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화 〉 18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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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음날 아침 일찍 오거 부락에서 출발하여 오후 늦게 볼르디아에 도착했다.
처음에는 생존자들을 데리고 위험한 숲을 지나서 볼르디아까지 걸어가려면 최소한 이틀에서 사흘 정도는 걸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운 좋게도 숲을 빠져나오자마자 마침 마물퇴치를 하고 귀환하는 볼르디아 기사단 병력과 마주쳤었다.
그들은 내가 명예기사라는 신분을 내세우기도 전에 알아서들 생존자들을 자신들의 말이나 마차에 태워주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마차에 자리를 만들어주어서 도시까지 편하게 쉬면서 갈 수 있었다.
우리는 볼르디아에 도착하자마자 생존자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그녀들은 생명의 은인인 나에게 어떻게든 보답을 해주고 싶어서 안달이었지만 나는 모든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생존자들이 그런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된 근본적은 이유는 바로 내가 만든 설정 때문이라서 양심에 찔렸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절대로 공짜로 일해주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동전 한 푼이라도 보상을 받았겠지만 이젠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레베카님, 어제도 약속을 드렸지만 저희 디베르 가문의 농장에서는 언제든지 여러분을 환영해드릴 테니 사테르디아에 오시면 꼭 들러주세요.”
“물론이죠. 호텔도 좋지만 그런 개방되고 활기찬 곳에서 며칠 정도 머무르면 정말 즐거울 것 같거든요.”
“분명 만족하실 수 있을 거예요. 어제, 오늘 이틀 동안 정말 많은 신세를 졌고 은혜를 입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몸 건강히 잘 지내시기를 항상 기도할게요.”
마리는 허리까지 숙여가면서 내게 고맙다는 인사를 해주었고, 나는 고개를 드는 그녀에게 포옹을 해주었다.
내 갑작스러운 포옹에 마리는 눈물을 살짝 글썽이면서도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나는 다른 생존자들과도 한 번씩 포옹을 해준 뒤에 그들을 떠나보냈다.
난 기사단 본부에서 나오기 전에 그들에게 수습한 희생자들의 신원확인도 맡기는 일도 잊지 않았다.
기사단 측에서는 마족을 처리하고 사람들을 구해낸 우리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고, 보상금도 약속했다.
난 보상금도 좋지만 부디 생존자들과 희생자들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렇게 내가 해야 할 일을 다 마친 뒤에야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숙소를 향해 옮길 수 있었다.
“레베카님, 어제부터 고생이 많으세요.”
“그러게. 조금 피곤해도 싫지는 않아.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건 좋은 일이니까.”
“우리가 사랑하는 주인님은 어쩜 이리도 멋진 사람인지 모르겠어요.”
라우라는 굉장히 낯간지러운 소리를 하면서 씩 웃었다.
난 단번에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고, 그 모습을 본 내 사랑들은 다들 키득키득 웃었다.
아주 그냥 날 놀리는데 재미가 들린 모양이다.
“부끄러우니까 너무 그렇게 띄워주지는 마. 그런데 아직도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구나?”
“노예로써의 주인님이 아니라 메이드로써의 주인님이니까 같은 단어라도 결이 완전히 다른 거예요.”
“음...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고.”
“혹시 주인님이라는 호칭이 마음에 안 드시면 앞으로 다르게 불러드릴까요?”
나는 라우라의 질문에 잠시 고민을 좀 해봤다.
당장 떠오르는 호칭은 단연코 ‘언니’다.
하지만 내가 자궁문신도 모자라 엄한 곳에 피어싱까지 하게 만든 사람들을 상대로 언니라는 말을 들으면 죄책감이 들 것 같다.
그렇다고 반말을 하라고 할 수도 없으니 그냥 없던 일로 해야겠다.
“생각을 좀 해봤는데 평소대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저희들도 지금이 좋아요. 그런데 새로운 스킬은 확인해보셨나요? 어제 그 상자를 손에 넣으신 뒤로 한 번도 그것에 대해서 언급을 하질 않으시네요.”
