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3화 〉 2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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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르디아를 떠나기 전에 가르탱을 만나기로 했다.
한동안 만나지 않아서 안부가 궁금하기도 하고 제르디아 기사단이 내 촉수군대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을 하고 있는지 떠보기 위해서다.
가르탱과 약속시간을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내가 세르자를 소환해서 녀석의 발에 편지를 묶어 보내고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서 가르탱이 마차를 보내주었다.
사적인 만남이라서 그런지 기사단의 마차가 아니라 개인소유의 마차를 보냈다.
호화롭기 짝이 없는 디자인을 보아하니 정말 비쌀 것 같다.
마차는 아직도 복구공사가 진행 중인 제르디아 기사단 본부로 향했다.
거대 인면어의 공격과 노먼의 어리석은 선택 때문에 제르디아 기사단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던 날이 떠오른다.
그나저나 프리실라는 잘 지내고 있으려나?
나는 프리실라에게 편지를 써서 다시 한 번 세르자에게 맡겼다.
그 사이에 마차는 기사단 본부에 도착했고, 나는 어느 기사의 안내에 따라서 기사단장 집무실로 향했다.
지나가다가 마주치는 사람들 대부분이 내게 인사를 건넸고, 그 중에서 나와 안면이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반가워했다.
나는 그 사람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거나 인사를 나누느라 짧은 거리를 가는데도 시간이 제법 오래 걸렸다.
내가 가르탱의 집무실 앞에 도착했을 땐 너무 많은 사람들과 인사를 주고받아서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가르탱은 내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직접 집무실의 문을 열어서 나를 반겼다.
“레베카! 하하핫! 정말 반가워, 친구.”
“응! 나도 너무너무 반가워.”
나는 가르탱과 포옹을 하면서 친구와의 만남을 자축했다.
가르탱이 남자이긴 해도 여자에겐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서 그를 단둘이서 만나도 아무런 부담이 없어서 좋다.
실제로 가르탱에 대해서 알고 있는 내 사랑들은 내가 그를 만난다고 하니 아무런 걱정도 없이 보내주었다.
키아라는 다른 친구들의 반응에 처음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가르탱의 성정체성에 대해서 알고 나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오랜만에 가르탱을 만나니 정말 기분이 좋다.
가르탱은 나를 집무실 안으로 들이고, 문을 굳게 닫았다.
그러고는 날 위해서 따뜻한 커피를 내왔다.
“가르탱, 그동안 잘 지냈어?”
“기사단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서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보람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
“네가 보람을 느낀다니 다행이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네 여행길은 어땠어?”
“뭐, 이것저것 사건에 휘말리긴 했었지만 새로운 애인을 얻어서 만족하고 있어.”
“또? 너 정말 재주도 좋다. 난 아직도 옆구리가 허전한데 말이야.”
가르탱은 나에게 부러움으로 가득한 시선을 보냈다.
그는 자유롭게 연애를 하는 나를 언제나 부러워했는데, 오늘은 그런 감정이 더 큰 것처럼 보인다.
“유감스럽게도 내가 아는 남자들 중에서 너랑 취향이 같은 사람이 없더라. 만약 그런 사람이 있었더라면 널 소개시켜줬을 텐데.”
“나 같은 사람이 흔한 건 아니니까 어쩔 수 없지. 그래서 이번 애인은 어떤 면이 마음에 들었어?”
“가슴...”
“풉! 아무리 내 앞이라도 그렇지 너무 솔직한 거 아니야? 푸하하하!”
가르탱은 처음엔 웃음을 참는 시늉을 했지만 결국에는 큰소리로 웃어댔다.
작은 몸뚱이에서 어쩜 저리도 큰 목소리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웃지 마. 너도 키아라를 직접 만나보면 알겠지만 진짜 장난 아니라고.”
“그래, 그래. 푸흡! 네 성격에 단순히 가슴만 보고 사귀는 건 아니겠지. 아무튼 축하한다. 그런데 앞으로 애인을 몇 명이나 더 만들 계획이야?”
“여기서 끝낼 거야. 더 이상은 감당 못할 것 같거든.”
“나는 네가 1백 명의 부인을 거느렸던 셀라드리스 4세를 우상으로 삼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네.”
“야! 너 대체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리고 난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다고. 진짜 부인이 그렇게 많았어?”
