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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 미소년이 살아남는 법-121화 (121/413)

〈 121화 〉 신입사원 김아영의 남녀역전 세상에서의 하루(3)

* * *

아이, 씨발.

오늘 잘 못 걸린 것 같은데.

나는 좀 더 몸을 사리기로 한다.

“저기요, 내가 잘 못 했다니까, 오늘 제가 생리를 해서 몸이 안 좋아서 그래요. 학생이 이해 좀 해줘요. 기분이 많이 상한 것 같은데, 이걸로 커피라도 한 잔 사고요.”

나는 지갑에서 천금 같은 만 원 짜리 한 장을 꺼내서 학생에게 건넸다.

팀원들 커피도 내 돈으로 사야해서 억울한데, 이제는 재수 없는 남자 호빗 새끼한테 용돈까지 줘야 하는 처지라니.

돈을 보더니 남자 호빗 새끼의 눈이 반짝반짝 거린다.

역시 이 새끼가 노리는 건 돈이었다.

한 마디로 내가 좆뱀같은 남자 새끼한테 제대로 물린 거다.

씨발.......

“아줌마, 지금 겨우 만 원으로 아줌마가 우리 부모님 욕하고, 더러운 말로 성추행 한 내 정신적 피해보상을 퉁 치려는 거야? 양심이 있어? 없어? 씨발.”

아니, 겨우 말싸움 몇 마디 한 걸로 만원이나 주면 감사합니다! 하고 받을 것이지, 그걸 또 튕기고 있네.

도대체 얼마를 달라는 거야?

호빗 남자 새끼가 나한테 천천히 다가오더니 주위를 조심스럽게 둘러보며 나에게 손짓한다.

“네? 왜요? 도대체 얼마를 달라고?”

나는 녀석이 왜 손짓하는지 몰라서 반문했다.

“아이씨, 아줌마 눈치도 더럽게 없네. 키를 좀 낮추어서 귀를 좀 가져다 대라고. 할 얘기가 있으니까.”

아, 새끼 더럽게 까칠하네.

꼭 내가 원래 살 던 세계의 페미니스트들........

아, 아니.

고결한 페미니스트들이랑 이 새끼랑 비교를 하고 있다니, 내가 정신이 어떻게 됐나보다.

나는 키를 낮추어서 녀석의 입에 귀를 가져다 되었다.

그러자 녀석이 내 귀에다 크게 소리친다.

“씨발년아! 누가 네 더러운 돈 받고 싶데? 나도 돈 많아 샹년아!”

아, 씨발..........

이 새끼가 내 고막을 터트리려고 일부러 입을 내 귀에 바짝 대고 소리 친 거다.

그런데,

뭐, 뭐야. 이 새끼 돈을 노린 좆 뱀 아니었어?

“씨발년이, 꼭 지 같은 생각만 해요. 내가 돈이나 노리고 너한테 접근한건 줄 알아! 너 하는 짓이 워낙 노양심! 무매너! 무개념! 이라서 열 받아서 참교육 시켜주려고 한 거지. 그런데 꼭 사람을 자기 같이 비열한 잣대로 평가를 하네? 너는 안 되겠다. 좀 맞아야지.”

씨발......

그래 차라리 잘 됐다.

내 피 같은 돈을 주느니, 차라리 이 비실한 새끼한테 몇 대 맞고 끝내자.

나는 남자 호빗 새끼를 바라보며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면 한 대 치고 끝내는 거다. 경찰들도 부르기 없고. 돈 준다는 것도 네가 거부했으니까.”

남자 호빗 녀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래, 너 같은 년은 감옥에 가도 반성할 년이 아니야. 여기서 깔끔하게 참교육 받고 끝내자!”

씨발, 좆도 힘도 약해 보이는 새끼가 때려 봤자 얼마나 아프겠어.

나는 녀석에게 뺨을 가져다 되며 말했다.

“자, 쳐라. 쳐! 그런데 나 치면 네 손만 더 아프지 않겠어? 억울하면 평소에 운동이라도 하던가. 비실비실 해 가지고.”

그런데 남자 호빗 녀석이 나를 보고 씨익 미소 지으며 말한다.

“아줌마. 내가 언제 내 스스로 친다고 했어?”

