지훈씨. 지금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나 본데. 우리는 상대가 연약한 남자라고 봐주는 그런 여자들 아니거든? 지금 이것도 진영이누나 체면 생각해서 많이 참고 있는 거야. 설사 우리가 지훈씨 몸에 스크래치 좀 낸다고 해도, 그냥 선 후배 사이에 지훈씨가 예의가 없어서 참교육 시킨 걸로 무마하면 되는 거고. 얼굴이야 티가 나니까 건들지 못하겠지만, 다른 곳은···”

그렇게 말하며 내 몸을 천천히 훑어보는 혜민과 판도라 멤버들.

천천히 요염한 눈빛으로 내 몸을 바라보는 그녀들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특히 설영이 음란한 눈빛을 빛내며 붉은 입술을 혀로 핥고 있다.

“언니. 그런데 이 새끼 진짜 야하고 섹시하게 생기지 않았어요? 우리 그냥 다른 새끼들 가지고 놀았던 것처럼 해 버릴까? 그리고 겁 좀 줘서 입막음 하면 되잖아. 어차피 거친 연예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남자가 여자한테 이런 일 당하는 거 아무것도 아닌데 뭐.”

다른 새끼들 가지고 놀았던 것처럼?

역시 남녀가 역전된 세상이라 그런지.

여자 아이돌 주제에 음탕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고 있다.

요염하게 눈빛을 빛내며 혜민이 설영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짝!

소리가 나도록 그녀의 뺨을 시원하게 갈겼다.

얼떨결에 뺨을 얻어맞은 설영이 멍한 눈으로 혜민을 올려다본다.

그러자 혜민이 화를 내며 윽박지른다.

“설영아. 정신 안 차릴래? 막내라고 귀여워 해 줬더니 뇌에 보지가 박혔나. 정신 줄을 놓고 사네. 지훈씨랑 그런 쓰레기 아이돌 지망생들이랑 레벨이 같니? 언니가 말했지. 머리에 든 게 없으면 눈치라도 있으라고.”

“네. 언니. 미안해요.”

자존심 강한 설영이었지만 혜민의 말에는 예리한 칼날과 같은 카리스마가 있었다.

억울했지만 수긍하고 혜민에게 맞은 뺨을 어루만지며 입술을 꽉 깨문다.

설영의 입을 다물게 만든 혜민이 다시 나를 기분 나쁜 눈빛으로 바라본다.

“미안해요. 지훈씨. 우리 설영이가 실수를 좀 했네요. 하지만 방금 들은 말 혹시 다른 사람들에게 발설이라도 하면···”

손을 들어 내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혜민.

“설마 지훈씨라고 해서 우리가 못 건들 거라고, 생각하진 않겠죠? 그러니까 좋게좋게 넘어가자고요.”

손으로 내 뺨을 쓰다듬고 있는 혜민을 손을 탁! 쳐내며 말했다.

“무슨 말인지 알겠으니까. 이제 저희는 그만 가보겠습니다. 그럼···”

예슬이의 손을 잡고 자리를 벗어나려는데.

혜민이 다연과 하이린에게 눈짓을 준다.

그러자 우리 앞을 가로막는 판도라 멤버들.

“내가 하는 말이 우스워? 예슬이 언니는 놓고 가라고 했지? 우리가 할 말 있다고. 그리고 말이야. 박지훈씨. 우리 설영이 뺨 안 보여? 지훈씨 때문에 우리 설영이 뺨이 저렇게 됐는데, 그냥 가면 안 되지.”

뒤를 돌아 설영을 보니 그녀의 뺨이 붉게 달아올라있었다.

“설영씨는 혜민씨가 때린 거잖아요. 그게 왜 우리 탓이에요?”

“장난하세요? 이게 다 예슬이 언니랑 정겹게 얘기하는 중에 아무 사정도 모르는 지훈씨가 끼어들어서 발생한일 아니에요?”

“억지도 그런 억지가 어디 있어요? 비켜요. 예슬아 가자.”

예슬이와 나를 막고 있는 혜민이를 밀치며 자리를 벗어나려고 하는데. 혜민이가 밀치려던 내 손목을 꽈악 부여잡는다.

으윽.

마치 손목이 부리질것만 같다.

생각보다도 혜민의 힘은 더 대단했다.

“어디를 가시려고? 아직 안 끝났다니까. 씨발.”

손목을 잡혀 아파서 인상을 쓰는 나를 본 예슬이가 나와 혜민 사이를 가로 막는다.

“알겠어. 알겠으니까. 지훈 오빠 팔은 놔줘. 내가 남을 테니까.”

“그래. 이제야 말이 좀 통하네. 나도 연약한 남자한테 손찌검하고 싶지는 않거든.”

그렇게 말하며 내 손목을 잡고 있던 손을 놓는 혜민.

“그러면 예슬이 언니. 우리 설영이 얼굴 상한거 보이지? 이거 다 언니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까, 일단 한 대 맞고 시작하자.”

혜민을 말을 마침과 동시에 오른손을 들어 올린다.

아무리 봐도 동작이 심상치 않다.

정말 풀 파워로 천사처럼 예쁜 예슬이의 뺨을 후려칠 기세다.

저 무지막지한 손에 맞는다면, 예슬이의 얼굴이 상하는 건 물론이고 한 동안 연예계 활동이 어려워 질 수도 있다.

화아악!

거친 바람소리와 함께 예슬이의 뺨을 향해 매섭게 손을 휘두르는 혜민.

분명 빠르고 거센 일격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내 눈에는 마치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리게 보인다.

전혀 생각지도 못해서 손목을 쉽게 붙잡혔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걸레들을 조교하며 신체능력이 향상되었다.

남녀가 역전된 세상에서 피지컬이 여자처럼 강하지는 못할지라도 민첩함과 동시체력은 그녀들을 상회한다.

탁!

재빨리 예슬이와 혜민 사이에 끼어들어서 팔로 혜민의 손바닥을 쳐내고는 반대쪽 손으로 혜민의 뺨을 사정없이 갈겼다.

쫘악!

시원한 사이다 같은 일격!

혜민에게 맞을 것을 예상하고 눈을 질끈 감고 있던 예슬이와 당연히 시원하게 예슬이의 뺨을 갈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던 혜민.

뺨을 때리려던 혜민이 오히려 얻어맞는 상황이 발생하자 둘 다 놀라서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시현 오빠!”

“박지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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