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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세상에서 마음껏 살아간다-188화 (188/271)

〈 188화 〉 187화

* * *

한참동안 나한테 매달려있던 라우라는 갑자기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혹시 이제야 자기가 했던 일들이 부끄럽게 느껴져서 모르는 척을 하는 걸까?

그녀의 속내를 물어보고 싶긴 하지만 괜히 입에 담았다가 완전히 삐치기라도 하면 정말 골치가 아플 테니 조용히 있어야겠다.

라우라는 잠시 내 곁에 앉아서 애교를 부리다가 자신을 손짓으로 부르는 친구들에게로 가버렸다.

내 사랑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짧은 대화를 주고받더니 어느 판잣집으로 들어갔다.

곧 총성이 5번이나 울려 퍼졌지만 나는 물론이고 다른 생존자들도 누구 하나 동요하지 않았다.

다들 내 사랑들이 씨받이로 희생된 사람들을 죽음으로써 해방시켜줬다는 걸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라면 내가 해야 할 일인데도 내 사랑들이 나서서 하다니 미안한 느낌이 든다.

나는 잠시 총성이 들렸던 곳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이곳에 온 일차적인 목적을 상기했다.

마족을 죽이고, 생존자를 구출했으니 이젠 슬라임을 처리할 차례다.

그러나 당장 그 커다란 슬라임을 태워서 죽일 수 있을만한 수단이 없다는 게 문제다.

내가 평소에 치트가방에 가연성 물질을 넣고 다니지 않는데다 오거의 부락에서 찾은 동물기름은 턱없이 양이 적었다.

이대로는 슬라임을 태워 죽이기는커녕 랜턴 몇 개에 불을 붙이면 그대로 끝이었다.

난 미리 생각하지 못했던 난관에 봉착하자 허탈감이 느껴졌다.

슬라임은 불에 약하니 기름을 부어서 태워죽이면 된다고는 생각해놓고는 정작 기름을 어떤 식으로 확보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질 못했다니 스스로가 한심할 지경이다.

그래서 나는 일단 무장드론들을 모조리 동원해서 구멍 아래로 내려 보내 슬라임에게 화염탄을 퍼부어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슬라임의 몸에 화염탄이 몇 번이고 착탄해도 불이 제대로 붙지 못해 금방 꺼져버려서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게다가 공격을 받아 흥분한 슬라임이 몸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뻗어서 간단하게 드론들을 파괴해버렸다.

내가 이어지는 추태에 짜증이 나서 인상을 팍 써버리자 근처에서 날 보고 있던 마리가 내 곁에 앉았다.

“명예기사님,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신가요?”

“그게... 슬라임을 태워서 죽일 계획이었는데 정작 불을 붙일 기름이 부족하네요. 화염탄은 통하지도 않고요.”

“그래서 아래에 있을 때 슬라임에 대해서 물어보셨던 거군요. 슬라임은 마법저항력이 아주 강해서 특수탄에 거의 면역을 가지고 있어요.”

마법저항력? 내가 그런 것도 슬라임의 설정에 집어넣었었나?

애초에 내가 워낙에 많은 것들을 건드린 데다 리디머가 다른 사람의 설정도 일부 써먹었다고 했으니 슬라임의 마법저항력이 강하다고 해서 이상할 건 없었다.

하지만 뭔가 기분이 나쁜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마법도 안통하고 기름도 별로 없으니 일단 도시로 돌아갔다가 다시 와야겠네요.”

“실은 저한테 한 가지 해결책이 있어요.”

“정말요? 다행이다!”

나는 너무 기쁜 나머지 마리를 포옹하고야 말았다.

그러자 마리는 잠시 곤란스러워하다가 조심스럽게 나를 안아주었다.

난 마리의 체온이 뜨거워지는 게 느껴지자마자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놓아주었다.

“미안해요. 너무 흥분해버렸네요. 자, 그럼 얼른 해결책이 말해주세요.”

“시간이 제법 걸릴 수도 있는데 괜찮으신가요?”

“며칠씩 걸리는 일만 아니라면 상관없어요. 그래서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재료만 있다면 두세 시간 정도면 충분히 준비를 할 수 있지만 이 근처에 제가 찾는 식물들이 얼마나 많이 자생하고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식물로도 슬라임을 퇴치할 수 있나요? 의외네요.”

