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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 미소년이 살아남는 법-33화 (33/413)

〈 33화 〉 걸그룹 오디션 (피자걸 한예슬)

* * *

32화

걸그룹 오디션 (피자걸 한예슬)

[YSH1004: 아, 미안해요. 카통 보낸다는 걸 깜빡 했어요. 어제는 죄송합니다.]

어떡해!!!

어떡해에에에에!!!!

그 남자다.

드디어 답장이 왔다.

손이 떨린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이제야 살아있는 것 같다.

뭐라고 보내지.

맞아.

어제 보니 너무 어려보이던데.

설마 나보다 연하는 아니겠지?

요즘 같은 세상에 남자연하가 대세이긴 하다.

그래도 나는 남자가 연상이었으면 좋겠다.

[나: 아니에요. 제가 죄송하죠. 그런데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너무 어려 보이셔서]

바로 답장이 왔다.

[YSH1004: 저는 26살이요. 예슬씨는요?]

아, 진짜?

완전 어려 보여서 나랑 동갑이거나 나보다 어릴 줄 알았는데.

초 동안 이구나.

나보다 오빠라니, 진짜 나랑 인연인가 보다.

그 남자를 오빠라고 부르고 싶다.

[나: 헉, 진짜요? 그렇게 안 보이는데. 저는 21살이요. 오빠라고 해도 되요?]

설렌다.

좋아하는 사람이랑 카통하는 게 이런 기분이다.

카통 하는 것만으로도 마치 하늘에 둥둥 떠 있는 것 같이 기분이 좋아.

[YSH1004: 네. 그럼요.]

꺄아아아!

오빠라고 부르래.

지금 당장 가서 오빠라고 부르면서 애교 떨고 싶다.

여자가 애교 떨면 맞을라나?

뭐 어때. 좋아하면 하는 거지.

그런데 오빠가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지?

아, 내 카톡 프로필 보고 알았구나.

그래도 대화를 이어가고 싶으니까 카통 보내보자.

[예슬이: 그런데 오빠. 제 이름은 어떻게 아셨어요?]

[YSH1004: 아, 카통 프로필보고요.]

헤헤. 역시 내 카통 프로필보고 알았구나.

오빠가 내 이름도 알아주고.

행복해.

그때 전화가 왔다.

­띠리리리~ 띠리리리!

Z드래곤 오빠다.

아, 진짜 다른 사람이면 그냥 씹는 건데.

빨리 받고 YSH1004 오빠랑 카통해야지. 헤헤......

“여보세요.”

“어, 예슬아. 어? 너 목소리 좋아졌다?”

“아, 오빠. 원래 괜찮았다니까요.”

“어? 그래. 에유 알겠다. 알겠어.”

“그런데 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 오빠 바쁜 거 아니까 용건만 간단히 빨리요!”

“야! 바쁜 건 난데, 왜 예슬이가 더 빨리 끊으려고 난리냐? 하여간. 차도녀 같으니라고. 정

떨어지려고 그런다. 야.”

“아, 그 말 하려고 전화 한 거예요? 세상에서 제일 바쁜 사람이? 더 할 말 없으면 나 끊어요.”

“야! 한예슬. 아, 진짜. 나 공연 들어가야 되니까. 빨리 말할게. 지금 당장 YJ로 와. 특별히 너만 먼저 오디션 잡아놨어. 알겠지? 끊는다. 바로 와! 바로.”

­딸칵!

아, 진짜 이 오빠는 또 이래.

자기 할 말만 하고 끊어.

언니한테 카통 넣어야겠네.

오늘 일 못나간다고.

아~ 언니 지랄 할 텐데.

YJ오디션 보러 간다고 할 수도 없고.

오디션 보러 간다고 하면 사진 찍어 와라. 싸인 받아 와라. 난리가 날 테니.

흐규,,,,,,,,

카통을 켰다.

어?

그사이 YSH1004 오빠한테 카통이 와 있다.

[YSH1004 : 그, 물어 보지도 않고 이름 불러서 미안해요.]

앗!

아니야 오빠.

나 오빠가 내 이름 알아줘서 얼마나 행복한데.

바로 카통을 보냈다.

Z드래곤 오빠랑 통화하느라 카통 늦게 했다고 할 수도 없고.

대충 둘러대자.

[나: 미안해요. 오빠. 피자배달 중이라. 오빠가 제 이름 불러줘서 좋아요 >.

오빠 빨리 답장해줘요.

오빠랑 하루 종일 카통하고 싶단 말이에요.

[YSH1004 : 아, 예슬씨 일하는 구나. 그럼 이따가 카통해요.]

앗!!!!!

오빠아!

아닌데. 오빠.

나 진짜 안 바쁜데.

