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 세계 미소년이 살아남는 법-188화 (188/413)

〈 188화 〉 샤넬 프리미어 클럽 파티(6)

* * *

“약속? 약속 지키지 물론.”

그렇게 말하며.

혜민이 하얀 손을 들어서는 그의 뺨을 장난치 듯 툭툭 때린다.

“야. 눈깔아. 씨발아. 약속 지킨다니까. 병신 같은 새끼들이 어디서 기어올라. 야. 야!”

­퍽!

인정사정없이 그의 손바닥으로 그의 뒷통수를 갈긴다.

“윽.”

충격이 상당한지 남자가 머리를 부여잡는다.

“야? 아프냐? 씨발. 그러니까 왜 좆도 아닌 새끼가 그냥 참고 살지. 누굴 끼어들어서 도와주고 지랄이세요. 병신 같은 새끼야. 씨발. 이 남녀역전인가 뭔가 하는 좆같은 세상에 떨어져서 안 그래도 스트레스 많이 쌓였었는데, 잘 됐다. 설영아. 야. 문 잠가. 오늘 원래 살던 세계 호구 남자 새끼들 잡듯이 이 새끼들 한 번 잡아보자.”

혜민의 말에 설영이 일어나서는 마치 사자가 토끼를 사냥하는 것을 바라보듯, 그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느긋하게 문 쪽으로 걸어온다.

"저기 이 동생은 잘 못한 게 없으니 절 때리세요. 제가 다 잘 못한 거니까.”

같이 일하는 동생이 자신 때문에 얻어맞으면서 분노에 가득차서 부들부들 떠는 걸 보던 메이크업 아티스트 형이 혜민을 말리며 말한다.

“뭐? 이 개새끼야? 씨발, 벌레 같은 새끼들이라도 우정은 있나봐?”

혜민이 오른 손을 들어서 냅다 자신을 말리는 남자의 뺨을 갈긴다.

­쫘악!

대기실에 울려 퍼지는 끔직한 소리.

메인 댄서답게 피지컬이 엄청나다.

“아윽.”

단 한 대만 맞았는데도, 메이크업 아티스트 형의 뺨이 빨갛게 부어올랐다.

그리고 계속되는 혜민과 판도라 걸 그룹 멤버들의 구타.

마치 장난감 다루 듯 온갖 조롱을 퍼부으며 손찌검을 하고 있다.

“야, 혹시라도 해서 말인데, 우리한테 맞은 거 다른 새끼들한테 말해 봤자 인거 알지? 설마 그렇게 멍청하지는 않겠지. 우리 SN의 연줄이 어디까지 닿아있는지 알면 말이야.”

사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지금 이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발설하면.

오히려 일자리도 잃고 당하는 건 판도라가 아니라 메이크업 아티스트 형들이었다.

그만큼 연예계라는 곳은 더러운 정치가 난무하는 곳이다.

가스라이팅이 난무하고 힘이 없으면 밟히는 곳.

원래도 알고 있었지만 오늘 더 그 면모를 확실하게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대로 더 있다가는 진짜 큰일 나겠는데. 아무리 오늘 처음 본 사이더라도 이건 아니지. 형들 더 다치기 전에···/

이렇게 생각하며 문을 열고 들이닥치려는데.

뒤에서 친근하면서 카리스마 가득 한 목소리가 들린다.

“참아라. 시현아. 네가 건들 레벨이 아니다.”

목소리에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진영이 누나가 내 뒤에 서 있었다.

* * * * *

“시원아. 괜히 끼어들지 마. 누나가 해결 할 게.”

그렇게 말한 진영이 누나가 판도라 대기실 문을 똑똑! 두드리며 외친다.

“안녕하세요. 김진영입니다. 판도라 분들 대기실에 계신가요?”

대기실 문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던 설영이 깜짝 놀라서 다른 멤버들을 돌아본다.

“언니들. 김진영 이라는 데? JYK대표 아니야?”

김진영이라는 말에 다른 판도라 멤버들의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

“아, 씨발. 이거 잘 못하면 좆 되겠네. 샌드백들 일으켜 세워. 얼른!”

리더 혜민이의 말에 다른 두 명의 멤버.

하이린과 다영이 다구리를 하던 메이크업 아티스트 두 명을 일으켜 세운다.

집단구타를 당해서 얼굴이 엉망이다.

그런 메이크업 아티스트 남자들을 향해 혜민이 사납게 눈을 부라린다.

“오빠들. 혹시 진영이 언니가 얼굴 왜 그러냐고 하면 둘이서 싸웠다고 해. 알았지? 괜히 입 잘 못 놀리면, 오빠들 상황이 어떻게 될지 나보다 오빠들이 더 잘 알거 아니야.”

그 때 다시 들려오는 김진영의 목소리.

“저기요. 판도라분들 대기실에 안 계신가요? 의논 할 게 있어서 왔습니다.”

혜민이 설영에게 눈짓을 하자, 설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외친다.

“네. 김진영 대표님. 들어오세요.”

설영의 들어오라는 말을 들은 진영이 누나가 나에게 눈짓을 한다.

들어오지 말고 여기서 대기하고 있으라는 싸인이다.

고개를 끄덕인다.

끼이익.

문을 열고 진영이 누나가 판도라 대기실 안으로 들어간다.

판도라 멤버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서 진영이 누나를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다.

“김진영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희 대기실은 무슨 일로···”

진영이 누나가 아무것도 모르는 척 인사를 받아준다.

