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6화 〉 얀데레 강세나 (final, 4)
* * *
거기다가 보정 속옷도 입지 않았는데, 가슴은 C컵 정도로 크고 탱탱한 몸매에 처짐이 하나도 없다.
단언하건데, 바로 이 순간 서영PD는 세나에게 완벽하게 반해버리고 말았다.
“네, 안녕하세요.”
세나가 공손하게 두 손을 모으고 인사했다.
서영PD는 좀 더 자세하게 세나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연예인이 되기 위해 태어났다고 할 만큼 완벽한 브이라인의 작은 얼굴.
백설기처럼 하얀 피부에 고양이처럼 큰 눈.
작고 오뚝한 귀여운 코.
루비처럼 붉은 입술에 가느다란 목 선.
거기다가 가녀린 몸매와는 어울리지 않는 탱탱한 젖가슴과 히프.
어느 곳 하나 완벽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처음에는 그저 원 나잇 상대로만 생각하고 왔지만, 지금 그녀의 눈앞에 보이는 세나는 아무도 발굴하지 않은 눈부신 다이아몬드 원석이었다.
꿀꺽......
자신도 모르게 군침을 삼켰다.
이건 무조건 캐내서 내 걸로 만들어야해.
이미 그녀의 머릿속은 세나를 어떻게 키울지 계획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제일 잘 나가는 TTL 모델로 신비주의 이미지를 품은 광고에 출현시킨다.
그러면 대중들의 관심이 쏠리겠지.
아니 저 외모 정도의 다이아몬든 원석이면 줄만 살짝 그어서 꾸며줘도 대중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그녀가 누구인지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 할 거다.
강세나의 이름이 순식간에 네이바 검색어를 지배한다.
그리고 강세나는 나 서영PD가 키운 초특급 신인 배우.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물론 처음에는 우리가 사귄다는 사실은 숨겨야겠지.
강세나가 탑급 배우로 거듭나기 전까지는 철저하게 숨겨야 한다.
그리고, 그녀가 한국 최고의 배우로서 정점을 찍었을 때, 결혼 발표를 하는 거야.
권태로움으로 죽었던 그녀의 죽었던 심장이 다시 펄떡펄떡 살아서 숨쉬기 시작한다.
권태로움이 뭔가?
그 따위 건 이미 잊었다.
그녀의 삶에 있어서 오늘처럼 흥분되고 신비로운 날은 없었다.
마치 마법에라도 걸린 듯, 강세나라는 소녀에게 빠져든다.
그런데, 서영PD를 바라보는 강세나의 눈빛이 조금 이상하다.
손으로 가슴을 살짝 가리며 뒤로 물러선다.
그제야 서영PD도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아챘다.
강세나의 마력 같은 매력에 빠져들어서 그녀의 얼굴과 몸을 너무 대 놓고 쳐다 본 것이다.
급하게 신뢰를 주는 목소리로 실수를 만회한다.
“아. 세나씨. 미안해요. 이게 직업이 되어가지고서요. 걱정 마세요. 세나씨가 저희 이번에 새로 촬영하는 드라마 배역에 잘 맞나 안 맞나 체크한 것뿐이에요. 우리 세나씨 표정을 보니 저를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저는 MBS방송국에서 일하는 서영PD라고 합니다.”
말로만 하면 당연히 안 믿을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PD인 서영 PD가 이렇게 꽤 재재한 몰골로 나타났으니.
서영PD는 금으로 만 든 명함집에서 명함을 꺼내어서는 세나에게 건넸다.
그런데, 세나의 표정이 나아지지를 않는다.
오히려 그녀의 고운 얼굴이 더 일그러진다.
뭔가 잘 못 되었다고 느낀 서영PD가 다시 한 번 세나에게 말한다.
뭔가 오해가 있을 거야.
내가 바로 국민 드라마 제작기 서영PD인데.
“아, 저 서영PD인데 혹시 저 모르세요?”
“네, 모르는데요.”
“그래도, 이름은 들어보지 않았어요? 별은 니 가슴에, 응답하니 1997, 왕도깨비, 사랑의 불세탁 다 제가 제작한 드라마거든요. 보셨죠? 하하하.”