오늘 YJ오디션 밖에 없는데. 엉엉.....ㅠㅠ

[나: 아, 막 바쁜 건 아닌데.......]

오빠랑 계속 카통하고 싶어요.

제바알~!!!!

[YSH1004 : 그러다 사고 나요. 안전운전 하세요.]

흐....흑

오빠는 나랑 카통하기 싫은가 보다.

휴우.....

그래도 오빠한테 답장 온 게 어디야.

여기서 더 질척이면 너무 집착하는 것 같아 보이겠지.

그래도 서운하다.

나는 오빠랑 더 카통하고 싶은데.

할 수 없이 카통을 보냈다.

서운한 마음을 잔뜩 담아서.

[나: 네.......]

3분...

10분......

또 답이 없다.

서운해서 일부로 ‘네’ 하고 점을 7개나 찍어서 보냈는데.

내가 여자치고 너무 마음이 좁은 건가?

여자는 마음이 바다같이 넓어야 한다고 엄마가 그랬는데.

그래.

남자는 마음 좁은 여자 안 좋아하니까.

우리 오빠 카통 안 보내도 이해하자.

이따 오디션 보고 카통 보내면 되지 뭐.

오빠랑 막 사진이랑 동영상도 주고받고 싶다.

틱틱톡 찍은 것도 보여주고.

이래 뵈도 틱틱톡에서는 여신 외모로 나도 꽤 유명한데.

오빠아......

아, 오빠 생각하니까 너무 좋아서 자꾸 입이 벌어진다.

­주르륵!

윽.

침 떨어진다.

정신 차리자.

차도녀 한예슬.

헤유....

오디션 보러 가기 싫다.

오빠 만나러 가고 싶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지.

Z드래곤 오빠가 힘들게 마련해 준 자리인데.

어차피 오디션 보러 가면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춰야 할 테니까.

편하게 입고 가자.

오빠 !YSH1004 오빠!

응원해 줘!

나 꼭 붙을게.

붙어서 오빠 수준에 어울리는 멋진 여자 친구가 될게!

*

­부르릉!

오타바이를 타고 YJ엔터테인먼트로 간다.

오랜만에 가는 회사.

아침이라 차는 별로 없다.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다.

오토바이에서 내리자, Z드래곤 오빠의 매니저 언니가 나를 반겨 준다.

“예슬아 오랜만!”

“언니 안녕하세요. Z드래곤 오빠가 보냈어요?”

“응. 우리 지옹이가 너 좀 많이 챙겨주래.”

“아, 진짜 오빠는 부담스럽게.”

“에이구. 야! 솔직히 말이 나와서 그런데. 우리 지옹이 같은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고작 신입 연습생 하나 때문에, 일요일 날 잘 쉬고 있는 직속 매니저를 회사로 보내는 게 말이 되냐?”

헛! 매니저 언니 화났나 보다.

하긴 한 달 내내 쉬는 날이 거의 없는 언니인데.

마침 쉬는 날 나 같이 보잘 것 없는 연습생 돌봐 주라고 회사에 보냈으니.

화낼 만 하지.

눈 깔자.

“언니, 미안해요. 괜히 저 때문에. 죄송합니다.”

90도로 허리를 접어서 폴더 인사를 했다.

“아유, 하여간. 그만해라. 너 이렇게 쫄아 있는 거 지옹이한테 들키면 나 지옹이한테 죽어. 야, 빨리 들어가기 나 해. 사장님이랑 투자자 분들 이미 다 와 계셔. 지옹이가 호출 했다. 너 하나 때문에.”

헉. 사장님까지?

Z드래곤 오빠 파워가 회사에서 대단하긴 하구나.

“자! 빨리 회사 들어가요. 언니! 사장님한테 혼나겠다.”

매니저 언니의 손을 잡아끌며 YJ 회사로 들어갔다.

판도라 연습생에서 쫓겨 난 후 무려 2년 만에 통과하는 YJ출입문 이었다.

내가 이문을 다시 통과하게 될 줄이야.

감회가 새로웠다.

마음 속 각오를 다 잡았다.

그래 오늘은 잘 될 거야.

오늘은 왠지 무슨 일이든 잘 풀릴 것 같은 기분이다.

*하아.........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침대에 뻗었다.

힘들어서 넋이 나갈 것 같다.

정말 모든 열정을 다 쏟아 부었다.

이번에는 설사 떨어진다 하더라도 후회는 없다.

이번 블랙블루 프로젝트는 정말 YJ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걸그룹이었다.

회사에서 총력을 기울였다.

4인조 걸그룹이다.

나머지 3명은 멤버가 이미 정해졌다.

마지막 한 명을 뽑기 위해 오디션을 본거다.

나는 Z드래곤 오빠의 도움으로 단독 특채 오디션을 봤다.