“아. 예. 대기실에서 쉬고 계시는데 미안해요. 메이크업 중이셨나 봐요?”

“네. 메이크업 수정 중이었어요.”

진영이 누나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형들의 얼굴을 바라본다.

얼굴이 멍투성이에 입술에서 피가 흐른다.

“두 분 얼굴이 왜 그러세요? 무슨 일 있었어요?”

이미 전 후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 진영이 누나지만, 시치미를 떼며 연기를 한다.

그러자 판도라 리더 혜민이 비열하게 웃으며 말한다.

“그러게요. 대표님. 저희도 깜짝 놀랐어요. 글쎄 메이크업 오빠들 두 분이서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으셨는지, 싸우셨나 봐요. 아이. 오빠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치고 박고 싸우면 어떡해요. 오빠들 잘생긴 얼굴 다 상하겠다.”

정말 기가 찰 정도로 소름 돋는 연기다.

자기네들이 개 패듯이 패 놓고는 걱정해 주는 척이라니.

메이크업 아티스트 형들이 고개를 푹 숙이며 말한다.

“예. 어쩌다보니 동생이랑 싸웠습니다. 못난 모습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대표님.”

메이크업 아티스트 형들 중 동생이라는 형은 너무 분한지 주먹을 쥐고 부들부들 떨고 있다.

진영이 누나는 끝까지 이곳에서 벌어졌던 일을 모른 척 하며 판도라 멤버들을 바라본다.

“그래요? 두 분이서 싸운 것 치고는. 상처가 심하네. 두 분은 가서 상처치료부터 먼저 하셔야겠다.”

말로는 상처 치료를 먼저 하셔야겠다라고 했지만, 속뜻은 두 분은 나가 보세요 라는 말이었다. 영악한 설영이 그 의미를 놓칠 리 없다.

“그래요. 오빠들. 나머지 메이크업 수정은 저희가 알아서 할 테니까, 이제 그만 나가보세요. 오늘도 예쁘게 메이크업 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오빠.”

설영이 해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90도로 숙인다.

순식간에 달라지는 가식적인 표정들.

나조차도 그녀들이 했던 만행을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그녀들이 메이크업 아티스트 형들에게 했던 짓을 믿지 못했을 것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형들이 소품들을 챙겨서는 문 쪽을 향해 다가온다.

나는 잠시 빈 공간에 숨는다.

끼이익.

문이 열리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형들이 지옥과 같은 공간에서 빠져나온다.

그리고 둘 중에 설영의 옷에 화장품을 묻혔던 형이 동생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말한다.

“미안하다. 상철아. 괜히 형 때문에···”

상철이라고 불린 남자가 손등으로 눈물을 닦는다.

“형이 무슨 잘 못이에요. 언젠가 한 번 이런 일이 터질 줄 알았어요. 씨발. 악마 같은 년들. 높은 사람들 앞에서는 천사처럼 연기하면서, 스텝이나 못 나가는 신인들한테는 피도 눈물도 없이 막 대하잖아요. 진짜 내가 더러워서···”

“형이 미안하다. 상철아. 그래도 참고 버텨야지.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가자. 형이 맛있는 거 사줄게. 이렇게 기분 좆같을 때는 민트초코 케이크가 최고야.”

민트초코라는 말에 상철이라는 형이 피식 웃음 짓는다.

“아. 형은. 진짜. 장난이라도 민트초코 얘기하지 말아요. 토 쏠려요.”

“야! 너 지금 민초단 무시 하냐? 얌마. 민트초코 한 번 맛 들리면 벗어날 수 없다니까. 오늘 너도 민초단 가입하자. 민트초토는 세상 모든 근심 있게 해준다니까 그러네.”

“아, 진짜. 싫다니까 그러네. 이 사람이. 형 자꾸 이러면 나 이제 형이랑 일 안해요. 개 같은 판도라 년들은 참아도 민트초코는 못 참는다니까. 에헤. 아 하지 말라니까. 형! 왜 내 핸드폰으로 민트초코 배달시키는 건데. 그것도 라지 사이즈를!”

그렇게 사라져가는 두 사람.

비록 일은 힘들어도 어떻게든 참고 견뎌내는 모습이 꼭 내가 살던 세계의 가장들 같다.

하아···

진짜 남역세상이고 아니고 간에 어디에나 좆같은 년들 때문 고생하는 선량한 사람들은 있구나. 형들이 시야에서 안 보이게 될 때쯤 나는 다시 귀를 대고 판도라 대기실에서 오고가는 얘기를 엿듣기 시작했다.

진영이 누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니까, 이번에 우리 지훈이 정규앨범 나오는 거 알고 계시죠?”

“네. 대표님. 지훈씨 지금 JYK에서 밀고 있는 대표 아이돌인데 저희가 모를 리가 없죠.”

팀의 리더 혜민의 목소리다.

“그래서 말인데요. 저희 지훈이 판도라 분들이 피쳐링 좀 참여 해 주시면 안 될까요? 현재 가장 촉망받는 아이돌 박지훈의 노래에 대한민국의 독보적인 여성 탑 그룹 판도라가 참여하면. 생각만 해도 저희 팬들이 얼마나 좋아할지 가슴 뛰지 않습니까?”

“정말요? 대표님? 지훈씨랑 저희랑 같이 음반 작업을 한다니. 정말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요. 하지만. 대표님도 아시다시피 이런 큰일은 저희들이 독자적으로 결정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요. 저희 대표님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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