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9화 〉 한예슬, 강세나, 미유키?(2)
* * *
기억을 거슬러 떠올려본다.
짧은 순간이지만 그녀를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
PC방에서 본 소녀.
실험카메라 뉴튜버 배우로 연기했던 소녀였지.
우연도 이런 우연이 다 있구나.
그때 PC방에서 실험카메라 배우로 연기했던 소녀를 지하철에서 도움을 준 소녀로 다시 만난 거였다니.
내가 생각해도 참 기막힌 우연이었다.
나는 곧바로 강세나에게 카통을 보냈다.
[나: 세나씨, 지금 생각 난건데. 우리 그 전에 PC방에서 만난 적 있죠?]
한참동안 세나에게서 카통이 없다.
괜히 말했나?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할 때 쯤 다시 카통이 울린다.
카통, 카통왔섭!
역시 강세나였다.
[강세나: 네. 시원오빠가 기억하실 줄 몰랐는데. 기억해줘서 고마워요.]
[나: 당연히 기억하죠. 그 때 오렌지주스 잘 마셨어요. 오늘도 그러면 그 때 PC방에서 실험카메라 했던 것처럼 뉴튜버 보조 출현했던 거예요?]
[강세나: 네? 아....... 그런 건 아니었는데. 하여간 뉴튜버에 나오긴 하니까, 비슷하긴 해요. 헤헤.]
[나: 진짜요? 그러면 세나씨 나오는 뉴튜버 채널 링크 좀 보내주세요. 저도 구독하고 볼게요.]
[강세나: 아니에요. 오빠. 아직은.......... 오빠한테 보여드리기 좀 그래서. 제가 더 좋은 오빠도 볼 만한 건전한 영상 찍으면 링크 보내드릴게요. 미안해요.]
내가 볼만한 건전한 영상?
하긴 요즘 뉴튜버 실험카메라 영상들은 너무 자극적이고 주작이 심하긴 하다.
세나씨도 그런 영상을 나에게 보여주는 건 창피한가보다.
[나: 네. 알았어요. 그런데 세나씨는 예뻐서, 뉴튜버 보조 연기 출연자 같은 거 말고 진짜 배우로 도전해도 될 것 같은데요. 한 번 해보세요. 진심이에요.]
[강세나: 진짜요? 오빠. 오빠가 그렇게 생각하면 저 진짜 한 번 배우에 도전해 볼까요?]
사실 TV를 봐도 강세나 만큼 눈에 띄게 예쁜 여자는 별로 없다.
충분히 해 볼만 할 것 같은데.
[나: 네. 꼭 도전 해봐요. 세나씨 미모가 뉴튜버 출연자로만 남기에는 너무 아까워요.]
[강세나: 알겠어요. 오빠. >.< 오빠가 원하면 그렇게 할게요. 고마워요. 오빠. 우리 일요일에 보는 거 알고 있죠?]
[나: 네. 세나씨. 일요일에 맛있는 거 먹으로 가요. 제가 살게요.]
[강세나: 아니에요! 제가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일하는 것도 다 오빠를 위해서 일하는 건데요. 오빠는 그냥 제 옆에 있어주기만 하면 되요!]
응? 세나 옆에 있어주기만 하라고?
그건 또 무슨 말이지.
[나: 네? 무슨 말인지.......]
[강세나: 아, 아니에요. 제가 너무 기뻐서 오버했나 봐요. 오빠, 그러면 좋은 밤 되고, 일요일에 봐요. ( ˘ )]
[나: 아. 네........ 세나씨도 좋은 밤 되세요.]
그렇게 강세나까지 카통을 끝내자 마침 택시도 내가 사는 아파트에 도착했다.
택시비는 9,500원.
나는 10,000원 짜리를 꺼내서 택시기사 아줌마에게 드렸다.
“아주머니 잔돈은 됐어요.”
“고마워요~”
훈훈하게 택시기사 아줌마와 대화를 끝내고 엘리베이터에 탑승.
고단한 하루가 끝나가고 있다.
그런데, 이 늦은 시간에 이삿짐을 옮기는 사다리차가 와 있다.
