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화 〉 서유리 제대로 좆 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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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서유리 제대로 좆 된 날
“아. 뭐해요. 서유리씨 빨리 인도의 Department For Promotion of Industry and Internal Trade에 대해서 설명 좀 해주세요. 나도 궁금하네.”
아영팀장이 서유리를 재촉했다.
이사회에 제출 할 비디오에서 존나 열의 있어 보이고 싶어서 환장한 년이다.
서유리의 표정이 존나 어두워졌다.
“그... 그러니까요. Department For Promotion of Industry and Internal Trade is..... Department For Promotion of Industry and Internal Trade..... is..... a...."
답답한 년.
같은 말만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다.
씨발 렉 오지게 걸린 로봇인가?
아마 존나 고통의 시간일거다.
1초가 한 시간처럼 느껴질 걸?
온 몸이 땀으로 축축하게 젖었을 거다.
그렇게 3분이 흘렀다.
서유리 썅년은 아직도 영어 진도는 못나가고 병신처럼 같은 말만 반복한다.
이제 그만 영겁의 고통에서 해방 시켜 줘 볼까?
“아, 진짜 답답해서 못 듣겠네. 영어 잘하는 거 맞아요? 토익 700점인 나보다 영어 더 못하는 거 같아. 어째. 성현대리님. 대리님이 대신 좀 영어로 설명 해 주세요.”
성현대리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아, 저거? 그러니까 Department For Promotion of Industry and Internal Trade,,,,,, %$#@!!#@!#!#@!”
성현대리가 하나도 막힘없이 영어로 술술 Department For Promotion of Industry and Internal Trade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도 사실 성현대리가 영어를 이렇게까지 잘하는 줄은 몰랐다.
모든 팀원들이 성현대리가 하는 말을 경청했다.
그리고 성현대리의 Department For Promotion of Industry and Internal Trade에 대한 영어 설명이 끝나자.
다들 성현대리를 우러러 보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성현대리가 쑥스러운지 고개를 숙였다.
“아, 저는 3년 동안 해외 업무 위주로 일했으니까 좀 하는 거고. 유리씨도 차차 영어가 늘겠죠.”
역시 겸손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성현대리다.
하지만 저런 씨발년까지 배려해줄 필요는 없다.
저런 년들은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알고 당연하게 요구하는 년들이다.
호의가 권리가 되기 전에 내가 끼어들었다.
“아, 이제 보니까 영어원서 번역하는 것도 대리님께서 혼자 다하셨겠네요. 유리씨 영어실력 보니까 중학교 수준인데. 아니다 요즘 중학생도 유리씨 보다는 영어 잘 하겠다. 앞으로 유리씨 영어실력도 향상시킬 겸 영어번역 업무는 유리씨가 전담으로 하는 게 어때요. 팀장님?”
“음. 그게 좋겠네요. 사실 성현대리가 우리팀에서 고생 많이 했지. 앞으로 성현대리랑 같이 하던 영어번역 업무는 유리씨가 전부 맡아서 전담으로 해요.”
서유리의 표정이 존나게 어두워졌다.
어둠이 서유리의 마음을 깊게 깊게 딥하게 덮쳐갔다.
사실 회의에서 잔소리 듣는 거야, 마음에 상처는 남아도 한 순간이다.
대부분 그 한 순간만 잘 버티면 된다.
하지만 업무를 넘겨받는 건 끝없는 지옥의 연속이다.
매일 회사에서 인터넷 쇼핑이나 처하고 띵까띵까 놀던 년이다.
여우 짓이나 대충 하면서 머리 써가며 상사들에게 예쁨 받던 서유리다.
제대로 된 업무는 맡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제 그 양아치 씨발년이 부서에서도 제일 빡세다는 영어번역 업무를 전담하게 됐다.
씨발년.
영알못에 영어울렁증이 영어번역 업무를?
진짜 제대로 좆 된 거다.
영어를 특기로 적었는데, 영어 병신인 걸 들켰다.
회사의 중역인 이사들도 이 녹화 비디오를 볼 것이다.
인사이동에도 철저하게 반영될 것이다.
