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 세계 미소년이 살아남는 법-98화 (98/413)

〈 98화 〉 한예슬, 강세나, 미유키?

* * *

이제는 코인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고 있다.

그리고 코인으로 살 수 있는 아이템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오늘도 몸소 최다정차장을 조련하면서 체험했다.

성좌들의 후원을 받아서 페르몬 향수를 사지 못했었더라면, 최다정 차장을 조교하는 것이 지금처럼 수월하지는 못했을 거다.

그만큼 성좌들을 만족시켜주어서 코인을 후원받아야 다음 퀘스트 진행이 쉬워진다.

일단 오늘 성좌들에게 후원 받은 코인들은 다음 페미니스트 걸레 조련을 할 때 쓰기 위해 저장해 둔다.

앞으로 얼마나 더 괴물 같은 페미 걸레년들을 조교해야 할지 알수가 없다.

그때, 그때 알맞은 곳에 코인을 사용해야 한다.

그렇게 코인과 성좌들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주인님, 저는 이제 집에 가도 될까요?"

"네, 이제 그만 집에 가 보세요"

"네, 주인님......."

최다정 차장이 고분고분 해진 말투로 내 명령을 따른다.

그런데 자신의 차로 걸어가는 최다정 차장이 나에게 너무 심하게 보지 조교를 당해서인지 비틀비틀 제대로 걷지를 못한다.

내일 회사에는 나올 수 있으려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카통, 카통왔섭!

핸드폰 카통이 울린다.

나는 핸드폰을 열어서 카통을 확인한다.

대부분의 카통은 무시로 해 놓았기 때문에, 카통 알람이 울렸다는 건.

바로........

[한예슬: 오빠, 자요? 너무 늦은 시간에 카통 보내서 미안해요. 이제 연습이 끝나서 지금 보냈어요.]

역시 귀여운 예슬이었다.

지금 시각은 저녁 11시30분.

최다정 차장과 다래정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SM모텔에서 조교를 진행하다 보니 시간이 이미 많이 늦어버렸다.

저녁에 예슬이랑 카통하기로 했었는데, 조교하느라 깜빡했던 거다.

나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나: 아니에요. 예슬씨. 아직 안자요. 이제 업무 끝나고 집에 가고 있어요.]

[한예슬: 업무요? 오빠 너무 늦게까지 일 하시는 거 아니에요? 오빠, 회사는 남자한테 야근도 시키나 봐요. 요즘 같은 세상에 남자한테 야근 시키는 회사가 다 있네. 위험하게. 오빠, 꼭 집에 들어갈 때 조심해야 해요. 요즘 세상이 무서워서, 오빠 같이 귀여운 남자 혼자 다니면 무서운 여자들이 붙을 수 있어서 위험해요.]

귀여운 남자가 밤에 혼자 다니면 무서운 여자들한테 겁탈 당할지도 모르는 세상이라니.

역시 아직까지는 남녀가 역전된 이세계에 완벽히 적응이 되지 않는다.

[나: 아니에요. 예슬씨. 예슬씨야 말로 집에 갈 때 조심해요. 그런데 예슬씨. 오늘 무슨 일 있어요? 무슨 연습을 했는데, 이렇게 늦게 집에 가요?]

[예슬이: 아, 오빠. 그냥 안무 연습 좀 했어요. 별거 아니에요. 헤헤.]

아......

아마도 예슬이가 방송 댄스를 배우는 학원에 다니나 보다.

하긴 요즘에는 취미로 방송 댄스 많이 배우러 다니니까.

그리고 보니.

나는 한 달 후면 다시 아이돌로 복귀해야 하는데, 춤이나 노래 연습 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현세계에 있을 때도 음치는 아니었지만, 노래나 춤에 크게 재능이 있진 않았다.

그래도 이세계에서는 제일 잘나가는 슈퍼 아이돌인데.

일반인 중에서 곧잘 하는 정도로는 대중을 당연히 만족시킬 수 없겠지.

생각해보니 회사가 끝나고는 가끔 노래와 춤을 연습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예슬이: 오빠. 우리 내일 보는 거죠? 벌써부터 오빠 다시 본다고 하니까 설레요.]

