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0화 〉 한예슬과 한강에서 데이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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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메시지를 확인했다.
[아이돌로서의 재능]을 새롭게 각성 하였습니다.
[아이돌 상태창]이새로 생겼습니다.(미확인)
아이돌로서의 재능을 각성했더니, 아이돌 상태창이 새로 생겼다.
페미 걸레들을 조련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보지창과는 전혀 다른 상태창이다.
[아이돌 상태창]을 확인 해주세요.(미확인)
망설일 이유가 없다.
‘확인’
띠링!
청아한 소리와 함께 메시지가 열린다.
+
[이름]
유시현(남녀역전 세계 월드스타 아이돌 후보)
[나이/신장/체중]
26세/ 168cm/ 58kg
[아이돌 능력치]
랭크 A(본판은 S급이나 패션센스 부족)
랭크 C(상당한 개선이 필요, 가수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실력)
랭크 A(국내 아이돌 중에서는 최정상급 실력. 월드 스타에는 못 미침)
랭크 F(로봇 연기의 대명사.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짤이 유행)
외모 등급 상세>>
노래 등급 상세 >>
춤 등급 상세 >>
연기 등급 상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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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상태 정보창은 보지창이랑은 완전히 다른 창이었다.
아이돌 창은 네 가지 분야의 정보로 나뉘어 나를 평가한다.
, , ,
먼저외모는 원판이 워낙 미소년이기 때문에 국내 아이돌 중에서도 최정상급에 가까웠다.
다만 패션센스에 문제가 있는지, S등급은 아니었다.
나름 옷을 잘 입는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하지만 옷 센스와 같은 패션 문제는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 JYK의 코디가 해결 해 줄 것이다.
다음은노래.
박지훈(유시현의 아이돌로 활동 할 때 가명)이 노래를 못 부르다니.
그래도 현재 국내 최정상 아이돌 중의 한 명인데.
아이돌 정보창에 따르면 노래 실력이 가수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
생각해보니 유독 박지훈의 노래에는 기계음이 많았다.
그게 다 박지훈의 빈약한 노래 실력을 커버하기 위한 장치였던 것이다.
아이돌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부족한 노래 실력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그리고춤.
춤은 국내 아이돌 중에서는 최정상급의 실력.
피를 토할 정도의 트레이닝으로 만들어진 박지훈의 춤 실력은 이미 거리 공연을 통해 확인했다.
마지막으로연기.
연기는 도대체 얼마나 엉망이기에 랭크가 F인 걸까?
하지만 연기는 아이돌로서 성공하기 위한 급한 문제는 아니다.
국내 최정상급 아이돌로 먼저 성공하고 나서 도전해도 늦지 않다.
그러니까 지금 현재 내 최우선 과제는 노래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데, 어느 덧 나를 태운 예슬이의 오토바이가 끼이익! 소리와 함께 정차를 했다.
“오빠, 한강에 다 왔어요. 오토바이가 들어 갈 수 없어서, 여기서 부터는 걸어가야 할 것 같아요.”
“응. 그래. 예슬아.”
사실 예슬이가 운전하는 배달의 민족 맞춤형 오토바이는 너무 고난이도였다.
아직도 속이 울렁거린다.
예슬이가 오토바이에서 내려서 검은 헬멧을 벗었다.
그녀의 긴 생머리가 찰랑찰랑 거리며 가로등 불빛 사이로 빛난다.
눈처럼 하얀 피부.
작은 브이라인 얼굴.
인형 같이 완벽하고 귀여운 이목구비.
거기다 아름다운 한강의 밤 조명은 예슬이를 더욱 청순하게 보이도록 만든다.
나는 천사같이 아름다운 예슬이를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어서 그녀의 곱고 하얀 손을 다시 잡았다.
예슬이가 맞잡은 내 손을 바라보며 얼굴이 수줍게 빨개졌다.
남녀역전 세계의 여자치고는 너무나도 수줍음이 많은 청순하고 귀여운 예슬이다.
마치 내가 원래 살던 세계의 소녀처럼.
예슬이와 손을 잡고 늦은 저녁 한강을 걷기 시작한다.
저녁 9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이었지만, 여름이라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한강에 나와 있었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하고 있는 연인들.
달리기에 매진하며 체력을 단련중인 여자들.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남자.
텐트를 가져와 캠핑을 준비하는 가족들까지.
그야 말로 평화롭고 행복해 보이는 일상이다.
더군다나 코로나가 없는 남녀역전 세상이라서인지, 마스크를 끼고 있는 사람은 없다.
그 것 하나만으로도 이 남녀역전 세상은 내가 원래 살던 개한민국보다 훨씬 살만하다.
“저기 오빠. 저 사실 오빠한테 궁금한 게 많이 있는데, 물어봐도 되요?”
나는 예슬이를 바라보며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응. 예슬아. 궁금한 게 뭔데?”
“오빠, 아까 길거리 공연에서 췄던 춤. 절대 아마추어 실력이 아니던데요. 진짜 그 동작들 그냥 나오는 거 아닌데. 오빠 외모도 그렇고........ 솔직하게 말해 봐요. 오빠 혹시.........”
예슬이가 말을 끌며 나를 별이 쏟아질 것 같이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본다.
하아........
결국 예슬이에게 내가 아이돌 박지훈이라는 것을 들켜버리고 만 것인가?
하긴.
예슬이는 내가 마스크와 모자를 안 쓴 민낯을 수도 없이 봤다.