“진지하게 말해서 확실하게 밝혀진 부인들만 따지면 12명이고 나머지는 후대에 붙인 과장이라고 볼 수 있어. 아무튼 난 네가 4명에서 끝낼 줄은 몰랐다는 거야. 내가 보기에 10명은 충분히 채우고 남을 것 같았단 말이지.”
“난 단순히 예쁜 트로피를 수집하는 게 아니라 진심을 다해서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을 원해. 하렘을 만든 주제에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레베카, 너라면 네 애인들에게 분에 넘치는 사랑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어.”
가르탱은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서 나에 대한 신뢰로 가득한 눈빛을 보내왔다.
분명 나보다 작은 사람인데도 뭔가 나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
“고마워. 그런데 가르탱, 엘리자베스에 대한 소식은 없어?”
“얼마 전에 제르디아로 돌아왔다가 다시 코르셰핑으로 떠났어.”
“내 다음 목적지가 코르셰핑인데 우연치고는 정말 기가 막히네.”
“그래? 안 그래도 널 엄청나게 보고 싶어 하던데 잘 됐네. 코르셰핑에는 2달 정도 머무를 예정이라니까 시간을 잘 맞춰보도록 해.”
“그 정도면 충분히 여유롭게 만날 수 있지.”
나는 마침 엘리자베스가 코르셰핑으로 갔다는 소식이 너무나도 반갑게 느껴졌다.
엘리자베스를 만나면 그녀에게 맡겼던 흑검의 분석결과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워낙에 아름다운 사람이니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기도 하지.
나보다 가슴이 좀 더 크기도 하고.
“아참, 너랑 엘리자베스의 위장결혼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어?”
“그게... 엘리자베스가 불임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서 그럴 필요가 전혀 없어졌어.”
“뭐? 정말 뜬금없는 상황이네.”
나는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난데없이 불임판정이라니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엘리자베스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건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정작 본인은 완전히 해방이라면서 엄청나게 즐거워했지만 말이야.”
“하긴 황실로부터 결혼하라는 압박을 받을 이유가 완전히 사라졌을 테니.”
“맞아. 그래서 내가 이젠 자유롭게 연애를 해서 좋겠다고 하니까 지금은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연애를 할 틈이 없다고 그러더라.”
“엘리자베스가 일중독증세가 있긴 하지. 덕분에 이것저것 좋은 걸 얻기도 했고.”
“단순히 일중독은 아니야. 엘리자베스가 보기엔 철이 없는 사람이지만 제국을 지켜야한다는 사명감이 엄청 큰 사람이야. 그래서 쉬는 시간까지 쪼개서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지. 이번에 네가 준 물건을 분석하기 위해서 하루도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기도 하고.”
“엘리자베스의 건강은 괜찮아? 혹시 불임이 된 것도 과로 때문에...”
“아, 그건 아니야. 타고난 체질 때문에 그런 건데, 그게 뒤늦게 밝혀진 것뿐이라고 하더라. 아무튼 건강에는 전혀 지장 없으니 안심해. 정 걱정되면 코르셰핑에서 만나거든 어리광을 제대로 받아주도록 해.”
“그건 어렵지 않지.”
나는 말은 간단하게 했지만 엘리자베스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겉으로는 멀쩡한 척을 해도 속으로는 엄청나게 슬퍼할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최대한 빨리 코르셰핑으로 가야할 것 같다.
“그런데 가르탱, 요즘 제르디아에는 별 일 없어?”
“큰 문제는 없어. 단지 키다리 괴물을 봤다는 목격담이 늘어나고 있어서 걱정이야. 처음에는 늘 그렇듯 헛것을 본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특정지역에서 일정한 형태를 가진 괴물을 목격했다는 동일한 증언이 계속 쌓이는 건 무시할 수 없지.”
이런, 이미 상급 악마촉수가 사람들의 눈에 제대로 띄어버린 모양이다.
하긴 주변을 지속적으로 정리하고 있는데 안 들킬 수는 없겠지.
“그런데우리가 아직 병력이 많이 부족해서 확실하지도 않은 일에 인력을 분배할 수는 없어. 솔직히 말해서 현재 제르디아 기사단의 능력으론 영지의 치안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거든.”