[나: 네. 내일 저녁 7시에 만나분식. 나도 예슬씨 빨리 보고 싶어요.]

[예슬이: 진짜요? 오빠......... 고마워요. 나 내일 만나 줘서. 내일 예슬이가 오빠 안 심심하게 재미있게 해 드릴게요. 기대하세요!]

[나: 내가 예슬씨 재미있게 해 드려야죠. 그리고, 예슬씨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요. 어렵게 알바시간 빼서 만나 주는 걸 텐데. 내일 봐요.]

[예슬이: 오빠. 오빠는 진짜 다른 남자들이랑 다른 것 같아요. 카통만 해도 너무 오빠가 좋아요. 오빠, 내일 봐요. ♡]

예슬이가 귀엽게 하트표시를 카통으로 보냈다.

나도 현세계에서 건너온 천박한 페미니스트 걸레년들을 상대하다가 예슬이 같이 청순하고 순수한 소녀와 카통을 하니 마음이 다 정화되는 것 같다.

그렇게 예슬이와 카통을 끝내고 핸드폰을 닫으려는데 다시 카통이 울렸다.

[?: 안녕하세요. 오빠. 집에 잘 들어갔어요?]

모르는 카통 같은데.......

나는 ? 표시를 클릭해 봤다.

그러자 분홍색 머리에 피어싱을 한 앳되어 보이는 얼굴.

일본 미소녀 미유키의 얼굴이 확대되어 보였다.

나는 일본걸 미유키라고 카통 프로필을 입력했다.

[나: 네. 지금 집에 들어가고 있어요. 미유키씨는 아직도 다래정이에요?]

[미유키: 아니요. 저도 다래정 마감일 다 보고 집에 왔어요. 오빠는 아까 그 아줌마랑 헤어진 거 맞죠?]

[나: 네. 아까 헤어졌어요.]

[미유키: 다행이에요. 오빠. 그 아줌마 사납게 생겨서 질이 안 좋아 보였는데. 한국 여자들은 남자를 너무 밝혀서 무섭다고 들었어요. 혹시라도 위협 당하거나 안 좋은 일 생길 것 같으면 언제든지 저한테 카통이나 전화 주세요. 제가 저희 삼촌들 보내 드릴 테니까요.]

삼촌?

으음. 뭔가 느낌이 어두운 세계 쪽 냄새가 난다.

아마도 야쿠자 삼촌들 뭐 이런 사람들인건가.

[나: 아. 네. 괜찮아요. 미유키씨.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저도 제 몸 하나 지킬 정도는 되니까요. 그 것보다 미유키씨 오늘 저 때문에........ 무리 하신 거 아니에요? 음식값 많이 나왔죠?]

[미유키: 아니에요. 그 것보다. 오빠. 나 오빠 영통해도 되요?]

[나: 네?]

내가 대답을 명확히 하기도 전에 카카오통 영상통화가 걸려왔다.

­딴다다다단~ 딴다다다단!

­딸칵.

“여보세요?”

약간 어설프지만 귀여운 미유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빠! 오빠, 얼굴 보여줘요. 오빠 보고 싶어서 영통했어요.”

“아. 네? 네........”

나는 핸드폰 카메라를 눌러서 셀카모드로 내 얼굴을 비추었다.

그러자 굵은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흐음. 이게 우리 미유키가 반해버린 사내라는 말이지?”

나는 깜짝 놀라서 영상 속 화면을 바라보았다.

짧은 머리에 각진 얼굴.

거기다가 목까지 올라오는 전신 문신을 한 중년의 남자가 보인다.

아무리 봐도 야쿠자 조직의 보스로 보이는 짙은 어둠을 풍기는 남자였다.

미유키가 그 야쿠자 조직의 보스로 보이는 남자에게 말했다.

“네. 아버님.”

“그래. 우리 미유키가 반해버릴 정도로 잘 생기긴 했구나. 일단 우리 가문에 어울리는 사내가 될 지 지켜보마.”

아니, 이게 무슨 말이야.

도대체.

고작 오늘 다래정에서 딱 한 번 봤을 뿐인데, 영상통화로 미유키씨 아버지를 상견례 하다니.

