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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 미소년이 살아남는 법-18화 (18/413)

〈 18화 〉 순결한 척하는 걸레 택시기사 아가씨.

* * *

18

순결한 척하는 걸레 택시기사 아가씨.

“야, 뺀질이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택시기사 아가씨의 스타킹을 보며 야한 망상에 빠져 있다가 확 깼다.

“이병! 유시현. 시정하겠습니다!”

“시정은 무슨 얼어 죽을. 여기 군대 아니거든.”

“아, 진짜. 동철차장님. 뺀질이라고 하지 좀 마세요. 병장님이 뺀질이라고 부르면 자꾸 군대 있을 때 말투 나온단 말이에요.”

“거참, 새끼도. 뺀질이를 뺀질이라고 하지. 뭐라 불러 그럼. 안 그래도 뺀질이였는데 지금은 얼굴까지 아주 그냥 기생오라비처럼 뺀질~ 뺀질~.”

내 미소년 얼굴이 질투나나 보다.

“차장님도 참. 제가 여자들한테 인기 많으니까 질투 나서 그러시는 거죠?”

“뭐? 임마! 내가 그렇게 속 좁은 놈인 줄 알아. 일 없어 자샤.”

“에이, 차장님 삐졌네. 아까 경차 서장이 차장님만 빼고 나랑 성현대리님한테 따님 소개시켜준다 해서 삐진 거죠? 맞죠?”

“아니라니까. 자식이 자꾸.......”

어. 동철차장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간다.

상처받았나.

“에이 농담이에요. 차장님도 머리 좀 크고 탈모 있는 것 빼고는 남자답게 생겼잖아요. 기다리면 누군가 나타나겠죠.”

“야, 나 진짜. 어떻게 죽기 전에 여자라도 한 번 사겨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못생긴 게 죄도 아니고. 진짜.”

그런데 우리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택시기사 아가씨가 뒤를 슬쩍 돌아봤다.

“그 귀엽게 생기셨는데........”

목소리가 작았다.

동철 차장이 되물었다.

“네?”

“아니요. 그쪽도 충분히 귀엽게 생기셨다고요.”

택시기사 아가씨의 얼굴이 수줍게 달아올랐다.

동철차장의 입이 도라에몽처럼 크게 벌어졌다.

“저, 저요?”

“네.......”

설마 이렇게 예쁜 택시기사 아가씨가 동철차장을 마음에 들어 한다고?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그, 요즘 남자들은 유약한데, 그쪽 분은 대게 카리스마 있고 목소리도 호탕하시고. 머리도 큰 게 장군감 같고.......”

동철차장의 입이 뇌를 가볍게 스킵하고 움직였다.

“결혼합시다.”

“네? 겨, 결혼이요?”

아, 진짜 차장님!

힘들게 건진 물고기도 다 도망가겠어요.

그런데 의외로 택시기사 아가씨는 그렇게 싫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도 먼저 만나봐야 하지 않을까요. 야스 궁합도 봐야 하고....... 아, 오해하시겠다. 절대 그쪽이랑 야스만 하고 싶어서 만나고 싶다고 한 건 아니에요. 저 그렇게 원나잇만 좋아하는 여자 아니거든요. 진짜 그런 여자 아니에요.”

택시기사 아가씨가 각선미 잘 빠진 다리를 비비 꼬았다.

아무리 봐도 야스 마려운 것 같았다.

“합시다! 궁합 맞춰 봅시다. 오늘 밤 당장!”

동철차장이 달아올랐다.

“아, 저 진짜 그런 여자 아닌데. 어머, 벌써 양재네.”

성현대리가 넉 나간 얼굴로 말했다.

“저기서 우회전이요. 금마아파트 a동이요.”

“아, 네....... 저기 그쪽 머리 크신 분 혹시 연락처 있으면 좀.”

“여기요!”

동철차장이 명함을 바로 건넸다.

“네.......”

택시기사 아가씨가 명함을 한 손으로 받아서는 동전 통에 올려놨다.

­끼이익!

은마아파트에 도착했다.

그런데,

키가 큰 모델 같이 섹시한 여자가 택시를 응시했다.

그러더니 성현대리를 발견하고는 울면서 달려왔다.

“여보오!!! 내가 잘 못 했어요. 제발 도망가지 말아요. 네! 흐흑”

지저스 크라이스트!

저 모델이 성현대리의 와이프라고?

키는 182CM정도다.