그렇게 말한 녀석이 갑자기 주위 사람들 중에서 펀치 좀 칠거 같은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여태까지 상황 다 들으셨죠? 어떻게 제 대신 저 무개념 여자 좀 한 대 쳐 주시면 안 돼요?”

녀석의 부탁을 들은 여자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습니다! 그 고운 손 다치면 안 되죠. 저한테 맡겨 주세요! 저도 아까부터 다 들었는데, 사람이 잘 못했으면 진심으로 사과를 하는 게 먼저지. 어디서 돈을 내 밀어요! 제가 학생 대신 참교육 제대로 시켜드리겠습니다!”

꿀꺽.........

뭐야, 이거.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간다.

호빗 남자녀석에게 부탁을 받은 여자가 나를 사나운 눈으로 바라보며 준비운동으로 주먹을 허공에 휘두른다.

­후욱! 휙! 훅! 훅! 훅!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맹렬하게 들려온다.

씨발.......

이거 운동 좀 한 여자 같은데.

잘 못 받으면 적어도 전치 2주는 나올 것 같다.

그, 그래도.

경찰서 가거나 돈으로 때우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으니, 빨리 맞고 끝내자.

나는 준비운동을 하고 있는 여자에게 뺨을 내밀며 말했다.

“그, 쓸데없는 준비 운동은 그만하고 빨리 쳐요. 바쁘니까. 그리고 학생도, 나 한 대 맞으면 이제 끝내는 거야!”

호빗 남자 새끼가 흥미로운 눈빛으로 나와, 나를 치기 위해 준비운동을 하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자, 그러면 간다! 앞으로 그렇게 무개념으로 인생 살지 마라. 진짜!”

준비운동을 다 마친 여자가 내 뺨을 향해 주먹을 날리려는데, 갑자기!

“저기, 잠깐만!!!!!!”

걸걸한 목소리의 여자가 나를 때리려던 여자를 멈춰 세운다.

그래!

역시 아무리 남녀가 역전 된 세상이라도 여자는 여자편이다.

이렇게 공개 된 장소에서 사람을 패다니, 그건 아니지.

분명히 같은 여자가 당할까봐 불의를 참지 못하게 의연하게 나서 준 것이다.

나를 위해 나서 준 여자를 보니.

40대 초반의 나이에 운동을 얼마나 했는지, 온 몸이 근육이다.

이 정도면 아무도 쉽게 나를 때리겠다고 나서지 못 할 것이다.

역시 정의는 승리..........

“저기, 아가씨. 아가씨는 펀치가 너무 약해. 내가 대신 때려줄게. 내가 이래 뵈도 3 대 500은 찍거든.”

뭐,, 뭐야. 이거.

설마 나를 때리려면 여자의 펀치가 약하다고 대신 때려 주겠다고 나선거야?

아, 씨발. 미치겠네.

약국에서 파스 좀 바르면 나을 일이, 병원에서 적어도 한 달은 입원해야 할 대참사로 변해가고 있다.

꿀꺽..........

마른침을 삼키며 나를 비웃듯 내려다보는 근육으로 뒤덮인 아주머니를 보니 오금이 다 저린다.

아이씨.......

이건 위험한데.

차라리 지금 가진 돈 다 주고 끝내는 게 훨씬 나았을 것 같은데.

나는 손을 들고 호빗 남자새끼를 바라보며 말한다.

“저, 저기요. 그냥 우리 내가 가진 돈 다 줄 테니까, 그걸로 끝내면 안 될까요?”

호빗 같은 남자 새끼가 얄밉게 고개를 도리도리 흔든다.

“아니, 이제 와서 무슨 말을 바꾸어요. 깔끔하게 한 대 맞고 끝낸다면서. 그냥 얌전히 한 대 처 맞고 끝내요. 그리고 자꾸 돈 돈 하는데, 아줌마 돈이 얼마나 많기에 그래? 한 100억쯤 있어? 나는 있는데?”

뭐, 뭐야.

씨발.......

저 호빗 새끼 못생긴 얼굴에 안 맞게 재벌집 아들이었던 거야?

재벌집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녀석의 차림새를 보니.

나도 모르게 눈이 어질어질 해졌다.