미유키가 아버지의 말을 듣더니 굉장히 기쁘다는 어조로 차분하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아버님. 꼭 저희 가문에 어울리는 제 남자로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단연한 결의가 보이는 좋은 대사.........지만

그런 말은 본인이 안 듣는 곳에서 해주라고요.

“저기. 미유키씨?”

내가 당황해서 카카오통 영상통화로 말을 걸자, 그제야 미유키가 황급히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시원 오빠. 미안해요. 놀랐죠? 너무 부담 가지지는 마세요. 저희집안은 아버지와 할아버지. 높으신 어르신 분들의 허락을 받아야지만, 남자와 연락을 하고 지낼 수 있어서요. 그냥 형식적인 거예요. 별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오빠.”

아, 뭔가 유서가 깊은 가문이라서 어른들의 허락을 받아야만 남자와 연락하는 게 가능한 거구나.

그래 사실 뭐 본 것도 오늘 처음이고, 심지어 몇 시간 되지도 않았다.

이렇게 갑자기 남자친구니.

가문에 어울리는 남자니.

라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웃긴 일..........

“아, 그렇구나. 네. 알겠어요. 미유키씨. 저는 설마 진심인 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그냥 형식적인 거죠? 저희 얼굴 본지 몇 시간 되지도 않았는데. 너무 당황스럽잖아요. 저희가 아직 그렇게 가까운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런데 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아까 그 야쿠자 보스 격으로 보이는 미유키씨의 아버님 목소리가 들린다.

“뭐라고! 이게 당황스럽다니. 장차 우리 자랑스러운 이부키 가문을 이끌어 나갈 사위가 될지도 모르는 녀석이. 설마! 혹시! 우리 미유키가 마음에 안 들기라도 한 다는 건 아니겠지! 주제도 모르고! 당장 자결을 시켜 버릴 테다! 먼저 손가락을 가져 와라!”

흥분했는지 미유키의 아버지가 살짝 이상한 어투로 누가 들으면 충분히 야쿠자로 오해할 만한 단어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당황한 미유키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 아버님. 고저 하세요. 으.......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랍니다. 오, 오빠. 제가 나중에 전화드릴게요. 아버니임. 지금 이 시간에 횟칼을 들고 어디를 가신다고. 고, 거정 하세요오!”

­딸칵.....

아.......

아무리 봐도 미유키네 집안은 평범한 집안은 아닌 것 같다.

헐레벌떡 전화를 끊은 미유키를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카통이 울린다.

[강세나: 오빠. 집에 들어가고 있어요? 걱정했어요.]

이번에 카통이 온 소녀는 일요일에 만나기로 한 청순하고 예쁜 강세나였다.

그런데 세나는 어떻게 내가 지금 집에 들어가고 있는지 아는 거지?

나는 의아심이 들어서 세나에게 카통을 날렸다.

[나: 아. 예. 지금 집에 들어가고 있는데, 어떻게 알았어요?]

[강세나: 아. 진짜요? 그냥 느낌이 그래서요. 한 번 넘겨짚어 본 건데. 오빠랑 저랑 뭔가 통하는 게 있나 봐요. (>

아, 그냥 세나가 찔러 본 말인가 보다.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 들였나 보네.

[나: 아. 예. 진짜 뭔가 세나씨랑은 통하는 게 있나 봐요. 그런데 이 시간까지 안자고 뭐해요?]

[강세나: 아. 오늘 촬영이 좀 늦게까지 있어서요. 시간이 늦어 버렸어요. >.

촬영?

하긴 세나씨는 충분히 배우를 해도 될 정도로 외모가 예쁘긴 하다.

백설기처럼 하얀 피부에 고양이처럼 큰 눈.

작고 오뚝한 귀여운 코.

루비처럼 붉은 입술에 가느다란 목 선.

내 이상형인 귀엽고 청순한 강아지 같은 얼굴은 예슬이였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놓고 본다면 강세나가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더 강하게 기억에 남는 배우같이 아름다운 얼굴이기는 하다.

그렇게 세나의 프로필 사진을 보고 있는데.

문득 세나를 어디에선가 본 듯한 기억이 난다.

무언가 익숙한 얼굴인데........

분명 지하철에서 처음 본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내가 강세나를 처음 본 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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