“아, 맞다. 생존자들에게 신경을 쓰느라 중요한 일을 깜빡하고 있었네. 숙소에 돌아가서 확인해봐야겠다.”
나는 멋쩍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보통은 새로운 스킬을 얻으면 그게 뭐든 간에 여유가 생기면 바로 확인을 해볼 텐데 이번엔 그럴 여유를 느낄 틈이 없었다.
라우라의 말을 듣고 나니 괜히 마음이 급해졌고, 발걸음을 재촉하여 하루 동안 자리를 비웠던 호텔 앞에 도착했다.
나는 호텔로 들어가자마자 곧장 마법승강기를 타고서 숙소가 있는 꼭대기층에 도달했다.
그리웠던 숙소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익숙한 냄새가 났고, 난 가방도 풀어놓지 않고 그대로 침실로 직행하여 푹신한 침대에 드러누웠다.
너무너무 편안해서 이대로 눈을 감아버리면 바로 잠이 들어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힘겹게 얻은 스킬을 직접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나는 상자를 열어서 스킬북을 꺼냈고, 그것을 펼치자마자 사라졌다.
잠시 당혹감이 느껴지긴 했지만 스킬창에 새로운 스킬인 유사기능통합이 등록된 것을 보고 안심했다.
설명에 따르면 비슷한 기능을 가진 스킬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고 한다.
단순히 스킬을 합치는 게 아니라 업그레이드가 될 줄이야.
생각보다 쓸 만한 스킬인 것 같다.
시험 삼아서 스킬을 사용해보니 통합이 가능한 스킬들의 목록이 눈앞에 떠올랐다.
나는 일단 시험 삼아서 인류탐지스킬과 맹수추적스킬을 합쳐보았다.
그러자 두 스킬이 스킬창에서 사라지고 적대생물추적이라는 새로운 스킬이 등록되었다.
기존에는 인류와 맹수만 추적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내게 직접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는 생물들을 종류와 관계없이 모두 지도창과 미니맵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덕분에 마족이나 마물을 추적하려고 별도의 스킬을 얻을 필요가 없어졌다.
그리고 기존에 내가 받았던 특수스킬이 사라지자 새로운 특수스킬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나는 라우라로부터는 은신스킬을 얻었고, 이리스로부터는 흔적감지스킬을 받았다.
은신스킬은 말 그대로 몸을 숨기거나 군중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보다 쉽게 추적을 회피할 수 있는 스킬이다.
만약에 누군가에게 쫓기는 일이 생기더라도 금방 추적을 뿌리치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나와 베로니카 언니가 다리우스 용병단에게 쫓길 때 이 스킬이 있었더라면 언니가 다칠 일도 없었을 텐데 아쉽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얻은 게 어디야?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것들을 고려해보면 분명 언젠가 요긴하게 쓸 일이 생길 거다.
그리고 흔적감지스킬은 내가 추적하고자 하는 목표가 남긴 발자국, 냄새, 피, 지문 같은 것들이 다양한 색으로 보이는 스킬이다.
예를 들어서 내 물건을 훔친 도둑을 잡고자할 경우에 도둑이 남기고 간 각종 흔적들이 내 눈에 고스란히 보여서 굳이 열심히 뛰어가질 않아도 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제아무리 신출귀몰한 사람이라도 이 스킬을 사용하면 하늘 높이 날아가거나 순간이동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에야 결국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엘카힘을 다시 만날 일이 생긴다면 흔적감지스킬을 써서 반드시 잡아낼 것이다.
‘둘 다 마음에 드는 스킬이야. 그나저나 역시 날개 길들이기랑 드론소환, 촉수소환은 전부 소환과 관련된 스킬이라도 합쳐지질 않는 구나. 당연한 일이긴 하지.’
나는 목록에 없는 소환스킬에 미련을 가지지 않았다.
그것들은 합쳐지는 게 더 이상할 정도로 시스템이 달라서 아쉬울 게 전혀 없었다.