누가 우리 아파트로 이사하나?
사다리차 위치를 보니 바로 우리 윗집이다.
짐이 많지 않은 걸로 봐서는 혼자 사는 사람인 것 같다.
뭐, 하기는.
요즘에는 다들 낮에는 일하느라 바빠서, 이사도 밤에 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고 하더라.
띵!
엘리베이터가 우리 집이 있는 층에 도착했다.
나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터벅터벅 집까지 걸어갔다.
찰카찰칵, 덜컹.
열쇠로 집 문을 열었다.
역시나 부모님은 아직도 제주도 여행 중이시라서 집에 없다.
살짝 엄마와 아빠가 보고 싶다.
딸칵.
어둠이 내려앉은 집 거실에 스위치를 눌러서 불을 밝혔다.
하아.......
오늘도 참 많은 일이 있던 하루였다.
출근길에는 지하철에서 양아치 새끼들 참교육.
오전에는 서유리 사원을 회의실에서 참교육 시키고, 오후에는 김미희 주임 조교.
점심시간에는 JYK 진영이 누나를 만났고.
다시 서유리 사원을 비품창고에서 조교.
그리고 마지막으로 회사가 끝난 후에는 최다정 차장과 다래정에서 저녁을 먹고, SM모텔에 가서 조교 시켰다.
참, 이세계에 온지 3일 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한 달은 지난 것 같이 다사다난한 일이 많았다.
그 것 뿐이랴.
생각지도 않게 내일은 귀여운 피자걸 예슬이와 데이트.
그리고 주말에는 우연치 않게 계속 만나게 되는 아름다운 강세나와 점심 약속.
거기다가 오늘은 재벌가의 손녀딸 일본 미소녀 미유키까지 만나게 됐다.
하루하루 발생하는 일들이 너무 극적이라 마치 만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하다.
남녀가 역전된 세사에서 존잘남의 삶은 이런 거구나.
내가 원래 있던 세계의 단순하고 지루했던 삶과는 천지차이이다.
덜커덕.
냉장고를 열어서 물을 꺼냈다.
벌컥벌컥.........
차가운 냉수를 들이키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본다.
주먹만큼 작은 얼굴에 하얀 피부가 러시아 혼혈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눈은 강아지 마냥 크고 별처럼 반짝이며 코는 오뚝하고 입술은 붉다.
이게 나라니.......
거울을 볼 때 마다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하긴 이 정도로 신비롭고 인형같이 생겨야, 대한민국에서도 최상위 티어 슈퍼 아이돌 박지훈이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점점 원래 세계에서의 유시현이 낯설어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오늘 비품창고와 SM모텔에서 서유리 사원, 김미희 주임, 최다정 차장을 조교한 건.
유시현.......... 내가 맞을까?
나라고 하기에는 너무 과감하고, 침착하다.
그런 생각을 하니 머리가 띵하고 어지럽다.
하아........
중심을 잘 잡자.
내 껍데기는 이세계의 유시현.
대한민국의 탑 슈퍼스타 박지훈이지만,
알맹이는 삼종리서치 개발사업팀의 막내 사원이었던, 페미니스트 년들에게 괴롭힘 당하던 유시현이다.
이세계의 유시현에게 먹히지 않도록, 나 스스로 내 정신을 지켜야 한다.
훌러덩~!
나는 갑갑했던 와이셔츠와 바지를 벗고는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거실에서 평소 현세계에서 했던 것처럼 간단한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팔굽혀 펴기 50회.
윗몸일으키기 50회.
10kg 아령 20회.
기본에 충실한 운동루틴이었다.
그런데, 현세계의 유시현과는 다르게 팔굽혀 펴기를 50회를 해도 전혀 지치지 않는다.
이세계로 빙의되면서 기본적인 체력 자체가 좋아진 것 같다.
아마 이세계의 유시현은 이 정도의 체력 운동은 준비운동에 불과했던 것 같다.
결국에 나는 평소보다 3배나 많은 운동량을 소화하고 나서야, 살짝 피곤함이 느껴졌다.
쏴아아아........