눈은 에메랄드를 박은 듯 반짝 거렸다.

마스크는 서구적이고 시원시원했다.

한국말을 안 하면 마치 스페니쉬 잡지 모델처럼 보일 정도다.

적당히 태닝한 구릿빛 피부가 섹시미를 더해 준다.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드레스로 풍만한 가슴이 출렁거린다.

적어도 C컵이다.

그런데 허리는 또 잘록하고 뱃살 하나 없다.

운동으로 탄탄하게 다져진 몸이다.

결코 아이까지 하나있는 결혼한 여자라고 믿기 힘든 몸매다.

갑자기 성현대리가 부러워진다.

저런 와이프라면 하루 종일 야스 당해도 괜찮다.

아니 당하고 싶다!

동철차장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눈에서 불꽃이 튄다.

그런데.

­부르르릉!

동철차장의 핸드폰이 울린다.

메시지였다.

메시지를 읽은 동철차장의 눈에서 꿀이 떨어진다.

씨발!

뭐지?

“여보. 밤에 위험하게 왜 나와 있어.”

스페니쉬 뺨치는 모델 여자가 성현대리를 꽉 껴안는다.

아니 정확하게는 성현대리가 그녀 품에 안겼다.

아기처럼.

“자기. 내가 미안해요. 진짜. 자기가 요즘 자꾸 피곤하다고 섹스도 안 해주고 피하니까, 너무 성욕이 쌓였었나봐. 흑흑. 자기야 나 버리지 마. 내가 모든지 다 할게. 자기 거 핥으라면 핥고, 빨라면 빨게. 매일 메이드 복도 입고, 경찰복도 입어서 자기 즐겁게 해줄게. 나, 자기 사랑하는 거 알지. 자기 밖에 없어 진짜. 자기가 나 버리면 나 진짜 죽어 버릴 거야. 자기 고추 없는 세상 나 혼자 외로워서 어떻게 살아.”

성현대리가 휴우 한숨을 쉬었다.

“여보, 그러면. 자꾸 나한테 섹스하자고 강요 안하는 거야. 나도 자기 이해하는데, 나도 내 생활이 있잖아. 회사 생활이 얼마나 피곤한데.”

“알겠어 자기야. 다신 안 그럴게. 내가 미안해요. 우쭈쭈쭈...... 그리고 자기 그 회사 다닐 필요 없다니까. 내가 아빠한테 말해서 우리회사 이사 자리 하나 만들면 되잖아. 왜 자꾸 일하겠다고 고집을 부려!”

뭐, 뭐야!

알고 봤더니 성현대리 다이아몬드 수저 아내를 둔 남자였던 거야?

“여보야. 여보, 아버지 회사는 아버지 거고. 나는 낙하산 싫어. 우리 이 얘기 몇 번이나 했잖아. 이제 그만하자. 오늘밤에는 진짜 나 건드리지 않는 거야. 피곤해.”

“자기야, 알겠어. 화내지마 응? 내가 자기 화난 거 같아서 까르띠에 시계 하나 사놨어. 집에 가서 손목에 해 봐. 응? 그리고 나 오늘 딱 한번 만 주면 안 돼? 진짜 딱 한 번만. 자기야~ 제발!”

“아, 알겠어. 집에 가서 얘기해. 회사사람들 차 안에서 기다려. 인사만 하고 금방 올게.”

“알겠어. 자기야. 사랑해~”

성현대리가 터벅터벅 걸어왔다.

“아휴. 진짜 세상사는 게 힘드네. 또 저렇게 애교 떠니까 용서해 줘야지.”

씨발!

이 세계에 떨어져서 진짜 계 탄 거는 내가 아니고 성현대리 같은데.

“성현아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까, 재수씨도 저렇게 모델처럼 키가 커지고 예뻐지고 재수씨 집이 갑자기 부자가 된 거야?”

성현 대리가 머리를 긁적였다.

“아니요. 원래 와이프가 저렇게 생겼는데요, 키는 원래 175정도였는데 지금이 더 크긴 하네요. 집안도 똑같죠 뭐. 제 키가 작아진 거 말고는 변한 게 별로 없는데요? 하아. 참 이 숏 다리로 어떻게 살라고. 세상 사는 게 힘들어요. 동철이형 그죠?”

“야, 이 개새끼야! 뒤질래? 앙! 야이 씨발! 야! 어제 나랑 시현이가 네 계좌로 입금한 돈 다 가져와. 이 모델 와이프를 둔 양아치 재벌 집 사위새끼야. 아나 이런 양아치를 봤나 진짜!”