나는 이어서 다른 스킬들도 합쳐보았다.
우선 각 총기별로 나뉘어져있던 숙련스킬을 합쳐서 총기숙련으로 만들었다.
업그레이드되는 것은 없었지만 어떤 총기를 사용하든 숙련도를 공유하게 되었다.
사용빈도가 떨어진 마력권총으로 따로 사격훈련을 하질 않아도 다른 총기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실력이 유지가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질병저항과 독저항을 합치니 상태이상저항 스킬로 바뀌었다.
다분히 게임스러운 이름을 가진 이 스킬은 내 몸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모든 종류의 유해물질과 질병, 저주마법에 대한 저항력을 가지게 해준다.
예를 들어 석화마법에 걸린다 하더라도 오랫동안 움직일 수 있고, 환각이나 세뇌에도 훨씬 더 잘 버텨낼 수 있는 것이다.
잠깐, 그럼 이거 술에도 거의 안 취하게 되는 건가?
알코올이 몸에 해로운 건 엄연한 사실이니 말이다.
뭐, 이건 나중에 마셔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지.
그리고 나는 신속조준과 약점조준을 합쳐서 자동조준스킬을 만들고, 제압사격과 무장해제를 합쳐서 완전제압스킬로 재탄생시켰다.
자동조준스킬은 전방에 적이 나타나면 내가 의식하기도 전에 적의 약점을 향해 조준하게 만드는 스킬이다.
기습공격에 대한 대처가 자동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인질극처럼 무고한 사람이 뒤섞인 상황에서도 안심하고 방아쇠를 당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완전제압스킬의 경우엔 제압대상으로 설정한 상대방에게 총알을 쏘더라도 다치지 않고 그대로 마비되어 쓰러지게 만들 수 있는, 일종의 스턴건에 가까운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굳이 제압탄을 쓰지 않아도 간단하게 상대방을 무력화시켜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는 거다.
하지만 기존의 제압사격이나 무장해체스킬처럼 상급마물과 같은 너무 강한 적들에게는 통하지 않기 때문에 구도자를 상대할 때도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피를 흘릴 필요가 사라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본다.
난 마지막으로 마법갑옷숙련과 마법방패숙련을 합쳐서 마법방어구숙련으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이름 때문에 실망했지만 이름과는 달리 마법으로 작동하는 모든 종류의 방어구에 해당되는 스킬이다.
마법방어구숙련스킬도 총기숙련스킬처럼 업그레이드되는 것은 없지만 기존의 마법방어구와 마법갑옷, 마법방패 뿐만 아니라 바디슈트의 성능도 향상시켜준다고 한다.
나는 이걸 마지막으로 스킬창을 닫았다.
애초에 보유하고 있는 스킬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오래 걸릴 것도 없었다.
그나저나 계속 스킬창을 들여다보고 있었더니 눈이 아프고 하품이 계속 나온다.
하지만 뭔가 자기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침대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그러고는 침실에서 나와 내 사랑들이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는 거실로 나와서 라우라 옆에 앉았다.
어제부터 나도 모르게 자꾸 라우라를 편애하는 것 같아서 이리스와 에리카의 눈치가 보였지만 다행히 두 사람은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다.
라우라는 내게 기대어서 갸르릉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좋아하다가 내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레베카님, 스킬은 마음에 드세요?”
“응. 제법 쓸 만한 스킬이야. 너희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는 없지만 내가 예전보다 더 강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스킬이더라고.”
“그렇군요. 저희도 레베카님처럼 스킬을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아쉽네요.”
“나도 그게 아쉽더라. 내가 해결해줄 수 있는 일이면 좋을 텐데 그게 불가능하니...”
“어쩔 수 없죠. 레베카님처럼 다른 세상에서 온 선택받은 사람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니까요.”
“너희들 입장에선 정말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것 같은데 다들 그냥 믿는구나.”
“그야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것에 대한 비이성적인 믿음을 가지느니 실존하는 진짜 창조주가 있다고 믿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라우라는 평소처럼 종교, 정확히는 신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뭔가 안 좋은 경험이 있어서 싫어하는 것 같기는 한데...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냥 물어봐야겠다.
