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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 미소년이 살아남는 법-119화 (119/413)

〈 119화 〉 신입사원 김아영의 남녀역전 세상에서의 하루(1)

* * *

신입사원 김아영의 남녀역전 세상에서의 하루(1)

으.......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지?

분명히 화장실 양변기 문이 잠겨 있어서 급하게 대야에 볼일을 보다가 주인님에게.......

주인님?

내가 왜 이러지.

유시현을 주인님이라고 부르다니.

정신 차리자. 김아영!

유시현에게 들킨 것 까지는 생각나는데, 그 다음 부터는 무엇에라도 홀린 듯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으윽.......

머리가 지근지근 거린다.

그래, 유시현이 내가 똥 싸는 천박한 모습을 전부 비디오로 촬영했었지.

씨발.

인정하기는 싫지만, 나는 현재 유시현의 말을 노예처럼 잘 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유시현이 짖으라면 개처럼 짖고.

가랑이를 벌리라면 벌려야 한다.

차라리 그게 내 천박한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만천하에 공개되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

지금 내 비밀을 아는 건 유시현 밖에 없다.

그 녀석에게 충성하는 척 하다가 기회를 봐서 녀석의 약점을 잡아 협박하면 해결되는 문제다.

녀석이 나를 너무 곤란하게 하면 해결사를 써서........

주인님께 해결사를?

아니야.. 그건 안 돼.

끄윽!!!! 하으윽!

머리가 분열되는 것 같다.

내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지.

하여간 지금은 일단 아니꼬와도 유시현 녀석에게 최대한 잘 보이며 고개를 조아릴 수밖에 없다.

나는 비틀비틀 거리며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겨우 우리팀 테이블에 도착했다.

유시현이 나를 보더니 밝게 웃으며 비아냥거리기 시작한다.

“팀장님.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 어디 큰 거라도 보셨나 보네.”

씨발........ 공개적으로 수치를 주다니.

저 새끼 약점만 알아내면 내가 진짜 몇 배로 복수 해 줄 테다.

하지만 지금은 참아야 할 때다.

“아, 아니에요. 화장 좀 고치고 하느라. 다들 음식 다 먹었어요?”

서유리가 나를 보며 대답한다.

“네, 팀장님 저희 다 먹고 팀장님 기다리고 있었죠. 가시죠. 팀장님.”

“네, 그래요. 자, 이걸로 계산하고요.”

내가 회사법인 카드를 서유리에게 주자 서유리가 다람쥐처럼 쪼르르 달려가서 음식값을 계산한다.

역시 서유리는 귀엽다.

브이라인의 앳된 외모에.

탱탱한 엉덩이와 출렁출렁거리는 크고 탐스러운 가슴.

아.... 서유리 보니까 또 보지 꼴리네.

“팀장님. 여기 카드 받으세요.”

서유리에게 법인카드를 다시 돌려받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건방진 전직 조폭 닭갈비집 여사장이 우리에게 인사한다.

“시현씨, 성현씨. 잘 가요~ 다음에 둘이서만 오면 서비스 많이 줄게!”

씨발년 남자 밝히기는.

하여간 생긴 대로 논다.

산적 두목처럼 생겼으니, 남자 만나기가 어디 쉬웠겠어?

재수 없는 년. 진짜.

아직도 저 년에게 당한 팔이 욱씬욱씬 거린다.

흐윽........

그런데 이상하게 팔목이 화끈거리고 쿡쿡 쑤시는 게 마치 망치에라도 맞은 것만 같다.

아까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오늘 회사가 끝나는 대로 병원에라도 가 봐야겠다.

­덜커덩!

닭갈비 식당을 나오는데, 유시현이 갑자기 나를 사악하게 웃으며 뒤 돌아 본다.

느낌이 불안하다.

유시현이 악마처럼 웃으며 나에게 말한다.

“팀장님. 팀장님은 조금 천천히 오시겠어요? 저희는 상무님 지시로 먼저 회사에 가서 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응? 나만 천천히 오라고?