“아~~~~”
그럼 그렇지.
역시 드라마 이름을 말 하니까 아는구나.
하긴 무려 시청률 40프로를 넘긴 국민 드라마들인데 그녀가 모를 수가 없지.
대한민국 국민의 거의 절반 이상이 본 드라마 들이다.
심지어 시골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이 정도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라면 다들 알고 있다.
이제야 얘기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다.
“네, 제가 바로 그 서영PD입니다. 하하하.”
다시 자신감이 생겨서 매력을 뽐내며 말했다.
그런데, 예상치도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전혀, 모르겠는데요? 제가 드라마는 잘 안 봐서 가끔 유티버나 보고요. 그런데 무슨 일로 저한테 ? 저 빨리 촬영하고 가야 하는데요. 약속이 있어서요. 볼 일 없으시면 좀 비켜주세요. 촬영 좀 하게.”
씨발.......
자기도 모르게 욕이 나왔다.
이 년이 예쁘다고 사람을 개 무시를 하네.
서영PD는 자기도 모르게 정말로 오랜만에 받아보는 개무시를 당했다.
감히 MBS국장도 자기를 무시 못 하는데.
갑자기 열불이 확 올랐다.
주체 할 수 없을 정도로.
“아가씨가 아직 잘 몰라서 그러는가 본데, 원래 이 바닥이 좀 추해요.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이 대놓고 발목 잡으려고 하면, 아가씨 같은 신입 배우는 양지는 가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 할 수도 있다 이 말입니다! 내가 세나씨처럼 초짜 배우인데 이제 좀 떴다고 거만 떨다가 나락으로 떨어진 배우들. 한 둘 본지 알아요?”
서영 PD는 돌려서 말했지만, 이것은 엄청난 협박이었다.
연예계 생활을 꿈꾸는 소녀에게 이 바닥에는 발도 못 붙이게 하겠다는 말은 그야말로 최악의 협박이자 꿈을 짓밟는 말이었다.
역시 협박이 먹혀들었는지, 강세나가 겁먹은 귀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고 서영PD는 생각했다. 배우나 스텝들에게 윽박지르는 거라면 그녀가 가장 잘 하는 것 중에 하나였다.
아니 그녀가 하루 종일 하는 일 들 중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이 바로 사람을 갈구는 일이다.
다시 한 번 눈에 힘을 꽉 주며 말한다.
“그러니까 그렇게 무례하게 거만 떨지 말고, 내가 관심 보일 때 알아서 기어라.”
하지만 강세나가 아름다운 얼굴을 푹 숙이자, 서영 PD 자신도 말을 내 뱉고 나서 후회가 되었다.
아무리 흥분을 했다고 해도, 같이 일할 사이인데.
아니 연인이 될 사이인데, 너무 심한 말을 내 뱉었다고 말이다.
그런데, 세상은 넓고, 전혀 예측이 안 되는 사람도 있는 법.
고개를 푹 숙이며 강세나가 살짝 다가가서는 서영 PD의 귀에 대고 날카롭게 속삭였다.
“씨발년아. 뒤질래? 어디다 협박을 해? 개 같은 년아. 아가리 닥치고 꺼져라. 그 좆같은 눈은 깔고. 씨발년이. 진짜. 왜 남의 가슴이랑 보지는 대놓고 쳐다보는데? 씨발년아. 너 변태야? 확 그 보지같은 눈깔 뽑아서 잘근잘근 씹어 먹어 버린다. 장난 같지? 야! 대답 안 해?”
서영 PD가 너무 놀라서 강세나의 눈을 바라봤다.
자두색의 눈동자가 활활 불타오른다.
저건 진짜다.
단순한 협박이 아니다.
저렇게 작고 고운 천사 같은 입으로 이런 과격한 말을 내 뱉다니.
아직도 믿기지가 않을 정도다.
서영 PD가 세나의 기세에 눌려 자기도 모르게 대답했다.
“네? 네........”