“슬라임은 자신의 소화액을 버텨낼 수 있도록 그것과 반대되는 성질의 물질로 몸을 보호해요. 하지만 몇몇 특정한 식물의 즙은 보호물질을 중화시키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상대적으로 적은 양으로도 큰 슬라임을 자멸시킬 수 있어요.”

“역시 연금술을 가르치는 선생님답네요.”

“과찬이세요. 전 아직 정식 교사도 아니라서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쓰기에는 이르답니다. 제 스승님께서도 늘 여전히 부족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세요.”

마리는 내가 칭찬을 하며 박수까지 치자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부끄러워했다.

그녀는 겸손한 태도를 보였지만 내 입장에선 이미 훌륭한 연금술 선생님이나 마찬가지다.

“언젠가 정식으로 교사가 되면 분명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이제 어떤 식물을 채집해야하는지 가르쳐주시겠어요?”

“혹시 필기구와 종이를 가지고 계신가요? 제가 해당 식물을 그려드릴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나는 마리가 요구하는 데로 치트가방에서 거의 쓴 적이 없는 연필과 수첩을 하나씩 꺼내서 그녀에게 넘겨주었다.

마리는 거의 사진에 버금갈 정도로 우리에게 필요한 식물들을 빠르게 그려나갔고, 각 부위의 색이나 주요한 특징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를 해주었다.

덕분에 생전 처음 보는 식물들인데도 찾는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전부 독성을 가지고 있네요. 사람에게도 위험한가요?”

“맹독성 독초이니 절대로 맨손으로 만지지마시고 코에 가까이 가져가서 냄새를 맡거나 입에 넣으셔도 안 돼요. 지금 입고 계신 복장이라면 얼굴만 조심하시면 될 것 같네요.”

“설명을 들어보니 조금 무섭기도 하네요. 그래도 말하신 것처럼 제가 입고 있는 옷은 굉장히 안전하니까 걱정 마세요. 독초는 얼마나 채취해야하나요?”

“음... 저기 보이는 여물통을 다 채울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요.”

마리는 멀찍이 떨어져있는 여물통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마족도 가축을 키우니 여물통이 있는 건 이상할 일은 아니다.

이 부락에서 키우던 가축들은 소 몇 마리와 돼지 십여 마리 정도가 있었는데 전부 다 전투에 휘말려서 죽거나 도망쳐서 축사가 텅 빈 상태였다.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네요. 하긴 슬라임이 그렇게 큰데 풀 몇 포기로 제압하는 건 불가능하겠죠. 호위 병력을 두고 갈 테니까 저희들이 없어도 안심하고 쉬세요.”

“네, 명예기사님. 전 여러분이 돌아오기 전에 중화제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겠습니다.”

마리는 나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는 여물통으로 다가가더니 낑낑거리면서 그걸 물통 쪽으로 질질 끌고 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온 힘을 다하는 소리에 텐트 안에서 쉬고 있던 다른 생존자들이 나와서 함께 여물통을 옮겨주고 그것을 깨끗하게 씻었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우정이 꽃피었던 모양이다.

나는 생존자들 주변에 무장드론들을 보호모드로 배치한 뒤에 내 사랑들에게로 향했다.

내 사랑들은 희생자들을 역겨운 살덩어리에 분리하여 바닥에 눕히고 최대한 시신을 깔끔하게 해주고 있었다.

지옥과도 같은 참혹한 현실에 고통 받다가 죽은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영 편치 않았다.

“레베카님, 관을 대신해서 쓸 만한 게 있을까요?”

“잠깐만, 바로 찾아볼게.”

나는 이리스의 부탁에 서둘러 치트가방을 뒤져보았고, 길쭉한 상자들을 희생자의 수만큼 꺼냈다.

내 사랑들은 상자에 시신 한 구를 조심스럽게 넣은 뒤에 정성스럽게 기도를 해주었다.

잠깐 그걸 보고만 있던 나는 어느새 내 사랑들을 도와서 시신을 수습하기 시작했고, 5번째 상자에 마지막 희생자의 시신을 넣고 기도를 해주는 것으로 일을 끝냈다.

그러고는 치트가방에 관을 대신해서 쓰인 상자들을 조심스럽게 집어넣었다.

이렇게 하면 시신이 부패되지 않으니 모험가길드나 다른 관련된 기관에서 유족을 찾아주는 게 더 수월할 것이다.