뭔가 왕따 당하는 것 같고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나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시현씨. 같이 가요.”

“아, 이렇게 말하니까 팀장님이 못 알아들으시는 구나. 직설적으로 말하면 회사에서 지시가 내려 온 게 있는데, 팀장님께는 비밀이라 일부러 늦게 오라는 건데. 그것도 못 알아들어요. 팀장님이나 되어가지고, 눈치 없게.”

씨발... 씨발.. 씨발!!!!

재수 없는 개새끼.

일단은 참자, 지금은 분노를 폭발 시키면 안 된다.

나는 가슴에 참을 인을 새기며 분노로 활화산처럼 뜨거워진 가슴을 식혔다.

“아. 네. 알겠어요. 그럼 저만 조금 천천히 걸어가죠 뭐.”

유시현이 나를 능글맞게 바라보며 다시 말한다.

외모만 보면 무슨 순정만화에 나오는 주인공 같이 미소 한 번으로 여자를 다 홀려 버릴 것 같이 생겼는데, 성격은 개지랄 파탄 난 개새끼다.

“팀장님. 그러지 말고. 천천히 스탈벌스 들려서 저희 음료수나 사오시죠. 다들 좋죠?”

유시현의 말에 다른 직원들이 내 동의도 없이 각자 주문을 하기 시작한다.

“팀장님 나는 그러면 그란데 사이즈 그린티 푸라푸치노요.”

씨발, 눈치 없는 이미영 대리.

원래 세계의 이미영 대리도 돌머리에 눈치가 존나 없었지만, 이세계의 이미영 대리는 몇 배는 더 눈치도 없고 빡대가리다.

내가 눈을 크게 뜨고 부라리자 그제야 이미영 대리가 내 시선을 피하며 유시현을 바라본다.

유시현이 이미영 대리의 도움 요청을 바더니 핸드폰을 꺼내들고 천천히 말한다.

“아이, 요즘에 뉴튜브 보면 꼭 화장실에서 변기가 아니고 이상한 곳에 오줌 똥 싸는 사람들이 있더라. 안 그래요. 서유리씨?”

서유리의 예쁜 얼굴이 꽈드득 구겨진다.

“어머, 진짜요? 아유 더러워. 진짜. 무슨 원시인도 아니고. 혹시 저능아 아니에요? 저능아? 어떻게 정상적인 사람이 그런 더럽고 추잡한 짓을 할 수 있어요?”

유시현이 서유리의 대답에 맞장구를 치며 나를 바라본다.

“그러게요. 아이 진짜. 사람이 어떻게. 진짜 더럽고 추잡하다. 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식은땀이 나서 내 등이 축축하게 젖기 시작했다.

나는 굳은 얼굴로 최대한 티 안나게 대답한다.

“그, 그렇죠. 문명인이 어떻게 그런 짓을! 아 그것 보다 시현씨는 뭐 마실래요? 주문 받아요 주문,”

“아, 팀장님. 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그란데 사이즈. 성현 대리님도 빨리 말하세요. 팀장님 기다리시잖아요.”

성현대리가 곰 같이 느릿느릿하게 말한다.

“팀장님 저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란데 사이즈요. 감사합니다.”

씨발 성현대리.

유시현이 주문하라니까 진짜 주문 해?

좀 이따가 보자. 유시현 안 보는 곳에서 개처럼 갈궈 줄 테니까.

성현대리까지 주문하자 미영대리가 다시 한 번 얄밉게 말한다.

“팀장님. 기억하시죠? 저는 그란티 푸라푸치노 그란데요.”

하으..... 씨발년 진짜.

빡대가리 같은 년.

“네, 알겠어요. 그럼 이제 주문 다 한 거죠? 자 다들 돈 주세요.”

내가 수금을 하기 위해 손을 내밀자 유시현이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네? 무슨 돈이요? 팀비로 사는 거 아니에요?”

씨발 새끼 어디까지 회사를 빨아먹으려는 거야.