서유리의 창창할 것만 같던 앞날에 검은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앞으로 끊임없이 펼쳐 질 야근의 나날들.
번역 못 했다고 존나게 상사들에게 깨지는 건 보너스.
서유리가 영혼 없이 남은 파워포인트 자료를 읽으며 발표를 끝마쳤다.
터벅터벅.......
그녀가 힘없이 걸어서 자리로 돌아갔다.
혼은 이미 그녀의 몸을 이탈한 것처럼 보인다.
눈이 퀭하고 전에 없던 다크서클이 생겼다.
갑자기 몇 년은 늙어 보인다.
발표를 하는 그 몇 분이 서유리에게는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 시간이었는지 확 와 닿았다.
언제나 여우 짓을 하며 나를 엿 먹이던 씨발년 이었지만 지금은 조금 불쌍해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년들에게 동정심은 금물이다.
틈이 생기면 파고든다.
어떻게든 갑의 위치가 되려고 다시 머리를 졸라게 굴린다.
이런 씨발년들은 밟을 수 있을 때 아예 싹을 못 피우도록 확실히 밟아야 한다.
“서유리씨, 오늘 회의실에 음료수 없네? 회의 때 음료수 준비하는 건 기본 아니야? 어서 가서 음료수 좀 사와요.”
서유리가 고개를 번쩍 들어 나를 악독한 눈으로 째려본다.
씨발새끼야.
너 이 씨발놈 때문에 내가 지금 이 꼬라지가 났어.
하는 눈빛이다.
어떻게 아냐고?
내가 항상 그렇게 서유리 너 이 씨발년한테 당해왔었으니까.
“뭐해요? 어서 안 가고. 목 말라 죽겠네. 진짜. 안 그래요. 미영대리님?”
미영대리가 눈치를 봤다.
하지만 지금 누구한테 붙는 게 유리한지는 명확하다.
괜히 내 비위를 거슬러 봤자 좋을 게 없다.
“아, 그래요. 유리씨 음료수 좀 사와라. 나는 베지밀.”
아 하여간 미영대리
취향 참 올드하네.
누가 아줌마 아니랄까봐.
“저는 커피요. 성현 대리님도 커피죠? 다른 분들도 빨리 말하세요. 괜히 나중에 목 마르다 하지 말고.”
“어, 나는 커피.”
“나는 사이다!”
아영 팀장도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탑승했다.
“나는 스탈벅스 카푸치노 톨 사이즈. 자기야 시럽은 헤이즐넛으로 넣어주고, 거품 많이~”
아, 씨발 진짜.
미친 미희 주임.
불난집에 부채질 하는 건 존나게 잘해요.
물론 머리가 냄비처럼 텅텅 비어서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이겠지만.
서유리가 무슨 야생고릴라처럼 숨을 쒹쒹 내 쉬었다.
당장에라도 다 때려치우고 나가고 싶은데 참고 있는 게 분명하다.
“유리씨? 왜 숨을 그렇게 쉬어? 뭐 모르는 사람이 보면 잔뜩 화난 줄 알겠다. 고릴라도 아니고.”
서유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가 뭐! 내가 숨 쉬는 게 뭐 어쨌다고! 다들 너무 한 거 아니에요. 씨발, 진짜.”
나 뿐 만이 아니라 다른 여자 팀원들도 하나하나 노려봤다.
곤란한 상황에 처 했는데 아무도 안도와 주니까 배신감이 좀 크려나?
씨발년아.
그런데 원래 저 년들은 그런 년들이었어.
자기들 밖에 모르는 년들.
다만 환경이 바뀌어서 타겟이 나에서 너로 옮겨 간 것 뿐이지.
지금은 서유리.
네가 제일 만만하거든
네가 우리팀에서 제일 약자야.
이 씨발년아.
“서유리씨 지금 욕 한 거예요? 카메라에 다 찍히고 있는데? 유리씨 대단하다. 진짜. 멋있다. 멋있어. 뭐 우리 회사에서 해고 당해도 갈 때가 많은가 보네.”
그제야 서유리가 정신이 좀 돌아왔는지 자리에 털썩 앉았다.