“다들 수고 많았어. 이런 일은 원래 내가 했어야 했는데 너희들에게 떠맡기고 말았구나. 오늘은 자꾸 미안한 일들이 생기네.”

“아니에요. 이건 저희들이 자발적으로 한 일이니까 그러실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겨우 죽다 살아나신 분에게 전적으로 일을 맡기기도 미안했고요.”

“고마워, 이리스. 난 항상 너희들에게 잔뜩 배려만 받고 사는 것 같아. 그런데 그런 만큼 너희들에게 베풀어주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

“에이, 그런 말씀마세요. 저희는 언제나 레베카님으로부터 분에 넘치는 사랑을 듬뿍 받고 있으니까요.”

“정말이지?”

“그럼요. 안 되겠다. 이번 일을 끝내고 돌아가면 저희들이 레베카님을 잔뜩 위로해드려야겠어요. 얘들아, 너희들도 괜찮지?”

이리스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를 덮칠 것을 예고했고, 라우라와 에리카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제안에 동의했다.

라우라는 그렇다 쳐도 에리카까지 저런 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다.

뭐랄까, 기분이 좋기는 한데 맹수들에게 노려지는 연약한 먹잇감이 된 기분이 든다.

물론 그게 싫은 건 아니다.

오히려 기대가 되어서 보지가 살짝 젖어버릴 정도란 말이지.

으으... 나도 참 점점 한 마리의 ‘암컷’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이러다 라우라 뿐만 아니라 이리스와 에리카에게도 섹스할 때의 주도권을 빼앗기면 어떻게 되는 걸까?

그땐 과연 내가 지금처럼 내 사랑들을 이끄는 위치에 서있을 수 있을까?

뭐, 어떻게든 되겠지. 지금은 슬라임을 죽이는 일에나 집중하자.

“얘들아, 방금 힘든 일을 끝낸 너희들에게는 별로 달갑지 않은 소식이겠지만 이 수첩에 그려진 독초들을 잔뜩 채집해야 돼. 연금술사인 마리의 조언에 따른 일이니까 실패할 일은 없을 거야.”

“기름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지요. 그런데 이것들 전부 위험하기 짝이 없네요. 마리가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우리를 간단하게 죽일 수도 있겠어요.”

“라우라, 그런 걱정을 할 필요 없어. 우릴 해칠 개연성이 없잖아.”

“죄송해요. 그 여자만 생각하면 괜히 예민해지는 바람에...”

라우라는 내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하는 말에 풀이 죽어버렸다.

자신이 심각할 정도로 질투가 많은 여자로 비춰지는 게 싫은 모양이다.

아까는 마리에게 하악질까지 했으면서 말이다.

난 라우라가 너무 귀여워서 쪽하고 이마에 뽀뽀를 해주었다.

“네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니까 기운 내렴. 그리고 해가 지기 전에 일을 끝내고 싶으니까 얼른 가보자.”

나는 내 사랑들을 데리고 언덕을 내려가 수첩에 적혀있는 정보대로 계곡 쪽으로 향했다.

흐르는 물이 있고 습한 곳에 주로 서식한다고 하니 일단 우리가 지나쳤던 계곡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다행히 마리가 수첩에 그려준 독초들은 내 예상대로 바로 그 계곡을 따라서 종류별로 잔뜩 자라나고 있었다.

혹시 몰라 분석스킬을 써보니 눈에 보이는 식물들이 수첩에 적인 독초들과 같은 종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올라올 때는 봐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던 식물들이 죄다 독초였다니 뒤늦게 소름이 돋는다.

만약 꽃이 예쁘다고 무심코 만졌더라면 분명 끔찍한 꼴을 당했겠지.

나는 본격적으로 채집하기 전에 마리가 말해주었던 주의사항을 내 사랑들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우리는 바디슈트의 목덜미를 눌러 헬멧을 착용한 채로 채집을 시작했다.

바디슈트는 헬멧까지 착용하면 자동으로 공기 중의 해로운 물질을 차단시켜주기 때문에 자칫 독을 들이마실 일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계곡을 따라 내려가며 독초가 보이는 대로 족족 뽑았고, 우리가 들렀던 동굴 입구와 가까운 곳까지 내려오자 각자 한 아름에 들 정도로 많은 양이 모였다.

이 정도면 그 여물통을 충분히 채우고도 남을 것 같으니 그만 채집해도 되겠지.