동철차장이 성현대리의 목을 잡고 조르기 시작했다.

“아, 아야야. 형 아파요. 아, 숨 못 쉬어. 숨! 시현아 동철이형 좀 말려봐!”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성현대리님.”

“어?? 어? 케...켁”

“그 동안 좋은 세상 혼자 다 살았으면 이제 그만 하직 하실 때도 됐죠. 모델 와이프를 둔 재벌 집, 사위 양아치 형님.”

와 그런데 성현대리는 무슨 조선시대 청렴결백 선비도 아니고.

와이프가 재벌집 딸인데 낙하산이 싫다고 이사자리를 마다했다?

그리고 그 미친년들이랑 같이 3년이나 회사생활을 했단 말이야?

진짜 그 정신력 하나는 진짜 인정 해 줄만 했다.

성현대리가 와이프랑 들어가자 택시기사 아가씨, 나, 동철차장 셋이 남았다.

“야, 뺀질이 자리 좀 바꾸나.”

“네.”

갑자기 자리는 왜?

동철차장이 택시기사 아가씨 옆에 앉았다.

“그 아가씨가 보낸 메시지 읽었는데, 이제부터 진짜 자기라고 불러도 돼요?”

아, 뭐야.

아까 메시지 읽고 눈에서 꿀 떨어지더니.

택시기사 아가씨가 보낸 메시지였어?

“뭘 그런 걸 물어보고 그래, 자기야. 아잉>..

아이씨.

택시기사 아가씨랑 메시지로 무슨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분위기는 벌써 사귄지 1년 된 커플이다.

“그럼 나도 이제부터 아가씨, 자기라고 부른다. 자기!”

벗겨진 머리까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아 씨발 진짜. 꼴 받아서 못 봐주겠네.

“자기야. 그런데. 자기 거 진짜 그렇게 커? 나 사실 남자랑 섹스 하는 건 처음인데. 아픈 거 아니지?”

뭐야? 벌서 모텔가기로 정한 거야?

“자기는 나만 믿으면 돼. 내가 안 아프게 리드 할 테니까.”

“진짜? 자기만 믿어. 아잉. 자기 나 운전하느라 근육이 뭉쳐서 그러는데, 가슴 좀 만져주면 안 돼?”

와! 씨발.

생긴 건 존나 순결하게 생긴 아가씨가 내 뱉는 말은 야동이네?

동철차장이 두근두근 거리며 택시기사 아가씨의 가슴에 손을 뻗었다.

“이, 이렇게?”

“아앙. 자기야. 좀 더 부드럽게 유두를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아아앙.”

저기요. 뒤에 사람 있거든요?

­허, 험!

일부로 기침 소리를 냈다.

“야, 시현아. 너희 동네 근처잖아. 내려서 걸어가지 않을래?”

이건 뭐 말이 부탁이지 거의 반 강제였다.

사실 다 오긴 했다.

“아, 예. 예. 와이프도, 자기도 없는 뺀질이는 빠져드리겠습니다. 택시비는 차장님이 내세요. 아 진짜 토요일 밤에, 여자 친구도 없는 놈은 집에서 야동 보면서 딸이나 잡아야죠. 눼, 눼, 여기 내려주세요.”

­끼이익~!

택시가 멈췄다.

그리고 택시기사 아가씨가 요염하게 나를 쳐다보며 혼잣말했다.

“아잉, 나 3썸으로 첫 경험하는 것도 괜찮은데.”

헉.

아무리 봐도.

이 택시기사 아가씨 졸라 밝히는 거 같은데.

첫 경험은 개뿔.

물론 택시기사 아가씨 정도의 외모라면 3썸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동철 차장의 꼬추도 봐야 한다.

그건 사양이다.

그리고 동철 차장의 눈이 증오로 불타오른다.

에이, 3썸은 무슨.

야동보고 딸이나 잡자.

택시에서 내려 재빨리 집으로 뛰어갔다.

씨바알!!!

나만 토요일 밤에 여자 없어!

내가 무슨 순결의 상징 유니콘도 아니고.

지금 이곳은 자진 가진 남자가 왕인 남녀역전 세계다.

나는 미소년에 자지도 대물이다.

황금 같은 토요일 밤이다.

집에서 야동 보고 딸이나 잡아야 하다니.

아, 진짜 뿔 받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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