아무리 예슬이가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시간이 없다고 해도, 대한민국 탑티어 아이돌 박지훈 정도는 알겠지.
나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입을 열었다.
“그래. 예슬아. 실은 내가 아이돌.........”
그런데 예슬이가 내 말을 중간에서 잘랐다.
“오빠........ 역시 그랬구나. 오빠 아이돌 되려고 준비하다가 데뷔전에 회사에서 버림받은 거죠? 진짜, 엔터테인먼트 회사들 너무 한 거 아니에요! 우리 오빠 보다 잘 생기고 춤 잘 추는 아이돌 YJ에서도 본적 없는데. 오빠 무슨 엔터테인먼트 회사 다녔었어요?”
응? 이게 아닌데.
그런데 차라리 잘됐다.
예슬이가 내가 아이돌인걸 알고 부담가지는 것 보다야, 이게 훨씬 낫지.
나도 예슬이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
예슬이가 스스로 알아내기 전 까지 만이라도 예슬이와 이렇게 평범한 데이트를 즐기고 싶다.
나는 자연스럽게 말을 꾸며 냈다.
“어? 어........ 나 JYK 소속 이었는데.......”
“오빠, JYK였어요? 거기 빡세기로 유명하잖아요. 진영이가 연습생들 엄청 굴리는 걸로 유명한데. 오빠는 JYK에 몇 년이나 있었어요?”
“응? 사, 삼년?”
“삼년이나 있었는데, 데뷔도 안 시켜 주고, 내보낸 거예요? 김진영! 이 나쁜 년! 진짜 너무하다! 오빠, 소속사에서 쫓겨 날 때 슬펐죠? 우리 오빠, 진짜 마음고생 심했겠다.”
윽.........
아까도 진영이 누나랑 통화하고 잘 만나고 있는데.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 실은 내가 박지훈이다! 라고 할 수도 없고.
진영이누나 미안해요.
“응, 뭐. 어쩔 수 없지. 내가 실력이 안 되어서 데뷔 못한 걸. 그런데 예슬이는 아이돌 나오는 프로그램은 안 본다면서 아이돌 생활에 대해서는 꽤 잘 알고 있네?”
예슬이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한다.
“아. 그, 그냥.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한 거예요. 하여간, 오빠.”
예슬이가 내 손을 꼬옥 양손으로 잡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오빠. 아이돌 포기하지 말고 다시 도전해 봐요. 아까 오빠 춤 출 때 관객들 호응하는 거 봤죠? 절대 오빠 능력이 부족해서 연예인이 못 된 거 아니에요. 김진영 이 고릴라 같은 아줌마가 사람 보는 눈이 없었던 거지.”
음.......
진영이 누나가 고릴라 닮은 건 맞는데, 확실히 사람 보는 눈은 있는데.
노래 실력 최악의 가수 박지훈을 발탁해서 정상급 아이돌로 만들어 놓은 것 보면.
“오빠. 혹시라도 다시 아이돌 도전 해 볼 생각 있으면 저한테 꼭 말해 주세요. 저도 데뷔........ 아, 아니. 본격적으로 인형 옷 입고 행사 뛰어볼 생각이니까 우리 시간 날 때 같이 연습해요! 피자배달보다 행사 뛰는 게 금전적으로 훨씬 낫더라고요.”
예슬이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하아. 우리 불쌍한 예슬이.
남녀역전 세계가 아니라 내가 원래 살던 세계였으면.
예슬이 정도의 외모면 그냥 트윈치 방송키고 아무 것도 안하고 웃고만 있어도 돈이 마구 복사되었을 텐데.
세상을 잘 못 태어난 죄로, 이 더운 여름날 인형 옷 입고 행사 뛰게 생겼구나.
하지만, 생각해보니 노래와 춤을 연습한다는 이유로 예슬이와 자연스럽게 데이트 할 수 있는 핑계가 생겼다.
이런 좋은 데이트 기회를 마다할리 없다.
“그래, 예슬아. 안 그래도 나도 다시 아이돌 데뷔 준비해 볼까 생각 중 이었어. 회사 생활도 적성에 안 맞는 것 같고........”
“진짜요. 오빠? 그럼 우리 다음 주 부터 같이 노래방 가서 연습해요. 저는 노래는 괜찮은데, 춤이 약해서요. 오빠가 저 춤 좀 가르쳐 줘요. 저는 오빠 노래 가르쳐 줄게요.”
안 그래도 노래 실력을 향상시켜야 했는데, 예슬이와 자연스럽게 데이트도 하고 노래도 배우고.
이 보다 더 좋을 수가 없지.
그런데 예슬이는 고작 인형 탈 쓰고 행사하는데 노래랑 춤이 그렇게 중요한가?
아니야,
남녀가 역전 된 세계에서는 워낙 여자들이 알바 자리 구하기 힘드니까, 행사 같은 고액 알바는 경쟁이 치열할 수도 있지.
그렇게 예슬이와 한강을 산책하며 얘기를 하다 보니 우리는 어느 덧!
한강 매점에 도착해 있었다.
어?
이상하네, 분명 그냥 예슬이가 이끄는 대로 정처 없이 걸은 것 같은데, 어떻게 우리 목적지에 정확하게 매점이 있지?
예슬이가 슬슬 내 눈치를 보며 어색하게 말했다.
“오빠! 여기 매점이 있네요. 우리 온 김에 간식이나 먹어요.”
사실 분식을 먹은 지 얼마 안 되어서 배가 고픈 건 아니었지만, 예슬이의 강아지 같이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니 도저히 매점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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