“아, 시현씨. 저희 팀비 다 떨어졌어요. 몰랐구나. 그러면 스타벌스 음료수 사오는 거는 없던 걸로 할까요?”

유시현이 고개를 저으며 의미심장하게 나를 뚫어져라 바라본다.

씨발.......

씨발...

나보고 사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좆같은 유시현 새끼.

악마 같은 새끼.

팀장이 월급 받으면 얼마나 받는다고 팀원들 스타벌스를 사라고 해.

상식적으로 사원들이 팀장을 위해 음료수도 사고 맛있는 것도 사고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흐으윽!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

내가 어쩌자고 그런 천박한 동영상을 유시현 양아치 새끼한테 찍혀가지고 이게 뭔 개고생인지.

하으..... 오늘만 참자. 참아.

나는 힘겹게 입을 열어서 작게 말했다.

“그러면, 시현씨 것만 제가........”

유시현이 나를 다시 사자와 같은 눈빛으로 노려본다.

씨발!

어쩌라고!

나는 부들부들 떨며 다시 추가로 말한다.

“서, 성현씨 것 까지........”

유시현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보며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틀기 시작한다.

아, 안 돼!!!!!!!!

야, 이 개새끼야아!

그 동영상 틀면 나는 서유리에게.......

아니 사회에서 아예 매장이란 말이야!!!

그런데.......

유시현이 튼 동영상에서는 내 똥을 싸는 천박한 모습 대신에,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Hình nh anh nói anh say ri

[힝 니으 아잉 너이 아잉 싸이 조이]

너는 지금 취했다고 말한 것 같아

Mt hai ba bn hai ba mt

[몯 하이 바 본 하이 바 몯]

하나, 둘, 셋, 넷, 둘, 셋, 하나

Hình nh anh nói anh yêu em ri

[힝 니으 아잉 너이 아잉 이에우 앰 조이]

너 지금 날 사랑한다고 한 것 같아

띠리리 띵띵~~~

요즘 뉴튜브와 톡톡에서 유행하고 있는 제로투 라는 노래였다.

“아, 팀장님 이 노래 좋죠? 안 그래요? 그리고 쏘는 김에 그냥 미영 대리 것 까지 쏴요. 쩨쩨하게 팀장이 말이야.”

흐윽.......

진짜 가슴속에서 너무 열 받아서 분노의 눈물이 살짝 흘러내릴 정도다.

그런데 나보고 사라는 말에 옆에서 듣고 만 있던 김미희 주임이 불쓱 끼어든다.

“아. 오늘 아영팀장님이 사는 거야? 그러면 나는......제일 비싼거 제일 큰 사이즈 샷은 두 개 추가.”

씨발년아!!!!!!!!

김미희 개 같은 년!

내가 산다고 하니까 여우처럼 끼어드는 양심 없는 년.

그것도 제일 비싼 거 제일 큰 사이즈라니.

평소에 스탈벌스 잘 마시지도 않는 년이라 메뉴를 몰라 대충 비싼 걸로 막 시키는 거다.

상상만 해도 내 지갑이 홀쭉해져 보인다.

후욱,,, 후욱,,,,,,,,

황소처럼 숨이 거칠어진다.

하지만........

참자. 참는 거야.

할 수 있어. 김아영.

오늘만 어떻게 유시현 눈에 안 벗어나게 버티고 집에 가서 저 새끼를 조져버릴 방법을 생각해 내는 거야.

지금은 일단 참자.

“아, 알겠어요. 다들. 그럼 먼저들 가 봐요. 씨발. 팀장한테 스탈벌스 심부름 시키는 것도 모자라서 제일 비싼 것 까지 사오라 그러고. 호호호. 음료수 마시다 사례 걸려서 안 뒤지도록 조심하세요.”

내가 그렇게 저주의 말을 남기고 뒤로 돌아서는데 예쁘고 고운 목소리가 들린다.

“팀장님~!”

뒤를 돌아보니 서유리가 수줍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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