“라우라, 좀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 넌 왜 그렇게 신전을 싫어하니? 내가 예전에 마르코에게 신전에서 만든 회복물약을 줬을 때도 신전을 비난했었잖아.”
“그 겉만 번지르르한 사제라는 작자들이 엘카힘에게 부모님에 대한 정보를 넘겼거든요. 고의는 아니라지만 제 입장에선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아요.”
라우라는 방금 전까지 보였던 유순한 태도는 어디로 가고 맹수처럼 으르렁거렸다.
확실히 화가 나면 내면에 잠재된 눈표범의 야성이 튀어나오는 것 같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아, 이런. 흥분해서 죄송해요. 이미 지나간 일이고, 객관적으로 보면 사제들도 속은 거니까 누굴 비난하기도 애매한 일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그 이야기가 나면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난 네 마음이 이해는 가. 고의성을 떠나서 이유를 제공했으니까. 그리고 난 이번에도 네 편이니까 화를 좀 낸다고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
“항상 고마워요, 레베카님.”
“나도 늘 네가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말을 한 뒤에 미리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서로의 입술을 훔치기 시작했다.
바깥에서 남들이 볼 때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격렬하고, 뜨겁게 달아올랐다.
서로의 혀가 입을 오갈 때마다 느껴지는 짜릿한 감각에 젖꼭지가 발딱 솟아오르고 아랫도리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우리는 키스만으로는 모자라서 서로의 가슴을 야릇하게 애무하기 시작했다.
특히나 바디슈트 너머로 희미하게 느껴지는 피어싱의 윤곽은 날 더욱 흥분시켰다.
우리가 키스를 잠시 끝내고 뜨거운 숨을 내쉬고 있을 때, 우릴 보고 있던 이리스와 에리카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이리스는 에리카의 허벅지에 슬쩍 손을 뻗어서 쓰다듬었고, 에리카는 겉으로는 싫은 기색을 보여도 내심 기대하고 있는 게 있는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는 않았다.
그러자 용기를 얻은 이리스는 에리카에게 과감하게 어깨동무를 하더니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볼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이윽고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쳤지만 에리카가 부담감을 느끼는지 이리스의 시선을 회피했다.
하지만 이리스는 포기하지 않았고, 과감하게 에리카에게 키스를 시도했다.
그러자 에리카도 결국은 포기했는지 이리스의 입술을 얌전히 받아주었다.
이리스는 방금 전의 과감한 태도와는 달리 굉장히 조심스럽게 키스를 했고, 에리카는 가만히 앉아서 이리스의 애정표현을 받아들였다.
그러다 갑자기 분위기를 탔는지 이리스보다 더 적극적으로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공수교대에 이리스는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고, 에리카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아예 이리스를 뒤로 눕히고 그 위에 올라타서 키스를 이어나갔다.
나는 계속 두 사람의 키스를 보고 싶었지만 라우라가 날 덮치듯이 키스를 재개하는 바람에 그럴 수가 없었다.
라우라가 내게 집착에 가까운 키스를 퍼붓는 동안 간간히 이리스와 에리카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오며 둘이서 키스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라우라는 바디슈트를 내가 좋아하는 가터벨트가 달린 란제리 형태로 변화시켰고, 나 역시도 비슷한 디자인으로 바꾸었다.
복장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내 성욕은 더 강해졌고, 기대감에 부풀어서 벌써부터 팬티를 완전히 적셔버렸다.
나는 라우라가 이제 내 민감한 곳들을 애무해줬으면 했지만 그녀는 오직 키스에 열중하면서 애달프게 만들었다.
내 입으로 직접 애무해달라고 말하고 싶어도 그럴 틈을 주질 않아서 괴로웠다.
아무래도 나는 키스를 할 때부터 라우라에게 휘둘리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겨우 키스에서 해방된 나는 라우라에게 괴롭혀달라고 내 입으로 직접 애원을 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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