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 세계 미소년이 살아남는 법-133화 (133/413)

〈 133화 〉 2부­ 피자걸 예슬이와 데이트(4)

* * *

하여간, 그렇게 MCT의 무대가 끝나자, 춤추는 상어의 뉴튜브 공연을 구경하던 사람들의 거의 반 정도가 빠르게 빠져 나갔다.

사람들이 순식간에 빠져 나가자, 뉴튜버 춤추는 상어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사람들 빠지는 거야,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긴 했지만, 이렇게 물밀듯이 한 번에 빠져 나갈 줄을 몰랐나 보다.

“가, 가지 마세요! 이제부터 진짜 관객여러분들과 호흡하는 무대 시작합니다! 자, 그러면 이번에는 구경하러 오신 관객 분들 중에서 댄스 신을 찾는 코너! 상품권과 춤을! 1등 하신 분에게는 100만원짜리 상품권을. 2등 하신 분에게는 50만원! 3등 하신 분에게는 10만원의 상품권이 돌아갑니다! 자, 어디 참가하실 분 없으세요? 첫 번째 도전자 받습니다!”

100만원이라.

생각보다 요즘에는 뉴튜브 상금이 꽤 컸다.

예슬이도 1등하면 상금이 100만원짜리 상품권이라는 말에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자, 그러면 첫 번째 참가자 모십니다.”

춤추는 상어가 소개 멘트를 하자 두 명의 여자 아이들이 무대로 나왔다.

“안녕하세요. 잠실에 사는 청하, 청연입니다.”

10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들 이었는데, 둘이 쌍둥이 자매인지 얼굴도 옷도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비슷했다.

“자, 우리 청하, 청연이 어린이. 무슨 춤 출 거예요?”

음......

여자 아이들이 두 명.

무슨 학예회에나 발표할 정도의 춤을 추려나?

살짝 지루해 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예상외로 두 명의 아이들이 선택한 춤은.......

“저희 팝핀 출건데요.”

“아, 팝핀! 잘 할 수 있어요?”

“네! 학원에서 배웠어요.”

팝핀이라면 아이들이 추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있는 춤이다.

그것도 근력이 부족한 여자아이들이라면 더더욱.

“어떤 노래 틀어드릴까요? 강한거? 부드러운 거?”

“강한 비트로 주세요. 아저씨.”

“알겠어요. 음악 준비 됐어요? 준비 됐으면, 갑니다!”

그렇게 뉴튜버 춤추는 상어가 큐! 싸인을 주자 강렬한 일렉트로닉 음악이 스피커에서 터져 나왔다.

­빠바바밤 빰! 빰! 빰!

그리고 이어지는 청하, 청연의 팝핀 댄스.

고작 10살의 여자아이들이 추는 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유연하고 절도 있었다.

우아!!!!!

저절로 감탄이 나 올 정도로 훌륭한 실력이었다.

MCT라는 보이그룹 멤버들보다 지금 춤을 추고 있는 일반인 10살짜리 여자아이들의 춤이 나에게는 더 볼만했다.

옆을 보니 예슬이도 이번에는 아이들의 팝핀댄스가 마음에 드는지 가볍게 몸을 흔들며 따라 추고 있었다.

그런데 인형 탈 쓰고 노래방 전단지 알바를 하기 위해 춤을 배웠다더니, 그런 것 치고는 예슬이의 몸놀림이 예사치 않았다.

본격적으로 춤을 추는 건 아니었지만, 살짝살짝 가볍게만 몸을 흔들어도 깔끔하면서 품격이 있어 보였다.

“자~ 여기까지. 우리 친구들, 잘했어요!”

뉴튜버 춤추는 상어가 여자 아이들의 팝핀댄스가 끝나자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우리 친구들 너무 잘했죠? 자, 우리 청하, 청연이의 점수는 몇 점일까요!”

관객들이 저마다 자기가 생각하는 점수를 외쳐서 공연장이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

“네. 네, 네! 알겠습니다! 8점! 8점이 제일 많네요. 그럼 우리 청하, 청연이의 점수는 8점으로 하겠습니다. 다음 참가자 누구 없나요?”

다음으로는 20살쯤으로 보이는 남자 참가자가 나왔다.

보이그룹 노래에 맞추어서 커버댄스를 추었는데, 내가 원래 있던 세계로 치자면 그저 대학교 동아리에서 축제 때 추는 율동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래도 여자 관객들이 귀엽다고 호응해 주어 7점의 점수를 받았다.

그 다음으로는 25살쯤으로 보이는 여자 참가자가 나왔다.

B­Girl을 하는 여자라고 했는데, 등장부터 화려하게 덤블링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시작 된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서 프리즈, 나이키, 탑락, 에어프리즈등의 고난이도 기술을 선보이며 마음껏 실력을 뽐내었다.

기술은 멋있었지만, 살짝 박자와 비보잉이 따로 노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그 전 참가자였던 남자에 비하면 월등히 좋은 실력이었다.

하지만.........

압도적으로 여자 관객들이 많아서인지 멋있는 비보잉 기술을 선보인 여자 참가자의 점수는 고작 앞에서 율동이나 한 남자 참가자와 같은 점수인 7점 이었다.

그렇게 비보잉 여자의 무대가 끝나자 쉽게 참가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사실 처음에 참가한 두 명의 쌍둥이 여자 아이들이 너무 춤을 잘 추었던 것이다.

방금 전의 화려한 비보잉 댄스를 선보인 여자가 7점 이었는데, 10점 만점 중에 8점이면 꽤 높은 점수인 듯 했다.

“아, 이거. 진짜 다음 참가자 없어요?”