녀석이 대충 걸치고 있는 하얀색 티셔츠는 100만원을 호가하는 구찌.

바지는 돌체엔 가바나.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는 롤렉스 중에서도 고가 모델에 속하는 서브마리너 다이아모델이다.

거기다 결정적으로 녀석이 허리에는.........

부의 상징이라는 말이 히히힝! 거리는 페라리 자동차 차키가 번쩍 거리며 걸려있다.

씨발........

얼굴이랑 키만 보고 찌질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완전 제대로 잘 못 걸린 거다.

저렇게 명품으로 온 몸을 도배 할 수 있는 남자가 제대로 피해보상을 원하면 몇 백 만원!

아니 어쩌면 몇 천원만원이 들지도 모른다.

몇 천 만원이면 내 일 년 연봉인데.

씨발....... 진짜 좆 됐네.

나는 바로 말투를 바꾸었다.

“저기요. 사장님. 마, 맞을게요. 그냥 제가 맞을게요.”

그래, 억울해도 여기서 저 근육질 몸매 아줌마한테 맞고 끝내자.

연봉을 합의금으로 줄 수는 없지.

나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눈을 감았다.

부웅~!!

붕! 붕! 붕!!

씨발...... 3 대 500 친다더니.

공중을 가르는 펀치소리부터, 처음에 나를 때리려고 했던 여자와는 다르다.

저 해머 같은 펀치를 무방비 상태로 얼굴에 가격 당한다고 생각하니, 아직 맞지도 않았는데 기절할 것만 같다.

흐으으윽.

어떡하지.

그냥 줄 서서 기다릴 걸.

괜히 새치기 좀 하다가 인생 골로 가게 생겼네.

“자~ 간다.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셔!”

그렇게 3 대 500 친다는 근육질 아줌마의 펀치가 내 얼굴에 작렬하려는 순간.

“잠깐만요!!!!!! 멈춰봐요!”

허억.... 허억......

또 뭐야?

나는 감았던 눈을 뜨고 앞을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가 근육질 아줌마의 손목을 잡으며 말리고 있었다.

설마, 내 미모에 반해 나를 구하기 위해 나타난 구세주인가?

그 남자를 보니 이 좆같은 세상의 남녀역전 세계의 남자치고는 키도 170cm정도로 크고 얼굴도 잘생긴 편이었다.

하아.......

역시 여자는 예뻐야 위기도 기회로 만드는 거구나.

내 외모가 예뻐서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나는 안도의 한 숨을 내 쉬며, 그 남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입을 여는데.......

“저기 제가 지금 종합격투기 배우느라 체육관 다니고 있는데, 저희 체육관이 바로 앞이거든요. 제가 진짜 펀치 잘 치는 여자 선배가 있는데. 바로 가서 데려 오면 안 될까요? 참교육 시켜주려고 딱 한 대 치는 건데 혹시 잘 못 맞기라도 하면 아깝잖아요. 그 선배 빤치 진짜 잘 처요. 종합격투기 한국 랭킹 10위. 시비 걸던 양아치 여자 3명, 펀치 한 대당 강냉이 5개씩 털어 버리던데요.”

뭐.........

뭘 털어?

강냉이를 털어?

아, 안 돼!

이건 절대 안 된다.

요즘 인플랜트 하려면 금액이 얼만데.

아니 그 것보다 그런 격투기 머신한테 한 대 맞으면 나 같은 허약한 일반인은 당장 산소호흡기 달아야 할 거다.

나는 최대한 불쌍한 눈으로 근육질 아줌마를 바라봤다.

제발 아줌마가 때려주세요. 제발요.

하지만.......

“아, 그래요? 그 정도 전문가면 아쉬워도 양보해야지. 어서 가서 데려 오세요. 어서요.”

“아. 예. 감사합니다. 저도 처음부터 다 듣고 있었는데, 저런 무개념에 무양심 썅년은 제대로 참교육 시켜줘야 할 것 같아서요. 금방 갔다 올게요!”

씨. 씨발!

다들 미친 거야!

이대로는 안 된다.

잘 못하면 스탈벅스에 커피사로 왔다가 장례식차 타고 관 짝에 실려 나갈 판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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