“유리씨 그렇게 안 봤는데. 안 되겠다 진짜. 음료수 하나 사오라는 데 그게 그렇게 욕까지 할 만큼 힘들어? 나는 헤이즐넛~ 시럽. 잊지 말고.”
씨발.
진짜 기가 차다.
미희 주임.
완전 분위기 파악 못하고, 팀원 확인 사살하네.
여기에 있어봤자 자기편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서유리가 자리에서 힘없이 일어났다.
그리고 터버터벅 회의장 입구를 향해서 걸어갔다.
멘탈이 완전히 붕괴된 모습이다.
이 정도 쯤 멘탈을 밟아 주었으면 이제 이 약육강식의 회사에서 누가 포식자인지 알았겠지?
회의실 입구로 나가는 서유리를 불러 세웠다.
“서유리씨!”
서유리가 뒤돌아 봤다.
눈에 독기가 서려서 당장에라도 서리가 내릴 것 같다.
“아직 최다정 차장님은 음료수 뭐 사오라고 말 안했잖아요. 그냥 가면 어떡해. 최다정 차장님은 팀원도 아니야?”
최다정 차장이 서유리의 차가운 눈빛을 피했다.
그나마 서유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최다정 차장이었다.
그런데 서유리가 곤란 할 때 싹 무시 했다.
불편하겠지.
“나는 그냥 아무거나 사다줘요.”
“네........”
서유리가 어쩔 수 없이 고분고분 대답했다.
더 이상 막 나가면 정말로 해고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아직 안 끝났다.
“팀장님, 저희 팀 간식비도 다 떨어져 가는데, 오늘 저희 팀 음료수는 유리씨가 한 번 쏘는 게 어떨까요? 유리씨 여태까지 팀원들한테 뭐 자비로 사준 적 한 번도 없잖아요. 오늘 실수도 많이 하고, 양심이 있으면 한 번 쯤 사야하지 않아요?
서유리 씨발년.
돈 100원도 아까워서 자기 돈은 못 내는 년이다.
이기주의의 끝판왕.
얻어먹는 건 존나 잘하면서 사주는 건 본 적이 없다.
아영팀장도 이제 누구를 갈구며 생리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지 대상을 확실히 정한 모양이다.
“그래요. 오늘은 유리씨가 한 번 사라. 생각해보니 유리씨가 팀원들한테 뭐 한 번 사는 걸 본 적이 없네. 괜찮죠. 유리씨?”
서유리도 이제는 모든 걸 포기한 듯 그냥 한 숨을 쉬며 회의실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흐...흐흑.... 씨발... ”
그제야 설움이 복받쳐서인지 억울해서인지 어깨를 들썩거리며 소리죽여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를 위로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
이게 다 너 씨발년의 업보다. 썅년아.
서유리 썅년의 여우짓으로 고구마를 100개 처먹은 것처럼 꽉 막혔던 속이, 한 여름 얼음 잔에 든 시원한 사이다를 벌컥 벌컥 마신 것처럼 뻥~ 뚫렸다.
그리고,
역시나 분위기 파악 존나게 못하는 미희주임이 밝은 목소리로 서유리를 향해 말했다.
“어머? 오늘 유리씨가 사는 거야? 세상에. 그러면 나는 카푸치노 제일 큰 벤티 사이즈. 헤이즐럿 시럽도 2개~ 이게 웬일이야. 유리씨한테 커피를 다 얻어 마시고. 잘 마실게. 유리씨.”
마지막으로 서유리 샹년의 멘탈을 해머로 깨부수는 건 내가 아니라 같은 팀원 김미희 주임이었다.
씨발년 진짜.
얼굴은 존나게 예쁘면서 어떻게 저렇게 머리는 텅텅 비었지?
역시 신은 공평하구나.
김미희 주임에게 존나게 예쁜 외모를 주고, 뇌는 안 주셨다.
미친 팀킬 더블사살 *뇌절녀 김미희 주임이었다.
*뇌절: 이해할 수 없는 말이나 행동 때문에 뇌의 회로가 끊어지는 것처럼 사고가 정지 되었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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