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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 미소년이 살아남는 법-101화 (101/413)

〈 101화 〉 김미희 주임의 반항

* * *

누구지, 이 시간에?

나는 고개를 들어 내 이름을 부른 사람을 바라보았다.

아.......

“안녕하세요. 상무님.”

나를 부른 사람은 이은우 상무님이었다.

“아침부터 편의점에는 무슨 일이에요? 시현씨. 음료수라도 사러 왔어요?”

“아, 예........ 아침을 안 먹어서 간단히 아침 먹으로 왔어요. 상무님은요?”

“아, 그렇군요. 나도 라면에 삼각 김밥이나 하나 먹으러 왔죠.. 허허.”

상무님 손에는 신라면 사발면과 고추참치 맛 삼각김밥이 들려 있다.

상무님도 아침을 집에서 안 먹고 회사에 출근했나보다.

“아, 예. 그럼 같이 먹어요. 상무님. 저도 빨리 골라 올게요.”

“그래요. 시현씨.”

나는 재빨리 육개장 작은 컵 사발면과 참치마요 삼각김밥 그리고 물을 샀다.

“주세요. 시현씨. 같이 계산하게.”

“아니에요. 괜찮아요. 상무님.”

“허허. 손 부끄럽게. 빨리요.”

이은우 상무님이 거의 뺏듯이 내가 산 육개장 작은 컵 사발면과 참치마요 삼각김밥을 들어서는 자신이 산 것과 함께 계산했다.

“상무님 그러면 밖에 앉아 계세요. 제가 사발면에 뜨거운 물 담아서 가져갈게요. 삼각김밥도 덥히고요.”

“같이해요. 같이.”

결국 나는 사발면에 뜨거운 물을 채우고 이은우 상무님은 삼각김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데웠다.

그리고 밖에 앉아 나란히 삼감김밥에 컵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시현씨는 육개장 사발면은 좋아하나 봐요?”

“네. 컵라면은 육개장 작은 컵이 제일 맛있죠.”

“아. 그러면 이거 신라면한테 서운한데.”

“신라면은 봉지라면은 맛있는데 컵라면은 사실 육개장 사발면 작은 컵에 비해 떨어지죠.”

“그런가요? 하긴 우리 딸들도 컵라면 사면 육개장 사발면 작은 컵만 사더라고요. 그나저나,마침 시현씨랑 할 얘기도 있었는데, 잘 됐네요.”

나와 이은우 상무님이 할 얘기가 있었다고?

무슨 얘기지.

궁금해졌다.

“저랑 할 얘기가 있으시다고요?”

“네. 시현씨. 사실 이번에 시현씨가 속한 개발사업부에서 한 명..........”

“네?”

그렇게 이은우 상무님이 나와 대화를 이어갔다.

그런데 이거 듣다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흥미로운 얘기였다.

“하여간, 그렇게 알고 잘 부탁해요. 시현씨. 모든 권한은 시현씨에게 드릴게요.”

“네! 저만 믿으세요. 상무님. 그럼 언제까지 보고 드리면 될까요?”

“오늘 오후까지 가능 할까요?”

“네. 알겠습니다. 상무님.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그렇게 편의점에서 아침도 먹고 이은우 상무님과의 미팅도 끝내고 천천히 회사에 걸어 올라가는데, 머리를 일자로 눈썹까지 자른 레고같이 머리가 큰 여자가 보인다.

“안녕하세요. 미영대리님.”

“어, 시현씨. 안녕하세요. 오늘은 스벅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란데 사이즈 맞죠?”

나는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미영 대리님. 앞으로 저랑 성현대리님 음료수 사오지 마세요.”

미영대리가 울상을 지으며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

“네? 제가 뭐 잘 못 했어요?”

매일 하던 음료수 심부름을 갑자기 하지 말라고 하니까, 미영대리가 불안한가 보다.