“사람을 더 뽑을 수는 없어?”
“기사단은 아무 사람이나 단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아. 새로운 단원도 충분한 훈련과 인성교육을 받은 뒤에나 실제 임무에 투입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려. 그래서 지금으로선 일부 임무를 모험가길드나 현상금사냥꾼길드에게 맡기고 있지.”
“그렇구나. 그럼 모험가길드에서 괴물에 대한 소문을 조사하고 있겠네?”
“마침 오늘 아침에 의뢰를 맡긴 참이야. 조만간에 결과가 나오겠지.”
이거 아무래도 빨리 이사를 해야 할 것 같다.
모험가들은 돈을 많이 주는 만큼 더 열심히 움직이는 사람들이고 기사단은 항상 많은 보수를 주니 말이다.
나는 촉수관리창을 열어서 상급 악마촉수에게 촉수동굴에서 어느 정도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배회를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나머지 악마촉수들에게는 하던 일을 멈추고 촉수동굴 근처에 남아있는 흔적을 모두 지운 뒤에 동굴의 가장 깊은 곳에서 대기하라고 명령했다.
지도창에는 악마촉수들이 내 명령에 따르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가르탱, 만약에 그 괴물이 실존한다면 어떻게 할 거야?”
“위험하다면 제거하겠지만 단순한 야생동물이라면 그럴 필요가 없겠지. 하지만 사람들의 증언에 묘사되는 모습이나 최근에 사테르디아에서 벌어진 비극을 떠올리면 야생동물이 아닐 거라는 예감이 들어.”
“그렇구나. 그런데 목격담은 어느 지역에서 제일 많았어?”
“제르디아의 북서쪽에 있는 산과 인근 숲이야. 원래 사람들의 왕래가 없는 곳인데 몇 달 전부터인가 희귀한 약초가 많다는 소문이 돌아서 사람들이 종종 드나들기 시작했어.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괴물에 대한 목격담이 발생하고 점점 빈도가 늘어났지.”
보아하니 내가 상급 악마촉수를 휘하에 둔 이후로 괴물을 봤다는 사람이 생겨난 것 같다.
하긴 키가 5미터가 넘는데 어떻게 눈에 안 띌 수가 있겠어.
“네가 시간이 많으면 도와달라고 하고 싶은데, 넌 여행을 하느라 바쁜 사람이니...”
“맞아. 내가 좀 바쁘긴 해. 딱히 돈이 급한 것도 아니고. 그래도 네가 위험한 상황이라면 언제든지 도와줄 수 있으니 그땐 절대로 부담가지지 말고 도움을 청해.”
“그래. 그 마음 고맙게 받아들일게.”
“친구 사이에 그 정도는 기본이지. 그런데 내 생각엔 그 괴물을 자극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지금까지 사람을 공격했다는 말은 없는데 괜히 자극할 필요는 없잖아.”
“죽은 사람은 제보를 할 수 없으니 그게 사람을 해치는 존재인지 아닌지는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어. 자칫 안일하게 대처했다가는 백성들이 큰 피해를 입어.”
가르탱은 정론에 가까운 말을 했지만 정작 악마촉수들을 통제하는 내 입장에선 답답했다.
기사단 입장에선 괴물을 봤다는 목격담이 계속 제보되는데 마냥 무시를 할 수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내가 그거 다 내 부하들이니 안심하라고 말할 수도 없으니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마는 것이다.
내가 어떤 말로 가르탱을 구슬려서 탐사를 중지하도록 할지 고민하는 사이에 누군가 문을 두드리더니 영주가 곧 기사단 본부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자 가르탱의 얼굴은 순식간에 일그러지고 말았다.
저건 분명 업무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의 그것이었다.
“사전에 아무런 통지도 없이 오시다니 뭔가 또 괜한 불만이 생기신 모양이군. 레베카, 미안하지만 대화는 여기서 끝내야할 것 같아.”
“어쩔 수 없지 뭐. 윗사람이 멋대로 굴면 답이 없잖아.”
“그러게 말이야.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랑 이렇게 만나서 대화를 나눠서 정말 기뻤어. 다음에는 아예 내 집에서 파티를 열어보자고.”
“좋아! 기대하고 있을게. 다음에 또 만나자. 건강하게 잘 지내.”