운동을 하고 나서하는 찬물로 하는 샤워는 정신을 바짝 들게 한다.
샤워를 하며 내 몸을 살펴보았다.
마른 편이지만 운동을 열심히 한 몸이다.
갑바는 딱 보기 좋은 사각형 B컵이었다.
가슴골의 경사가 만족스럽다.
복근도 뚜렷하다.
복부에 군살이 없는 매끈한 몸
식스팩도 예쁘고 뚜렷하게 나와 있다.
종아리도 적당하게 근육이 붙어 있다.
얼마나 이세계의 유시현이 운동을 열심히 하며 관리를 해 온 몸인지 알 수 있다.
본인의 의지도 있었겠지만 회사에서 전문 트레이너를 붙여서 몸을 만들어 준 것이겠지.
샤워를 끝내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었다.
위이이이잉!
드라이기를 틀어서 거울을 보며 검은 머리를 말린다.
풍성한 검은머리가 인형처럼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을 더 고귀하고 품격 있어 보이게 만든다.
머리까지 드라이를 마치고는 내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웠다.
피곤한 하루를 보내서인지 슬슬 눈이 감겨온다.
내일은 무엇을 해야 할까?
눈을 감고 생각해 보았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서유리 사원의 조교를 끝내서 미션을 완수하는 일이다.
아직 일요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기는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 상태로 지내고 싶진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페미니스트 걸레년을 100프로 조교하면 갱생이 가능하다.
서유리 사원이 조교되어서 갱생된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
과연 100프로 조교된 서유리 사원은 어떻게 되는 걸까?
* * * * *
따르르릉~ 따르르릉!
귓가에서 알람소리가 시끄럽게 울린다.
잠깐 동안 눈을 감았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아침이 된 것이다.
나는 힘겹게 오른손을 뻗어서 핸드폰을 잡는다.
검지를 핸드폰 지문 센서에 가져다 된다.
꾸욱.
찰칵.
핸드폰이 열리자. 핸드폰 알람을 눌러서 끄고는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으~!!”
양손을 쭉 뻗으며 기지개를 켠다.
커튼을 걷자, 눈부신 아침햇살이 방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그리고 아침부터 생각지도 않았던 나에게만 보이는 창이 뜬다.
[유시현님 인물일람이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확인 하시겠습니까?]
나는 당연하게도 확인을 선택했다.
“확인.”
띠링!
+
<인물 정보=""/>
이름: 유시현
나이: 26세
사용가능한 후원 코인: 210코인
후원자들: 타르파성좌, 하은리치성좌, 산달폰 성좌, 힝빵낑꿍깡 성좌, 다크라이트 성좌.
전용특성: 페미조교(희귀) 이세계 인물 일람(일반)
전용스킬: [불꽃 싸데기 LV.2] [엉덩이 팡팡 LV.1] [맘마통 짜내기 LV.2] [선동 LV.2]
필살기: 없음.
종합 능력치: [체력LV.6], [근력LV5], [민첩LV4], [지능LV5], [마력LV0], 카리스마[LV.1]
걸레 조련도: [숏 컷 머리 30% 완료] [최다정 차장 40% 완료] [서유리 60% 완료] [김미희 주임 25% 완료]
종합 평가: 전체적인 스텝은 중급입니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필살기 개발을 위해서는 각성이 필요합니다. 페미 걸레년들을 조교하는데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카리스마를 올리십시오. 카리스마를 올려야, 매일 아침 걸레 조련도의 하락폭이 적어집니다.
+
젠장........
아침에 뜬 나에게만 보이는 창을 확인한 나는 떨어진 걸레 조련도를 보고 욕이 절로 나왔다.
걸레 조련도는 조교를 했을 때는 상승하지만, 하루가 지나면 하락하는 것이다.
의미가 없는 숏컷머리는 조련도가 20프로 하락.
최다정 차장은 10프로 하락.
가장 중요한 서유리 사원의 조련도가 20프로나 하락 된 상태다.
김미희 주임도 10프로 하락되었다.
이렇게 매일 아침마다 하락하는 걸레 조련도의 하락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카리스마라는 새로운 스킬의 업그레이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