“아니요. 그게 아니라. 사실 어제 성현대리님이랑 얘기했는데, 미영대리님 자비로 항상 음료수 사오는 것도 부담되고. 저희가 스벅을 그렇게 매일 마실 만큼 좋아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미영대리님 걱정하지 마시고, 내일 부터는 그냥 출근하세요. 알겠죠?”

미영대리가 그래도 아직 굳은 얼굴로 말한다.

“진짜요? 제가 뭐 잘 못해서 그런 거 아니죠? 제가 뭐 잘 못한 거 있으면 말해주세요. 고치도록 할게요.”

“아, 진짜 아니에요. 그럼 회사에서 봐요. 저 먼저 갈게요.”

나는 미영 대리를 지나쳐서 빨리 걸었다.

사실 나나 성현대리 돈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매일 미영대리한테 스벅 음료수 사오라고 하는 건 양아치지.

그런 건 내가 원래 살던 세상에서 김아영 팀장이나 김미희 주임 같은 양아치들이나 하던 짓 거리.

세상이 바뀌었다고 나도 그런 양아치 년들처럼 굴 순 없다.

“어, 시현씨. 같이 가.”

굵은 남자 목소리.

뒤를 돌아보니 키가 작아서 귀여워진 성현대리가 나를 열심히 작은 보폭으로 따라온다.

“대리님. 어제는 동철 차장님 만나셨어요?”

나는 키가 작은 성현대리를 기다려 주었다.

“어, 어. 어제 동철이형이랑 한 잔 했지.”

“어디서요?”

“그 무슨 순댓국밥집에서 마셨는데. 동철이형 단골이라고.”

아, 일요일에 나랑 같이 해장했던 순댓국밥집인가 보다.

“거기서는 동철이 형이 아주 그냥 스타더라. 스타. 다들 동철이형 오니까, 귀엽다고 난리가 났어. 막 서비스로 왕순대랑 머릿고기도 보내고.”

하아.

일요일 날 동철 차장의 거기서 인기 좀 있더니, 제대로 꽂혔나 보다.

어제 동철 차장이랑 술 안 마시길 다행이다.

“아, 예. 저도 거기 알아요. 아주머니들이 동철차장님 좋아하더라고요.”

“그러게 말이야.”

“아, 그것 보다 성현대리님. 사실 할 얘기가 있어요.”

“응? 뭔데?”

“오늘 아침에 이은우 상무님을 만났는데요. 저희팀에서 한 명.........”

나는 성현 대리에게 아침에 이은우 상무님과 나눈 대화를 들려주었다.

“아? 진짜? 그래서 시현씨는 누가 좋을 것 같아?”

“글쎄요. 제 생각에는 아영팀장이나 김미희 주임이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 하긴 서유리씨는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좀 그렇지.”

“네. 성현대리님은 누가 가장 적합할 것 같아요?”

“으음. 어렵네. 그냥 시현씨가 정 해. 어차피 이은우 상무님이 시현씨한테 권한을 준 거니까.”

“알겠습니다. 대리님. 그럼 회사 가서 얘기 해보고 결정하도록 할게요.”

­띵동!

엘리베이터를 타고 개발 사업부 팀에 도착했다.

회사에는 이미 김아영 팀장과 서유리 사원이 도착해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서유리씨.”

“네, 좋은 아침이에요, 시현씨.”

“좋은 아침입니다.”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던 김아영 팀장과 서유리 사원이 내 눈치를 보며 자리에 가서 앉는다.

내가 원래 살던 세상과는 너무 다르다.

김아영 팀장과 서유리 사원이 내 눈치를 보다니.

잠시 후.

이미영 대리가 처키 같은 머리를 휘날리며 사무실에 도착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네, 대리님.”

다들 여유롭게 아침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서유리 사원에게 걸어갔다.

그리고 서유리 서유리 사원의 뒤에서 버튼을 눌렀다.