나는 가르탱과 아쉬운 마음이 담긴 포옹을 한 뒤에 집무실에서 나왔다.
영주만 아니었다면 어떻게든 가르탱을 구슬려서 여유롭게 이사를 할 시간을 벌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난 기사단 본부를 나와서 사람이 없는 곳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바로 촉수동굴로 워프해서 상황을 직접 살펴보기로 했다.
난 일단 정찰드론과 무장드론들을 소환해서 촉수동굴 주변을 감시하도록 명령했다.
그런 뒤에 지도창을 열어서 드론들이 사람을 포착하는 즉시 마킹을 해서 그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했다.
기사단의 의뢰를 받은 모험가들은 서너 명씩 무리를 지어서 숲을 샅샅이 뒤지고 있었는데, 아직까지는 촉수동굴과는 동떨어진 곳이라 다행이다.
나는 모험가들이 엉뚱한 곳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동안 급한 대로 이사를 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했다.
하지만 이곳을 제외하면 모두 사람의 눈에 띌 가능성이 높은 곳이고 모험가들이 숲을 포위하듯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그렇다면 아예 동굴의 문을 봉쇄하는 수밖에 없겠어. 상급 악마촉수는 계속 이동시키면서 교전을 피하게 만들고.’
나는 일단 촉수동굴 밖으로 나온 뒤에 악마촉수들에게 모든 동굴입구를 틀어막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상급 악마촉수에게는 더욱 깊은 숲으로 들어가도록 명령했다.
모험가들의 장비로는 동굴 입구를 막은 바위를 감당할 수 없고, 깊은 숲에는 위험한 것들이 득시글거리니 감히 들어가지는 못할 것이다.
“그냥 처음부터 완전히 꽁꽁 숨어버리는 방법을 택할 걸 그랬네. 하지만 이건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하니 해결책을 찾아야해.”
나는 타바란을 소환한 뒤에 그것을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그리고 제르디아로 가면서 해결책을 고심해보았다.
재창조교단 본부를 습격할 것을 생각하면 아예 코르셰핑 지방으로 이사를 가야한다.
하지만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장거리 이사를 하는 것은 너무 눈에 많이 띄는 행동이기 때문에 소환스킬을 이용하여 딱 필요한 개체들만 골라서 이사를 시킬 것이다.
소환스킬의 한계 때문에 결과적으로 하급 악마촉수들을 모두 버리고 녀석들에게 자결명령을 내리게 되겠지만 그것들은 금방 복구할 수 있으니 아까울 것도 없다.
나는 악마촉수를 통제하는 군체의식에게 해가 떠있을 때는 동굴의 입구를 봉인하고 밤에만 하급 악마촉수들을 밖으로 내보내서 식량을 비축할 것을 명령했다.
이런 식으로 어떤 작업도 없이 병력을 먹여 살리는 일에만 집중하면 내가 코르셰핑에 도착할 때까지는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다.
혼자 깊은 숲으로 들어가도록 명령한 상급 악마촉수를 돌보는 일은 내가 주기적으로 녀석을 소환해서 치트가방에 있는 식량을 먹인 뒤에 돌려보내는 식으로 대처할 것이다.
“언젠가는 이렇게 번거로운 일이 발생할 거라고는 생각했었지만 막상 당하니 생각보다 굉장히 귀찮네. 가르탱, 안 그래도 바쁜데 그냥 대충 넘어가지 그랬어.”
나는 이 자리에 없는 가르탱을 괜히 원망하면서 타바란을 제르디아의 성문 근처의 공터에 착륙하도록 명령했다.
내가 이동을 하는 사이에 모험가들이 촉수동굴 가까이 다가왔다.
나는 정찰드론에게 시야공유를 사용해서 그 사람들의 움직임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열심히 주변을 살펴보다가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막힌 지 얼마 되지 않은 동굴입구를 기웃거렸다.
난 이러다 들킬 것 같아서 상급 악마촉수에게 최대한 크게 포효를 내지르도록 명령했다.
그러자 모험가들이 동굴에 흥미를 잃고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것 참 번거롭게 하네. 빨리 코르셰핑으로 가서 이런 귀찮은 일에서 벗어나야지.’
나는 속으로 불만을 늘어놓으며 내 사랑들이 기다리고 있는 특수상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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