더 이상 참가자가 나타나지 않자 뉴튜버 춤추는 상어가 곤란해 했다.

오늘은 특별히 MCT라는 초특급 게스트도 초대했으니, 어떻게든 시간을 늘려서 뉴튜버 수익을 늘려야 했다.

그렇게 곤란해 하는 뉴튜버 춤추는 상어가 객석을 둘러보다가, 나와 예슬이를 심상치 않은 눈빛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설마, 이렇게 완벽하게 가렸는데 들킨 건 아니겠지?

우리를 바라보던 춤추는 상어가 성큼성큼 나와 예슬이에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춤추는 상어가 다가올수록 진짜 바다에서 수영하다가 식인 상어라도 만난 듯 내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안되는데. 여기서 걸리면 좆 되는데 진짜.

그렇다고 도망가기에는 사람들이 너무 밀집해 있어서 쉽지 않다.

어느 덧 나와 예슬이 바로 앞으로 다가온 춤추는 상어.

춤추는 상어가 내 앞에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커다란 입을 열었다.

* * * * *

“저기, 혹시!!!!!”

내가 바짝 긴장해 있는 순간,

춤추는 상어가 마이크를 내가 아닌 예슬이에게 내밀었다.

“어디에서 온 누구신가요? 이야, 진짜 너무 예쁘시다. 얼굴에서 빛이 난다. 빛이 나!”

휴우.......

다행히 춤추는 상어가 우리에게 다가 온 건 내가 아니라, 예슬이 때문이었다.

아무리 모자를 눌러 썼어도, 예슬이의 독보적인 미모 때문에 춤추는 상어의 매와 같이 날카로운 눈썰미에 딱 걸려 버리고 만 것이다.

춤추려는 참가자는 없고.

답답한 마음에, 일단 얼짱녀라도 잡아서 카메라에 비추고 시청자들이 흥미를 끌려는 전략이다.

“자, 이리 나와 보세요. 혹시 연예인은 아니시죠?”

예슬이가 수줍어서 가볍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춤추는 상어가 거의 강제로 예슬이를 무대 위로 끌고 왔다.

예슬이가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으로 슬쩍 나를 쳐다보았지만.......

나도 예슬이가 무대에서 춤추는 것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무시했다.

예슬이가 춤추는 상어에게 끌려가면서 살짝 원망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귀여운 예슬이가 춤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이 정도 패널티 정도는 충분히 감내할만 했다.

무대위로 예슬이를 데리고 나온 춤추는 상어가 들뜬 얼굴로 예슬이와 인터뷰를 시도 했다.

“자, 우리 시청자 여러분. 이 분 너무 예쁘셔서 제가 무대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어때요? 얼굴 장난 아니죠? 무슨 인형도 아니고. 어쩜 이렇게 예쁘게 생기셨어요? 자, 카메라 클로즈업 해 줘 봐요. 클로즈 업 할수록 더 예뻐. 완전 예뻐.”

예슬이가 부끄러운지 모자를 더 푸욱 더 눌러 쓰며 고개를 숙인다.

나는 시청자들 반응이 궁금해서 핸드폰을 켜서 트윈치를 오픈했다.

그리고 춤추는 상어를 검색했다.

지금 촬영하는 장면들이 라이브로 방송되고 있었다.

그리고 댓글 창을 보니.........

미친 듯이 별풍선이 터지며 댓글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와, 미쳤다! 외모 실화? 사람 아닌 듯]

[연예인 아님? 피부에서 광채가 나고 얼굴이 내 주먹 만 한데?]

[아이씨. 우리 엘프 누나. 어디 갔나 했더니, 또 인간계 나들이 나갔네. 누나 거기서 뭐 해. 족장님이 빨리 숲으로 돌아오래.]

[저거 어플빨. 닝간의 외모가 저렇게 완벽 할 수가 없음.]

[병X아. 저게 어플 빨이면 옆에 있는 춤추는 상어 얼굴은 왜 쓰레기 갈아 넣은 얼굴인 건데?]

[씨발. 둘이 투 샷 찍지 마. 춤추는 상어 나중에 방송 확인하면, 지 얼굴보고 자살한다.]

주로 예슬이의 외모를 신격화 할 정도로 칭찬하는 댓글들이었다.

반면에.......

예슬이의 옆에 서 있다는 이유만으로 오징어가 된 춤추는 상어가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망언을 계속한다.

“어때요? 우리 이렇게 같이 있으니까, 꼭 쌍둥이 자매 같지 않아요?”

성격 좋은 예슬이도 이번에는 살짝 눈을 찌푸린다.

그래 아무리 개그 욕심이 나도 그렇지.

가도 너무 갔다.

오크랑 엘프가 자매라니.

“자, 그러면 우리 예슬씨. 이렇게 나온 김에 춤도 한 번 보여주고 들어가시죠? 어때요? 괜찮으시죠?”

사실 이렇게 댄스 뉴튜버의 무대로 끌려나온 이상 춤을 춰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예슬이가 용기를 내서 춤추는 상어에게 말한다.

“저기, 1등 하면 100만원 상품권 주는 거 맞죠?”

춤추는 상어가 걸렸구나! 하는 표정으로 크게 일을 벌려 웃는다.

“그럼요! 이야, 우리 예슬씨.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춤에도 자신 있나 보네요. 자, 그러면, 우리 다 같이 엘프녀 예슬씨의 춤 감상해 볼 까요! 음악 틀어주세요! 예슬씨 준비 됐죠?”

예슬이가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방금 전에 공연을 했던 MCT의 노래 [누나는 왜 내 마음을 몰라!] 가 스피커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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