­우웅! 위이잉! 위잉!

서유리 사원이 한 쪽 눈을 찡그리며 뒤를 돌아본다.

“하으윽. 시. 시현씨.”

역시 서유리 사원은 걸레 조련도가 떨어지긴 했지만, 일등 노예답게 내가 어제 준 선물을 잘 착용하고 나왔다.

나는 웃으며 서유리 사원에게 손을 흔들고는 다시 버튼을 눌러 스위치를 껐다.

시간을 보니 벌서 아침 9시가 넘었다.

그런데 아직도 회사에서 최다정 차장과 김미희 주임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아영팀장에게 다가갔다.

“팀장님, 오늘 다정 차장님이랑 김미희 주임님이 늦네요?”

아영팀장이 모니터로 업무를 보며 말한다.

“네. 다정 차장은 오늘 몸이 아파서 병가 냈어요.”

“네?, 다정 차장님 어디가 아파요?”

“잘은 모르겠는데, 오늘 아침에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전화했더라고요.”

어제........

모텔에서 너무 혹독하게 당한 건가?

아무리 아파도 회사는 잘 나오는 최다정 차장이었는데.

이따 병문안이라도 가야 하나?

병문안가서 조교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긴 한데.

최다정 차장이야 그렇다 치고........

김미희 주임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데, 느긋한 발걸음으로 김미희 주임이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출근했다.

“이제 오세요. 김미희 주임님?”

김미희 주임이 건방진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한다.

“네. 시현씨가 신경 쓸 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안녕하세요. 팀장님. 좋은 아침 서유리씨.”

김미희 주임이.

나에게 아침부터 적대적으로 쏘아 붙인다.

확실히 어제 조련이 덜 되고 조련도가 떨어져서인지 아침부터 싸가지가 없네?

김미희 주임이 자리에 앉자, 나는 천천히 김미희 주임에게 걸어갔다.

그리고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미희씨. 오늘 아침부터 저기압? 그 것보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김미희 주임의 짧은 미니스커트 사이로 손을 넣어 탄력 있는 풍만한 엉덩이를 쓰다듬는다.

김미희 주임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쏘아본다.

그런데 손에 없어야 할 김미희 주임의 언더웨어가 느껴진다.

“김미희씨. 어제 우리 약속 한 것 같은데?”

김미희 주임이 내 손을 탁! 치며 말한다.

“설마 진짜. 내가 속옷도 안 입고 회사를 출근 할 줄 안거야? 씨발. 무슨 노예도 아니고.”

꽤나 반항적인 말투다.

이거 점점 마음에 안 드는데. 김미희 주임.

걸레 조련도가 떨어져서 그런지 말투가 10대 사춘기 소녀 말투다.

그래, 지금은 일단 물러나 주지.

나는 쓰다듬던 김미희 주임의 탱탱한 엉덩이에서 손을 떼고는 당황한 얼굴로 김미희 주임을 바라보고는 다시 자리에 가서 앉았다.

김미희 주임이 그런 나를 미소를 지으며 바라본다.

아마 지금 당장은 김미희 주임의 머릿속은 승리감으로 가득 차 있을 거다.

역시 하면 되는구나.

저 새끼 아무 것도 아니네?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겠지.

건방지게도 말이야.

나는 머릿속으로 오늘 이은우 상무님이 나에게 했던 말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 대상이 지금 명확하게 정해졌다.

김미희 주임님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되게 해 줄게.

“자, 오전 회의 준비 되었어요. 다들 회의실로 들어오세요.”

서유리 사원이 일찍 출근해서 미리 오전회의 준비를 다 끝내 놓은 것 같다.

역시 일 등 노예는 다르구나.

나는 회의실로 걸어가며 내 앞에서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엉덩이를 흔들며 걷고 있는 김미희 주임에게 친근하게 말했다.

“김미희 주임님. 혹시 바베큐 구이 좋아하세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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