나머지 블랙블루 멤버들도 와서 오디션을 구경했다.

블랙블루의 멤버는 리자, 지슈, 로세 였다.

리자는 태국과 스페인의 혼혈인데 웃는 모습이 귀엽고 춤을 정말 잘 췄다.

지슈는 외모가 너무 예뻤다.

인형 같았다.

로세는 외모, 춤, 노래.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내가 봐도 이전 판도라 멤버들보다 월등히 외모도 실력도 좋았다.

진짜 잘 됐으면 좋겠다.

간절했다.

하지만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었다.

혹시 이번 오디션에 붙으면 YSH1004 오빠랑 멀어지는 게 아닐까?

오디션에 붙으면.

많이 바빠지겠지.

오빠랑 만날 시간을 낼 수 있을까?

아니야.

할 수 있어.

밤을 새고 연습하고 와서라도 오빠를 만나러 갈 거야.

힘내자. 한예슬.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

YSH1004 오빠한테 카통 보내 볼까?

하아.

아니야.

오빠도 바쁠 텐데.

내일 보내자.

또 카통 답장이 안 오면 상처받을까봐 두렵다.

오랜만에 쉬는 저녁시간이다.

그동안 피자 알바 때문에 저녁에는 정신없이 바빴다.

막상 알바를 안 하니까 할 게 없다.

자꾸 YSH1004 오빠 생각이 나서 다른 것에 집중하고 싶다.

손가락으로 지문 인식 했다.

핸드폰을 열었다.

오랜만에 트윈치 방송이나 볼까?

지금은 다 잊고 싶다.

정신없이 보기에 트윈치 인방은 좋았다.

주로 보는 채널은 ROL(롤) 컨텐츠였다.

으음.

오늘은 송화군 채널을 볼까?

송화군은 붉은 머리의 귀여운 소년이다.

남자임에도 롤을 잘했다.

무려 플래티넘이다.

남자로서는 거의 최상 티어였다.

송화군 컨텐츠에 들어갔다.

“아이고! 예슬낭자님 어서 오세요~ 오랜만에 들어오셨네요.”

송화군이 반갑게 리액션 해줬다.

송화군의 트윈치 방송의 지금 시청자는 평균 1,500명.

하지만 나는 송화군의 평균 시청자가 10명일 때부터 시청했다.

그 때는 거의 매일 들어왔다.

그래서 송화군이 반갑게 리액션을 해 준거다.

“예슬낭자님. 요즘 바쁘셨나 봐요? 자주 좀 들어오세요. 누나.”

오랜만에 보니까 재미있네.

키보드를 두들겼다.

탁타타타탁!

­오랜만이에요. 아직 기억해 줘서 고마워요! 하트하트~

“아이고, 이거 당연히 기억하죠. 제가 구독자 10명 때부터 응원해 주신 누님인데.”

송화군빤스내꺼님이 1,000원을 후원!

야, 예슬이. 이름도 거지같은 게. 송화군한테 꼬리치지 마라. 내거다.

아, 진짜.

송화군한테 관심도 없거든.

내가 좋아하는 오빠는 따로 있다고.

송화군보다 100배. 아니 10,000배는 멋진 오빠.

“아이고, 1,000원 후원 감사합니다. 송화군빤스내꺼님. 예슬이 누나 오랜만에 봐서 반가워서 몇 마디 한 거예요. 자, 자! 이젠 본격적으로 롤 방송 해봐요!”

송화군빤스내꺼님이 5,000원을 후원!

알겠어, 자기. 한눈팔지 마.

­이 미친년아. 왜 송화군이 니 자기인데?

­씨X년아. 지금 5,000원 후원했다고 생색 내냐?

­와! 양심도 없는 년. 송화군 자X 아다를 5,000원으로 먹으려 하네.

“아이고, 싸우지 마세요. 누님들. 송화군빤스내꺼님 5,000원을 후원 감사합니다~”

송화군빤스내꺼 때문에 채팅창이 난리가 났다.

사실 아무리 좋아하는 온라인 방송 스트리머라도 자기라는 표현은 도가 넘었지.

쌤통이다.

송화군빤스내꺼님이 5,000원을 후원!

미친년들아 꼬우면 니들도 후원하고 자기라고 하든가.

하트하정이님이 1,000원을 후원!

자기자기자기자기자기!

가슴으로줄넘기님이 1,000원을 후원!

나는 송화군 와이프다. 우리 남편 건들지 마라 빤스년아.

비사이로마가린님이 1,000원을 후원!

님들 싸우지 마 셈. 다 헛수고임. 내가 어제 송화군 아다 땄거든.

[비사이로마가린님이 차단당했습니다!]

“아, 진짜 수위 넘는 채팅은 바로 차단 박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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