세나는 그 걸로는 모자라다고 생각했는지 아름다운 눈동자를 빛내며 냉혹하게 말했다.
“잘 들어, 앞으로 또 내 앞에서 PD다 뭐다 하면서 알짱거리면서 쫑알쫑알 거리면 혓바닥 뽑아버린다. 병신같은 눈깔이랑 혓바닥 뽑히고 싶지 않으면 당장 꺼져. 씨발년아. 한 번만 더 내 눈에 띄면 아줌마 젖가슴 잘라서 장을 담궈버릴테니까.”
그녀의 주변에서만 서리가 내리고 찬바람이 부는 것처럼 느껴졌다.
보통 사람이라면 눈을 깔고 그대로 도망쳤을 텐데, 서영PD는 달랐다.
괜히 방송국 PD들을 싸이코라고 하는 게 아니다.
잘 나가는 PD일수록 더 싸이코들이 많다.
그녀들은 평범한 것으로는 만족을 못한다.
순수하고 착하게만 보이던 소녀가 지금 자신에게 보여주는 반전 매력.
그녀는 지금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세나가 너무나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태까지 그 누구도 서영PD를 이렇게 무시하고 차갑게 협박한 사람은 없었다.
순수해 보이는 얼굴과는 정 반대로, 싸가지 없으면서 차갑고 냉혹하다.
그녀는 이 얼음공주 강세나에게 무한한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넋을 놓고 세나를 바라봤다.
완전히 세나에게 매혹되어 버린 거다.
세나를 바라보는 서영PD의 눈이 하트로 변했다.
하지만 세나는 사랑이 가득 담긴 서영PD의 눈빛을 도전의 눈빛으로 오해 했다,
세나는 서영 PD의 약점을 여우같이 큰 눈으로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흰 티 위로 여성들의 최대 약점 중에 하나인 발딱 선 딱딱한 유두가 보인다.
세나는 지체 없이 손을 들어서 노브라의 서영PD의 하얀 티 위로 보이는 유두를 살짝 쥐어서 꽈드득 비틀었다.
서영 PD는 엄청난 고통 속에서 희열을 느꼈다.
“씨발년아, 내가 못할 것 같아? 그 동태 같은 눈깔 깔으라고 했지?”
유두를 꼬집힌 서영 PD가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냈다.
“아, 아흐흑.”
민망스럽게도 자신 보다 10살은 어린 여자 아이에게, 유두를 쥐어 짜이면서 음란한 신음소리를 내지른 거다.
그런데 부끄럽기 보다는 세나에게 더 이런 벌을 받고 싶다.
세나라면 괜찮을 것 같다.
세나라면 자신에게 더 심한 짓을 해도 사랑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쉽게도 변태 같은 신음소리를 내 지른 탓인지 세나는 곧 꽉 비틀고 있던 자신의 유두를 놓았다.
서영PD는 아직도 쾌감이 느껴지는 유두를 손으로 문지르며 세나를 바라보았다.
지금 여기서는 보는 눈도 많고, 더 이상 이야기 진행이 안 될 것 같다.
일단 그녀는 순순히 물러나기로 한다.
어차피 그녀가 이 바닥에 들어 온 이상 세나는 자신의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세나도 말로는 아닌 척. 도도한 척 하지만, 이 바닥에 들어 온 이상, 어차피 그녀의 최종 목표는 한국의 탑 여배우나 아이돌이 되는 것이다.
서영 PD가 아쉬움이 가득담긴 눈빛으로 세나를 바라보며 뒤로 돌아섰다.
원래 사람은 너무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에는 흥미를 못 느끼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서영PD는 세나라는 보석이 너무 가지고 싶어서 안달이 나다 못해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서영PD는 자신의 스포츠카로 돌아가면서 혼잣말로 읊조렸다.
강세나.
너를 어떻게든 내 걸로 만들고 최고의 여배우로 만들어 줄 거야.
서영PD는 정말로 오랜만에 마치 방송국 입사 초기 MBS 방송국 최고의 PD가 되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던 시절처럼, 의욕이 활활 불타올랐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인생의 제 2막이 시작된 것과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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