“모두 수고 많았어. 쉬고 싶겠지만 벌써 날이 어두워지고 있으니 서둘러서 돌아가자. 독초는 여기에 모아줘.”

나는 여물통과 비슷한 크기의 상자를 꺼내서 우리가 채집한 독초를 우겨넣고 다시 치트가방에 집어넣었다.

그러고는 내 사랑들과 함께 다시 계곡을 따라서 최대한 빨리 언덕 위로 돌아갔다.

우리가 다시 오거의 부락으로 돌아왔을 때는 노을이 짙게 깔렸고, 저 멀리서는 벌써 밤하늘이 얼핏 보이기 시작했다.

어차피 오늘은 노숙을 하게 될 것이라 예상은 했었지만 이렇게 마족을 다 죽여 버리고 놈들의 피 냄새를 맡으며 하룻밤을 보내게 될 줄은 몰랐었다.

일단 마리에게 독초를 전달해준 뒤에 마족의 시체들을 모아서 불태워야겠다.

부락 안으로 들어가자 마리가 뭔가를 여물통에 넣고 열심히 휘젓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여물통 밑에는 모닥불이 피워져있었는데, 장작이 열심히 타올라도 여물통은 타지 않는 게 신기했다.

여물통 안에는 물이 펄펄 끓고 있었고, 재와 진흙 같은 것들이 뒤섞여 있었다.

마리는 얼마나 집중을 하고 있는지, 내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바로 옆에 서자 그제야 눈치를 채고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리 씨, 저희들 왔어요. 이 정도면 충분할까요?”

“네,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중화제를 만들 때는 악취가 나니 다들 멀찍이 떨어져서 기다려주세요. 채집해 오신 독초들은 물에 끓이면 독성은 사라지니까 냄새가 좀 역하더라도 건강에는 아무런 해가 없으니 안심하세요.”

“혼자서도 괜찮겠어요? 그렇지 않아도 체력이 많이 떨어졌을 텐데... 그리고 그런 복장으로는 독초를 다룰 때 위험하잖아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명예기사님.”

“그냥 레베카라고 불러요. 마리 씨는 이걸 쓰시고 지휘를 해주세요.”

“네, 레베카님.”

마리는 내가 주는 방독면을 눌러쓰고서 약간 뒤로 물러났다.

우리는 마리의 지시에 따라서 독초를 여물통에 넣고 짓이기듯이 휘저었다.

그러자 물이 점점 기분 나쁜 초록색으로 물들면서 걸쭉하게 변해갔다.

바디슈트의 헬멧 덕분에 악취를 피할 수는 있었지만 저 멀리 앉아있는 생존자들이 코를 틀어막는 것을 보면 보통 냄새가 심한 게 아닌 모양이다.

마리가 말했던 대로 거의 3시간가까이 여물통을 휘저은 끝에 걸쭉하면서도 검은색을 띠는 중화제가 만들어졌다.

내 사랑들과 교대로 돌아가면서 일을 해서 힘들지는 않았지만 저녁시간이 한참 지나버려서 배가 고팠다.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완성되면 더는 냄새가 나질 않으니 방독면을 벗으셔도 돼요.”

마리는 방독면을 벗으며 말했고, 우리도 그녀를 따라서 헬멧을 해제했다.

아직 기분 나쁜 냄새가 공기 중에 남아있기는 했지만 중화제가 들어있는 여물통에서는 아무런 냄새가 나질 않았다.

“이제 이걸 밀봉되는 나무통에 넣고 슬라임에게 던지면 금방 무력화되어서 평범한 물이 될 거예요. 먹기엔 적합하지 않지만 수영이나 잠수를 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수영장처럼 보이던 슬라임이 진짜로 수영장이 되는 거군요. 혹시 폭발하거나 그런 일은 없겠죠?”

“슬라임이 살려고 난동을 부리는 게 폭발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중화제는 얌전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아요.”

마리는 아예 확신을 가지고서 말했다.

그녀 입장에서는 검증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니 나처럼 온갖 걱정을 하질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나도 그녀를 믿고 과감하게 중화제를 투척해보기로 하자.

나는 치트가방에서 중화제가 새어나가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나무상자를 몇 개 꺼내서 중화제를 나눠담았다.

그리고 무장드론으로 그것들을 들어 올려서 슬라임에게로 죽음의 배달을 시작했다.

부디 슬라임이 우리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선물을 마음에 들어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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